5장 발제 입니다

작성자
영대
작성일
2020-09-29 19:28
조회
448
□ 다지원 – 인류학 세미나 ∥ 2020년 9월 29일 ∥ 발제자: 박영대
텍스트: 클라스트르, 『국가에 대항하는 사회』, 5장

5장 활과 바구니
□ 『젠더』 이반 일리치
144쪽 : 젠더 경계를 넘는 것과 그 경계 자체가 없는 것 사이의 구별이다. 젠더 경계의 소멸은 인류학적으로는 산업화된 문화에서만 볼 수 있는 특징으로, 젠더 규칙을 어기는 것과는 신중히 구별해야 한다. …… 내가 여기서 말하는 ‘터부’란 남녀 <모두>에게 그 방식은 다를지언정 절대 하지 못하도록 금지하는 것이다. “절대 안 돼!”라는 말로 두 젠더를 하나의 <씨족집단>으로 묶는 것을 말한다. “이 동산에 있는 어떤 나무의 열매도 먹고 싶은 대로 먹되,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만은 먹지 말라. 네가 그것을 먹는 날에는 반드시 죽으리라.” 금기의 위반은 공동체 전체에 끔찍한 결과를 가져오며, 특별한 희생과 속죄를 요구하기까지 한다. 그러나 젠더 경계를 넘는 것은 원칙적으로 금기가 아니다. 나는 이런 경우를 금기와 구별하기 위해 ‘파네’라고 부르려 한다. ‘파네’는 프랑스어로 빵가루를 뒤집어썼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젠더는 아마존의 과야키족 남자에게 이렇게 일러준다. “이 바구니는 만지지 말지어다. 바구니는 여자의 영역이기 떄문이니라.” 이처럼 여자에게는 젠더에 맞는 것이 남자에게는 ‘파네’이다.

264쪽 : 나는 ‘젠더’라는 말을 세 가지 차원의 의미로 사용한다. (1) 대화 형태, 도구, 공간, 상징 같은 토박이 현실을 구성하는 두 개의 강력한 짝의 하나를 가리킬 때 쓴다. 어떤 식으로든 남자나 여자의 생식기 특징과 관련이 있다. (2) 앞에서 얘기한 두 요소가 상보성으로 어우러져 하나의 전체로 구성된 ‘토박이’를 지칭할 때 쓴다. 그리고 (3) 인식론의 차원, 곧 (2)의 양의적이고 상징적인 상보성에 대한 은유로 쓴다. 이 상보성을 구성하는 두 젠더, 즉 (1)에서 말한 각각의 젠더는 서로에 대한 은유이다. 이상과 같은 나의 생각은 ‘자립적 관계’라는 스콜라 철학의 개념을 통해 키운 것이다.


□ 153쪽 : 남자들의 노래의 내용은 분명히 개인적이고 언제나 1인칭으로 불리며 노래하는 사람이 훌륭한 사냥꾼이라는 것을 칭송하는 데 할애된다는 것을 상기하도록 하자. 왜 그런 것일까? …… 사냥꾼은 그 자신이 노래의 대상이자 주체로서 그 서정적인 노래를 오직 자기 자신에게 바친다. 그들을 체계의 한 요소로만 규정하는 교환에 사로잡히 구아야키인들은 교환의 요구로부터 자유로워지기를 바라면서도 교환을 수행하고 받아들이는 한 그것을 거부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관계를 파괴하지 않고 한계를 극복할 수는 없는 것인가? 언어활동에 기대는 것 이외에는 없다. 구아야키족 사냥꾼들은 재화와 여성의 영역에서는 결코 파기할 수 없는 교환을 언어활동의 영역에서 거부할 수 있게 하는 순수하고 심오한 지혜를 노래 속에서 발견한다.

□ 156쪽 : 노래는 사냥꾼들에게 만족감을 줄 뿐만 아니라 – 그리고 그들도 모르게 – 사회생활의 기초가 되는 교환을 거부함으로써 사회생활로부터 도피할 수단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들이 사회적 인간으로부터 스스로를 분리하는 그 운동이 동시에 그들로 하여금 스스로를 자기 안에 갇혀 있는 구체적인 <개별 존재>로 자각하게 하고 스스로에게 선언하도록 한다. 즉 한 사람의 동일한 남자가 재화와 여성의 교환에 있어서는 순수한 <관계>로 존재하고 언어활동의 영역에서는 이른바 하나의 <개체(모나드)>로 존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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