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분적인 연결들 서문 1장 발제문 올립니다

작성자
영대
작성일
2021-01-05 19:29
조회
557
□ 다지원 – 인류학 세미나 ∥ 2021년 1월 5일 ∥ 발제자: 박영대
텍스트: 매릴린 스트래선, 『부분적인 연결들』, 서문&1장

서문

○ 복잡성, 복잡한 자료나 다른 문화의 복잡함을 설명할 때 인류학자는 어떠한 태도를 취하게 되는가/취해야 하는가? 그 복잡한 자료들을 어떻게 조직화 할 것이며, 비교는 어떻게 할 수 있는가?
“복잡성에 관한 질문은 단순히 스케일에 관한 문제인 듯하다.”(28)

○ “무수한 퍼스펙티브들이 만들어내는 정보의 승수효과에 대한 자각은, 어떤 퍼스펙티브도 그것이 상정한 것과 달리 총체적인 전망을 제공할 수 없음을 감지하게 되는 대체효과로 이어진다. 포스트다원적인 인류학은 시야의 원근조정(perspectival)을 멈추게 한다.”(33)
→ ‘총체적인 전망’에 대한 비판이다. 혹은 ‘총체적’이라는 말이 뜻하고 있는 체계적 정리나 완전한 설명에 대한 비판이기도 하다. 단순히 그런 것은 불가능해, 라기 보다는, 세계의 상 자체를 전혀 다른 것으로 대체해버리고 있다. 곧 카오스적, 칸토어의 먼지스러운 세계상이다.
스케일은 “지식과 탐구의 대상에 대한 퍼스펙티브의 조직화”(33)를 의미한다. 이 조직화가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그러므로 스트래선은 인류학 전체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비교를 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기준이 필요하다. 하지만 다양한 부족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면(멜라네시아 사례. 36쪽), 모두에게 공통된 기준을 발견할 수 없다. 다만 퍼스펙티브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비교를 어떻게 할 것인가. 지금껏 인류학은 무엇을 하고 있었던 것이며,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가.

○ “부분적인 연결들은 포괄적인 원리나 중핵 및 중심의 특징을 찾아내도록 강요하는 저 분류학 혹은 배치 이상의 이미지를 필요로 한다. 물론 그러한 이미지는 계보나 지도의 형식을 취하지 않을 것이다.”(41)

○ 프랙탈 그래픽. “어떤 배율의 스케일에서든 같은 주제(motif)를 반복한다는 이 자기유사적인 형상들의 꼬임과 얽힘은 가장 매혹적인 비주얼을 연출한다.”(42)
“그렇다면 비교 혹은 차이화라는 활동은 그 자체로 복제를 반복하는 자기유사적인 패턴을 갖고 있다고 상상할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말하면, 관념들은 스스로 생성한다는 관념에 일반적으로 쏟아지는 경멸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나는 데이터로 그 점을 증명하려 하기보다 그것으로 데이터를 만들어보겠다.”(45)
→ 스트래선은 틈을 강조한다. 하지만 이것은 지식의 결여가 아니다. 총제적인 지식만이 완전하다는 생각이 있을 때에만 틈은 부정적인 결여가 된다. 부분적인 연결들만 있다면, 틈은 바로 그 부분적 연결을 지시하는 게 된다.

○ “표면에 관한 프랙털 기하학의 단순하지만 강력한 결론은, 접촉하고 있는 표면들이 완전하게 다 붙어있지 않다는 것이다. …… 즉 미세한 스케일에서 표면의 불규칙한 요철은 어떻게 해도 서로 일치하지 않는다.”(49, 인용문)

1장

○ “담론의 요점은 어떻게 더 나은 재현을 만들 수 있는가에 있지 않고, 어떻게 하면 재현을 피할 수 있는가에 있다.”(74)
“통합이 또한 가능해 보이는 것은 모든 것을 하나로 합칠 때 내가 독백을 읊조릴 때와 같이 나 자신을 단독의 인격으로 상상하기 때문이다.”
단독의 인격(singular person)에서, 인격(person)은 단 하나의 퍼스펙티브를 뜻한다.

○ 90쪽 : “그러나 그는 단독의 현장연구자/저자라는 인물상을 부수기 위해 타자들과 행동을 같이 하면서도, 민족지적 경험의 통합을 허물지 않는다. 비록 잠깐일지라도 민족지적 경험은 효과 면에서 통합적이다(“신종의 총체론”). 그리고 저 효과는 작가/독자의 인격 속에 기입된다. …… 여행을 해야 한다면, 여행을 떠나는 자가 있어야 한다. 민족지적인 파열은 여행자에게 일어나는 공간과 시간의 어긋남으로 상상된다.”
→ 스트래선에 따르면 타일러, 즉 환기로서의 민족지도 충분히 나가지 못했다. 재현이라는 틀은 벗어나 환기로 나아갔지만, 그 길에서 다시금 ‘누군가’의 문제로 귀결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새로운 경험을 불러일으킨다고 해도 그것은 누군가의 경험이고 그 점에서 ‘신종의 총체론’을 설정해버리기 때문이다.

○ “결국 쟁점은 다성성이 아니라, 그녀/그 자신에게 경험이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따라 경험을 선택하는 그 자, 바로 심미가의 취향에 자리한 내적인 이질성이지 않는가? 우리는 우리 자신을 특정 텍스트의 생산자로 사고하는 것을 제쳐두고서도 결국 무엇이든 남김없이 탐욕스럽게 먹어치우는 소비자에 당도할 뿐인가?” (91쪽)

○ “[포스트모던 민족지의] 목적은 지식의 성장을 촉구하는 것이 아니라 경험을 재구성하는 데 있다. 그리고 객관적인 현실을 이해하는 것도 아니며 혹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지를 해명하는 것도 아니다. 왜냐하면 전자는 상식에 의해 이미 확립되어 있으며, 후자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겨냥하는 바는 자기를 사회 속으로 재통합, 재동화하고, 일상생활에서의 행동을 재구성하는 일이다. - 타일러”
→ 객관적인 대상(인류학의 경우에는 다른 문화)을 재현하는 일은 불가능해졌다. 그런데 이를 ‘환기’로 바꾸는 것은, 객관적으로 재현하기를 그치지만 그것을 ‘자기 내면의 경험’으로 그려내는 일이 된다. 그래서 자신의 경험으로서 새로운 총체화나 전체적인 묘사, 연결된 그림을 갖추게 된다. 결국엔 자기가 ‘더 큰 사회, 전체 세계라는 것 안에 있구나’를 깨닫는 일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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