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5~315 발제문

작성자
영수
작성일
2022-06-19 11:28
조회
290
칸트는 오류의 개념을 가상의 개념으로 대체했다는 점에서 사유의 이미지를 전복하려고 했다. 오류들(바깥에서 유래한 신체적 인과성의 효과들)은 이성 내부의 내적 가상들로 대체했으며, 실체적 자아도 시간의 선에 의해 균열되는 자아로 대체했다.
그렇지만 칸트는 올바른 본성을 향유하려 하는 사유와 같은 암묵적 전제들을 포기하지 못했고, 철학은 공통감 자체나 '상식적 대중의 이성'보다 멀리 나아가지 못했다.
칸트의 공통감common sense 일반은 동일성의 형식이나 재인의 모델에 기초한 인식능력들의 상호 협력을 함축하고 있으나, 어떤 능동적 인식능력이 형식이나 모델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게 되면 다른 인식능력들은 이 형식이나 모델에 일정 부분 기여를 해 어떤 '논리적 공통감'을 형성한다. 모든 인식능력들은 재인 일반 안에서 서로 협력하지만, 재인되어야 하는 것의 조건들에 따라 달라진다. 칸트는 공통감의 형식을 전복하기보다는 복수화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인식, 도덕, 반성, 신앙 등은 이성의 자연적 관심들에 상응하기 때문에 의문시 되지 않으며, 그저 인식능력들이 어떻게 사용되는가의 문제만 의문시될 뿐이고, 이성의 관심에 따라 정당성을 결정한다. 재인의 모델은 가변성을 띄면서 인식능력들의 올바른 사용을 고정시켜 버린다. 올바른 사용이란 인식능력들의 조화로운 일치일 뿐이며, 이 일치는 하나의 공통감 아래에서 하나의 지배적인 인식능력에 의해 규정된다. 자연상태에서 사유는 자신의 관심들을 혼동하고 권리 범위들이 서로 충돌되거나 침범하더라도 방치할 뿐인데, 사유의 바탕은 선하고 자연적인 선한 법을 가지고 있다. 비판은 이 법에 토대해 권리 범위, 관심/이해관계, 경계, 재산들을 축성하고 정초할 수 있지만, 사유의 이미지를 전복할 새로운 정치의 역량은 가지고 있지 못하다.
죽인 신과 균열된 나 역시 어떤 통과해야할 불행한 국면, 사변적 계기에 불과한 것이 된다. 그것들은 다른 실천적이거나 도덕적인 관심/이해관계 안에서 부활하여 보다 더 공고해지며, 자기 자신을 확신하게 만들게 된다.

네 번째 공준: 재현의 요소

재현은 개념 안의 동일성, 개념의 규정 안의 대립, 판단 안의 유비, 대상 안의 유사성과 같은 요소들에 의해 정의된다.
개념은 가능한 술어들과 이에 대립하는 술어들 사이의 비교를 함축해 규정된다. 이 비교는 재기억에 의한 역방향 계열로, 재발견과 재창조(기억-상상력에 의한 재생산)의 상상력의 순방향 계열로 이루어진다.
유비 : 규정 가능한 최상위의 개념들에 의존 또는 규정된 개념들 각각의 대상 사이에서 성립하는 관계들에 의존하고, 판단 안의 할당의 역량에 호소한다.
개념의 대상은 그 자체로든 다른 대상들과 맺는 관계에서든 유사성에 의존하는데, 이 유사성은 지각 안의 어떤 연속성의 요건이다. 각각의 요소는 저마다 하나의 인식능력을 요청하지만, 공통감 속에서 인식능력 사이의 중간에서 성립할 수도 있다.
“나는 생각한다.”는 재현의 가장 일반적인 원리인데, 코기토에서 뻗어 나온 나는 개념적으로 파악한다, 나는 판단한다, 나는 상상하고 회상한다, 나는 지각한다의 네 갈래는 동일성은 띤 것, 유사한 것, 유비적인 것, 대립하는 것만을 차이를 지니는 것으로 사유할 수 있다.
차이는 개념적으로 파악되는 어떤 동일성, 판단을 통해 주어지는 어떤 유비, 상상에 의한 어떤 것, 유사한 것, 유비적인 것, 대립하는 것만을 차이를 지니는 것으로 사유할 수 있다. 차이는 개념적으로 파악되는 어떤 동일성, 판단을 통해 주어지는 어떤 유비, 상상에 의한 어떤 대립, 지각상의 어떤 상사성과 관계를 맺을 때 재현의 대상이 된다. 재현의 세계는 차이 그 자체뿐만 아니라 반복을 대자적 측면에서 있는 그대로 사유하는 데에도 무능하다. 반복은 재인, 할당, 재생산, 유사성을 통해서만 파악하고, 접두사 RE를 단순한 일반성들로 소외시켜야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차이론적 인식능력 이론

사유를 가만히 내버려두는 사태와 사유할 수밖에 없게 강요하는 사태가 있음을 유념하자. 전자는 재인의 대상들이며, 사유가 대상을 재인하는 데 열중할 수 있는데, 이때 사유는 자신의 이미지로 채워질 뿐이며 이 이미지 안에서 익숙할수록 재인은 용이해 진다 들뢰즈는 “재인하지 않을 때 우리는 더욱 참되게 사유하는 것은 아닌가? 재인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때 참된 사유를 하게 되는 것은 아닌가?”라는 물음을 던진다. 우리는 데카르트적 회의를 통해서는 재인의 관점에서 벗어날 수 없다. 확실성과 의심을 본질적으로 구별하려는 것 역시 그러한 식별하려는 의지가 사유에 있다는 조건 아래에서만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의심스러운 사태들 못지않게 확신할 사태들도 우리에게 사유를 강제하지 않는다.
개념들은 어떤 가능성들을 지칭할 뿐이다. 개념에는 절대적 필연성의 발톱이 없다. 개념에는 사유에 가해지는 근원적 폭력의 발톱, 기이함과 적의를 품은 발톱이 없다. 사유에 존재하는 자연적 인사불성 상태와 영원한 가능성 상태에서 사유를 벗어나게 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적의의 발톱이다. 사유는 비자발적인 것일 때에만 사유일 수 있고, 사유 안에서 강제적으로 야기될 때에만 사유일 수 있다. 사유는 세계 속에서 불법 침입에 의해 우연히 태어날수록 절대적으로 필연적인 것이 된다. 사유는 일차적으로 무단침입이며 폭력이자, 적이다. 지혜에 대한 사랑을 전제해서는 안 되며, 모든 것은 지혜에 대한 혐오에서 출발한다. 사유에 기대어 사유하는 대상의 상대적 필연성을 보장해 주어서는 안 되며, 사유를 강제하는 것과의 우발적 매주침에 기대어 사유 행위와 사유하려는 정념의 절대적 필연성을 세워야만 한다. 진정한 비판과 진정한 창조는 자신을 전제하는 사유의 이미지의 파괴, 사유 주체 속에서 일어나야할 사유 행위의 탄생이라는 동일한 조건을 따를 뿐이다.

인식능력의 불화적 사용: 폭력과 각 인식능력의 한계
사유를 강요하는 어떤 사태는 근본적인 마주침의의 대상일 뿐, 하느님의 대상의 첫 번째 특성은 오로지 감각될 수밖에 사랑, 증오, 고통 등 정서적 음조들affective tones을 통해 파악되루수 있을 것이다. 마주침의 대상은 오직 감각밖에 될 수 없다는 점에서 재인과 대립된다. 재인 안에서 감성적인 것the sensible은 감각될 수만 있는 것이 아니라, 상기되고 상상되며 개념적으로 파악될 수 있는 어떤 대상 안에서 감각들과 직접적으로 관계하는 것이다. 이것은 감각될 수 있는 어떤 것이 아니라 감각되어야 할 어떤 것이고, 어떤 질이 아니라 어떤 기호이며, 어떤 감성적 존재자가 아니라 감각되어야 할 어떤 것이고, 주어진 소여가 아니라 소여를 통해 주어지는 것이다. 재인의 관점에서 마주침의 대상은 감각 불가능한 것이다. 감각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전할 때 감성은 어떤 고유한 한계/기호에 부딪히고, 초월적 실행- n승의 역량- 으로 고양된다. 감성은 어떤 불협화음을 내는 유희 속에 놓이게 되고, 감성적 기관들은 형이상학적 성격을 띠게 된다.
두 번째 특성은 이 감각될 수밖에 없는 것(감각되어야 할 것 또는 감성적인 것의 존재)은 한 영혼을 뒤흔들고 막-주름지게[당혹스럽게] 만들며, 즉 어떤 문제를 설정하도록 강요한다는 점이다. 이 마주침의 대상, 즉 기호는 마치 문제를 머금고 있었던 것처럼 마치 문제를 만들어내고 있었던[문제 그 자체였던] 것처럼 강요한다.
감성은 마주침을 통해 감각되어야 할 것을 감각하도록 강요되지만, 이번에는 감성이 다시 기억을 강요하여 기억되어야 할 것, 오로지 상기되어야만 하는 것을 회상하도록 만든다. 초월론적 기억은 다시 사유를 강요하여 사유되어야만 하는 것/사유되어야 할 것, 곧 본질을 파악하게 만든다.(세 번째 특성)
감각되어야 할 것에서부터 사유되어야 할 것에 이르기까지 개봉되고 전개된 것은 사유하도록 강요하는 것의 폭력이다. 이로부터 각 인식능력은 빗장이 풀려, 모든 인식능력들을 회전시키고 수렴시켰던 공통감의 형식과 같은 경첩들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각 인식능력은 사념doxa의 경험적 요소 안에서 자신을 지탱해오던 공통감의 형식을 깨트리고 자신의 n승의 역량에 도달하게 된다. 우리는 어떤 발산적인 노력을 목격하게 되며, 여기서 각 인식능력은 자신의 한계에 부딪혀 다른 인식능력으로부터 어떤 폭력만을 수용할 뿐이며[다른 능력에 전달할 뿐이며], 이런 폭력을 통해 자신의 고유한 요소와 대면하게 된다. 이때 이 고유한 요소라는 것은 각각의 인식능력이 자기 자신과 불균등하고 비교 불가능하게 된 것에서 오는 사태 자체일 뿐이다.
전체 0

전체 457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추천 조회
공지사항
〔새책공지〕 들뢰즈, <차이와 반복> - 3월 6일시작
voov11 | 2022.02.25 | 추천 1 | 조회 3328
voov11 2022.02.25 1 3328
공지사항
세미나 홍보 요청 양식
다중지성의정원 | 2022.01.11 | 추천 0 | 조회 2223
다중지성의정원 2022.01.11 0 2223
공지사항
다중지성 연구정원 세미나 회원님들께 요청드립니다.
다중지성의정원 | 2019.11.03 | 추천 1 | 조회 4406
다중지성의정원 2019.11.03 1 4406
공지사항
[꼭 읽어주세요!] 강의실/세미나실에서 식음료를 드시는 경우
ludante | 2019.02.10 | 추천 0 | 조회 4766
ludante 2019.02.10 0 4766
공지사항
세미나를 순연하실 경우 게시판에 공지를 올려주시길 부탁드립니다.
ludante | 2019.01.27 | 추천 0 | 조회 4675
ludante 2019.01.27 0 4675
공지사항
비밀글 <들뢰즈와의 마주침> 세미나 참가자 목록 - 2019년 1월
다중지성의정원 | 2018.02.25 | 추천 0 | 조회 41
다중지성의정원 2018.02.25 0 41
451
10/30 『차이와 반복』 결론 4,5절
bomi | 2022.10.30 | 추천 0 | 조회 337
bomi 2022.10.30 0 337
450
결론 두유형의 놀이
unique98 | 2022.10.23 | 추천 0 | 조회 330
unique98 2022.10.23 0 330
449
10/23 600~610
voov11 | 2022.10.23 | 추천 0 | 조회 330
voov11 2022.10.23 0 330
448
10/10 『차이와 반복』 결론 2절
bomi | 2022.10.16 | 추천 0 | 조회 405
bomi 2022.10.16 0 405
447
발제문 582 ~ 590
commons | 2022.10.15 | 추천 0 | 조회 355
commons 2022.10.15 0 355
446
결론 _ 재현에 대한 비판
unique98 | 2022.10.09 | 추천 0 | 조회 307
unique98 2022.10.09 0 307
445
220925 차이와 반복 540-552p
영수 | 2022.09.25 | 추천 0 | 조회 326
영수 2022.09.25 0 326
444
9/18 『차이와 반복』 4,5절
bomi | 2022.09.18 | 추천 0 | 조회 328
bomi 2022.09.18 0 328
443
발제문 p 523 ~ 532
commons | 2022.09.17 | 추천 0 | 조회 295
commons 2022.09.17 0 295
442
485-496 발제
영수 | 2022.08.28 | 추천 0 | 조회 460
영수 2022.08.28 0 4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