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4 『차이와 반복』 차이의 이념적 종합 3절

작성자
bomi
작성일
2022-07-24 11:17
조회
329
들뢰즈와의 마주침 세미나 ∥ 2022년7월 24일 일요일 ∥ 손보미
텍스트: 『차이와 반복』질 들뢰즈, 김상환 옮김, 민음사


1. 미분법과 무한소의 무용성

<미분법의 형이상학>
미분법의 해석을 둘러싼 물음을 정식화: 무한소들은 실제적인가 아니면 허구적인가?
- 미분법의 운명은 과연 무한소에 묶여 있는 것일까?
- 미분법은 유한한 재현의 관점에 준하여 어떤 엄격한 신분 규정을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집합론을 중시한다면 미분법은 엄격하게 유한한 관점에서 해석되지 않을 수 없다.
- 극한의 개념이 운동학적 성격을 상실
- 변이 가능성이 한 구간 안의 한 값이 지닌 이접적 가정 사항만을 의미
- 도함수의 적분이 서수적 개념이 됨
- 미분량이 오직 어떤 크기만을 지칭하고, 이 크기는 미규정 상태로 남겨짐
더불어 미분법을 발생론적이거나 동역학적 관점에서 해석하려는 포부들을 모조리 사라지고 그 대신 구조주의가 태어났다.
미분법에 형이상학이 언급되지만, 이때 중요한 것은 정확히 무한한 재현과 유한한 재현 사이에서 성립하는 양자택일적 선택지이다. 어째서 미분들은 기술상 무시될 수 있고 그래서 결과 안에서는 사라져야 하는가? 라는 질문에 대해 무한히 작다는 무한소의 특성을 내세울 수 있지만, 이는 무한한 재현에 대해 속단하는 것이다.
- 카르노는 『미분법의 형이상학에 대한 반성』에서 질문에 대해 엄밀한 답변을 제시하였지만, 이는 오로지 고정되어 있거나 유한한 양들 사이에서만 성립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카르노는 “문제”라는 개념과 “문제의 조건들”이라는 개념을 중시할 때 형이상학에 대해 자신의 이론적인 틀을 넘어서는 길을 열어놓는다.
- 라이프니츠는 미분법이 초월적인 문제들을 표현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라이프니츠의 규칙적인 점과 독특한 점들이 지닌 역할을 생각해 보면 좋다. 점들은 일종의 곡선에 대한 완결된 규정에 개입하는데, 이 점들의 종별화는 오직 적분 곡선들의 형식을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고, 이 곡선들은 미분 방정식의 해들에서 비롯된다. 여기서 이 점들의 실존이나 할당과 관련된 규정은 미분 방정식 자체에 의해 정의되는 벡터들의 장에 의존한다. 게다가 독특한 점들의 종별화를 통해 이미 문제가 필연적으로 해에 내재한다는 점이 드러난다. 정리하면, 문제는 자기 자신의 존재와 할당을 가리고 있는 해 안에 참여한다. 이를 통해 문제의 초월성과 문제가 해들 자체의 조직화에서 떠맡는 지도적 역할이 증언된다.
문제제기적인 것의 객관적이고도 이념적인 본성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와 그 문제의 조건들은 총체를 이루는데 우리는 그것을 문제틀이이라고 부른다. 만일 미분적 차이들이 결과 안에서 사라진다면, 그런 소멸은 해들에 의해 문제가 필연적으로 은폐되는 운동 속에서 일어난다. 이 소멸 현상은 문제의 조건들이 어떤 이념적 종합의 대상이라는 의미에서 새겨야 한다. 왜냐하면 이념적 종합은 해의 경우들을 구성하는 명제적 개념들의 분석 안에서는 표현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한소가 실제적인가 허구적인가라고 하는 양자 택일적인 형식의 물음은 효력을 상실한다.
→ 미분적인 것은 실제적이지도 허구적이지도 않다. 그것은 문제 제기적인 것 그 자체의 본성을 표현하며 문제틀의 주관적 자율성은 물론이고 그것의 객관적 경고성을 표현한다. 그리고 여기서 미분적인 것은 무한한 재현이냐 유한한 재현이냐 하는 양자택일적 물음도 깨져버릴 것이다. 물론 무한과 유한은 재현의 특성일 수 있다. 그리고 차이의 재현 배후에는 원리에 해당하는 개념의 동일성이 자리하고 있다. 이 재현들은 의식의 명제들로 간주될 수 있고 이 명제들은 일반적 관점에서 취한 개념과 관련하여 해의 경우들을 지칭한다. 하지만 문제틀이나 문제제기의 요소는 명제 외적인 특성을 지니고 그런 한에서 그 요소는 재현으로 귀착되지 않는다. 그것은
특수한 것도 아니고 일반적인 것도 아니며 유한한 것도 아니고 무한한 것도 아니다. 문제 틀의 요소는 다만
보편자인 이념의 대상일 뿐이다. 이런 미분적 요소는 결코 재현에 의해 매개되거나 개념의 동일성에 종속되는 일이 없는 본연의 차이가 벌이는 유희이다.
- 칸트에게서 성립하는 유한과 무한 사이의 이율 배반: 우주론의 각별한 성격 때문에 세계의 이념에 상응하는 내용을 재현 안으로 몰아넣을 수밖에 없다고 믿을 때 튀어나온다.
이율배반은 논리적으로도 사실적으로도 동등한 근거가 성립하면서 양립할 수 없는 모순된 두 명제의 관계를 뜻한다. '세계는 시간적으로도 시초가 있으며 공간적으로도 한정된 것이다.' '세계는 시간적으로도 공간적으로도 무한이다.'
칸트에게서 순수 사유는 미분적인 것으로 규정되지 않은 채 남아있다. 그런 한에서 이율 배반들의 내용과 세부 사항을 구성하는 의식의 명제들은 실질적으로 극복되지 않고, 재현 자체는 더욱 극복되지 못하고 있다.
현대 수학은 미분법을 엄밀하게 유한한 관점에서 해석한다. 여기에서는 이념 안에서 미분적인 것에 의해 표현되고 문제라는 정확한 양식으로 표현되는 재현 이하의 요소가 빠져나가고 있다.

<미분법의 변증법>
변증법이라는 말을 통해 우리가 이해하는 것은 문제의 요소를 의미할 뿐이며 이때 이 요소는 해들에 관련된 그야말로 고요한 의미의 수학적인 요소와는 구별되어야 한다.
문제들은 언제나 변증법적이다.
해들의 본성 배후에는 문제들이 있지만, 이 문제들은 변증법 자체 안에서 어떤 서로 구별되는 질서나 수준들을 이루고 있다. 다른 한편 문제들은 해들에 대해 초월적인 동시에 그의 못지않게 본질적으로 내재적이고 그렇기 때문에 그 자체가 스스로 그 해들 -문제들을 통해 변증법적 순서에 따라 분만되는 헤들 -의 영역 안에서 자기 자신을 기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2. 미분적인 것과 문제제기적인 것

우리는 언제나 문제의 참됨을 그것의 해결 가능성을 통해 정의하려는 경향이 있다. 해결 가능성이라는 외생적 기준을 문제(이념)의 내부적 특성 안에서 근거짓는 대신 그 이념 내적 특성을 단순한 외부적 기준에 의존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수학자 아벨에 의하면 해결 가능성은 문제의 형식에서 비롯되어야 한다. 하나의 방정식이 일반적으로 해결 가능한지 무턱대고 찾아나서는 대신, 해결 가능성의 장들을 점진적으로 한정해 가는 문제들의 조건들을 규정해야 하고, 이런 규정 과정을 통해 ‘언표가 해의 싹을 포함’하는 수준에 이르러야 한다. 바로 여기서 문제-해 관계의 급진적 전복이 일어나고 있다.
이제 무지는 더는 어떤 부정적이거나 불충분한 사태가 아니라 오히려 대상 안의 어떤 근본적인 차원과 이어지는 어떤 규칙, 어떤 배움이다. 왜냐하면 교육학적 관계 전체가 변형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변형은 인식과 충족이유의 변형과 함께 이루어진다.
갈루아의 “점진적 식별 가능성”은 상호적 규정의 절차와 완결된 규정의 절차를 하나의 연속적인 운동 속에 통합한다. 그것은 충족 이유의 전체 형태를 구성하고, 그 안에 시간을 도입한다. 이에 이르러 문제 이론을 옥죄던 순환이 비로소 깨지게 된다.

3. 문제 이론: 변증법과 과학

변증법적이고 문제제기적인 이념은 미분적 요소들 간의 연관들로 이루어진 어떤 체계, 발생적 요소들 간의 미분비들로부터 성립하는 체계이다. 이념들이 본성상 다른 수준들을 갖는다면, 이 수준들은 서로가 서로를 가정하고, 고려되고 있는 비율적 관계나 요소들의 이상적인 본성(이념의 이념 등)을 따른다.
폭넓은 의미로 미분법은 변증법적 문제나 이념, 한 문제의 과학적 표현, 해의 장의 수립 등으로 이루어진 일련의 전체를 보편적으로 지칭해야 한다. 보다 일반적인 관점에서 말하자면, 다른 영역들에 대해 수학, 특히 미분법이나 군 이론을 응용 할 수 있다는 주장에는 부리가 없다고 결론지어야 한다. 이미 산출된 각각의 장에는 변증법적 이념들의 이러저러한 수준이나 국면이 구현되고 있고, 그래서 그 각각의 장은 자기 자신의 고유한 미분법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념들은 언제나 어떤 양화 가능성, 질화 가능성, 잠재력의 요소는 갖는다.
이념들은 언제나 규정 가능성, 상호적 규정, 완결된 규정의 절차들을 지닌다.
이념들은 언제나 특이점과 평범한 점들을 분배하고 있고, 충족이유의 종합적 점진과 진행을 형성하는 어떤 부가체들을 지니고 있다.

변증법은 자신의 문제들에 대해 직접적인 미분법을 수립한다. 그 문제들의 수준과 조건들에 따라, 고려되는 영역에 상응할 뿐 아니라 그 영역에 고유한 미분법을 수립하는 것이다.
만일 이념이 사유의 미분이라면, 각각의 이념에 상응하는 어떤 미분법이 있는 것이며, 이때 그 이념은 사유한다는 것의 의미를 표현하는 알파벳에 해당한다.
미분법은 순수사유의 대수학, 문제들 자체의 고등 반어법이다.
미분법은 “선악을 넘어서” 있는 유일한 계산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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