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와 반복 422-432pp

작성자
영수
작성일
2022-07-31 11:25
조회
254
차이와 반복 422-432pp

물음-문제의 복합체는 현대적 사유의 속하고, 그 기저에는 존재론의 부활이 자리하고 있다.물음에 응답하는 자는 그 물음을 유지하고 되새기고 반복하고 있으며, 오로지 그런 와중에서만 그 물음에 응답할 수 있다. 물음 안에 담긴 이런 존재론적 함량에 주목할 때 철학적 사유뿐만 아니라 예술작품도 활력을 얻게 된다. 작품은 자신이 메우지 못하는 어떤 균열로부터 비롯되며, 그 균열 주위에서 전개된다. 조이스 이후의 소설은 물음의 양식 속에서 새로운 언어를 발견했는데, 현대 소설이 그려내는 사건과 등장인물들은 본질적으로 문제제기적이다. 이를 통해 초월론적 지평으로서의 문제틀과 물음을 발견한다. 초월론적 요소는 '본질적인 방식으로서의 존재자, 사물, 사건들에 속한다. 이것은 이념을 소설적으로, 연극적으로, 음악적으로, 철학적으로 발견하는 것이다. 이것은 동시에 감성에 대한, 즉 이미지-기억, 언어, 사유에 대한 초월적 사용의 발견이기도 하다. 이런 발견을 통해 이 능력들 각각은 충만한 부조화 안에서 다른 능력들과 소통하고, 자신의 고유한 차이를 대상으로-물음으로- 취하면서 존재의 차이를 향해 개방된다. 이제 글쓰기는 "글쓰기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이 되고, 감성은 “느낀다는 것은 무엇인가”, 사유는 “사유한다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이 된다. 이념이 돌출해 폭력을 행사한다면, 이런 능력들에서는 역설감을 동반하는 강력한 ‘반복들'이자 놀라운 창조적 발견들이 생겨난다.

물음의 존재론.

1) 물음은 대답들이 제공되면 사라지게 될 어떤 경험적 지식의 상태가 아니다. 물음은 대답이 주어질 때 물음을 억압하는 경험적 대답들을 침묵에 빠트린다.

2) 물음의 역량은 물음이 향하는 대상뿐만 아니라, 묻고 있는 자 역시 위험에 빠트리고, 스스로를 물음의 대상의 위치에 놓는다. [거리를 두고 물음과 비평을 던지는 "아름다운 영혼"을 허용하지 않음]

3) 물음에 상응함으로써 드러나는/계시되는 존재Being.

플라톤에서 후기 칸트주의자들까지 철학은 사유의 운동을 가설적인 것에서 필증적인 것/증명할 수 있는 것으로 향하는 특정한 이행으로 정의했다. 또 다른 변이형은 가설적 필연성에서 형이상학적 필연성으로, 근원적 기원 안의 필연성으로 향하는 이행이다.플라톤에서 데카르트, 헤겔까지 이르는 철학의 운동은 출발점의 가설들과 도달점의 필증성들이 달라도 늘 똑같은 궤적을 그리고 있다. 출발점은 어떤 '가설'안에서, 즉 불확실성을 띤 어떤 계수에 의해 촉발된 (데카르트의 회의와 같은) 의식의 명제 안에서 발견된다면, 도달점은 어떤 필증성이나 도덕적인 차원의 정언명령(플라톤/일자-선, 데카르트/코기토의 속이지 않는선, 라이프니츠의 최선의 원리, 칸트의 정언 명령, 피히테의 자아, 헤겔의 “학") 안에서 발견된다. 이러한 절차 속에서 사유의 진정한 운동은 왜곡되고 우리를 배반한다. 우리는 이에서 연유하는 과학주의적 가설주의와 합리주의적 도덕주의에 의해 우리가 어디에 다가가고 있는지 알아보지 못한다.

사유의 진정한 운동은 문제제기적인 것에서 물음으로 나아갈 뿐, 가설적인 것에서 필증적인 것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문제를 가설과 유사한 어떤 것으로 보는 경향은 이미 문제나 이념에 대한 배반이자, 문제와 이념을 의식의 명제들과 앎의 재현들로 환원하는 부당한 절차이다. 문제제기적인 것이 주제 정립적thematic하다면, 가설적인 것은 명제 정립적thetic하다.
물음들은 정언명법들이고, 그보다 문제들과 그 문제들이 나아가는 데에서 유래하는 정언명령들 사이의 관계를 표현한다. 경찰관의 사례처럼, 물음을 당하는 쪽의 분열된 자아가 말해지고 있는 것이다. 그 자아는 심문하는 자를 통해 말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나 이념들은 모험의 정언명법에서, 또는 물음들의 형식에서 나타나는 사건들로부터 나온다. 문제들은 어떤 결정의 힘, 즉 어떤 결단fiat과 분리될 수 없다. 우리는 이러한 결단을 통과해 갈 때 반신적 semi-divine 존재자가 된다(수학자들의 경우).

라이프니츠 방식의 놀이.
이 놀이에서는 미리 규정된 규칙들의 도덕적 명법이 어떤 주어진 공간의 조건과 조합되고, 이 공간은 가설을 통해 메워져야 한다. 중요한 것은 주사위 놀이이고, 열린 공간으로서의 하늘 전체이며, 유일한 규칙으로서의 던지기이다. 이때 독특한 점들은 주사위 위에 있고/달려있고? 물음들은 주사위를 자체이며, 명법은 던지기이다. 이념들은 던지기/놀이들의 결과로 따라나오는 문제제기적 조합들이다. 주사위 놀이는 우연(하늘-우연)을 폐기하고자 하지 않는다. 우연을 폐기한다는 것은 확률/개연성의 규칙들에 따라 우연을 조각낸다는 것, 다수의 던지기들 위로 조각낸다는 것이다. 이런 절차를 거치면 문제는 이미 가설들, 승패의 가설들로 쪼개진다. 명법은 승부를 규정하는 최선의 선택의 원리 안에서 도덕성을 띠게 된다.
반면 주사위 놀이는 매번 우연을 공정한다; 각각의 던지기는 매번 모든 우연들을 긍정한다. 던지기들의 반복은 유지되고 있는 동일한 가설이나 불변의 규칙에도 종속되지 않는다. 우연을 어떤 긍정의 대상으로 만드는 일은 어렵지만, 이것이 명법의 의미이자 명법이 던지는 물음들의 의미이다. 이념들은 바로 여기서 유래한다.
우연이 충분히 긍정되면 모든 조합, 그 조합을 산출하는 각 던지기/놀이는 우발점의 움직이는 장소와 명령에 정확하게 일치하는 본성을 지니기 때문에 놀이 참여자들은 패할 수 없다. 각각의 던지기는 부분적인 것이더라도 모든 우연들이 다 함께 있다. 주사위 놀이를 통해 펼쳐지는 것은 문제 계산법이다. 우연이 긍정되면 모든 자의성들은 매번 폐기된다.

문제들의 핵심에 있는 이러한 결정의 능력, 우리의 능력은 아니지만 신들에게서 유래하게 만들어주는 창조나 던지기가 있다. 신들 역시 아난케Ananke, 하늘 우연에 종속되어 있다. 우리에게 주입된 정언명법이나 물음들 역시 '나'로부터 유래한 것이 아니다. 정언명법들은 존재에서 온다. 모든 물음들은 존재론적이고, 문제들 안에서 '존재하는 것that which is'을 분배한다. 존재론은 주사위놀이, 즉 코스모스가 발생하는 카오스코스chaosmos이다. 존재Being의 정언명법이 나와 관계를 맺는다면, 그것은 매 시간 시간의 순서에 따라 균열된 나의 자리를 바꾸고 재구성하는 균열된 나와 관계를 맺는 것이다. 명법들은 순수사유의 사유 대상들. 즉 사유의 미분들로서 사유될 수 없는 것이면서, 초월적 실행의 관점에서만 사유되어야만 하며 사유될 수 있는 것이다. 물음들은 사유 대상들에 대한 순수사유들이다. 물음의 형식을 띤 정언명법은 나의 가장 큰 무능력이지만, 어떤 맹목적이고 무두적이며, 실어증적이고 우연적인 근원점을 의미한다. 이 우발점이 '사유가 무엇인지 사유할 수 없는 불가능 상태'이다. 정언명법들은 의식의 명제에 해당하는 코기토에 의존하지 않으며, 균열된 나에게 말을 걸고 있다. 균열된 나는 사유의 무의식에 해당하는데, 이 무의식이 없다면 나는 사유할 수 없을 것이다.
사유는 어떤 무의식을 출발점으로 할 때만 사유할 수 있으며, 사유는 이 무의식을 초월적 실행 안에서 사유한다. 이념들은 균열된 나의 그 틈바구니를 통해 들어오고 나가는 일을 행할 뿐이다.

사유 안에 첫 번째에 오는 것은 도둑질이다. 무능력은 무능력으로 그칠 수 있지만, 또한 오직 무능력만이 최고의 역량으로 고양될 수 있다(니체가 "힘의 의지"를 통해 이해하고자 했던 것.)모든 우연들을 긍정할 수 있는 주사위 놀이이고, 혹서/혹한의 시간에 우리를 거쳐가는 물음들이며 자신이 던지는 문제들에 우리를 내맡기는 명법들이다.
"정신의 밑바닥에는 어떤 환원불가능한 사태가 있다. 운명이라는 커다란 돌덩어리가 있는 것.~~"(니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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