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 2016.07.03 ] 주택가 골목 끝 하얀 '뿔' 이 건물 뭐지? / 황수현 기자

독립공간 뿔
작성자
다중지성의정원
작성일
2018-02-19 21:41
조회
1552

주택가 골목 끝 하얀 '뿔' 이 건물 뭐지?


도심 19평 대지에 우뚝 도서출판 갈무리 사옥 ‘뿔’

황수현 기자

* 이 글은 2016년 7월 3일 『한국일보』에 게재되었습니다.
전문 링크 : https://goo.gl/WPLjEA



오래된 주택가, 발길을 재촉하는 것 외엔 달리 할 일 없는 이곳에서 건물 하나가 발을 붙잡는다. 골목 막다른 곳에 자리한 좁고 높은 흰 건물. 땅에서 솟았거나 하늘에서 내리 꽂힌 듯한 모양새가 결국 가까이 다가가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이곳은 1994년부터 인문서적을 출간해온 독립출판사 갈무리의 새 사옥 ‘뿔’이다.

도서출판 갈무리 대표이자 정치철학자 조정환씨가 사옥을 지은 것은 창립 20여 년 만에 처음이다. “사당에서 시작해 잠깐 구로동에 머물렀던 것 빼고는 내내 마포구 서교동에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이 많이 들었어요. 파주출판도시나 인근 부대업체들과도 가까워 이곳을 떠나고 싶지 않았습니다.”

전에 세 들어 있던 건물의 주인이 바뀌고 월세를 올리면서 나가야 할 처지에 놓이자 조 대표는 아예 사옥을 지어 서교동에 뿌리를 내리기로 결심했다. 최근 이사한 제주도 집을 담보 잡아 돈을 마련했지만 오래된 연립주택 골목 사이 19평짜리 대지를 사는 것 이상은 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