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우애의 미디올로지 : 잉여력과 로우 테크(Low-tech)로 구상하는 새로운 미디어 운동 (강사 : 임태훈)

4분학기
작성자
다중지성의정원
작성일
2018-02-22 21:30
조회
1757
[문화] 우애의 미디올로지 : 잉여력과 로우 테크(Low-tech)로 구상하는 새로운 미디어 운동

강사 임태훈
개강 2012년 10월 20일부터 매주 토요일 오후 2시 (6강, 90,000원)
강의큐레이터(쿠쿠)

강좌취지
‘우애의 미디올로지’의 전선을 크게 셋으로 정한다. ① 신자유주의의 폭압적인 시장 논리로부터 미디어 환경의 종 다양성을 지키기 위한 기획이면서, ② ‘촛불’과 ‘3·11’의 역사적 잠재성을 밝혀 새로운 사회 문화적 상상력을 구상하고, ③ 불온하고 미천하여 별 볼 일 없는 존재들(루저, 컴맹, 무식쟁이, 게으름뱅이, 잡놈, 속물, 변태, 악플러, 괴담 유포자 등등)의 특이성에 감응해 거대 미디어 기업의 하이테크에 맞설 ‘신체의 기술’을 개발하려 한다.
세 개의 전선을 잇는 공통 키워드로 ‘우애’를 내세운 까닭은 ‘3·11’의 의미와 관련 깊다. 이 강의에서 지시하는 ‘우애’는 방사능의 대기에서 맺어진다. 세슘 137이 폭주하는 공기 속에서 국경, 국적, 성별, 계급, 나이, 개인과 단체, 인간과 동물, 기관적 신체와 비기관적 신체는 구별될 수 없다. 방사능과 미립자 세계의 비전에서 너는 나이며, 우리는 하나이면서 여럿인 존재가 된다. 이 사실은 탈핵과 녹색운동의 연대론으로만 전용될 수 있는 게 아니다. 다가올 총체적 파국의 원인은 자본주의의 자기 중독증에 기인한다. 지구적 위기를 심화시키는 위험요소는 원전(原電)을 포함해 소비사회의 일상 전반에 만연하다. 그런데 문제가 뭔지 다 알면서도 우리는 이 생활에서 좀처럼 벗어날 수가 없다. 용도에 맞춰 작동을 반복하는 기계처럼 우리의 신체는 자본의 질서에 길들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체’는 동시에 저항의 시발점이기도 하다. 시대의 위기에 맞서 뭐든 당장 시작하려는 이들의 ‘공통되기(becoming common)’가 이 강의가 지향하는 ‘우애’의 의미다. 그렇다면 우애를 욕망하는 신체들을 서로 어떻게 접속하게 할 것인가? 어떤 이들과의 만남이 이 우애를 더욱 강렬하게 할 수 있을까? 그리고 이들의 투쟁에 무엇이 도구로 사용될 것인가? 문제는 다시 미디어다.
‘우애의 미디올로지’란 여러 구성 요소들이 조화롭게 배치되고 다툼 없이 평화롭게 매개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 세계의 본디 혼돈 상태에 격렬히 접속하는 그 모든 극한의 시도에 붙일 수 있는 격투의 슬로건이다. 이때 ‘우애(友愛)’는 다양체에 접속하는 모든 요소를 꿰어 묶는 동일성의 원리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이질적인 성질들이 카오스모스를 이루며 얼마든지 한데 얽히고 서로 파괴할 수조차 있는 근본적이고 철저한 포용의 조건을 의미한다.

1강 ‘3·11’과 우애의 미디올로지
2강 ‘촛불’의 재발견 : 속물과 잡놈의 전선에서 다시 기억하기
3강 잉여력과 로우 테크(Low-tech)로 구상하는 웹 3·0
4강 구舊미디어의 재발견 (1) : 전자책 대망론에 맞서는 파라텍스트 증식론
5강 구舊미디어의 재발견 (2) : 복사기의 네트워크와 1980년대
6강 구舊미디어의 재발견 (3) : 1960년대 남한 사회의 SF적 상상력

참고문헌
임태훈,『우애의 미디올로지』(근간), 갈무리,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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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비릴리오,『정보과학의 폭탄』, 배영달 옮김, 울력. 2002.
허버트 L. 드레퓌스,『인터넷에서』, 정혜욱 옮김, 동문선, 2003.

강사소개
현대문화와 문학 전공. 성균관대학교 박사수료. 성공회대와 세명대, 세종대에서 강의하고 있다. 2010년부터 2011년까지 자음과 모음 네오픽션에서 편집위원을 지냈고, 인문강좌공간 ‘푸른역사 아카데미’에서 ‘역사책 100권 읽기’, ‘문학사 이후의 문학사’ 등의 강좌 기획을 맡았다. 2000년부터 2001년까지 ‘오픈뮤직네트워크(M2B)’에서 ‘패가망신스릴러’, ‘음파스파게티’ 등의 인터넷 라디오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2012년 6월부터 8월까지 팟 캐스트채널 ‘책 읽는 라디오(www.bookdio.com)’에서 ‘음파의 기묘한 책 읽기’를 방송했다. 주요 수상경력으로 삼성문학상 희곡부문 수상(1999), 올해의 연극 작품상(2000), 대산대학문학상 평론부문 당선(2006), 추리소설작가협회 신인상(2009). 창작과 비평, 실천문학, 오늘의 문예비평, 작가와 비평 등에 다수의 평론을 발표했고, 『판타스틱』,『계간 미스테리』, 네이버 오늘의 장르문학 등에 장르소설을 몇 편 발표하기도 했다. 석사논문에선 1930년대의 소리의 모더니티를 살펴봤고(「音景’의 發見과 小說的 對應 : 이효석과 박태원을 중심으로」, 준비 중인 박사논문에선 1960년대 국가의 사운드스케이프를 ‘앰프村’, ‘붉은 소음’, ‘음향전(Sonicwarfare)’ 개념을 핵심 키워드로 연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