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학] 예술과 치유 (강사 : 전선자)

2분학기
작성자
다중지성의정원
작성일
2018-02-23 14:51
조회
670
[미학] 예술과 치유

강사 전선자
개강 2014년 3월 31일부터 매주 월요일 저녁 7시 (8강, 120,000원)
강의큐레이터(쿠쿠)

강좌취지
‘치유’(治癒, Healing)라는 말이 요즘 자주 거론되고 있다. ‘치유’는 ‘치료’와 함께 ‘병을 치료한다’는 뜻을 갖지만, ‘치료(治療, Cure)’와는 달리 ‘심리적인 안정감을 준다’는 뜻을 내포하며, 또 ‘심리적으로 안정을 주는 능력을 가진 존재의 특성으로서’ 사용되어 왔다. 그래서 ‘치유’의 특성을 지닌 존재를 고대의 인류문화유산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루브르에 소장되어 있는 <마술 서판>이라는 이 작은 찰흙 판(기원전 500년경)에는 “치유를 위해 신들에게 올리는 주술”이라는 쐐기문자가 쓰여 있어, 이것이 당시 치유의 매개체로서 사용되었음을 알려 준다. 또 서양문명 속에 깊이 각인된 『일리아드』(호메로스)에 나오는 ‘치유의 신’ 파이안(Paean)은 ‘신들의 의사’라고 불리었다. 그 후 인간에게 의술을 전해준 치유의 신 아폴론이나 때때로 치유의 능력을 갖고 있는 다른 신들도 ‘파이안’이라고 불렀다. 이에 따라 병이 낫기를 기원하는 신에게 바치는 찬가나 치유의 노래도 ‘파이안’이라고 불렀다. 아폴론의 아들이자 의술의 신인 아스클레피오스(Asclepius)의 별칭도 ‘파이안’이다. 더 나아가, 고대 말기에 와서는 전쟁에서 승리를 기원하거나, 추수·풍요로움에 감사하는 노래도 또 질병 같은 악운을 물리치고자 하는 기원의 노래도 ‘파이안’이라고 불렀다. 이처럼 치유의 신의 이름 ‘파이안’이 물리적인 치료보다 정신적인 치유에 더 확장되어 사용되었다는 사실은 물리적인 치유보다 정신적인 치유의 필요와 수요가 더 많았고,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치유는 더 절실한 삶의 일면이었음을 보여준다. 중세 때에도 초자연적인 현상과 기적의 그림들이 셀 수 없이 많은 치유의 전설을 낳았고, 이런 치유에 관한 높은 수요와 공급의 관계는 언제나 일상 속의 무작위로 일어나는 정신적·육체적 고통으로부터 사람들이 보호요청을 끊임없이 하고 있었음을 밝혀준다. 또한 근세에는 인문주의의 영향으로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능력을 일깨워 갖게 해 주는 그림에 의지해 성찰과 함께 방어적으로 살아 왔었다.
이런 ‘심리적으로 안정을 주거나 또는 이런 능력을 가진 존재로서’ 문학작품과 예술작품들이 현대에 와서도 역시 그 위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현대 과학기술의 협력으로 영화 내지 드라마 같은 더 확장된 매체에서도 세세한 내면의 세계를 다루는 문화예술작품으로 인간생활과 융화하고 있다. 즉 삶의 현장의 소리를 ‘날 것 그대로’ 담아내는 내용이 여러 문화 예술적 매체를 통해 작품화되고, 사람들은 이를 통해 치유의 능력을 갖추게 된다.
이 같이 예술작품들은 그 시대의 산물로서 그 시대의 치유의 내용과 형식을 우리에게 보여 준다.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2012)도 오늘날의 현실을 생생히 드러내어 관람자에게 ‘연민’과 ‘동정’으로 공감을 느끼게 하면서 동시에 각자 나름의 심리적 인식체계의 변화를 갖게 해 준다. 이런 작품들을 ‘인지심리학적’ 측면에서 조명해 보면서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는 능력의 존재로서 예술작품’이 스스로 어떤 치유의 과정을 형성해 왔는지를 살펴볼 것이다.

1강 <피에타>와 중세의 신비주의
2강 <피에타> : 중세부터 현대까지
3강 <피에타>와 <수난사>
4강 “이미타티오 크리스티 imitatio christi(준주성범)”와 알브레히트 뒤러
5강 정물화와 ‘바니타스 Vanitas(헛됨)’
6강 라벤나에 있는 성 아폴리나레 교회의 모자이크 : 공동체적 삶
7강 요제프 보이스의 ‘퍼포먼스’와 ‘사회적 조각’
8강 개념미술과 영화 <피에타>

참고문헌
『플럭서스 예술혁명』, 조정환 전선자 김진호, 갈무리 2011.
「요셉 보이스의 “확장된 미술개념”과 대안문화: 그의 종교적 생태학적 작품을 중심으로」, 전선자, 서양미술사학회 제 29집, 2008.
『인지심리학: 이론과 적용』, 슈테판 리드, 박권생 역, 7판, 시그마프레스 2007.
『인지심리학』, 마가렛 매트린, 민윤기 역, 6판, 박학사 2007.
『고백록』, 아우구스티누스, 김기찬 역, 크리스챤다이제스트 2011.

강사소개
‘현대인에게 이콘이란 무엇인가’라는 명제를 놓고 이콘과 성유물, 그리고 성화의 영성적 표현매체를 비교 연구해 독일 뮌헨대에서 박사학위 취득. 그 후 연구영역을 넓혀 ‘현대 대중문화와 현대 디자인’ 연구, 독일 ‘예술인 생태공동체에서 예술가와 사회, 그리고 예술작품의 상관관계’를 연구하며 플럭서스와 그 주요 멈버인 요제프 보이스와 백남준의 역량을 사회적, 예술적 또 생태적이고도 종교적인 측면에서 연구했다. 이를 바탕으로 현대예술의 기수격인 <다다와 마르셀 뒤샹>, <퍼포먼스>, <플럭서스>, <미디어아트>와 ‘치유’가 갖는 관계를 연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