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제문] 서문

작성자
outis
작성일
2019-07-20 17:57
조회
374
[발제] 단락별로 번호를 매겼습니다. / 앞쪽은 발췌요약인데, 뒤로 갈수록 번역문 그대로입니다.

1단락
그것[자본주의]는 사람들에게 ‘스스로의 인격과 타인의 인격을 항상 동시에 결코 수단이 아니라 목적으로 대하여’ 행동할 것을 명령하는 칸트의 공식화에 놓인 진짜 자유주의다. 그러나 (...) 어떤 이들은 다른 이들을 자유롭게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고, 반면에 다른 사람들은 그런 방식으로 스스로들이 사용되는 것을 자유롭게 허락한다는 관념은 자유의 매우 본질적인 부분을 보여준다. 이 두 자유의 최고의 만남의 장소가 바로 고용[salariat]이다.

2단락
Étienne de La Boétie(16세기 법률가, 인문학자, Discours de la servitude volontaire(자발적 복종) 저자. 책 소개는 다음 참조.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8779412)는 어떻게 복종(serving)의 습관이 종속 상태를 보지 못하게 하는지 상기시킨다. (...) 사람들은 불행을 선택의 여지없는 운명으로 여기거나 혹은 아주 간단하게 결국 익숙해지는 방식으로 견뎌낸다. 성공적인 노예화는 노예화의 슬픈 정동과 노예화 의식 사이 연결을 깨트린다. 후자(노예화 의식)를 명료하게 자각하는 것은 항상 반란의 생각을 다시 불러일으킬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3단락
이 ‘힘’은 정말 그들에게 속한 것인가? 맑스 덕분에 우리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안다. 오히려 그것은 사회구조의 특정 구성의 효과다. 고용관계는 생산수단과 그 생산물로부터의 노동자의 이중적 분리다. 그러나 이런 구조는 자본주의 조직 내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 즉 일의 심리학과 사회학에 속하는 일을 설명하지 못한다. 이 책은 이런 구별적 규율에 기여하기보다는, 관계의 구조주의와 정념의 인류학의 결합 -맑스와 스피노자 연결- 하고자 한다.

4단락
마르크스가 스피노자 뒤의 사람이지만 스피노자는 마르크스에 있어서의 빈틈을 메울 수 있다. 고용자의 자본주의 동원 구조의 정체화는 무엇이 이 구조를 ‘움직이게’ 하는지 말하지 않는다. 즉, 구체적으로 무엇이 그들을 효율적으로 만드는지 - 유령이 아니라 기계의 엔진- 를 말해주지 않는다. 스피노자 식 대답은 affects이다.

5단락
사회적 삶은 집합적 정념의 삶의 다른 이름일 뿐이다. 물론 이 삶은 상당한 차이를 함의하는 제도적 형식을 통해 조직되지만, 그 안의 정동, 욕망의 힘은 늘 주요 동력이 된다. (...) 이 질문으로 돌아가면 다음과 같은 이질적인 사실들 사이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도 있다. 굶주림을 면하기 위해 일하는 고용인들, 소비자로서 그들의 과세 부담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는 즐거움, 깨어있는 시간을 일하며 보내고 만족스러워하는 사람들, 열정적으로 회사 운영에 사람들, 그러던 어느 날 반란을 일으키는(또는 창밖으로 몸을 던지는) 사람들.

6단락
오늘날 자본주의는 마르크스의 시대보다 더 강하게 대조적으로 정념의 훨씬 풍부한 광경을 보여준다. (...) 실질적으로 노동 측에 있지만 상징적으로 자본 측에 있는 이상한 고용인들... 매니저(중간관리자)의 역사적 발흥에 의해 두 계급 도식의 신뢰성은 상당히 손상되었다. 매니저는, 동시적으로 작동하는 모순에 상관없이 자본주의가 창조하고자 하는 일종의 행복한 노동력을 위한 바로 그 모델이다. 신자유주의 구성에서 가장 잔혹한 형태에 대한 강요로 회귀하는 모델 말이다. 지배에 대한 관념은 이 발전에 정동됨을 피할 수 없다. (...)

7단락
수많은 작업이 이 역설들과 씨름해왔는데, 특히 부르디외에게 빚진 사회학적 전통 안에서 상징폭력 개념은 지배와 동의의 교차성들을 통해 명확히 생각할 것을 목표로 삼았다. (...) 고용인들이 완전히 공포에 빠져버리는 경우를 제외하고 - 많은 고용인들이 자기 직업에 단순히 적응하는 것보다 더 많은 일을 하고 있는 듯 보일 때, 그것에 대한 불평을 거의 보이지 않고, 그리고 때로는 그것으로부터 진짜 만족을 얻는 듯 보이는 것 어떻게 이해할 수 있나. 그러나 행복하게 지배되게 함으로써 그들이 지배를 잊게 하는 것은 통치술의 가장 오래되고 효과적인 것 중 하나다. 새로운 생산양식의 요구의 영향 하에, 그리고 통치성의 관행이 정교해짐에 따라, 자본주의는 더 이상 날 것의 철의 멍에의 익숙한 얼굴을 보여주지 않는 지배를 성취해가고 있다.

8단락
물론 노동사회학은, 합의 관념의 멋진 외관 뒷면을 엿볼 수 있게 했고 그것의 결함을 폭로했다. 하지만 항상 먼저 질문할 것이 있다. ‘합의(consent)’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것은 문제제기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로 ‘합의’(그것들이 존재하는 곳에서)의 팩트들을 보면, 착취, 소외, 지배의 개념들을 불안정하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 개념들은 마르크스주의자의 비판의 지적 연장세트였음.) 이 개념들은 ‘일에서의 성취’ ‘자아실현’을 약속한다. 그리고 때때로 고용인의 지지를 얻는 것처럼 보이는 새로운 ‘동기부여적’ 경영의 경향들 때문에 혼란스럽다. 그 불안정한 효과에 대한 증언은 상대적이고 개념적인 빈곤이다. 그리고 더 나은 것이 없을 때 ‘자발적 종속’ 같은 진부한 표현이 계속 나타난다. (...)

9단락
동원되거나 막연하게 꺼려하거나 반항을 느끼는 것, 열정적으로 또는 마지못해서 자기 노동력을 투입하는 것은 고용인으로서 정동되는 아주 다양한 방식이다. 즉, 애초에 자기 것이 아니었던 계획(욕망)의 실현에 참여하도록 [결정]된다. 이것은 아마도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의 복종(자본주의의 형태로)에 구속되는 미스테리로 다시 채워져야 하는 기본적 삼각형이다. 즉 일자(the one)의 욕망, 다른 사람들의 행동의 힘, 그리고 정동들 - [이것들은] 그들의 만남을 결정하는 고용 관계 구조에 의해 생산된 것이다. 그것은 여기 스피노자주의자의 정념의 인류학과, 마르크스주의자 임금노동 이론의 교차지점에 있다. 그것은 착취와 소외 개념을 다시 생각하게 하고, 그래서 궁극적으로 자본주의에 대한 논의를 다시 (그러나 늘 비평과 분석의 의미에서) 열게 한다. 그리고 자본주의가 결국은 단지 논쟁을 벗어나 초월해버리는 쪽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희망 또한 생길 것이다.


[발제후기]
1. 프레드릭 로르동은 한국에는 소개되지 않은 프랑스 경제학자-사회학자-철학자인데, 다음 링크 참조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https://en.wikipedia.org/wiki/Fr%C3%A9d%C3%A9ric_Lordon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12232019065&code=900308
2016년 Nuit debout(밤샘 시위) 운동http://newspeppermint.com/2016/04/13/nuit-debout_sudouest/ 에 계속 관여했고, 2014년인가에는,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2014)에 대해 맑스 읽지도 않고 썼다는 요지(맑시스트 입장에서)로 강하게 비판하는 글을 잡지에 썼고, 이와 관련 티비 인터뷰, 대담 등을 하기도 했습니다.

2. 로르동의 원서(2010)는 이론서임에도 프랑스 아마존에서 꽤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영어, 스페인어, 일본어 등으로 번역되어왔습니다. 영어본의 번역자 Gabriel Ash는 구글, 아마존 어디에서도 검색이 잘 안되어서 정체를 알기 어렵습니다. 일본어본 번역자(杉村昌昭)는 자율주의 쪽 이론, 번역자이고 믿을만한 분입니다. 일본어본과 영어본 사이에는 문장구사의 수준 차이, 용어나 이론 이해도의 차이가 있어 보입니다. 일본어본은 번역자가 꼼꼼하게 재편집을 해두어서 책이 선명합니다. (첨부파일 참조)

3. 원서 확인을 할 수 없지만, 일본어본 쪽에서 택한 용어들은 로르동의 이야기를 이해하는데 좀더 수월하게 읽히도록 선택되었습니다. 단적으로 영어 power 같은 것은, 프랑스어의 puissance/pouvoir 번역일 텐데, 일본어에서는 그 뉘앙스를 좇아 힘, 권력, 잠재성 등 다양하게 번역한 것 좋았습니다.(이건 번역자 차이라기보다 언어 차이겠지만요) 또한 영어 employee는 어떤 프랑스어를 번역한 것인지 알 수 없는데, 일본어에서는 ‘임금노동자’로 번역하니 선명하게 이 책의 문제의식이 환기되었는데, 생각해보니 employee야말로 또 노/사, 고용/피고용 등의 ‘사람들 사이’의 ‘관계’성 자체가 전경화 된 말이어서 납득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아무튼 영어본과 일본어본은 너무너무 다르네요...

4. 개인적으로 스피노자x마르크스.. affect와 시스템 관계 관심... 이런 것에 대한 이분 작업 때문에 관심가졌는데... 뒤늦게 이 책을 추천한 제가 원망스럽고 선생님들께도 죄송합니다. / 게다가 오늘 개인적 사정으로 인한 결석과 더불어, 저는 신변문제로 인해 세미나를 쉬기로 했습니다. (단톡방에서 말씀드리려니 오늘 오랜만에 모인 분위기를 깰 것 같아서 도저히 그러하지 못하고 여기에서 말씀드립니다.) 여러모로 죄송합니다... 함께 세미나하신 선생님들, 다른 장소들에서도 계속 뵙고 있으니 이렇게 인사드리는 것 너무 섭섭해않으시리라 생각하고요. 오늘 뒷풀이 즐겁게 하시고 귀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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