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고원 발제 (p779~ 787)

작성자
floor
작성일
2019-04-29 23:30
조회
356
칼과 결부된 금속성의 무기를 만들고 다루는 일은 대장장이 일이다. 이때 야금술은 항상성의 법칙에 적용되기보다는 몇 개의 변화선들과 연관되어 있다. 이 모든 변수들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포괄적인 유형으로 나뉘어 진다. 하나는, 이것들과 결합하는 변형이나 변용과정으로서의 <조작>이고. 다른 하나는, 이러한 특이성과 조작에 대응하는 다양한 층위의 <변용태적 질이나 표현의 특질>이다.

주강과(탄소 함유량 0.8%이하) 철검은 서로 다른 특이성을 갖는다. 주강은 고온에서 철이 용해되고 그 다음의 점진적인 탈산소화에 의해 만들어진다. 곧 casting 과정을 통해 만든다. 이런 탈탄소화가 반복되고 이것에 대응한 다양한 표현의 특질들(양태)이 주강에 나타난다. 예를 들어 경도 예리함의 정도 등이 주강에 나타난다. 주강은 필연적으로 정주민적 환경에서 유래했다. 하지만 철검은 다르다. 철검은 주조가 아닌 단조되는 것이며 수냉 의해 만들어진다. 그리고 대량 생산이 아닌 대장장이에 의해 하나씩 제조된다. 철검의 표현의 특질들은 주강과 달라진다. 주강은 찌르는 것이라면 철검은 베는 것이다. 주강은 측면이 아니라 정면에서 공격한다. 표면 모양도 상감에 의해 만들어진다.

<특이성들의 집합>, 즉 몇몇 조작을 통해 연장 가능해지며, 또 이와 함께 하나 또는 몇 개의 지점 가능한 표현의 특질들로 수렴되거나 또는 수렴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그런 <특이성들의 집합>을 확인 할 수 있다면, 하나의 기계의 문 또는 하나의 기술적 계통에 대해 확인 할 수 있을 것이다. 각각의 문은 각기기 <독자적인 특이성과 조작, 성질과 특질>을 갖고 있으며, 이것(독자적인 특이성과 조작) 이 검이나 칼이라고 하는 기술적 요소와 욕망의 관계를 결정한다. 이것은 칼과 검의 변용태가 되고 이 둘의 변용태는 서로가 다르다.

극단적으로 볼 때 유일한 동일 계통 발생의 계통, 관념적으로 연속적인 유일한 기계적 문만 존재한다. 즉 운동 물질의 흐름, 즉 특이성과 표현의 특질을 짊어지고 연속적으로 변주되는 물질의 흐름만이 존재한다. 이 <조작적이고 표현적인 흐름>은 자연적인 동시에 인공적이다. 선별되고 조직되고 지층화된 특이성과 표현의 특질의 집합을 우리는 배지물이라 한다. 그래서 배치물이야말로 진정한 발명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다양한 배치물들이 함께 문화와 시대를 구성한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각각의 배치물은 문 또는 흐름을 분화시켜 다양한 차원에서 다양한 종류, 다양한 차원의 문들로 나누어져, <운동- 물질>의 관념적 연속성 속에, 선별적인 연속성을 도입한다. 즉 배치물이, 문을 <상이하게 분화된 선>들로 분할하는 동시에 <기계적인 문>은 이 모든 배치물들을 관류해, 한 배치물을 떠나 다른 배치물로 이동하거나 모든 배치물을 공존시키거나 한다. 문의 밑바닥에 깔려 있는 특이성, 가령 탄소의 화학은 그것을 선택하고 조직하고 발명하는 하나의 배치물에 의해 표면에 드러나며 문의 전부 또는 일부가 이러저러한 때와 장소에서 이 배치물을 통과한다. 어쨌든 서로 다른 다양한 선들을 구별해야 한다.

문(계통)은 배치에 의해 구별되고 계열화되는 기계적 요소의 분류를 위한 개념이다. ① 문에 대한 <배치물의 선별적 작용>과 함께 ②하나의 배치물에서 다른 배치물로 이동하거나 또는 배치에서 벗어나 이를 유도해 외부로 열어주는, <지하선으로서의 문의 진화적인 반작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온갖 특이성과 표현의 특질을 가진 보편적 경향이 기슬적 환경과 내부 환경들을 가로지르고 있으며, 다시 이러한 환경이 제각각 드러내고 선별하고 통일시키고 수용하는, <특이성과 표현의 특질>에 따라 이 보편적인 경향을 굴절키거나 분화시킨다. 이것이 기술적 본질이다. 기술적 계통은 문 위에 그리느냐 아니면 배치물에 새겨 넣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그러나 이 둘은 서로 분리될 수 없다.

배치물 속에 들어왔다가 나가버리는 이 변화하는 물질은 탈지층화되고 탈영토화된 물질이다. 후설은 계량적이고 형상적인 고정된 본질과는 구별되는 <질료적이고, 모호하고, 유동적이고 비정확하지만 아주 엄밀한 본질의 영역>을 발견함으로써 우리 사유의 결정적 일보를 내딛었다. 이 모호한 본질들은 퍼지 집합을 구성하고 물체성(질료성)을 끄집어 낸다.
이 물체성의 두 가지 성격은, ① 상태의 변화로서의 극한화와 분리되지 않으며, 자체가 비정확한 시공에서 발생하는 사건(절삭, 부가, 투사 등)으로서 작용한다는 점과 ②가변적인 변용태(저항, 경도, 무게, 색체 …)의 방식으로 생산된, 양적으로 변화 가능한 표현적이고 강렬한 질과 분리될 수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변용태-사건>이라는 순화하는 짝짓기가 나타나게 되는데, 이것이 <모호한 본질>을 구성한다. 하지만 이것은 고정된 본질에서 사물로 흘러가는 특성들과, 형식적 본질과 형식화된 사물이라는 정주민적인 결합과는 다르다. 후설은 이 <모호한 본질>을 본질과 감각적인 것 사이의 것, 즉 사물과 개념 사이의 일종의 중계물이라 표현했다. 예를 들어, 둥근 것은 감각적으로 중근 것과 원의 개념적 본질 , 이 둘 사이에 있는 일종의 중계물이라 보는 것과 같다. 이 중계물이 자율적이 되고 우선, 그 자체가 사물들 사이로, 그리고 사유들 사유로 연장되어 사유와 사물간에 전혀 새로운 관계, 즉 양자의 모호한 동일성을 설정할 때에만 그것은 ‘중계적”이다. P783

시몽동은 후설과 비교해, 질료를 형상에 종속시키고, 역으로는 형상으로부터 연역된 어떤 특성을 질료 속에 실현시키는 것은 법칙이다 라고 말한다. 그래서 <질료-형상적>모델은 작용적이지도 않고 변용태적이지도 않는 것이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해야 한다. ① 형식화되거나 될 수 있는 질료에 독자성이나 <이것임>들을 갖고 있는 갖 운동 중에 있는 에너지적 질료성을 첨가시켜야 한다. ② 형상적 본질에서 질료로 흘러가는 본질적 특성들에 강렬한 가변적 변용태들을 첨가해야 한다. 즉 법칙에 종속된 질료보다는 노모스를 가진 질료성에, 질요의 특성을 강요하는 형상보다는 다양한 변용태를 구성하는 표현의 물질적 특질에 따라야 하는 것이다.
시몽동은 <질료-형상> 모델을 비판하였는데 형상과 질료 사이에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연속적 변조 과정, 즉 중간적 매개적 차원의 지대가 존재한다고 이야기 한다. 그것은 에너지적, 분자적 지대이다. 질료를 가로질러 물질성을 펼치는 고유한 공간, 형상을 가로질러 표현의 특질을 표현하는 고유한 수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기계적 문, 기계적 계열이란 인공적이거나 아니면 자연적인 <물질성>인데, 특이성과 표현의 특질을 가지면서 운동하고 흐르고 변화하는 물질이다. 이러한 <흐름으로서의 물질, 질료적 흐흠>에 그대로 따를 수 밖에 없는 자들이 있다. 기계적 계통을 따르는 자이다. 대패질 하는 장인은 나무의 결에 따라서만 대패질을 한다. 하지만 이런 순종법은 좀 더 일반적인 과정의 순종법에 지나지 않는다. 노동자는 또 다른 방법으로 순종할 것을 요구받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인들은 동시에 채집가일 때만 완전히 장인일 수 있다. 재료 채집가와 상인, 장인을 분리시키는 <조직화>는 장인을 불구로 만들어 “노동자”로 만들어 버린다. 따라서 직공은 물질의 ㄹ흐름, 즉 기계적인 문에 순종하도록 정해진 자로 규정할 수 있을 것이다. 직공이란 편력자, 방랑자인 것이다. 이처럼 <물질의 흐름을 따라가는 것>은 이동하는 것이며 방랑하는 것이다. 이는 행동 중인 직관이다.

1)야금술사는 국가 장치에 속하는 국가인이 아니고 전쟁기계에 속하는 유목민도 아니다. 국가장치와 그 외부로서의 전쟁기계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는 야금술사는 그렇다면 박쥐일까? 그들은 유목민의 전쟁기계와도, 국가인의 국가장치와도 구별되는 <고유한 배치>를 갖고 있다. 매끈한 공간도, 홈패인 공간도 아닌 고유한 자신의 공간인 <구멍 뚫린 공간>을 갖는다.
2)이주민은 질료의 흐름이 아닌 <다른 요소>를 따라 이동한다, 그예로. 이동 목축민과 상인을 들 수 있다. 목축이나 상업에 필요한 것이 사라지면 그것을 버리고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 이처럼 이동 목축자의 흐름에의 순종은 이차적이다. 엄밀히 흐름에 순종하는 것이 아니라 불가피하게 이동하는 것이다. 그러나 숲이 재생되고 땅이 지력을 회복하면 출발점으로 다시 돌아온다. 이들은 흐름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회로를 그리고 있는 것이며 회로로 들어오는 흐름의 일부만을 따르고 있을 뿐이다. 이 둘 ,흐름과 회로는 서로 밀접하게 얽혀 있다 하더라도 커다란 차이를 보인다.
3)유목민은 불가피하게 그렇게 되는 경우가 있을 지라도 규정상으로는 이주민이 아니다. 매끈한 공간을 점거하고 유지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유목민의 본질이다. 유목민이 이동 목축민이나 이동민일 수 있는 것은 매끈한 공간의 요청에 따를 때뿐이다. 유목민은 떠나지 않는자 이다. 유목(매끈한 공간), 이동 생활(물질의 흐름), 이동 목축(회전)의 기본 개념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단지 혼합 형태가 존재할 뿐이다. 야금술사는 제국적 국가 장치와도, 유목민과도 관계를 맺으며 둘 사이를 오가는 존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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