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1 『페미니즘을 퀴어링!』 4장 발제문

작성자
enchaintheheart
작성일
2018-07-30 21:18
조회
870
<페미니즘을 퀴어링!> 4장 반갑지 않은 개입

발제자 이한

두 개의 섹스?

섹스라는 용어는 서로 구별되지만 관련 있는 두 가지의 방식으로 사용된다. 하나는 여성의 섹스, 남성의 섹스 식으로 사용되는 사람들을 구분하는 섹스 범주이며, 또 다른 하나는 섹스 행위로 인식되는 다양한 행위를 지칭한다. 어원적으로 섹스는 섹션section과 같은 라틴어 섹서스sexus에서 왔으며 문자 그대로 분할을 나타낸다. 대부분의 명사가 이러한 기능을 수행하지만 섹스라는 용어는 세계를 분석하는 과정을 직접적으로 지칭하며, 이는 섹스가 세계를 분석하는 방식이 가장 중요하다는 의견을 암묵적으로 수반한다. 이는 어떤 any 분석이 아니라 그 the 분석이다.
섹스 분석은 주로 생물학적인 조건으로 간주되며, 대부분 두 개의 여성과 남성이라는 두 개의 범주로 구분된다. 생식기, 생식선, 염색체, 호르몬과 같은 기준이 있지만 어쨌든 타인들의 외향을 보고 사람들은 놀라울만큼 쉽게 섹스를 구분하고 구획한다. 하지만 이러한 구분은 생물학보다는 사회적 표시와 관련이 있으며, 개개인들이 젠더퍼킹gerderfucking이라고 불리우는 모호한 방식을 취하지 않는다면 꽤 부합하는 편이기는 하다.
어쨌든, 현대 서양문화에서 X-Y 염색체가 가장 섹스를 구별하는 필수조건처럼 여겨지지만 이는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가장 덜 수용된 특징이며, 엄밀하게 따질 경우 X-Y 염색체 구분에 부합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 또한 호르몬과 섹스의 관계 역시 아주 엄밀한 것은 아닌데, 섹스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에스트로겐과 안드로겐의 양일뿐이며 그 명확한 경계는 없다. 또한 생식기의 외형 역시 그런데, 큰 클리토리스와 작은 페니스를 구별하기는 어려우며 부분적인 생식기를 갖춘 사람들과 같은 모호한 경우들도 많다.
섹스를 구별하는 근거로서 염색체를 사용한 대중적인 사례로는 ‘젠더검사’라고 불리우지만 ‘섹스검사, 훨씬 더 정확하게는 ’섹스 유전자 검사‘라고 할 수 있는 국제올림픽위원회의 검사가 있다. 검사는 1968년에 최초로 실시되었으며 1996년의 경우, 이 과정에서 8명의 여성선수가 섹스 검사에 실패했다. 그러나 항소심에서 모두 통과되었으며, 이 중 일곱명이 인터섹스의 ’조건‘을 가졌다고 지목되었다. 북미 인터섹스협회에 따르면 인터섹스는 두 가지의 섹스 범주, 즉 여성과 남성으로 구별되는 섹스범주들에 대한 예외들의 범위이다. 외적으로는 여성으로 보이지만 해부학적으로 전형적인 남성인 경우, 통상적인 유형의 생식기의 중간에 있는 경우, 모자이크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난 경우들을 예로 들 수 있으며, 이러한 사람들은 드물지만 많은 사람들이 아는 것보다는 더 흔하다. 인터섹스인 사람은 1500~2000명 중 하나이지만 어느정도 모호한 생식기를 가진 사람은 100명 중 하나이다. 누가 인터섹스이며 누가 의심할 여지 없는 여성 혹은 남성인지에 대해 합의된 바는 거의 없으며 상황은 더욱 복잡해진다.

섹스와 과학

특수한 경우에는 어떤 특정 개인이 생물학적으로 인터섹스인지, 여성인지, 남성인지에 대해 의견이 불일치 할 수 있다. 그 기준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인터섹스를 제 3의 섹스범주로 간주하는 것의 의미도 다양한데, 어떤 이들에게는 2가지 성과 동등한 제 3의 섹스 범주이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불운한 변이로 간주된다. 이에 대한 과학적 합의는 없으며 여러 개의 패러다임이 공존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와는 별도로, 의학계는 인터섹스 ‘환자’들에게 외과적이고 호르몬적인 개입을 하는데 전념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터섹스 정체성은 흔히 대단한 수치처럼 여겨지며, 의료계 종사자가 수행한 외과적이고 호르몬적인 개입은 비밀에 붙여진다. 인터섹스로 태어나는 아이들은 성인이 된 후에 우연히 이를 알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며, 일부는 의료적 개입의 결과를 애통해 하기도 한다.
의료적 개입의 몇몇 사례들은 매우 비극적이며 실패로 돌아갔다. 브루스 라이머는 포경수술 실패로 인해 외과적으로 여성으로 재지정되었고 여자아이로 길러졌으며, 젠더의 문제가 사회화에 기인한다는 이론을 검증한 사례로 활용되었다. 그러나 브루스는 여자아이로 편안해하지 않았으며 데이비드 라이머라는 이름으로 다시 남성으로 살아갔지만 결국 정체성의 혼란 끝에 자살하고 말았다.
빅토리아 시대부터 20세기 중반까지는 클리토리스에 대한 자극이 여성들이 겪는 다양한 건강 문제의 원천이라고 주장했던 아이작 베이커 브라운의 이론에 의해 간질부터 모호한 히스테리 진단에 이르는 질환들은 극단적인 경우에 클리토리스 절제술로 치료되었다. 20세기 중반부터는 클리토리스 절제술이 여성의 자위를 막는 데나 여성의 자위와 관련되어온 다양한 질환들을 치료하는 데 효과가 없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해당 시술이 중단되는 대신 단순 미용의 목적으로 방향이 바뀌었다.

무엇이 섹스 행위인가?

‘섹스’는 섹스 범주를 지칭하는 데뿐 아니라, 섹스 행위를 가리켜서도 사용된다. ‘섹스’라는 동일한 단어가 섹스 범주와 섹스 행위를 모두 지칭하도록 사용된다는 사실은 섹스 행위의 측면에서는 섹스가 섹스 범주의 구별에서 직접 파생되고 섹스 범주의 측면에서는 섹스가 섹스 행위로 직접 이어진다는 근본적인 전제를 드러낸다. 이분법적인 섹스 범주 중 어느 하나에 쉽게 들어맞지 않는 사람들이 있는 것처럼, 하나의 섹스 범주에 속하는 것과 재생산의 목표를 위해 반대의 섹스 범주에 속하는 사람에게 성적 욕망을 갖는 것 사이에 기대되는 연속성을 파괴하는 사람들도 있다.
섹스는 쉽게 정의할 수 없을 정도로 충분히 복잡하다. 성적 욕망과 성적 행동의 경계들은 흔히 불명확하며, 섹스 행위를 정의할 수 있는 단일하고 권위 있는 필요충분조건들의 집합이란 없다. 한 맥락에서 섹스 행위를 구성하는 것이 다른 맥락에서는 분명히 성적이지 않을지도 모른다. 사실상 어떤 평범한 행위도 최소한 원칙적으로는 알맞은 상황에서 에로틱해질 수 있으며, 사실상 어떤 에로틱한 행위도 원칙적으로는 평범해질 수 있다.
성적 쾌락, 특히 남성의 성적 쾌락이 흔히 사정이라는 한 번의 구체적인 순간으로 특징지어지는 반면, 어떤 사람들, 특히 여성은 성적 쾌락을 보다 지속적인 경험으로 묘사한다. 뤼스 이리가레에 따르면, 여성의 성적 쾌락은 신체의 한 부위에 국한되지 않으며 오히려 “그의 쾌락 지형은 흔히 상상하는 것에 비해 훨씬 더 다양화되어 있고 그 차이들이 더 복합적이며 더 복잡하고 미묘하다”.
결국 생물학만으로는 인구를 여성과 남성으로 구분하기에 불충분하며, 마찬가지로 우리의 쾌락과 욕망을 규명하기에도 불충분하다. 특히 어떤 사람이든 그 고유한 섹슈얼리티는 주어진 섹스 범주에 속한 것의 간단한 결과가 아니다. 그러나 이는 섹스와 섹슈얼리티에 생물학적인 요소가 없다거나 섹스와 섹슈얼리티가 재생산과는 완전히 단절되어 있다는 의미가 아니다. 섹스가 생물학적이라는 사실만으로 섹스가 출생 시 고정되거나 일생에 걸쳐 안정된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 개인이 속하는 섹스 범주와 개인이 참여할 섹스 행위들은 그의 일생 동안 변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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