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 12/20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4』 X 『프루스트와 기호들』2부,3장

작성자
bomi
작성일
2019-12-18 04:08
조회
617
이번 주에 공부할 책의 범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4』 민음사 판본으로 처음 ~ 151
『프루스트와 기호들』 제2부 문학 기계, 제3장 찾기의 층위들

- 인상적인 부분,
- 공감 가는 부분,
- 그냥 좋아서 낭독하고 싶은 부분...
등을 미리 체크해 세미나 시간에 소개해 주시면 그를 바탕으로 함께 이야기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한 문장도 좋고, 한 단락도 좋고, 한 페이지 혹은 몇 페이지여도 좋습니다!)

금요일 저녁 7시 30분, 다중지성의 정원 3층 세미나실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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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장 통과 관
(후기를 겸한 정리)

1) (살짝) 열린 통, 2) 막힌(닫힌) 관
이 두 가지 형태가 『찾기』의 전체 테마를 양분하고 있다.(176)

첫 번째 형태에서는 통(기호) 안에서 그 통의 면모와 아무런 닮은 점이 없는 내용물을 어떻게 펼쳐내느냐가 문제다.
두 번째 형태에서는 서로 소통되지 않는 부분들(닫힌 관들)이 어떻게 공존하느냐가 문제다.

두 번째 형태에서 화자의 활동은 선택하고, 골라 내는 것이다.
왜냐하면 복합적인 구성물 속에서 화자가 어떤 특정한 부분을(닫힌 관) 선택하도록 하기 위해서, 불안정한 대립(소통되지 않는 공존) 속에서 화자가 어떤 한 편을 선택하도록 하기 위해서, 그 다양한 힘들이 실행되기 때문이다.

닫힌 관의 이미지는 한 부분과, 그것과 소통되지 않는 이웃한 부분과의 대립을 표시한다.

되찾은 시간의 최종적 계시조차도 두 방향(두 닫힌 관을) 합쳐 버리거나 한 곳으로 수렴시키지는 않는다. 오히려 서로 소통되지 않는 <횡단선들> 자체를 증가시킨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189)

우리는 복합적인 전체를 형성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러려면 [그 전체의 부분들 각각이] 수많은 닫히 관들 속에 [나뉘어] 들어감으로써 그 전체가 분열되어야 한다. (190)
>> 개별화 (?)

이 모든 막힌(단힌) 부분들 사이엔 어떤 통행 체계가 존재한다. 그러나 이 통행 체계는 직접적 소통방식이나 전체화 방식과는 다른 것이다. 작품 전체의 임무는 <횡단선들>을 설치하는 것이다. 이 횡단선은 우리를 알베르틴의 한쪽 모습에서 다른 쪽 모습으로, 하나의 알베르틴에서 다른 알베르틴으로, 하나의 세계에서 다른 세계로, 한 단어에서 다른 단어로 건너뛰게 해준다. 그러면서도 이 횡단선들은 결코 다자를 일자로 환원시키지 않고 다자를 하나의 전체로 그러모으지 않는다. 그러나 횡단선들은 이 다자이 매우 독특한 통일성을 확립하고, 전체를 환원할 수 없는 이 모든 파편들을 합병하지 않은 채로 그 각각을 긍정한다.
질투는 다양한 사랑들의 횡단선이고, 여행은 다양한 장소들의 횡단선이며, 잠은 다양한 시절들의 횡단선이다.
기차 여행에서 각각의 창문마다 내다보이는 여러 개의 전망들 모두의 통일은 바로 우리가 옮겨 가며 끊임없이 관통하는 횡단선 위에서 이룩된다. (194)

닫힌 관들, 소통되지 않는 부분들은 이것들을 선택하고 꾀며(관통하며) 나아가는 횡단선 위에서 통일성을 이룬다. 이때, 선택하는 주체는 나도 아니고 너도 아닌, <내용물이 없는 텅 빈 우리>이다.
선택하고 꾀는 우리는 기호의 궁극적 해석자다. 그리고 우리는 곧 시간이다. 시간은 모든 가능한 공간들의 횡단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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