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제] 7/13 『세미나11』 2장 프로이트의 무의식과 우리의 무의식

작성자
bomi
작성일
2018-07-13 15:04
조회
1105
삶과예술 세미나 ∥ 2018년 7월 13일 금요일 ∥ 발제자: 손보미
텍스트: 자크 라캉 『세미나11』, 맹정현, 이수련 옮김, 새물결, 2008

무의식과 반복

2장 프로이트의 무의식과 우리의 무의식


-----------------[칠판]--------------------------

ㅣ 제목 <프로이트의 개념들>

ㅣ 무의식 → ?
ㅣ 반복 → ?
ㅣ 전이
ㅣ 충동


ㅣ 주체 sujet
ㅣ 실재 le réel

----------------------------------------------


1. 야생의 사고

'무의식은 언어처럼 구조화되어 있다'
라캉은 무의식에 관한 자신의 이 명제를 레비스트로스가 '야생의 사고'라는 제목을 붙여 탐색하고 구조화하고 연구했던 장을 통해 설명한다.

(37)
모든 경험들이 새겨지기 이전에 무언가가 이 장을 조식하고 그것의 최초의 역선力線들을 그어놓습니다.
인간에게 고유의 관계들이 수립되기 전부터 이미 일정한 관계들이 결정되어 있습니다. (...) 자연은 시니피앙(기표)들을 제공하며 이 시니피앙들은 창시적인 방식으로 인간관계를 조직하고 그것에 구조와 모델을 부여합니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여기서 사유하는 주체가 구성되기 전에,(...) 그것이(야생의 사고가) 셈을 하면서 셈해지고, 그리하여 그 셈 속에서 셈하는 자가 이미 포함되어 있는 심급을 확인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런 다음에야 주체는 거기서 자신을 계산하는 사람으로 인정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38)
언어학은 전前주체적인 방식으로 저 혼자 자발적으로 작동하는 조합 작용을 모델로 삼습니다. 무의식에 본연의 위상을 부여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이러한 구조입니다. 바로 이 구조가 무의식이라는 명칭 아래 무엇인가가 규정될 수 있고 접근 가능하며 객관화될 수 있다는 확신을 주었지요.


2. 잘못된 것에만 원인이 있다.

프로이트적 무의식은 상상의 장소가 아닐뿐더러 무질서하거나 잡다한 것도 아니라고 라캉은 말한다.(43) 무의식은 언어처럼 구조화되어 있고 따라서 의식의 수준만큼이나 정교한 방식으로 말하고 기능한다.(44) 이 점을 밝히기 위해 라캉은 원인cause 기능(38)에 주목한다.

(39)
원인은 '법칙loi'과 구분됩니다. 법칙은 하나의 연쇄 속에서 결정 작용을 수행하는 어떤 것이지요.

(40)
원인에 대해 말할 때 거기에는 언제나 반反개념적이고 규정되지 않은 무언가가 있습니다.
[원인이라는 표현이 쓰이는 경우] 거기에는 어떤 구멍이 있고 그 틈새로 무언가가 흔들릴 뿐이지요. 요컨대 뭔가 잘못된 [절뚝거리는] 것에만 원인이 있다는 겁니다.
저는 프로이트의 무의식이 위치하는 지점이 바로 여기, 원인과 그것이 영향을 미치는 것 사이에서 항상 무언가 잘못된 [절뚝거리는] 것이 존재하는 지점이라는 것을 대략적으로나마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무의식은 우리에게 간극을 보여주며 신경증은 바로 이 간극을 통해, 결정될 수 없는 어떤 실재에 다시 연결되는 것입니다.
이 간극 속에서 무엇인가가 일어납니다.

(41)
원인에 특징적인 것이라 할 수 있는 구멍, 틈새, 간극 속에서 프로이트는 바로 '실현되지 않은 것 non-réalisé'의 차원에 속하는 어떤 것을 발견합니다.
처음에 무의식은 우리에게 '태어나지 않은 것'의 영역에서 기다리고 있는 어떤 것으로 나타납니다.
이러한 차원은 당연히 비현식적irréel이거나 탈현실적dé-réel인 것이 아닌 실현되지 않은non-réalisé것의 영역 속에서 환기되어야 합니다.


3. 간극, 헛디딤, 발견, 상실

라캉은 프로이트가 무의식의 현상이라고 제시한 것의 작동 방식-꿈, 실수 행위, 재담 등-은 모두 헛디딤의 양상 아래 발생하는 것임을 강조한다. 그리고 이 헛디딤의 양상 아래에서 찾게 되는 어떤(뜻밖의) 것의 발견과 상실을 이야기한다.

(44)
헛디딤, 실패, 균열. 말해진 문장이든 쓰인 문장이든 그 속에서 무언가가 발을 헛디디게 됩니다. 프로이트는 이러한 현상들에 이끌려 바로 그곳에서 무의식을 찾게 되지요. 거기서는 다른 무언가가 자신이 실현되기를 요구하는데, 그것은 분명 의도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기이한 시간성을 갖고 있습니다.

(45)
발견, (...) 그것은 바로 '뜻밖의 것surprise'입니다. 주체는 '뜻밖의 것'에 압도당함을 느끼며, 거기서 자신이 기대한 것보다 더 많으면서 동시에 더 적은, 그러나 어쨌거나 자신이 기대한 것에 비해 독특한 어떤 가치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러한 발견(물)이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그것을 곧 재발견이 되어버립니다. 게다가 그것은 상실의 차원을 수립하면서 항상 다시 사라질 준비가 되어 있지요.


4. 불연속성

무의식이 처음에 현상으로 가시화될 때는 불연속성의 형태를 띠고 나타난다고 라캉은 이야기한다. 그리고 가시화되지 않은 무의식, 즉 불연속적인 것의 밑바탕에 관해 논한다. 그런데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그 배후에(불연속성의 배후에) 어떤 전체가 있다고 가정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더불어 라캉은 그것에(불연속성을 띠고 나타난 어떤 것에) 선행하는 '하나'를 요구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한다. (45)

(46)
그렇다면 그 밑바탕은 무엇일까요? 부재일까요? 아닙니다. 오히려 결렬, 균열, 열림의 흔적이 부재를 나타나게 하지요.
이 최초의 구조를 파악하고 있다면 (...) 여러분은 한층 더 근본적으로 무의식을 공시태의 차원에 위치시켜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게 될 겁니다. 무의식은 어떤 존재의 수준, 하지만 모든 것에 적용될 수 있는 한에서의 어떤 존재의 수준에 있습니다. 다시 말해, 무의식이 하나하나의 문장과 화법에 따라 재발견되지만 그만큼 다시 사라져버린다는 점에서(...) 그 무의식이 위치하는 곳은 바로 언표 행위의 수준입니다.
언제나 문제의 관건은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서의 주체(무의식의 주체)인 것입니다.


5. 시뇨렐리

라캉은 '시뇨렐리'라는 단어(한 화가의 고유명)를 떠올리지 못했던 프로이트의 사례를 언급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무의식의 기본적인 구조에 관해 설명한다.

(47)
망각, 그것은 무언가를 지우는 것입니다. (...) 여기서 우리는 무의식의 기본적인 구조, 즉 어떤 조작적인 방식을 통해 시니피앙 자체로 하여금 다른 것을 빗금 치고 삭제하는 기능을 맡도록 만드는 기본적인 구조를 다시 만나게 됩니다.
그런데 무의식의 동력학이 가장 큰 효과를 발휘하는 곳이 바로 이 지점입니다.

(48)
무의식은 항상 바로 이러한 주체의 절단[단절] 속에서 동요하는 무엇으로 모습을 드러냅니다.



[보충개념]


1. 장 場 champ : field

출처: 「구별짓기」, 삐에르 부르디외 지음, 용어해설中

장場에 대한 부르디외의 구상은 막스 베버의 종교사회학 이론에서 비롯된다. 즉 사제와 예언자, 그리고 마술사 간의 관계에 대한 분석을 발전 시킨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 구조주의적 유산을 간직하고 있는 이 장場 개념은 위치로 구조화된 공간을 공시적共時的으로 파악하고, 이 위치들의 속성을 사회공간 속에서의 위치에 종속시키며 따라서 그 위치의 점유자의 속성과는 (상대적으로) 독립적으로 분석된다. 장은 정치의 장, 종교의 장, 학문의 장, 예술의 장 등으로 다원화되지만, 그 장들이 갖는 일반적 법칙은 추출할 수 있다.


2. 마이너스 - 파이 [(-φ)]

출처: 「에크리 읽기」, 브루스 핑크 지음,

라캉은 그리스 알파벳 파이를 이용하여 팔루스를 표시한다. 그리고, 생식기를 부정적인 것으로 만드는 과정에 대한 상징을 -φ로 표기한다. 이 상징은 거세 콤플렉스라는 프로이트의 개념과도 관련된다. (244)

대문자 Φ ; -1
소문자 φ ; √-1

소문자 형태φ를 사용한다는 것은 라캉의 습관으로 볼 때 그것이 상상계-음경의 이미지-임을 의미하며, 마이너스 기호는 잠재적으로 상실된, 그러므로 어떤 의미에서는 항상 이미 상실된 것으로서의 음경의 이미지를 가리킨다.
"욕망되는 이미지에서 상실된 부분으로서의 (...) 발기성 기관" (245)

플러스 기호positive와 마이너스 기호negative란 사회적 승인 또는 불승인을 나타낸다; 이들은 (물론) 다른 차원에서도 해석될 수 있다. (246)

라캉은 - 환상 속에서 떨어지거나 잘려나가는 이미지로서가 아니라 - 상징symbol으로서의 팔루스를 그리스어 알파벳 대문자Φ로 표기한다. (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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