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제] 8/24 『세미나11』_8장

작성자
bomi
작성일
2018-08-24 13:30
조회
1026
삶과예술 세미나 ∥ 2018년 8월 24일 금요일 ∥ 발제자: 손보미
텍스트: 자크 라캉 『세미나11』, 맹정현, 이수련 옮김, 새물결, 2008


【8 선과 빛 _ 주체가 시각의 영역과 맺는 관계】

1. 욕망과 그림

왜상은 회화의 핵심이 공간 속의 사물들을 사실적으로 재현하는것에 있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144)

홀바인의 그림 전면에 떠 있는 기이한 물체 (왜상 歪像 anamorphosis)
응시되기 위해 거기에 있는 그 물체는 응시하는 자(즉 우리)를 잡기 위해 '덫을 놓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그림은 .. 주체로서의 우리가 말 그대로 그림 속으로 불려들어가 마치 그 안에 붙잡힌 것처럼 표상된다는 사실을 이례적이라 할 수 있을 만큼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145)

주체를 사로잡기 위해 시각의 기하광학적 차원이 활용된 것입니다.
여기서 주체가 욕망과 관계가 있음은 명백하지만 정작 그 욕망이 무엇인지는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습니다. (145)

가시적인 것의 영역에서는 모든 것이 덫이며 .. '뒤엉킴entrelacs'이지요.(146)

시각의 장 .. 이러한 관계의 본질은 .. 직선이 아니라 광점(방사의 원점, 빛줄기, 불빛, 반사광이 발산되는 원천)에 있습니다.
빛은 물론 직선으로 전파되지만, 굴절되며 확산되고 [우리의 눈을] 가득 채우거나 넘치기도 합니다. (148)

빛의 고유한 성질과 주체의 관계에는 애매모호함이 엿보입니다. 우리는 바로 이러한 애매모호함을 서로 반대 방향으로 포개지게 될 두 개의 삼각형 도식(164,그림)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도식은, 이 모든 영역을 구조화하는 뒤엉킴, 포갬, 교착의 기능에 관한 최상의 실례가 될 겁니다. (148)

2. 정어리 통조림 이야기

깡통은 광점에서 저를 응시하고 있습니다. 그 광점에는 저를 응시하는 모든 것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는 결코 은유가 아닙니다. (149)
저는 아주 작게나마 그림 속의 얼룩이 되었던 겁니다.(150)

3. 스크린

빛이 나를 응시합니다. 그리고 그 빛 덕분에 내 눈 깊은 곳에 무엇인가가 그려집니다.
그것은 기하광학적 관계 속에서 삭제되어버린 것 - 나의 통제를 완전히 벗어나는 온갖 애매모호함과 변화무쌍함을 가진 그 장의 깊이[심도] - 을 개입시킵니다. 오히려 그것(나를 응시하는 빛 덕분에 내 눈 깊은 곳에 그려진 그것)이 나를 사로잡고, 매 순간 나를 유혹하며, 풍경을 하나의 원근법이 아닌 .. 다른 어떤 것으로 만들어버립니다. (150)

그림의 상관항은 응시의 지점입니다.
그림과 응시 사이에 있으면서 양자를 중개하는 것에 대해 말하자면, 그것은 .. 가로지를 수 있어서가 아니라 불투명하기 때문에 작용하는 무엇입니다. 바로 스크린입니다.
내 앞에 펼쳐지는 빛의 공간 속에서 응시는 언제나 일종의 빛과 불투명성의 유희입니다. 그것은 언제나 .. 반짝거림입니다. 그것은 항상 각 지점에서 스크린이 됨으로써, 스크린을 넘쳐흐르는 영롱한 광채로 빛을 말함으로써 나를 사로잡습니다. 한마디로, 응시의 지점은 언제나 보석의 애매모호함을 담고 있지요. (151)

4. 의태

현상적인 차원에서 조망을 통해 내가 나 자신을 그림 속에 얼룩으로 위치시키게 되는 경우라고밖에 설명될 수 없는 사태들이 있습니다. 의태라는 사태가 바로 그것입니다. (153)

그것(바다대벌레)는 스스로 반점이 되고 그림이 되어 자신을 그림 속에 기입해 넣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바로 이것이 의태의 근원적인 원동력입니다. 바로 여기서 주체가 자신을 그림 속으로 기입시키는 근본적인 차원들이 .. 드러납니다. (154)

카이유와는 -[메두사와 그 일당]이라는 소책자에서- 실제로 의태 활동이 펼쳐지는 주요 차원이라 할 수 있는 세 가지 항목을 강조합니다. 변장travesti, 위장camouflage, 위협intimidation이 그것입니다. (155)

실제로 주체가 자신을 그림 속에 끼워넣는 차원은 바로 이와 같은 영역에서 나타납니다.
의태의 효과는 엄밀하게 기술적인 의미에서 위장입니다.
변장의 경우에는 어떤 성적 목적이 있습니다. - 미혹
위협이라고 하는 현상 역시 주체가 자신의 외양을 통해 항상 과대평가되고자 한다는 사실을 함축하고 있습니다. (155)

모방하기, 그것은 아마도 이미지를 재생산하는 것이겠지요. 그러나 근본적으로 그것은 주체가 어떤 기능의 실행에 사로잡혀 자신을 그 기능 속으로 편입시키는 것입니다.
카이유와는 동물 수준에서 관찰되는 의태 현상들이 인간의 예술이나 회화라고 하는 것과 유사함을 확신시켜 주었습니다. (156)

그림 속에는 언제나 응시과 같은 무엇인가가 나타납니다.
그림의 기능은 응시와 관계가 있습니다.
화가는 눈에 양식거리를 주면서도 그림을 보는 이에게 .. 응시(하기)를 포기하도록 권유합니다. (157)
무엇인가가 응시가 아닌(응시하지 않는) 눈에 주어지며, 그것은 응시의 포기와 철회를 수반합니다. (158)

5. 기관

기능이 기관을 만들어낸다는 말은 터무니없는 말입니다. 기능을 가지고는 기관을 설명조차 할 수 없습니다. 유기체 속에 기관으로 존재하는 모든 것은 언제나 복합적인 기능들을 가지고 나타납니다. (158)
경이로운 것은 유기체가 자신의 기관을 가지고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이지요. (159)

우리가 무의식을 언급할 때 중요한 것은 바로 기관과의 관계입니다.
문제는 <성기sexe의 목표 속에서 도달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실재적인 것에 결여되어 있는 것으로서의 남근phallus>과의 관계입니다.
우리가 무의식 경험의 중심부에서 이 기관 - 이 기관은 주체에게 거세 콤플렉스를 통해 조직된 불완전함에 의해 특징지어지는데 - 과 관계하는 한, 우리는 눈이 얼마나 이와 유사한 변증법에 사로잡혀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159)

6. 너는 결코 내가 너를 보는 곳에서 나를 응시하지 않는다.

눈과 응시의 변증법에 어떠한 일치도 없으며 근본적으로 미혹만이 있다는 것을 우리는 첫눈에 알아볼 수 있습니다. 사랑에 빠진 내가 응시를 요구할 때 그본적으로 충족되지 않고 항상 결여되는 것이 있다는, 이는 "너는 절대로 내가 너를 보고 있는 곳에서 나를 응시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159)
역으로, "내가 바라보는 것은 결코 내가 보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 화가와 미술 애호가의 관계는 사람들이 뭐라고 하든 하나의 놀이, 일종의 눈속임 놀이입니다. (160)

응시와 우리가 보고 싶어하는 것의 관계는 미혹의 관계입니다. 주체는 자신이 아닌 다른 것으로 나타나며 그에게 보라고 주어지는 것은 그가 보고 싶어하는 것이 아닙니다. 바로 이를 통해 눈은 대상 a로, 다시 말해 결여( -φ)의 수준에서 기능할 수 있는 것이지요.(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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