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제] 1/18 『기술적 복제시대의 예술작품』, 8~11절

작성자
bomi
작성일
2019-01-18 14:51
조회
758
삶과예술 세미나 ∥ 2019년 1월 18일 금요일 ∥ 발제자: 손보미
텍스트: 발터 벤야민 『기술적 복제시대의 예술작품』, 심철민 옮김, 도서출판 b, 2017


8절 [영화와 테스트 성과]

8_1. 영화배우의 연기는 관객에게 기계장치를 통해서 제시된다. 이는 두 가지 결과를 낳는다.
1) 영화배우의 연기는 일련의 시각적 테스트를 따르게 된다. (시각적 검사의 대상이 된다.)
the performance of the actor is subjected to a series of optical tests.
2) 관객은 배우와의 그 어떤 개인적 접촉으로부터 방해받지 않는 감식자(시각적 검사자)의 태도로 접어들게 된다.

8_2. 관객은 기계장치에 감정이입이 됨으로써만 배우에게 감정이입이 된다. 그러므로 관객은 기계장치의 태도를 넘겨받아서 [직접] 테스트(검사)하는 것이다. 이는 결코 제의적 가치들로 환원 될 수 있는 태도가 아니다.


9절 [영화배우]

9_1. 영화에서는 배우가 관객에게 다른 사람을 연기해 보이는 것보다 기계장치 앞에서 자기 자신을 연기해 보이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54)
"영화배우는 [이런 기계장치 앞에서] 자신이 추방되어 있는 듯한 느낌을 갖는다. ... 그 자신이 휘발되어버리고, 또한 그의 현실, 그의 삶, 그의 음성 그리고 그가 몸을 움직이는 데에 따른 소리 모두를 빼앗겨서, 말없는 하나의 영상이 되는 것이다. ..." - 피란델로 (55)

9_2. 인간은 분명 자신의 살아있는 인격 전체를 가지고는 있지만, 이제 최초로 - 이것이야말로 영화의 작용이다 - 이 인격의 아우라를 포기하는 가운데 활동해야만 하는 상태에 놓이게 된다. 왜냐하면 아우라는 인간이 '지금-여기'에 있는 것과 결부되어 있기 때문이다. ... 배우를 둘러싼 아우라는 탈락되지 않을 수 없다 ... 그가 연기하는 작중 인물을 둘러싼 아우라도 또한 탈락되지 않을 수 없다. (56)


10절 [영화와 신문 등에서 대중의 등장]

10_1. 영화배우는 기계장치 앞에 있는 동안에도 이제 자신이 관계하고 있는 상대는 결국은 시장을 형성하는 구매자 즉 관객임을 잘 알고 있다. 그는 자신의 노동력뿐만 아니라 자신의 몸과 마음 전체를 시장 자체에 양도하지 않으면 안 된다. (62)

10_2. 영화계는 아우라의 위축에 대항하기 위해 스튜디오 바깥에 인위적으로 '유명인'을 만들어낸다. 영화자본에 의해 스타숭배가 장려됨에 따라 유명인[의 인격]이라는 저 마력이- 물론 이 마력은 이미 오래전부터 인격의 상품적 성격이라는 부패한 마력 속에 존재했다.- 온존되고 있다. (62)

10_3. 스포츠 기술만이 아니라 영화의 기술과도 연관되어 있는 하나의 현상은, 영화의 기술이 내보이는 여러 성과들에 누구든지 반半전문가로서 참여하게 된다는 점이다. (63) ... 영화에 출현한다는 것은 오늘날에는 누구에게나 가능한 요구이다. (64)

10_4. 신문이 끊임없이 새로운 정치적, 종교적, 학술적, 직업적, 지역적 독자조직들을 장악함에 따라 점점 더 많은 독자들이 집필자의 대열에 합류했다. ... 작가와 대중이 그 근본적인 차이를 상실하고 있다. ... 노동을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 실무에 필요한 능력의 하나가 된다. 글을 써내는 자격의 기초는 더 이상 특수교육에 있지 않고 종합기술교육내에 있으며, 이리하여 (65) 이 자격은 모든 이들의 공유재산이 된다. (66) 이상의 모든 점은 그대로 영화의 세계에 적용시킬 수 있다. ... 러시아 영화에서 보게 되는 배우들 중 일부는 보통의 (67) 이른바 배우가 아니라 - 우선 무엇보다도 그 노동과정 속에서 - 자기를 표현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68)


11절 [화가와 촬영기사]

11_1. 영화촬영에서 현실을 순수하게 비추어내는 시점, 즉 기계장치라는 이물질로부터 벗어난 시점이란, 어떤 특수한 처리의 결과로 생겨난 것인바, 영화스튜디오에서는 이러한 식으로 기계장치가 현실 속에 깊이 침투되어 있는 셈이다. 기계장치로부터 해방된 듯한 현실감 넘치는 영상 자체가 실은 가장 인공적인 것이 되어 있다. (69,70)

11_2. 화가가 주술가라면 촬영기사는 외과의사다.
화가는 작업할 때 대상과의 자연적인 거리를 관찰하는 데 반해, 촬영기사는 대상의 구조 속에까지 깊이 파고든다.
화가가 만드는 이미지는(회화의 리얼리티 표현은) 총체적인 하나의 이미지이고,
촬영기사가 만드는 영상은(영화의 리얼리티 표현은) 여러 부분들로 잘게 쪼개어진 영상으로서, 이는 나중에 새로운 법칙에 따라 결합된다. (72,73)

11_3. 영화에 의한 리얼리티 표현 쪽이 오늘날의 인간에게 [회화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중요한 것이 되어 있는 것은, 이 영화의 리얼리티 표현이 바로 현실과 기계장치 간의 극히 강력한 상호침투에 의거함으로써 기계장치조차 더 이상 제약이 되지 않는 그러한 현실 파악의 시점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73)


<질문>

1. '스타'는 아우라가 없는가? 혹은 '스타'의 아우라는 '가짜 아우라', 즉 '부패한 마력'인가?

>> 10절, 벤야민의 이야기에 따르면 '스타'는 '아우라의 위축에 대항하기 위해 스튜디오 바깥에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인격'이다. 벤야민은 이를 '마력'이라고 표현하며 '유명인[의 인격]이라는 저 마력'은 '이미 오래전부터 인격의 상품적 성격이라는 부패한 마력 속에 존재했다.'라고 덧붙인다. 우리는 흔히 '스타'에게 어떤 아우라가 있다고 말한다. 벤야민에 따르면 '스타의 아우라'는 '부패한 마력'이다.

2. '역사적 대상의 아우라(2절)'는 '부패한 마력'(10절)인가?

<'역사적 대상의 아우라'와 '부패한 마력'의 공통점과 차이점>
벤야민이 이야기하는 '유명인[의 인격]이라는 저 마력'은 2절에 등장한 '역사적 대상(예술작품)의 아우라'와도 닮았다. 역사적 대상의 아우라는 '지금-여기'라는 아우라의 특성이 '진본성' 개념을 형성하며 생겨난 것이다. ('자연적 대상의 아우라'는 결코 진본성 개념을 형성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 '진본성' 이 다름 아닌 '차이와 등급을 매기는 계기를 마련'해 주고, '이러한 등급 설정의 확립'은 '미술품 거래의 중요한 기능의 하나' (21, 원주3)가 된다. '자연적 대상의 아우라'가 상품거래의 중요한 기능을 마련해 주는 것이라면 이는 분명 '부패한 마력'이라는 상품적 성격과도 통한다. 즉 둘 다 상품화에 이바지한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1) '자연적 대상의 아우라'는 '예술작품'을 상품으로 만들고, '부패한 마력'은 '인격(인간)'을 상품으로 만든다.
2) '자연적 대상의 아우라'는 예술가의(인간의) 작업실에서 생겨나고, '부패한 마력'은 영화 자본에 의해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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