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분적인 연결들>을 시작했습니다.
쉽게 읽히는 문장이 아니라서 고생을 좀 했지만,
전체 그림이 그려지니 확실히 내용도 좋고 흥미진진하네요.

서문 "인류학을 쓴다"에서 쓰고 있는
"칸토어의 먼지(집합)"이 아주 좋았습니다.

프랙탈 구조에서 나타나는 자기복제형 구조,
어떤 스케일이나 수준에서도 동일한 구조나 복잡성이 나타나는 존재방식.
우리의 세계가 이러한 프랙탈의 구조라면
아무리 거대한 담론이든 아무리 사소한 민족지학적 관습이든
거기에는 모두 동일한 양의 복잡성이 있습니다.
그 경우 우리는 전체와 부분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릴 수 있습니다.
즉 <복잡한 전체와 그보다 덜 복잡한 하위부분>이라는 전제가 더 이상 존속하지 못하는 거죠.

칸토어에서 알 수 있듯이, 물론 이는 무한에 대한 사고입니다.
특정 무한보다 더 많은(더 농도가 짙은) 무한이 있고,
그렇지 못한 무한이 있는 것과 동일합니다.

우리의 세계가 이렇다면,
각 부족의 문화가 이런 모습이라면,
특정한 스케일을 관찰하고 다른 문화와 비교하면서 서술한다는 '인류학'이란 도대체 무엇이고 무엇이어야 할까요?
전체를 잡고 그 하위부분을 설명할 수도 없고,
부분들을 모으고 합쳐서 전체가 완성되지도 않습니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식의 '설명'이라는 것이 성립하지 않는 것입니다.
상이한 두 문화 사이의 공통의 비교기준을 세울 수 없는 것도 당연하구요.

과연 이런 상황, 프랙탈로 구성된 세계에서 인류학과 설명, 이해라는 것은 어떻게 가능할까요.
공백과 틈을 포함하고 있는 '부분적인 연결들'이 어떻게 가능할까요.
스트래선은 이 문제를 돌파해 나갑니다(라고 읽었습니다.)

첫시간이니만큼 아직 스트래선의 답이 보이지는 않지만,
최소한 문제의식만큼은 얼추 그릴 수 있습니다.
차차 읽어가면서 스트래선을 탐사해보도록 하죠.

다음 주에는 "[미학]부분2 복잡한 사회, 불완전한 지식"(94~113)을 읽습니다.
재밌게 읽으시고 이야기 나눠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