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제] 2/11『식인의 형이상학: 탈구조적 인류학의 흐름들』, 12장

작성자
bomi
작성일
2020-02-11 03:46
조회
493
인류학 세미나: 2020년 2월 11일 / 발제자 : bomi
에두아르두 까스뜨루, 『식인의 형이상학: 탈구조적 인류학의 흐름들』, 박이대승, 박수경 옮김, 후마니타스, 12장

12장 개념 안의 적대자

1. [안티 나르시스]가 만일 쓰였다면, 그 책은 사유의 경험과 인류학적 픽션의 실행이 되었을 것이다. 여기서 "사유의 경험"이란, (실재적) 경험에 의해 사유 안으로 들어간다는 의미다. 여기서는 경험을 상상하는 게 아니라, 상상하기(=사유 자체)를 경험으로 아는 것이 필요하다. (245)

2. 인류학적 픽션은 원주민의 관념을 개념처럼 고려하기로 결정하고, 이런 결정으로부터 결과물을 뽑아내는 데서 성립한다. 원주민의 관념을 개념처럼 다룬다는 것은, 그 관념을 어떤 이론적 픽션으로 만드는 일이나 마찬가지다. 따라서 [안티 나르시스]의 연구 대상은 원주민의 사유 방식이라기보다는 그 사유의 대상들, 그 사유의 개념이 투사하는 가능 세계다. (246)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메키라 원주민 사유에 대한 한 가지 해석을 제안하는 게 아니라, 그들의 사유와 함께 그리하여 우리의 사유와 함께 경험으로 알기를 실현하는 일이다. (247)

3. 원주민들은 인간 모두와 인간 이외의 비인간적인 다른 주체들도 정확히 "그들처럼" 사유한다고 사유한다. 그들은 모든 존재자가 그들처럼 사유한다는 사실이 바로 관점의 발산 이유라고 사유한다. (247)

4. 원주민의 관념을 개념으로 고려한다는 것은 그 관념이 철학적 의미를 지닌다고, 혹은 철학적으로 사용될 잠재력이 있다고 간주함을 의미한다. (248)

5. 우리가 제안한 경험은 인류학 담론과 원주민 담론 사이에 권리상의 등가성이 있다는 것을 긍정하면서 시작한다. 이러한 등가성은 그 두 가지 담론의 "상호 전제"라는 상황과 거의 같으며, 그 두 담론은 인식 관계에 들어갈 때만 그것들 자체로 존재하는 데에 이르게 된다. 인류학 개념들이 그러한 인식 관계를 현실화한다. 그래서 그 개념들은 내용만큼 표현에서도 완전히 관계적이다. (249)
인류학 개념들은 언제나 반대편을 가리키는 벡터, 맥락을 횡단하는 경계면과 같다. 이 경계면의 기능은, 용어의 기교적 의미를 따르자면, '동일자' 한가운데 있는 '타자', 저기와 같은 여기를 재현하는 것이다. (250)

6. 인류학 개념의 기원과 관계적 기능은 흔히 이국적 단어로 표시된다. (250)
"주체" 및 "대상"의 세계들에서 유래한 개념과 실천 사이의 관계적 공조 속에 인류학의 독창성이 있다. (251)

7. 실재적 철학에 상상적 야생인이 가득하다면, 인류학이 추구하는 지리철학은 실재적 야생인과 함께 상상적 철학을 만든다. (253)

8. 쿨라(원주민의 특정 개념)를 하나의 서술처럼 서술하고, 원주민 종교를 하나의 이해처럼 이해하고, 원주민의 상상을 상상하는 것은 계속 필수적일 것이다. 즉 개념화 방식을 개념으로 변형하고, 개념을 개념화 방식에서 추출한 다음 다시 돌려 주어야 한다. 그리고 하나의 개념은 개념화 방식들 사이이 복잡한 관계, 전개념적 직관들의 배치다. 인류학의 경우, 그런 관계를 맺고 있는 개념화 방식들은 다른 무엇보다 인류학자의 개념화 방식과 원주민의 개념화 방식을 포함한다. 즉, 관계들의 관계다. 원주민의 개념은 인류학자의 개념이다. 물론 구축작업을 통해서 그렇게 된다. (254)

9. "우리" 철학과 아메리카 원주민의 등가성을 식별하려는 모든 시도가 제기하는 최초의 문제는 초월론적 규정으로서의 '적대자'에 의해 구성된 어떤 세계를 사유하는 것이다. (255) 이는 아메리카 원주민의 우주적 실천에 담겨있는 적대자의 내재성이다. 여기서 적대성은 사유의 권리 구조다. 이런 권리 구조는 앎과 맺는 다른 종류의 관계 및 진리의 다른 체제, 즉 식인 풍습, 관점주의, 다자연주의를 정의한다. (256)

10. 원주민의 사유를 사유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내가 말하려는 사유하기란, 양자택일의 용어(합리/비합리, 이성/비이성, 문명/야만)들로 자신을 사유하지 않는 어떤 것으로서 그 타자의 사유를 사유하기, (256) 양자택일의 작동에 완전히 낯선 어떤 것으로서 그것을 사유하기다. (257)

11. 원주민의 사유를 진지하게 고려하고 싶다면 그것(원주민의 사유)를 독사doxa의 형식(의견)도, 논리의 형태(명제)도 아닌, 의미의 실천처럼 고려해야 한다. 즉, "자기 자신을 재현하는 상징"의 자기 참조적 장치, 개념 생산의 자기 참조적 장치로서 고려해야 한다. (259)

12. 인류학이 권리상 되찾아야 할 어떤 것이 있다면, 그것은 타인의 세계를 설명하는 임무가 아니라, "표현 바깥에 존재하지 않는 이 모든 표현된 것이 우리 세계를 채우고 살아가도록 하면서" 그 세계를 증식시키는 임무다. 왜냐하면 우리는 원주민처럼 사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기껏해야 그들과 함께 사유할 수 있을 뿐이다. 이 점에 대해 아메리카 원주민의 관점주의가 담고 있는 분명한 메시지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타인의 시선 속에 표현되는 그대로의 세계를 결코 현실화하려 시도해서는 안 된다는 단언이다. (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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