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제] 3/13 『차이와 반본』 서론_ 반복과 차이 2절

작성자
bomi
작성일
2022-03-13 11:36
조회
363
들뢰즈와의 마주침 세미나 ∥ 2022년 3월 13일 일요일 ∥ 손보미
텍스트: 「차이와 반복」질 들뢰즈, 김상환 옮김, 민음사



서론_ 반복과 차이

2절


2절_1. 반복 철학의 프로그램: 키에르케고르, 니체, 페기

키에르케고르, 니체, 페기는 반복을 언어와 사유의 어떤 고유한 역량, 파토스, 고등 병리학으로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미래 철학의 근본 범주로 만들었다. 이들 각각에게는 어떤 성서, 어떤 연극이 상응한다.
연극에 등장하는 반복의 주인공들: 욥/아브라함(키에르케고르), 디오니소스/차라투스트라(니체), 잔 다르크/클리오(페기)

니체와 키에르케고르에게서 반복은 모든 형식의 일반성에 대립한다. 이들은 ‘반복’이라는 말을 문자 그대로 취하며 문체 안으로 끌어들인다.

<니체와 키에르케고르 사이의 일치>를 말해주는 주요 명제들

1) 반복을 어떤 시험, 선별적 시험 등과 이어놓으며 반복 자체를 새로운 어떤 것으로 만들기. 반복을 의지와 자유가 향하는 최상의 대상으로 설정하기; 중요한 것은 행동이며 반복 자체를 새로운 사태, 즉 어떤 자유, 자유의 임무로 만드는 것이다. 타락과 구원, 죽음과 삶, 질병과 건강의 유희가 모두 반복 안에 동시에 존재한다.

2) 따라서 반복을 자연법칙에 대립시키기; 키에르케고르는 자연법칙적 반복을 획득하려는 노력을 비난하는데 그 이유는 자연법칙에 따르면 반복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자연법칙에 부합하는 모든 것이 의지의 주위에서 변화하기 때문에 반복은 의지의 가장 내면적인 것에 해당한다. 니체는 physis(자연) 안에서 법칙들의 지배보다 월등한 어떤 사태, 모든 변화 들을 가로지르는 어떤 의지, 법칙에 반하는 어떤 역량, 대지의 내면 등을 발견한다.

3) 반복을 도덕법칙에 대립시키기. 반복을 윤리의 지연과 보류로, 선악을 넘어선 사유로 만들기; 반복은 고독한 자, 단독자, ‘사적인 사유자’의 로고스로 나타난다. 그리고 이러한 반복의 담지자를 공적인 교수, 전문적 법률가와 대비시킨다. 키에르케고르에게서 욥은 무한한 항의를, 아브라함은 무한한 체념을 구현하는데 이 둘은 단일한 사태다. 반복은 항의와 체념이 공통적으로 지니는 초월적transcendant(/immanent내재적) 상관항이다. 니체의 분노에 찬 무신론에서 법칙에 대한 증오와 운명에 대한 사랑, 공격성과 동의는 차라투스트라의 두 얼굴이다. 니체는 반복을 도덕법칙의 유일한 형식으로 만들면서 칸트류의 형식주의와 대결한다. 무매개성에 난폭하고 보편성과 독특성을 하나로 엮는 이 형식, 즉 반복의 형식을 통해 일반적 법칙의 특권적 지위를 빼앗고 매개들을 녹여 하나로 만들어 버린다.

4) 반복을 습관의 일반성 들뿐 아니라 기억의 특수성 들에 대립시키기; 외부로부터 응시 된 사이비 반복(습관)으로부터 일반적인 것을 추출 해내는 것, 또 일반성 속에 용해된 특수자 들을 발견 해내는 것(기억). 이 심리학적 운동들은 반복 앞에서 사라진다. 반복은 심리학적 운동을 나타내는 고전적 범주(상기)와 근대적 범주(하비투스)에 대립한다. 반복을 통해 망각은 어떤 실증적 역량이 되고 무의식 또한 비로소 실증적이고 월등한 것이 된다. 모든 것이 역량 안에서 하나로 집약된다. ‘거듭제곱’(‘n승’)의 역량: 단 한 번을 통해 자신을 언명하는 무한자, 한순간을 통해 자신을 언명하는 영원, 의식을 통해 자신을 언명하는 무의식: 존재하는 모든 것의 우월한 형식.


2절_2. 참된 운동, 연극, 그리고 재현

니체의 디오니소스와 키에르케고르의 신에서 각자의 근본적 목표는 상이한 방식으로 드러난다. 하지만 그 목표와 반복의 주제에서 두 사람은 일치한다. 그렇다면 <그 일치는 어디에서 유래할까?>

둘의 모든 저작이 문제 삼고 있는 것은 바로 운동movement이다. 이들이 헤겔을 비난하는 것은 그가 거짓 운동, 추상적인 운동, 다시 말해서 ‘매개mediation’에 머물러 있다는 점 때문이다. 이들은 형이상학인 무매개적인 동작들로 이어지기를 원한다. 모든 재현(즉 매개)을 넘어 정신을 뒤흔들 수 있는 어떤 운동을 작품 안에 생산해야 한다. 직접적으로 정신에 힘을 미치는 어떤 진동, 회전, 소용돌이, 중력들, 춤 또는 도약 들을 고안하는 것이 문제이다. 이들은 철학 안에서 연극에 상응하는 어떤 놀라운 등가물을 발명하고 새로운 철학, 미래의 연극을 동시에 근거 짓는다.

연극은 실재적real 운동이며 자신이 이용하는 모든 기법 들을 통해 실재적 운동을 획득해 간다. 이 운동, 운동의 본질과 그 내면성은 대립도 아니고 매개도 아닌 다만 반복일 뿐이다.

반복의 연극은 재현의 연극에 대립한다. 이는 운동이 개념과 재현에 대립하는 것과 같다.

헤겔은 이념 안에서 독특한 것과 보편적인 것이 맺는 진정한 관계를 일반적 개념과 특수한 것 사이에서 성립하는 추상적 관계로 대체한다. 헤겔은 이념들을 드라마로 극화하는 대신 어떤 개념들을 재현한다. 헤겔은 이런 몰이해에 변증법의 토대를 두고 운동 안에 매개를 도입하기 위해 직접적인(무매개적인) 것을 배반하고 훼손했다. 사변적 차원의 연속적 이행들이 다질적인 것들의 공존 들을 대체하고, 대립 들은 반복 들을 덮어씌워 감추게 된다.

운동은 (대립도 매개도 아닌) 반복이고 여기에 진정한 연극이 있다고 말할 때 우리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비어 있는 무대적 공간, 이 빈 공간이 기호와 가면들에 의해 채워지고 규정될 수 있는 방식, 또 반복이 자기 안에 차이 들을 포괄하면서 하나의 특이점에서 또 다른 특이점으로 직물처럼 짜여나가는 방식이다.

반복의 연극에서 체험할 수 있는 것은 어떤 순수한 힘들이며 공간 안에서 용솟음치는 어떤 역동적인 궤적들이다. 매개물 없이 정신에 작용하며 정신을 자연과 역사에 직접적으로 통합하는 이들: 순수한 힘들: 역동적인 궤적들은 단어들이 존재하기 이전에 말하는 언어, 유기적 신체들보다 앞서 표현되는 몸짓들, 얼굴들보다 앞선 가면들, 등장인물들보다 앞선 유령과 환영들 –현실화하지는 않았지만 실재하는 잠재성- 이다.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기,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기)

<니체와 키에르케고르의 차이>를 말할 때 중요한 것은 ‘운동을 만든다’ 혹은 반복한다, 반복을 획득한다는 것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아는 것이다. 키에르케고르가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은 어떤 신앙극, 영적인 운동, 신앙의 운동이다. (운동을 만든다는 것은 도약한다는 것) 반면에 니체가 보여주는 것은 어떤 불신앙의 연극, 퓌지스에 해당하는 운동의 연극, 어떤 잔혹극이다. (운동을 만든다는 것은 춤춘다는 것) 니체는 영원회귀 안에서 나타나는 반복의 근거를 신의 죽음과 자아의 붕괴 위에 두고 있다. 키에르케고르가 꿈꾸는 결합은 어떤 재발견된 신과 어떤 재발견된 자아 사이에서 성립한다. 둘 사이에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차이 들은 서로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많은 문제를 우리는 아직 해결할 수 없다. 일단은 일반성과 반복 사이에는 환원할 수 없는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확증하는 것으로 만족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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