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상학이란 무엇인가 2장 하이데거의 현상학

작성자
beach21
작성일
2019-04-06 07:13
조회
1321
2장 하이데거의 현상학

1) 현상학에서 존재론으로
후설 현상학의 핵심이 모든 인식의 철저하면서도 <근원적인 정초>에 대한 탐구라면, 또한 후설이 이 탐구를 초월적인 방향으로 밀어 넣는다면, 이 철학이 존재 일반에 대한 이론인 존재론을 요구한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1-1) 존재의 의미
① 하이데거에게서 ‘존재하는 것ce qui est’,과 ‘나는 존재한다’의 <실재성을 보증>하는 것과 <근본적이고 일차적인 실재성이 되는 것>을 묻는 것은 중요한 일이 아니다.
② 진정한 물음은 다음과 같은 것이다.
존재의미는 무엇인가? Quel est le sens de l’être ?
존재로 말미암아 우리는 무엇을 이해하는가?
③ 우리는 우리가 물음으로 정립하는 ‘존재한다’라는 말에 관한 어떤 모호한 이해를 이미 활용하고 있다.
④ 이 의미를 해명하는 분석을 통해 “드러나지 않는”, 또는 “은폐된”verborgen <존재의 구조와 양상>이 점진적으로 드러나며 나타난다.

1-2) 하이데거 현상학의 특징
① 그것은 드러냄의 방법, 열어 밝힘 내지는 해명 Freilegung의 방법 및 해석의 방법이다.
- 이런 방법들은 ‘망각된’ 존재를 복원하고 감춰져 있거나 숨겨져 있는 것을 다시 드러낸다.
- ‘해석학’은 모든 존재하는 것의 구성적 정초이며, 우리의 경험적 세계의 ‘가능성의 조건’인 <존재의 기초적인 구조>를 명확하게 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② 존재자적인 것(존재하는 것, 존재자 das Seiende)과 존재론 적인 것(존재 das Sein 또는 존재하는 것의 의미) 사이에서 <실재와 그 의미>의 대립, <경험적인 것과 초월적인 것>의 대립을 발견할 수 있다.
③ 하이데거에게 있어 물음을 던진다는 것은 여전히 더 깊은 곳으로, 심지어는 초월적 의식 아래로 내려가 ‘정초의 정초fondement du fondement’에 이르기까지 밀고 나가는 것이다.
- 이러한 철저함은 <무néant를 향한 일종의 심연Ab-grund>으로 우리를 이끌며, 이 무는 특정 존재나 존재자보다도 더욱더 철저한 것이다.
- 이러한 기초존재론은 비존재의 존재론(비존재론méontologie)으로 우리를 인도한다.

1-3) 현존재 Dasein
① 하이데거는 의식차원의 심연에 있는 존재론적 구조를 보다 분명하게 자신의 기반으로 삼는다.
② 현존재(Dasein)라는 말을 너무 냉정하면서도 추상적인 표현인 ‘거기 있는 존재 l'être-là’라고 번역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인간 실재la réalité hymaine’(코르뱅Henry Corbin, 사르트르)나 ‘인간실존l'existence hymaine’(드 발론스)으로 번역하는 것이 익숙한 일이 되었다.
- 하이데거는 정반대로 인간적이기보다는 존재론적인 어떤 것을 향하기 위해 의식을 넘어서려고 한다.
- <‘현존재의 거기 Ce là del'être-là’>란 단순히 <‘사실의 현존existence de fait’>만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다. <거기>란 이를 통해서 인간이 어떤 것에 대해 열어 밝혀지는 <근본적인 구조>이다.(발터 비멜).
- 하이데거는 ‘거기 Da’가 ‘열림의 권역ein Umkreis von Offenbarkeit’이자 드러남의 장, 어떤 것을 현시할 수 있는 열림의 장이라고 해명한다.

1-4) 존재함의 의미에 대한 모호하고 피상적인 이해는 철저한 존재론적 탐문을 가능하게 한다.
① 오직 이런 의미에서 [존재와 시간]의 첫 번째 단계는 인간에게서 존재로 나아가는 것으로 나타나며, <존재에 대한 인간의 ‘염려souci’>는 우리에게 있어< 존재가 열어 밝혀지는 열쇠>로 포착될 수 있다.
- 하이데거의 존재론은 인간학을 기반으로 하지 않아서, ‘자아의 특권화’와 같은 표현을 피하려고 한다.
② 이 존재는 스스로를 드러내고, 또한 ‘자기 자신을 드러내는 은폐된 존재’라는 그리스어의 어원을 따라 진리가 참으로 존재하는 그런 존재가 된다.
- 그렇기 때문에 이 존재l'Etre는 하이데거의 논고의 다른 부분에서는 대문자로 기재됨으로써, 그 무조건적인 우위성을 드러내게 된다.
- 하지만 그것은 고전철학에서 말하는 최고 존재라는 형이상학적이고 초험적인 실재는 아니다.

2. 현상학의 지양 또는 폐기 : 존재와 언어
2-1) 존재
① 후설의 ‘환원’에 비견할 수 있는 하이데거의 존재자에서 존재로의 전환에 이르게 되면, 존재에 대한 보다 명시적인 파악을 가능하게 해주는, 존재자의 세계에 대한 괄호치기와 같은 것이 나타나게 된다.
- 모호하면서도 은폐된 힘으로 파악되며, 자기 자신을 현시하고, 그 스스로를 열림의 자리에서 나타나게 하며, 일종의 은총처럼 자기를 나타내며 표현하고 자신의 의미를 제시하는 것, 인간에게 자신을 내어 주려고 내려온 것이 바로 존재이다.
② 인내를 요하는 현상학적 탐구는 갑작스럽게 중단되고 만다. 방법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존재가 인간에게 도래하거나 그 자신을 열어 보여줄 경우, 바로 '그 존재의 터Da'에서 그 터로 인해 인간의 가능성 자체가 나타나기 때문에, 인간은 더이상 자신을 일으켜 세워 그 자신의 길을 열어보일 필요가 없다.
- 존재는 무엇보다도 존재를 지향하는 지향적인 인간 의식으로서 그 존재 자체가 정립될 것이다.
- 존재는 더 이상 초월적 정초가 아니다. 왜냐하면 의미의 원천이자 세계의 구성자인 의식 이외에 초월적인 것은 없기 때문이다.
- 이제 강조점은 존재에 대한 염려에서, (존재-인간이라는 관계의 새로운 핵심인) 언어로 옮겨간다. 왜냐하면 존재는 그 스스로를 열어 주고, 외재화하며 표현하기 때문이다.

2-2) 언어
① 스스로를 제시하는 존재는 귀를 열어 주는 말이 자신의 드러남을 전해 주는 운명에 처한다.
② 의미화에 대한 탐구는 실제로 현상학을 언어 문제의 핵심부와 언어철학에 대한 갱신으로 이끌어 주었다.
- 후설은 이념적 현실성이나 본질로서의 의식의 지향성의 구조 안에서 의미를 탐구했고, 하이데거는 언어 자체에 관심을 두었다.
- 하이데거는 언어를 인간의 의미화하는 행동관계le comportement signifiant de l’homme로서 그리고 의미작용les significations을 현상들로서 연구했다.
③ 하이데거는 [존재와 시간] 이후로 일종의 말에 관한 현상학을 실행했다.
- 그는 어원을 조작하고, 단어의 일상적인 의미를 ‘축소하고’, 단어를 파열시킴으로써 인간의 언어를 의미의 원천에서 포착하고, 말이 지닌 함축적이거나 묻혀있는 의미들을 드러내려고 한다.
- 인간이 생각하거나 말하기 전에도, 존재는 인간에게 말을 하고 언어, 논리 그리고 사유를 가능하게 한다. 이 ‘존재의 목소리’, 이 ‘말해지지 않은 말’, 이 존재론적 언어는 더 이상 인간 의미의 운반자가 아니다.
- 그것은 일종의 신성한 언어이거나 신비로운 상징, 인간의 모든 말의 침묵 속에 거하는 일종의 존재의 드러남이다.
- 존재에 대해 확신하는 시인은 ‘이름 없이 존재하는 것에서 배움을 얻고, 신성한 것에 대해 이름을 부여할 수 있다.

2-3) 하이데거는 기초존재론을 형이상학의 극복으로 간주한다.
① 하이데거가 보기에 철학은 존재와 존재자를 구별하지 못하고 존재자에 도달하려고 집착한 탓에 존재를 상실하고 망각했다.
- 이제 문제는 <형이상학으로부터 존재의 진리에 대한 사유로 가는 길>을 밝히는 것이다.
- 존재 이것은 신이 아니다. 전통적인 신은 존재자이다.
② 하이데거는 신에서 신성으로, 신성에서 신성한 것으로 신성한 것에서 존재의 진리로 귀환한다.
- 이러한 정초를 향한 철저한 귀환을 통해서, 유신론의 소박한 신이나 맹목적 신앙을 자연스럽게 넘어서기를 요구한다.
- 후설은 현상학이 냉정하면서도 객관적이길 원했다. 후설의 현상학은 인간의 파토스를 괄호 안에 넣어버린다.
- 하이데거는 이런 객관주의를 격하시킴으로써, 너무나도 인간적인 인간, 너무나도 존재자적인 존재자의 모든 것을 존재로부터 분리시켜버렸다.
- 그런데 하이데거는 결국 이 멀고도 가까운 존재 주변에, 비장하고 시적이며 신비적인 공명의 세계 un monde de résonances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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