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제] 05/01 플라톤 대화편, 『프로타고라스』

작성자
bomi
작성일
2020-05-01 17:31
조회
472
삶과예술 세미나 ∥ 2020년 5월 1일 금요일 ∥
텍스트: 플라톤 『플라톤전집3』, 천병희 옮김, 숨, 2019. "프로타고라스"



1. 미덕은 가르칠 수 있는 것인가?

<프로타고라스의 연설>

신들이 흙을 빚어 필멸의 종족을 만들었다.

에피메테우스가 각각의 종에게 필요한 능력을 배분했다. 하지만 자신이 배분할 수 있는 능력들을 다 써버리고 이성 있는 인간에게는 아무것도 주지 못했다. 이에 프로메테우스가 기술에 관한 지식과 불을 신들로부터 훔쳐내어 인간에게 가져다주었다. 그리하여 인간은 생존을 위한 지식은 얻었지만, 국가를 경영하는 기술은 얻지 못했다.

인간들은 이제 양식을 구할 수 있게 되었지만, 공동체를 건설하지 못해 야수에게 도륙되었다. 인간 종족의 멸종을 우려한 제우스가 인간에게 염치와 정의를 나눠주었다. 특정 기술은 각 인간에게 제각기 달리 나눠주었지만, 정의와 염치는 모든 인간에게 나눠주었다. 정의와 염치가 소수의 것이 되면 공동체가 생길 수 없기 때문이었다.

미덕은 타고난 것도 아니며 저절로 생긴 것도 아니다. 미덕을 가진 사람은 누구나 애쓰고 노력해 그것을 배운 것이다. 사람들은 타고난 것을 두고 서로 화내거나 비판하거나 가르치거나 징계하지 않는다. 그러나 노력과 수련과 가르침으로 생긴다고 믿는 좋은 것은 누가 이를 갖지 않고 상반되는 나쁜 것을 가지면 분개하고 비판하고 징계한다. 불의와 불경이 바로 미덕과 상반되는 나쁜 것에 속한다. 따라서 미덕은 분명 노력과 배움을 통해 습득할 수 있는 것이다.

미덕은 인간이라면 모두 다 가지는 자질이다. 혹 가르치고 징계해도 반응이 없는 자가 있다면 그는 자질이 없는 자, 치유할 수 없는 자이니, 추방하거나 처형해야 한다. 공동체가 존재하려면 미덕이라는 특정 분야에서는 그 누구도 문외한이어서는 안 된다.

미덕을 향해 나아가도록 조금이라도 남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바람직한 일이다. 그리고 나(프로타고라스)야말로 남들을 능가하며, 내가 청구하는 보수에 상당하는 값어치를 한다고 나는 믿는다.

<해석>

- '미덕'은 국가를 경영하는 기술이라고 프로타고라스는 말한다. 국가를 경영하는 기술은 다름 아닌 공동체를 이루고 살기 위해 필요한 기술이다.
- 프로타고라스는 미덕이 가르칠 수 있는 것임을 역설하며 동시에 미덕, 즉 국가 경영의 기술은 개별적인 것이 아닌 인간이라면 누구나 갖추어야 할 보편적 기술임을 강조한다.
- 프로타고라스가 말하는 '미덕'은 보편적 기술이긴 하지만 누구나 그 기술을 이미 갖추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인간이 보편적으로 갖추고 있는 것은 미덕을 배울 수 있는 자질이다. 따라서 인간이라면 누구나 미덕을 익히고자 노력해야 한다. 그렇다면 미덕은 '배울 수 있는 것'을 넘어 '반드시 배워야만 하는 것'이고 동시에 '가르칠 수 있는 것'을 넘어 '반드시 가르쳐야만 하는 것'이다.

애초에 미덕은 가르칠 수 없는 것이라 주장하 소크라테스는 프로타고라스의 달변에 완전히 매료된다. 그리고 처음 주장을 바꾸어 이제는 "훌륭한 사람들을 훌륭한 사람들로 만들어주는 사람 공부"는 있다고 환신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소크라테스는 돈을 받고 미덕의 기술을 팔 수 있다는, 혹은 그런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소피스트들의 주장을 이제 완전히 긍정하게 된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미덕은 배울/가르칠 수 있는 것이다"라는 말과 "미덕을 가르칠 수 있는 전문가가 따로 있고, 각 전문가의 소양에 따라 가격을 매겨 그 지식을 팔 수 있다"라는 말은 (얼핏 보면 비슷해 보이지만) 실상 전혀 다른 말이기 때문이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의 최초 주장을 수정한 뒤, 곧바로 프로타고라스에게 후속 질문들을 던진다. 후속 질문들이 파고들어 가는 지점은 바로 프로타고라스(소피스트)가 생각하는 '미덕'이 과연 무엇인가? - 무엇이기에 자신들이 그에 관한 전문가이고 따라서 그것을 팔 수 있는 특출한 능력이 자신들에게 있다고 여기는가? - 이다.

이는 프로타고라스의 사유를 검증(공격)하는 것임과 동시에 소크라테스 자신의 사유(소피스트 비판)의 칼날을 더 날카롭게 만드는 과정이기도 하다.


2. 소크라테스의 후속 질문들과 이어지는 고찰들

1) 인간의 미덕은 부분들로 구성되는가? 그럴 경우 부분들은 어떤 종류의 것인가?

2) 정의와 경건: 그것들의 상호관계는 무엇인가?

3) 지혜와 절제: 그것들의 관계를 검토하다.

4) 정의와 절제: 그것들의 관계를 검토하다.

5) 시모니데스의 시를 검토하다: 좋은 것(이다)과 좋아지는 것(되다)의 구별

6) 좋음에 관한 토론

7) 지혜와 용기

8) 쾌락주의

9) 지식의 힘

10) 쾌락과 고통의 측량: 미덕은 측량술

11) 무지한 선택

12) 용기: 두려워할 것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할 것을 아는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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