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제] 7/17 『악덕의 번영』읽기 _ 『말과 사물』 1부 6장 8절

작성자
bomi
작성일
2018-07-17 12:28
조회
1067
푸코: 파레시아 읽기 세미나: 2018년 7월 17일 / 발제자: bomi
미셸 푸코, 『말과 사물』, 이규현 옮김, 민음사,


1. 사드의 리베르티나주 (301)

*libertinage (옮긴이 주)
단순히 무신앙이나 방종의 의미(풍속의 교란)뿐만 아니라, 드러난 진실을 사유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의문시하고 의심과 의혹 그리고 불신에 대한 권리를 요구하는 정신의 성향을 뜻한다.

사드의 지칠줄 모르는 작업에 의해 욕망의 법칙 없는 법칙과 종잡을 수 없는 재현의 면밀한 정돈 사이의 불안한 균형이 겉으로 드러난다. 여기에서 담론의 질서는 한계와 법칙을 내보이지만, (...) 여전히 강력하다. 서양 세계에서 마지막으로 분출된 이 "리베르티나주"의 원리는 아마 여기에 있을 것이다. (이후로는 성性의 시대가 시작된다.)


2. 리베르탱 사드 (301)

리베르탱('리베르티나주'의 정신을 지닌 사람)은 욕망의 모든 환상과 온갖 광란에 굴복하면서도, 명료한 재현을 의도적으로 작동시킴으로써 환상과 광란의 가장 사소한 움직임까지 밝힐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밝히지 않으면 안 되는 자이다.

<리베르탱의 삶을 지배하는 엄격한 원칙order>
- 모든 재현은 살아 있는 육체의 욕망 속에서 곧장 생동하는 것이어야 한다.
- 욕망은 재현하는 담론a representative discourse의 순수한 빛 속에서 표명되어야 한다.

이러한 원칙order으로부터 '장면'의 엄밀한 연속rigid sequence of'scenes'이 유래하고, 또한 육체들의 결합과 the conjugation of bodies 근거들의 연쇄 the concatenation of reasons 사이의 은밀한 균형이 장면의 내부에서 생겨나게 된다.
사드에게서 장면은 재현에 맞춰 정돈된 착란이다.

!>
1804년 프랑스에서는 '리베르탱 정신이상 증세'라는 새로운 의학적 병명이 만들어졌고, 이는 사드를 정신병원(상트펠라지)에 합법적으로 계속 가둘 수 있는 명분이 되었다. 이때 사드의 나이는 63세였다.


3. 돈키호테 그리고 사드의 인물들

근대 문화의 탄생에서 '쥐스틴'과 '쥘리에트'는 아마도 르네상스 시대와 고전주의 시대 사이에서 '돈키호테'가 차지한 것과 동일한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301)

돈키호테는 세계와 언어의 관계를 16세기 사람들처럼 해석하고 (...) 스스로 의식하지 못한 채로 순수한 재현의 방식을 고수했지만, 이러한 재현은 유사성만이 유일한 법칙이었기 때문에, 정신 착란의 우스꽝스러운 형태를 띨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 소설의 2부에서 돈키호테는 그 재현된 세계의 진실과 원칙을 받아들였고, (...) 스스로 광기에 의해 순수한 재현의 세계로 들어가고는 마침내 어느 성에서 재현의 술책에 따라 그저 한 사람의 작중인물이 되어 살아가는 것으로 충분했다. 고전주의 시대의 끝에서 사드의 작중인물들은 돈키호테에 대응한다. 이제 닮음에 대한 재현의 얄궂은 승리가 아니라, 재현의 한계를 강타하는 욕망의 모호하고 반복적인 폭력이다. (302)

'돈키호테'가 고전주의 시대를 열었던 것처럼, '쥘리에트'는 고전주의 시대를 닫는다. (303)


4. 쥘리에트 ; 욕망, 폭력, 잔혹성, 그리고 죽음의 도표table

쥘리에트는 모든 가능한 욕망의 주체이지만, 이 욕망들은 재현에 고스란히 사로잡혀 있다. 왜냐하면 재현은 담론으로 이 욕망들에 마땅한 근거를 제공하고 이 욕망들을 자연스럽게 장면으로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그래서 쥘리에트의 방대한 삶의 이야기는 욕망, 폭력, 잔혹성, 죽음을 통해, 반짝거리는 재현의 도표를 펼쳐 보여 준다. 그러나 이 도표는 매우 빈약한 것이다 .(...) '쥘리에트'에서는, 욕망의 온갖 가능성이 아무런 결함도 없이, 조금의 망설임이나 막힘도 없이 표면으로 드러나도록, 재현된 것의 밀도가 엷어진다. (302)


5. 사드는 고전주의적 담론 및 사유의 극한에 다다르고, 정확히 그 한계에 군림한다. 사드 이후로는 우리가 이제 우리의 담론, 우리의 자유, 우리의 사유로 힘닿는 한 재검토하려고 시도하는 드넓은 어둠의 층이 재현의 차원 아래에서 폭력, 삶과 죽음, 욕망, 성에 의해 곧 펼쳐지게 된다. (303)
전체 0

전체 399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추천 조회
공지사항
[새책공지] 스피노자, 『에티카』 ― 3월 5일 시작!
영대 | 2024.02.15 | 추천 0 | 조회 644
영대 2024.02.15 0 644
공지사항
세미나 홍보 요청 양식
다중지성의정원 | 2022.01.11 | 추천 0 | 조회 2497
다중지성의정원 2022.01.11 0 2497
공지사항
다중지성 연구정원 세미나 회원님들께 요청드립니다.
다중지성의정원 | 2019.11.03 | 추천 0 | 조회 4388
다중지성의정원 2019.11.03 0 4388
공지사항
[꼭 읽어주세요!] 강의실/세미나실에서 식음료를 드시는 경우
ludante | 2019.02.10 | 추천 0 | 조회 4880
ludante 2019.02.10 0 4880
공지사항
세미나를 순연하실 경우 게시판에 공지를 올려주시길 부탁드립니다.
ludante | 2019.01.27 | 추천 0 | 조회 4973
ludante 2019.01.27 0 4973
공지사항
비밀글 인류학 세미나 참가자 명단 - 2019년 12월
다중지성의정원 | 2018.02.26 | 추천 0 | 조회 42
다중지성의정원 2018.02.26 0 42
193
[발제] 4/14 『증여론』, 서문, 1장
bomi | 2020.04.14 | 추천 1 | 조회 572
bomi 2020.04.14 1 572
192
<증여론> 첫 세미나가 4/14(화)에 시작합니다
영대 | 2020.02.23 | 추천 0 | 조회 435
영대 2020.02.23 0 435
191
다음 주 세미나(2/18) 공지입니다
영대 | 2020.02.16 | 추천 0 | 조회 399
영대 2020.02.16 0 399
190
[새책공지] 4/14 마르셀 모스의 <증여론> 시작합니다!
영대 | 2020.02.11 | 추천 0 | 조회 1124
영대 2020.02.11 0 1124
189
[발제] 2/11『식인의 형이상학: 탈구조적 인류학의 흐름들』, 12장
bomi | 2020.02.11 | 추천 0 | 조회 496
bomi 2020.02.11 0 496
188
다음 주 세미나(2/11) 공지입니다
영대 | 2020.02.08 | 추천 0 | 조회 387
영대 2020.02.08 0 387
187
2/4 식인의 형이상학 9장 발제
vanillaice61 | 2020.02.03 | 추천 0 | 조회 485
vanillaice61 2020.02.03 0 485
186
다음 주 세미나(2/4) 공지입니다
영대 | 2020.01.30 | 추천 0 | 조회 490
영대 2020.01.30 0 490
185
1/28 [발제] 『식인의 형이상학』, 7,8장 발제문
dolbi | 2020.01.28 | 추천 2 | 조회 634
dolbi 2020.01.28 2 634
184
[발제] 1/28 『식인의 형이상학: 탈구조적 인류학의 흐름들』, 7,8장
bomi | 2020.01.28 | 추천 0 | 조회 523
bomi 2020.01.28 0 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