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제문 71-82

작성자
commons
작성일
2018-06-30 21:55
조회
598
1. 다양체에 관한 이야기로 돌아가자. 그것은 하나와 여럿이라는 추상적인 대립에서 벗어나고, 변증법에서, 통일성이나 총체성의 수량적 파편이나 유기적 요소로 만드는 것에 벗어나기 위해서이다.
우리는 나무 유형의 다양체와 리좀 유형의 다양체를 구별할 수 있다. 거대-다양체와 미시-다양체, 한쪽에는 연장적이고 나눌 수 있고 그램분자적인 다양체가 있다. 이 다양체는 통합될 수 있고 총체화될 수 있고 조직화될 수 있으며, 의식적이거나 전의식적이다. 다른 쪽에서는 무의식적이고 리비도적인 분자적이고 강렬한(=내포적) 다양체가 있다.

2. 엘리아스 카네티는 .. 두 유형의 다양체를 군중의 다양체와 무리의 다양체로 구분한다. 군중의 특성 중에서 거대한 양, 구성원들의 가분성과 평등함, 중앙 집중, 집단 전체의 사회성, 일방적인 위계적 방향, 영토성이나 영토성의 조직, 기호들의 방출을 주목해야 한다. 무리의 특성 중에서 그 수의 적음 또는 제한됨, 흩어짐, 분해될 수 없으나 가변적인 거리들, 질적 변화, 잔류자나 횡단자로서의 불평등, 고정된 총체화나 위계화의 불가능성, 방향들이 브라운 운동적 다양체, 탈영토화의 선들, 입자들의 투사를 주목해야 한다.

3. 하지만 문제는 ... 동일한 배치물을 형성하는, 동일한 배치물 속에서 작동하는 다양체들의 다양체만이 있을 뿐이다. 즉 군중 속에 있는 무리와 무리 속에 있는 군중, 나무는 리좀 형태의 선들을 갖는 반면 리좀은 나무 형태의 점들을 갖는다. ... 전체를 생산하고 분배하는 하나의 동일한 기계적 배치물, 즉 복합체(=콤플렉스)에 대응하는 언표들의 집합이 있을 뿐이다.

4. 정신분석은 .. 모든 종류의 다양체를 으깨어 납작하게 만든다. 예를 들어 .. 늑대인간의 두 번째 꿈을 보면, 준 안정 상태에서 늑대들은 거대한 사회 기계쪽으로 옮겨간다. 하지만 정신분석은 모든 것은 여전히 아빠에게로 되돌아간다는 주장만 할뿐이다. 실제로 사람들은 리비도의 투자와 역투자는 군중의 동요, 무리의 움직임, 집단적 기호, 욕망의 입자들과 아무 관계도 없다고 믿어왔다.

5. 배치물에 젖어 있는 리비도를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다음 세 가지 모두를 동시에 고려하자.
1) 군중의 분자적 무의식을 갖는 방식, 사회 기계를 분해하거나 조직하는 방식
2) 군중 속의 특정한 개인 스스로가 무리의 무의식을 갖게 되는 방식, 이 무리는 그 개인이 속한 군중속의 무리들과 반드시 닮을 필요는 없다. - 탈개인화 이후의 식별 가능성 획득-
3) 한 개인이나 군중이 자신의 무의식 속에서 다른 군중 또는 다른 개인의 군중들과 무리를 겪게 하는 방식, 사랑의 방식일 텐데, 사랑은 언제나 군중 속에서 한 사람을 포착하고, 그 사람의 고유한 무리와 그의 다양체를 찾아내고, 그것들을 내 것에 결합시키고 내 것들 속으로 그것들을 관통하게 만들고 또한 그 사람의 것을 관통해간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리비도를 이해하기위한 세 지점은 군중속의 분자적 무의식, 그 분자적 무의식의 집단 즉 무리의 무의식, 그리고 자신의 군중에서 새로운 군중이나 무리를 겪어 생성에 참여하는 지점이다.
예를 들어 다음의 기사를 보자.

손흥민은 "만약 내 조국이 나를 부른다면 어디든지 거기 있을 것"이라며 "나는 내 조국을 위해 뛸 수 있는 행운아다. 이런 나라를 가지고 있어서 행복하고 행운이다"고 강조했다.
- 조선 180628

손흥민에게 조국은 그의 분자적 무의식속에서 호명하는 주체이며, 그 호명의 집합이 우리 사회의 애국심의 자발적 동의를 이끌어내는 (붉은 악마류의) 무리의 무의식을 형성한다. 그리고 스스로 조국 사랑을 겪으며, 독일이든 어디서든 그는 식별가능성의 주체를 획득한다.

6. 개인적인 언표는 존재하지 않는다. 언표를 생산하는 기계적 배치물들이 존재할 뿐이다. 그 배치물이 근본적으로 리비도적이며 무의식적이다. 그것은 사람 안에 있는 무의식이다. .. 서로 침투하며 특정 순간에 하나의 동일한 기계적 배치물을 형성하고 리비도의 얼굴 없는 형상을 형성하는 다양체들의 유형에 대해 말할 수 있을 뿐이다. 우리들 각각은 그런 배치물에 사로 잡혀 있다. 그래서 우리자신의 이름으로 말하고 있다고 믿을 때에도 배치물의 언표를 재생산한다. 또한 배치물의 언표를 생산할 때에도 우리 자신의 이름으로 말하고 있다. 이 언표들은 얼마나 기묘한가, 그것들은 진정 광인의 담론이다.

7. 고유명은 개인을 지칭하지 않는다. 반대로 한 개인이 자신의 진정한 고유명을 얻는 것은, 가장 엄격한 몰개성화가 실행되고 난 후에 개인을 관통해서 지나가는 다양체들에 개인이 열릴 때이다. 고유명은 다양체에 대한 순간적 파악이다. 고유명은 강렬함의 장을 통해 이해되는 순수 부정사의 주어이다. - 사랑에 빠진 사람처럼? 그 광인의 신념이 당신과 나를 개인으로 만든다.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광인의 미친 짓이 저 인간의 문명이라는 말이다. 이쯤 되면 우린 허무주의자가 되어야 한다. 하기서 허무는 비인류가 아니라 탈인류의 과정이다. 식별가능성에서 식별불가능성으로의 이행의 과정이지, 식별의 행위마저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모든 생명체는 그들의 운명처럼 식별을 통해 환경과 연합해서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 운명은 태고적부터 생성이라는 긍정이다. 허무의 긍정 그것이 탈주다.

8. 늑대 인간은 자기 자신 안에서 특정한 언표들을 생산하는 기계적 배치물을 사람들이 해명해 줄 때에만 자기 이름으로 말할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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