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와 철학(13) 발제문.

작성자
영수
작성일
2022-02-06 11:34
조회
426
4. 헤겔주의에 반대하여
니체는 신의 죽음을 믿지 않았다. 그는 신의 죽음을 본래적 의미를 소유하고 있는 어떤 사건으로 만들지 않았다. 신의 죽음으로 인해 예수는 [누군가에게] 독점되었고, 예수의 죽음을 강요하는 힘들의 존재의 정도에 의하여 의미를 갖게 되었다. 우리는 예수의 죽음을 우월한 단계로 인도하고, 그에 외관적인 추상적인 죽음과는 다른 것으로 만들 힘이나 권력을 기다리고 있다. 니체는 모든 낭만주의에 반대해서, 모든 변증법에 반대해서 신의 죽음을 불신한다. 인간과 신이 화해할 수 있다는, 인간이 신을 대체할 수 있다는 소박한 신뢰의 시대는 니체와 함께 끝나고 말았다. 니체는 소란스러운 위대한 사건들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한 사건이 사건 자체에 본질을 제공하는 힘들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많은 침묵과 시간이 필요하다.

헤겔에게 의미의 다양성, 본질의 선택, 시간의 필수성은 수많은 외관들이고, 그저 외관에 지나지 않는 것이라면, 보편적인 것과 개별적인 것, 영원한 것과 특수한 것, 무한한 것과 유한한 것, 그 모든 것들은 징후일 뿐이다. 변증법이 다음과 같은 것들을 다루지 못 한다. 무엇이 특수한 것, 개별적인 것, 유한한 것인가? 보편적인 것, 영원한 것, 무한한 것은 무엇인가?
변증법은 대립, 대립의 발전/모순, 모순의 해결에 의해서 작동한다고 하지만, 징후들의 영역을 다루지 못할 뿐만 아니라, 힘들, 힘들의 성질들, 힘들의 관계들에서 파생되는 현실적 요소를 무시한다. 변증법은 징후들 속에 반영되어 있는 뒤집힌 이미지만을 인식하고, 대립으로 살아갈 뿐, 대립의 미분적인, 즉 미묘하고 은밀한 메커니즘을- 위상학적 이동들, 유형학적 변형들- 무시한다.
니체의 가책의 이론은 헤겔의 불행한 의식에 대한 재해석으로 이해되어야만 한다. 외관상 찢어져 있는 의식은 허울 좋은 대립 아래 숨어있는 힘들의 미분적 관계들 속에서 자신의 의미를 발견한다.
하나의 징후는 해석되어야 할 것인데, 차이를 해석하고자 하는 야심이 박탈된 모순은 차이 자체를 오해하고 계보학을 모호하게 전복하려고 한다. 계보학자들에게 부정의 노동은 권력의지의 활동의 천박한 근사치로 보일 뿐이다.

변증법은 인간이 신을 대체했다고 알리지만, 무의 의지를 대체하는 반응적 삶, 이제 자기 자신의 가치들을 생산하는 반응적 삶이 아니라면, 그 대체는 무엇인가라는 물음이 남는다. 모든 변증법은 반응적 힘들의 한계 안에서 움직이고, 전적으로 허무주의적 관점에서 진화한다.
변증법은 불행한 의식, 불행한 의식의 심화, 불행한 의식의 해결, 불행한 의식과 그것의 원천들의 찬양을 발견했지만, 대립 속에서 표현되는 것은 반응적 힘들이고, 부정의 노동 속에서 표현되는 것은 무의 의지이다. 변증법은 원한과 가책의 자연적 이데올로기이다. 변증법은 허무주의적 관점과 반응적 힘들의 관점 속에서의 사유이며, 새로운 사유 방식, 새로운 감각 방식을 창조하는 데 무능한, 근본적으로는 기독교적 사유에 지나지 않는다. 신의 죽음은 변증법적이고 소란스러운 위대한 사건이지만, 반응적 힘들의 소란 속에서, 허무주의의 연기 속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5. 변증법의 화신들
―슈티르너의 경우.
‘인간은 무엇인가?’에서 ‘인간은 누구인가?’로 바뀔 때 ‘누구’에 대한 대답은 질문하는 자 속에 있기 때문에 하나가 아니다.
변증법의 사변적 동력은 모순과 모순을 해결하는 것이며, 그 실천적 동력은 소외와 소외의 제거, 소외와 재점유인데, 이는 궤변을 부리는 기술, 속성들에 대해 토론하고 속성들을 변화시키는 기술, 원한의 기술이다. 변증법은, 자아가 무 속으로 귀착되더라도 주인이 되지 않는 한 멈추지 않을 것이다. 변증법은 종교, 교회, 국가, 제 것을 먹여살리는 모든 힘과 신속하게 타협했다.
슈티르너 속에서 초월은 내재적인 것의 중심에서 초월인 채로 있다. 인간은 ‘절대적이고 신적인 존재’로 보존된다. 최후의 소외는 사라지고, 국가와 종교, 인간의 본질조차 자아 속에서 부정되며, 자아는 자아 자신의 ‘힘’을 위해서, ‘거래’를 위해서, ‘향유’를 위해서 모든 것을 무화시킨다. ‘자아는 모든 것이 아니지만, 모든 것을 파괴한다.’ 모든 것을 무화시키는 자아는 또한 아무 것도 아닌 자아이기도 하다.

6. 니체와 변증법
어떤 저자의 철학적 인식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그의 작업 자체의 변명의, 논쟁적인 방향들을 통해 평가해야만 한다. 니체의 저작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의 저작 전체가 <누구에 반대해> 주요 개념을 이끌어나가고 있는지 보아야 한다.
헤겔의 테마들은 니체 저작 속에서 니체가 투쟁하는 적으로 존재하고 있다. 니체는 독일 철학의 신학적이고 기독교적인 특징, 즉 허무주의적 관점에 빠져 나오지 못하는 철학의 무능함, 그리고 자아, 인간, 인간의 환상들 외에 어떤 것에도 도달할 수 없는 독일 철학의 무능함, 즉 변증법적 변형들의 기만적 특징에 대해 고발한다(슈티르너의 계시적 역할).
니체의 긍정적 임무는 이중적이다. 초인과 가치 전환.
‘누가 인간인가’가 아니라, ‘누가 인간을 극복하는가.’
‘인간은 어떻게 극복될 것인가?’라는 물음. 초인은 인간도 아니고, 이웃도 아니며, 가장 불행한 자도 아니고, 가장 슬퍼하는 자도 아니며, 가장 선한 자도 아니다. 초인은 새로운 감각 방식에 의해서 정의되는 것이며, 인간과는 다른 주체, 인간적 유형과는 다른 유형, 새로운 사유 방식, 신성과는 다른 술어들이다.
가치 전환. 현행의 가치들에 대립하며, 변증법적인 사이비-변형과도 대립한다.
‘새로운 평가 방식’이란 가치들의 변화도, 추상적 교대나 변증법적 전복도 아니고, 가치들의 가치가 파생하는 요소 속에서의 변화와 전복, 가치 전환transvaluation이다.
우월한 인간들 속에서의 부조화는 변증법적 계기들 자체의 무질서, 불복종처럼,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이데올로기의 혼합물처럼 나타난다. 우월한 인간의 통일성은 비판적 통일성이기라면, 변증법이 자신을 위해서 모아들인 조각들, 파편들로 이루어진 모든 것은 그 전체를 묶는 실, 허무주의와 반작용의 실로 통일성을 획득한 것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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