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제] 10/16 <반시대적 고찰1> 1~6장

작성자
rara
작성일
2018-10-16 17:50
조회
816
니체 세미나: 2018년 10월 16일 / 발제자: 김선미
프리드리히 니체, 『비극의 탄생 반시대적 고찰』, 이진우 옮김, 책세상, 1~6장 181~225쪽


반시대적 고찰 1
다비드 슈트라우스, 고백자와 저술가

1.
독일의 여론은 전쟁, 특히 승리로 끝난 전쟁의 나쁘고 위험한 결과에 대해 말하는 것을 거의 금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승리는 크나큰 위험하다고 말해야 할 것이다. 이 승리가 “독일제국”을 위한 독일 정신의 패배, 아니 근절로 바뀔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문화
프랑스 문화는 예전과 다름없이 존속하고 있고, 우리는 여전히 그 문화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인이 프랑스인의 격정적이고 돌발적인 광포에 맞서 내세우는 침착하고 끈기 있는 용감성을 “교양성”(에 대항하여 일깨워주는 일이 가능하다면 그 교양성에 대립하는 진정한 독일적 교양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좋은 문화의 씨앗은 도처에 뿌려졌거나 어린잎이 나오고 있고, 여기저기서 꽃을 피우고 있다는 것이다.
문화는 무엇보다 어떤 민족의 삶의 표현에서 나타나는 예술적 양식의 통일이다.
그런데 우리 시대의 독일인은 일체의 양식들이 뒤죽박죽 섞여있는 혼돈 속에서 살고 있다.
이제까지 독일의 독창적 문화는 존재하지 않았다. 괴테는 우리 독일인은 어제 막 탄생했다. 고 했다.

2.
독일의 교양인들이 가장 만족하고 있는 현상은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그들은 교양의 속물들이다.
속물이란 말은 아주 통속적인 넓은 의미에서 예술을 관장하는 신 뮤즈의 아들, 예술가, 진정한 문화인의 반대를 지칭한다.
교양의 속물은 스스로가 뮤즈의 아들이고 문화인이라는 망상에 빠진 것이다. 그러나 지배권을 장악한 체계적 속물 문화는 바로 체계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아직 문화가 아니다. 나쁜 문화라고도 할 수 없으며 단지 문화의 반대 즉, 지속적으로 정당화 된 야만에 불과한 것이다.

행복, 은밀함, 일상성, 시골풍의 건강, 그리고 아이들 등, 모든 안락함을 세밀한 필치로 그려내는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나타났다. 이 안락한 사람들은 미심쩍은 고전 작가 및 그들에게서 유래하는 계속 탐구하라는 권고와 협정을 맺는다.
이들은 자신들의 안정을 보증하려는 목적을 위해 역사를 장악했고, 안락함을 방해할 것이라고 기대되는 일체의 학문, 특히 철학과 고전 문헌학을 역사학으로 변화시키려 했다.

창조자의 속물적 신조를 감추고 있던 어떤 철학은 일상성을 신격화하는 공식을 고안했다. 이 철학은 모든 현실적인 것의 이성적 성격에 관해 말했고 그렇게 함으로써 교양 속물의 환심을 샀다.
그는 숭고한 걸작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두 가지만을 요구한다. 전원시나 풍자시로 원숭이처럼 현실을 모방하는 것, 혹은 고전 작가의 유명한 작품을 자유롭게 복사는 것
전형적인 속물 다비드 슈트라우스
“정신성으로 완전히 가득 차 있지만 대단히 건강하지 않고 쓸모없는 쇼펜하우어의 철학적 사유”에 대해?

속물 때문에 몰락한 비 속물에 대한 기념제(휠덜린)
휠덜린이 현재의 위대한 시대에서도 과연 올바른 길을 찾아낼 것인가(프리드리히 비셔의 말)
무장하지 않은 영혼 중 하나였다. 그리스의 베르테르였으며, 희망 없는 연인이었다. 아이스킬로스를 연상시키는 그의 문체 속에는 위대성과 충만함과 생명이 들어있다. 그는 사람들이 속물이면서도 여전히 야만인이 아니라는 점을 견딜 수 없었다.“

연설자의 두 번째 고백- ”우리로 하여금 비극적 영혼들이 그토록 깊이 느꼈던 미에 대한 욕망을 초월하도록 만든 것은 의지력만이 아니라 연약함이기도 하다“

승리의 망토가 무언가를 덮지 않겠는가!
프리드리히 비셔가 말로써 고백했던 것처럼, 다비드 슈트라우스는 책으로 신앙고백을 했다. 그리고 그 말과 책은은 모두 냉소적이다.

3.
다비드 슈트라우스는 고백자의 말과 저술가의 행동을 통해 이중의 방식으로 저 속물 교양에 관해 고백한다. ”옛 신앙과 새로운 신앙“이라는 제목의 책

예전에는 순진한 사람들이 그에게서 사상가를 찾았을 것이다. 지금 그들은 신앙인을 발견하고서 실망하고 있다. 그가 침묵했다면 철학자로 남았을 텐데 이제는 어느 누구에게도 철학자가 아니다.
그는 오직 새로운 신앙인이고 싶어 할 따름이며, 자신의 ”새로운 신앙“을 자랑스러워한다. 이 신앙을 글로 고백하면서 그는 ”현대적 이념들“의 교리 문답서를 쓰고 ”미래의 도로“를 건설하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다.

4.
미래 종교의 창시자로서의 속물-이것이 바로 가장 인상 깊은 형태의 새로운 신앙이다. 광신자가 된 속물- 이것이 바로 우리 독일의 현재를 특징짓는 전대미문의 현상이다.

리히텐베르크
”능력이 없는 광신자가 존재한다. 그리고 바로 그들이 정말 위험한 사람들이다.“ 우리는, 이들에 대한 이성의 통제를 위하여, 우선 세 가지 질문에 대한 진실한 대답을 바란다.
첫째, 새로운 신앙인은 자신의 천국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둘째, 새로운 신앙이 그에게 부여하는 용기는 얼마나 멀리까지 미치는가?
셋째, 그는 자신의 책들을 어떻게 쓰는가?
고백자로서의 슈트라우스는 첫 번째 두 번째, 저술가로서의 슈트라우스는 세 번째 물음에 답해야 한다.
5.
그가 하이든을 ”훌륭한 수프“에 그리고 베토벤을 ”사탕과자“에 비교한다면, 우리에겐 단 하나의 사실이 확실해진다, 베토벤은 우리의 베토벤이 아니며, 하이든은 우리의 하이든이 아니다.
그는 베토벤의 교향곡9번 같은 베토벤의 ‘문제작들’속에서는 결코 공적을 발견하지 않는 모양이다.

6.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답- 슈트라우스적 속물은 우리의 위대한 시인과 음악가의 작품 속에서 벌레처럼 살고 있다. 이 벌레는 파괴하면서 살아가고, 먹어치우면서 경탄하고, 소화하면서 숭배한다.

두 번째 물음에 대한 답- 용기와 불손함이 한가지라면, 진정한 용기가 조금도 결여되어 있지 않다. 슈트라우스가 언급한 곳에서 베토벤과 관련하여 말한 겸손은 단지 양식적인 표현에 불과할 뿐 결코 도덕적이 표현이 아니다. 슈트라우스는 승리에 빛나는 영웅이라면 모두 그럴 권리가 있다고 믿는 뻔뻔스러움에 충분히 동참하고 있다. 오래되고 존경할 만한 우주조차, 마치 그의 칭찬을 통해 비로소 신성하게 명명되어야 하고 또 그때부터는 오직 중심 단자인 슈트라우스를 중심으로 진동해야 하는 것처럼, 그의 칭찬이 내버려두지 않는다.

쇼펜하우어가 그의 목구멍에 걸린 것이 분명하다. 그는 헛기침을 함으로써 쇼펜하우어를 떨쳐버리려 하고 있다. 그러나 천진난만한 찬사의 양을 채우기 위해 슈트라우스는 늙은 칸트를 감히 추천한다.
칸트의 이성비판으로부터는 자신의 근대적 이념의 성서를 위해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사실, 사실주의의 마음에만 들게끔 말하고 있다는 황당무계한 사실은 이 새로운 복음서의 두드러진 특징들 가운데 하나다.
이 복음서는 역사 연구와 자연 연구가 힘들게 이뤄낸 성과라고 자평하며, 또 그렇게 함으로써 철학적 요소 자체를 부인한다.

비열한 쾌적함에 관한 이론의 줄기에 붙어서 성장한 심리학적 설명- 베토벤은 피가로나 돈 조반니 같은 곡을 결코 작곡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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