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드디어 제목 그대로 <식인의 형이상학>이 나왔네요.

"식인 풍습은, 나를 보는 정반대의 퍼스펙티브를 흡수하기 위함이다."
이런 말로 정식화할 수 있겠네요.

아라웨테인 부족이 전쟁 포로를 먹는 것은,
인간의 살점이 필요했던 것이 아니며,
포로에게 있는 힘이나 능력을 흡수하기 위해서도 아닙니다.
(이런 논리로 흔히 식인 풍습을 설명하고 있지요. 완전히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어도, 더 새로운 것도 가능하겠지요.)

반대자의 관점, 정반대의 퍼스펙티브를 흡수하려는 목적에서 입니다.
그래서 전쟁포로(가장 반대편에 있는 자)를 먹음으로써,
(심지어 더 반대편에 있도록 만들고자 자기 누이와 결혼을 시키고)
나를 보는 반대의 퍼스펙티브, 나는 적으로 이해하는 퍼스펙티브, 혹은 나를 적으로 구성하고 있는 (일테면) 세계를
나에게 넣음으로서 일체화(incorporation)하기 위함입니다.

이는 결국 스스로를 다양체로 만드는 방식입니다.
하나의 면만 있는 존재가 아니라
다면체, 분리접속(disjunction)적 존재로 드러내는 방법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들뢰즈의 disjunction은 잘 이해된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도 '식인'의 방식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실제로 누군가를 먹는 행위는 아니지만,
스스로를 다양체로 만들고, 반대의 퍼스펙티브를 취하는 무언가를 우리에게서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읽을 수록, 점점 더 재밌어지네요.

다음 주에는 9장과 10장을 읽습니다.
재밌게 읽으시고,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