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2018.4.13] 폭력과 테러…노예선에서 찾은 자본주의 원류 / 문학수 선임기자

보도
작성자
갈무리
작성일
2018-04-16 21:21
조회
483


[경향신문 2018.4.13] 폭력과 테러…노예선에서 찾은 자본주의 원류 / 문학수 선임기자


기사 원문 보기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04131946025&code=960205


"책의 마지막에 카리브해에서 병들어 죽어가는 선원을 보살펴준 흑인 노예의 이야기가 수록돼 있다. 백인 지배층이 부를 축적하는 과정에서 말단에 존재했던 ‘선원들’의 처지도 다양했다. 그중에서도 병들고 돈 없는 선원들은 ‘부두의 낭인’ ‘해변의 약쟁이’로 불렸다. 체사피크에서 찰스턴에 이르는 아메리카의 항구와 자메이카 킹스턴 등지의 부두에는 가난하고 병든 선원들이 넘쳐났다. 그들은 선장에게 얻어맞은 상처가 덧나서, 혹은 서아프리카에서 감염된 말라리아와 기생충으로, 때로는 굶주려 세상을 떠났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그 시신들 가운데 일부를 “흑인들이 온정의 손길로 땅에” 묻었다.

저자는 노예선을 “근대사의 핵심에 있는 엄청난 잔인성과 폭력의 사건”이라면서 “근대 자본주의가 탄생한 역사적 장소”라고 밝힌다. 다시 말해 우리를 휘감고 있는 이 자본주의는 폭력과 테러에 기초해 태동했으며, 그것은 오늘날에도 여전하다는 뜻이다. 후기에서 그는 이렇게 말한다. “노예선에 승선했던 선장과 선원, 그리고 노예들이 그려낸 연극은 전 세계에 불어닥친 자본주의의 부상과 발전이라는 더 큰 연극의 일부에 불과했다.” 2007년 출판 이후, 미국에서 각종 학술상과 출판상을 받은 책이다. 22일 오후 7시 마포구 서교동 ‘다중지성의 정원’에서 저자 마커스 레디커의 화상강연이 마련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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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선 | 마커스 레디커 지음 | 박지순 옮김 | 갈무리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