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제] 3/8 객체지향철학과 건축미학 세미나

작성자
kyu
작성일
2020-03-08 06:21
조회
252
B. 관계들의 소용돌이에서 벗어나기 -------------------------------------------- 발제자: 김성규

객체는 적어도 일곱 가지 대립항과 구별될 수 있으므로 이 대립자들을 더 명료한 방식으로 체계화해야 한다. 그다음에, 모든 논점에 대하여 객체지향적이었던 철학자는 결코 존재한 적이 없기에 라투르가 어떤 의미에서 객체지향 철학자이고 어떤 의미에서 객체지향 철학자가 아닌지 알려면 이런 갈등들 각각에서 그가 어느 쪽을 편 드는지 정확히 짚어내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왜 객체지향 접근법 또는 양극화 접근법이 각각의 상황에서 그것의 급진적 대안과 보수적 대안보다 우수한지도 설명해야 한다. (336.p)

첫 번째 단계는 언급된 차이들 가운데 세가지(객체 대 우유적인 것, 객체 대 국면, 객체 대 성질)는 객체 자체에서 나타나는 내적 분리를 가리키는 것이지, 객체가 어떤 다른 것과 맺고 있는 관계에서 나타나는 분리를 가리키지 않음을 알아채는 것이다. (337.p)

결국 존재자들의 절대적 구체성이라는 라투르의 원리에 따르면 단위체로서의 사물과 그것을 구성하는 다양한 특질들 사이에서는 어떤 구별도 도출될 수 없다. 이런 의미에서 라투르는, 사물이 자기 자신의 특질들과 긴장 관계에 있다는 후설의 모형보다 ‘성질들의 다발’이라는 경험주의적 이론에 더 가깝다.(337.p)

이것들과 다르게도, 남아 있는 네 가지 차이(객체 대 덩어리-세계, 객체 대 인간 주체, 객체 대 관계, 객체 대 조각)는 단일한 객체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분화가 아니라 객체가 다른 무언가와 맺고 있는 관계를 가리킨다. 그리고 이 논점들에 대한 라투르의 견해는 엇갈린다.(337.p)

1. 라투르에게는 한낱 조각들에 불과한 개체들이 파생되어 나온 단일한 블록-세계라는 개념이 없음이 틀림없다. 사실상 라투르의 특정한 행위자들은 서로 단절되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어떤 두 객체도 조금이라도 서로 접촉하려고 한다면 매개자가 있어야 하는데, 이것은 이를테면 파르메니데스에게서는 결코 듣지 못할 주장이다.
2. 틀림없이 라투르는 객체와 그것의 조각들을 진심으로 구별할 작정이다. 그가 뽀빠이와 파손된 전철 차량에도 쿼크 및 전자와 마찬가지로 철학적 권리를 부여한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라투르를 과학적 환원주의자로 오인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주체든 객체는 모든 존재자에 철학적 권리를 부여하기 때문에 라투르는 일부에만 자연적 요소나 과학적으로 환원하는 과학적 환원주의자와는 다르며) ~ 라투르의 블랙박스 이론에 따르면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최종적이고 개봉할 수 없는 상자는 결코 없기에 무한 소급이 불가피하다고 추정했다. 그런데도 복잡한 거시-존재자(관계들로 완전히 정의된 행위소를 말하는거같다.)가 라투르에게 진정한 창발적 실재가 되는 연유를 묻는다면, 그것은 그 존재자의 핵심에 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존재자들을 교란하는 일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판명된다. 다시 말해서, 지하철 열차가 단지 매우 작은 원자들의 파생적 집단이 아닌 이유는 그 열차가 자신의 성분 원자들로 설명할 수 없는 더 큰 규모의 지하철-효과를 다른 존재자들에 미치기 때문이다. 요약하면, 라투르는 창발이라는 기능적 개념으로 방향을 바꾸는데, 사물이 실재적인 것으로 드러나는 것은 그것이 외부 세계에 새로운 영향을 미칠 때이지 그 사물 자체에 있는 어떤 통합적인 창발적 실재 때문이 아니다.

3. 주체/객체 이원론에 대해서는 라투르의 입장이 약간 애매하다.

첫째, 해석은 인간과 객체 사이에서 일어날 뿐 아니라 객체와 객체 사이에서도 일어난다 고 역설하는 주장이 「비환원」에서 재기되며.
둘째, 라투르에게 행위자는 그것에 대한 현재의 인간 접근으로 환원될 수 없다는 사실이 있는데, 요컨대 행위자는 저항한다. 행위자는 인간이 요청하는 일을 언제나 수행하는 것은 아니므로 이 사실은 행위자가 인간에게서 어느 정도의 자율성을 각추고 있음을 뜻한다.

4, 그러나 다른 사물들과 맺는 관계의 문제에 대하여 라투르는 객체와 관계를 구별하고자 하는 어떤 시도에도 반대하는 지극히 급진적인 철학자다. 우리가 이해했다시피 라투르에게 사물은 그것이 다른 존재자들에게 일으킨 교란의 총합일 뿐이다. 사물에는 자신이 다른 사물들과 맺고 있는 관계들 배후에 숨어 있는 불가사의한 잔류물이 전혀 없다.

A. 라투르는 다양한 규모의 행위자들을 어ᄄᅠᆫ 근원적 층위의 물리적 질료(재료)로 환원하려고 하지 않는다.
- (앞에서 말한 뽀빠이 파손된 전철 차량, 군대 등) 객체인 점을 고려하면 라투르는 유물론자가 아니며, 논점 2에 의거하면 라투르는 매우 작은 미시-부분들을 위해 거대한 거시-행위자들을 제거하는 급진주의자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B. 동시에 라투르는 이 행위자들이 서로 단절되어 있다고 본다.(341.p)

앞의 논점 1에 따르면 라투르는, 소통이 아무 문제가 없이 쉽게 이루어지는 원시적 전체이면서 ‘전개체적 특이체들’ 또는 마찬가지로 모호하게 표현되는 어떤 다른 것들도 또한 분할되는 어떤 전체를 상정함으로써 꿩도 먹고 알도 먹으려고 하지 않는다. 현실적 객체들만 존재할 뿐이다. 객체들은 모든 모양과 크기로 나타나고, 그것들은 모두 마찬가지로 어떤 제3항이 항상 연결해야 하는 간극으로 격리되어있다. 라투르는 연결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 반증할 수 없고 전체를 포괄하는 신을 들먹이는 편법을 절대 쓰지 않는다. 오히려 라투르는 국소적 형태의 인과관계에 호소해야 하기에 내가 최초의 “세속적 기회원인론자”로 부르는 그런인물로 여겨져야 한다. 그리고 라투르가 이런 인과적 연결 작업이 문제가 있을뿐 아니라 간극을 연결하려고 임의로 끌어내는 신을 위해 소모되는 작업에 불과한 것도 아니라고 알아채는 한, 그는 대부분의 급진적 접근법을 능숙하게 회피하는 것과 꼭 마찬가지로 보수적 접근법도 능숙하게 회피한다. 형이상학의 중심 문제는 객체와 관계의 상호작용이고, 라투르는 어떤 다른 현대 사상가보다 두 문제에 해결의 실마리를 더 많이 던진다.

객체는 어떤 원시적 전체의 파생물이 아니다.

<일원론자>

피타고라스, 아낙시만드로스는 존재하는 모든 사물의 근원을 아페이론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모든 사물들이 필연적으로 아페이론에서부터 나올 뿐만 아니라 다시 그곳으로 사라져 버린다고 주장하였다.
파르메니데스 세상은 안변한다. 이성만이 존재한다. 감각을 통한 변화는 허상이다.
아낙시만드로스 지금 특정한 사물들 사이에 나타나는 차이는 결국 하나의 통일된 아페이론으로 사라질 일시적이고 부당한 것이다. 일원론 학자들을 말하고있는데, 이론에서의 문제점을 말하고 있는데..

누군가가 그런 이론을 지지한다고 가정하면, 그에게는 미분화된 덩어리-세계와 우리가 명백히 마주치는 특정한 존재자들 사이에는 어떤 종류의 관계가 있거나 아니면 아무 관계도 없을수 있는데, 이 두가지에는 문제가 있는데, 모든 부분이 균일하다고 상정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체 덩어리와 특정한 존재자들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는 전자의 경우에는 균일한 덩어리가 나중에 더떻게 별개의 조각들로 분할될 수 있는지를 알기 어렵고, 전체 덩어리와 특정한 존재자들 사이에 도대체 아무 관계도 없는 후자의 경우에는, 통일된 덩어리-세계가 실제로 우리에게 아무 역할도 수행하지 않는 무의미한 잔류물에 불과하므로 우리는 관념론과 구별할 수 없는 입장에서 경험의 세세한 내용을 대면하게 된다.(343.p)

최근에 들뢰즈의 저작들과 그것들의 주변에서 증식하기 시작한 다양한 가상계의 철학에서 이 입장에 대한 더 약하긴 하지만 더 정교한 형태가 제시되었다. 이런 형태의 입장은 완전히 통일되지는 않은 경험 아래에 어떤 통일된 영역을 규정함으로써 두 세계(잠재태,현실계?)를 가장 잘 이용하려고 한다. 그런 통일된 영역은 덩어리-세계 전체이기는커녕 세계가 순전히 균일해지지 못하게 하는 다른 ‘전개체적’ 구역들로 미리 활성화된 것이다.(344.p)

이 입장은 다음과 같은 장점들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것은 사물이 자신의 현재 현실태로 과잉결정되는 사태를 막으면서도(감탄할 만한 객체지향적 태도) 필요한 작업은 수행하지 않은 채로 사물들 사이에 벌어진 간극을 은밀하게 잇는다(‘급진적’이지만 거부해야 하는 움직임). (344.p)

이런 입장이 확실히 라투르 자신의 입장이 아닌 이유는 그의 행위자들이 처음부터 전적으로 개별적이기 때문인데, 요컨대 그의 철학에는 ‘전개체’ 같은 개념이 들어 있지 않다. 라투르의 행위자들은 ‘연속적이지만 불균일한’ 전체에서 섞이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서로 단절되어 있다. 라투르의 관계주의적 입장에도 불구하고 그에게는 연속체가 존재하지 않아서 그의 관계주의는 가상계의 철학들보다 덜 급진적이라는 사실이 다행스럽게도 수반된다. (345.p)

라투르의 형이상학에서 요람은 자신이 다른 것들과 맺고 있는 관계들의 집합에 불과하더라도 여전히 살구나무가 산출되도록 모이는 관계들과는 다른 관계들의 특정한 개별적 집합체다. 라투르에게는 전개체적 살구나무나 가상적 살구나무가 존재하지 않는데, 오로지 다른 행위소들과 맺고 있는 관계들로 온전히 정의되는 형실적 살구나무가 존재할 뿐이다. (346.p)


객체는 자신의 구성요소들로 환원될 수 없다.(346.p)

형체가 없는 아페이론의 전면적인 급진주의에서 점진적으로 멀어지는 그다음의 조치는 무엇인가? 그것은 라투르가 여전히 거부하는 입장인 유물론일 것이다. (346.p)

일원론이 개체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가상주의(virtualism)가 실재는 기껏해야 전개체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생각한다면, 유물론은 단지 조금 더 양보하면서 객체들이 실제로 존재하지만 궁극적인 미시입자들의 층위에서만 그렇다고 생각한다. 더 큰 존재자들은 모두 관계적 합성물로 해명될 수 있다. (346.p)

아파트 건물이 실제로 원자들의 거대한 조립체에 불과한 이유는 그 건물이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들과 관련될 때에만 건물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쿼크든 전자든 미지의 더 작은 세계 조각이든 간에 궁극적인 입자들만이 자체적으로 존재하며 자신의 실재성을 획득하려고 다른 사물들과 관계를 맺을 필요가 없다.(346.p)

창발적 존재자의 한가지 명백한 특징은 그것이 ‘창발적 특성’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것인데, 이를테면 파리 메트로는 그것의 차량이나 선로, 회전식 개찰구, 고객을 따로 고려했을 때에는 그 어느 것에서도 식별할 수 없는 특질을 나타낸다. (347.p)

또 하나의 측질은 ‘잉여적 인과율’인데, 메트로 열파의 바퀴는 같은 것으로 교체될 수 있거나 심지어 메트로 전체를 반드시 변화시키지는 않으면서 완전히 다른 유형의 바퀴로 교체될 수 있다. (347~348.p)

또 다른 한 특질은 창발적 전체가 자신의 부분들에 소급하여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인데, 메트로의 바퀴는 다른 가능한 맥락에서보다 더 균일한 마찰열을 낼 것이고 파리 메트로가 바퀴와 베어링, 선로의 가장 큰 고객이 된다면 그것들의 세계 시장은 더 표준화될 것이다. (348.p)

데란다가 언급한 마지막 특질은 창발적 전체의 많은 부분이 전체보다 앞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상 전체보다 앞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상 전체에 의해 생성된다는 것인데, 이제 메트로 음악가나 꽃장수, 낙서 예술가 같은 특별한 직업이 있을 수 있으며 누군가가 파리 메트로를 연구하는 학자가 되거나 무언가가 메트로의 터널에서 평생을 지내는 메트로 쥐가 될 수 있다. 이것들 가운데 어느 것도 메트로가 그런 것이 되는 데 필요한 원래 부분들이 아니었지만, 이제는 모두가 다 메트로의 풍성한 창발적 삶에서 분리될 수 없다. (348.p)

요컨대 존재자가 이른바 “본질적” 특질들만이 아니라 자신의 특질들을 전부 갖추고 있다면 다른 바퀴는 완전히 새로운 매트로를 뜻하지 않을까? 절대 그렇지 않다. 사물은 자신이 맺고 있는 관계들로 정의된다고 말할 때 라투르는 그 사물이 다른 사물들에 미치는 외향적이고 관계적인 영향에 관해여 말하고 있는 것이지 그 사물의 실재적이고 내부적인 구성에 관하여 말하고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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