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에 대한 질문? '사는게 힘드냐고--니체가 물었다' 를 중심으로

작성자
youn
작성일
2019-12-29 02:35
조회
522
혁명은 결코 부정적인 것을 거쳐가지 않는다. 부정적인 것에 대한 첫 번째 규정, 곧 문제로서의 문제가 드리우는 그림자라는 규정을 고정시켜놓기 전에 우리는 이미 어떤 두 번째 규정 속으로 떠밀려 가야 했다. 즉 부정적인 것은 거짓 문제의 객관적 신체이고, 그 자신이 이미 스스로 물신이다. 문제의 그림자, 그 부정적인 것은 또한 탁월하고 모범적인 거짓 문제이다. 실천적 투쟁은 부정적인 것을 경유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차이를, 그 차이의 긍정하는 역량을 경유한다. 그리고 의인들의 전쟁은 지고한 능력의 쟁취, 어떤 문제들을 결정하는 능력의 쟁취이다. 의인들은 문제들을 그 진실된 모습에서 복원하면서, 또 의식의 재현과 부정적인 것의 형식들 저편에 있는 이 진실을 평가하면서, 또 마침내 그 문제들이 의존하고 있는 명법들에 다가서면서 그런 능력을 쟁취한다.
차이와 반복/질 들뢰즈 /민음사 449쪽에서 인용

질문 (QUESTION?)

니체는 '인간의 정신은 낙타의 정신에서 사자의 정신으로, 그리고 사자의 정신에서 아이의 정신으로 발전해가는것'으로 보았습니다. 사는 게 힘드냐고 ---- 니체가 물었다/박찬국/21세기북스 47쪽에서 인용

니체는 '사자의 정신은 기존의 가치를 파괴하지만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지는 못한다' 라고 이야기했지요. 기존의 가치와 의미가 붕괴된 자리에 남아있는 가치와 의미의 공백 상태는 정말이지 견딜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기존의 가치와 의미가 무너지고 '왜 살아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이 결여된 상태를 두고 니체는 니힐리즘(nihilism,허무주의)이라 명명하며, 이러한 니힐리즘의 상태야 말로 인간이 견딜수 없는 가장 큰 고통이라고 말했습니다. 저 역시 니힐리즘의 상태를 큰 고통으로 느꼈습니다. 그것은 저에게서 삶의 활력과 웃음을 앗아간 대신에 무기력과 우울한 얼굴을 남겨주었습니다.
사는 게 힘드냐고 ---- 니체가 물었다/박찬국/21세기북스 51쪽에서 인용



삶을 살아가면서 허무주의에 빠져 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제가 보기에 허무주의는 크게 봐서 두가지 경우에서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하나는 이것도 맞고 저것도 맞다고 하는 상대주의적 태도에서 그리고 다른 하나는 이것도 틀리고 저것도 틀리다고 하는 부정적 태도에서 허무주의는 발생합니다.

제가 문제 삼고자 하는 부분은 후자의 경우 즉 부정적 태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여러분도 알다시피 니체는 부정을 이야기하면서 모든 가치를 부정한 후에 느끼는 사자의 허무주의를 이야기합니다.

이때 사자가 선택할수 있는 길은 두가지일 것입니다. 하나는 또 다른 새로운 적을 향해서 떠나면서 전투를 준비하는것, 또 다른 하나는 '아이의 긍정에 빠지는길' 일 것입니다. 진정한 자기 극복은 '아이의 긍정에 빠지는 길' 일 것입니다.



아이처럼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이 말은 곧 인생을 유희처럼 사는 상태를 가리킵니다.우리가 어떤 재미있는 놀이에 빠져 있을때 우리는 '왜 이 놀이를 해야 하는가' 라는 물음을 제기하지 않습니다. 그냥 그 놀이가 재미있어서 놀 뿐이지요.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순간에 '왜 이 놀이를 해야 하지?' 라며 놀이의 의미를 묻게 될까요? 그것은 바로 놀이의 재미가 사라졌는데도 계속해서 그 놀이를 해야 할 때입니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인생이 하나의 재미있는 놀이로 여겨지는 사람은 '이 놀이를 계속해야 하는지'를 묻지 않습니다. 그저 삶이라는 놀이에 빠져서 그것을 즐길 뿐이지요. 우리가 삶의 의미를 묻게 되는 것은 삶이 더 이상 재미있는 놀이가 아니라 그저 자신이 짊어져야 할 무거운 짐으로 느껴질 때입니다. 그때 우리는 삶을 무거운 짐으로 느끼면서 '왜 이 짐을 짋어져야 하지?'라고 묻게 되는 것입니다.
사는 게 힘드냐고 ---- 니체가 물었다/박찬국/21세기북스 60쪽에서 인용



사자가 허무주의에 빠지지 않고 극복할수 있는 길은 아이의 긍정에 도달하는 것임을 그 누구도 부정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제가 묻고자 하는 지점이 바로 이 지점입니다. 인생을 살면서 한번도 가치를 부정하지 않고 혹은 허무주의에 빠지지 않고 참다운 긍정에 도달할수 있느냐? 입니다.

들뢰즈는 혁명은 결코 부정적인 것을 거쳐가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실천적 투쟁은 부정적인 것을 경유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차이를, 그 차이의 긍정하는 역량을 경유한다.라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들뢰즈가 말하는 긍정은 부정을 거치지 않는 순수한 긍정을 말하는 것이 될 것입니다.



니힐리즘에 빠지지 않았더라면 저는 계속 낙타의 정신에 머물러 살고 있었겠지요. 무엇이 진정한 삶인지에 대한 고뇌도 하지 않은 채 기존의 사회가 정해준 삶의 방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었을 것입니다. 하이데거와 같은 철학자는 이런 삶을 '세상 사람의 삶' 니체는 '말세인의 삶'이라고 일컫습니다. '세상 사람의 삶'이란 자기를 상실하고 세간의 가치를 추구하는 데 빠져 있는 삶이고, '말세인의 삶' 이란 밑바닥까지 전락한 인간의 삶이라는 의미입니다.
사는 게 힘드냐고 ---- 니체가 물었다/박찬국/21세기북스 55쪽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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