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때문에 한동안 쉬었다가 오랜만에 세미나를 했네요.
다들 무척 반가웠습니다.
더욱이 오랫동안 기다렸던 <증여론>을 읽기도 했으니!

우선 <증여론>의 기본 테마는,
'증여(선물)와 그에 수반되는 의무적 답례'입니다.

언뜻 보면 당연한 이야기지만,
모스는 이 테마를 토대로 원주민 사회 전체의 작동방식을 그려냅니다.
물론 단순히 자의적인 테마는 아니며,
원주민 사회를 오랫동안 관찰하고 고민해서 얻어낸 이론적 토대이겠지요.

증여나 선물, 혹은 '준다'의 범위는 매우 넓습니다.
값나가는 물건은 물론이고, 음식, 명예, 의무(해야할 일), 여자, 아이, 전통, 의례 등등
이 모든 것들이 '준다'는 행위의 대상입니다.
"어떻게 이런 것들도 '준다'는 것이지?"라고 접근하기보다, 아마도
이런 것들도 줄 수 있도록 '준다'는 말의 의미를 우리 의미와 다르게 만들어내야 겠지요.

또한 답례를 해야하는 의무도 처벌이 부과되는 법적 의무는 아닙니다.
그런 점에서 서구적/근대적 계약(의무)와는 구별됩니다.
법적 의무보다도 사회적, 도덕적, 윤리적, 감정적 의무가 두드러지며,
그래서 어길 수도 있지만,
그러면 병이나 죽음, 따돌림(?) 같은 것을 당하게 됩니다(그렇다고 믿습니다).
그러한 우주론적/형이상학적 체계이지요.

아직은 초반이라 이러한 내용과 사례만 소개해서, 이런 사회의 원리와 의미는 밝혀지지 않았네요.
(그래도 사례가 매우 신기하고 재밌네요)
차차 그 의미도 더 밝혀지리라 기대해봅니다.

다음 주에는,
제2장 <증여체계의 발전>의 처음부터 3절 명예와 신용까지(91-151)까지 읽습니다.
재밌게 읽으시고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