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2_발제] 제5고원(p.247-258)

작성자
objectapple
작성일
2018-12-22 11:31
조회
648
제 5고원. 기원전 587년 및 서기 70년 – 몇 가지 기호 체제에 대하여


p. 247

정념적 체제 또는 주체화의 체제

원들 또는 팽창하는 나선과 관련을 맺고 있는 의미생성의 중심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며 단지 선의 출발점을 제공하는 주체화의 점이 존재한다. 기의-기표 관계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 기호에서 기호로 가는 순환성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기호가 주체들을 가로질러 휩쓸려 들어가는 선형적 과정이 존재한다.

1) 제국들과 대립되는 유대인들 : 신은 자신의 얼굴을 철회하며, 도주선 또는 탈영토화의 선을 그리기 위해 주체화의 점이 된다. (...) 유대 민족은 배반을 위해 그리고 새로운 땅을 위해 언표의 주체를 구성하며, 순환적인 팽창 대신에 항상 갱신될 수 있는 계약 또는 선형적 “과정”을 형성한다.
2) 이른바 근대 철학 또는 기독교 철학 : 고대 철학에 대립되는 데카르트. 일차적인 것, 절대적으로 필연적인 주체화의 점으로서 무한의 관념이 있다. 코기토, 의식, “나는 생각한다”는 자기 자신의 사용을 반성하며 방법적 회의를 통해 표상된 탈영토화의 선을 따라서만 그 자신을 파악하는 언표행위의 주체이다.
3) 19세기의 정신의학 : (클레랑보) 기호가 하나의 절편 또는 선형적 과정의 끝까지 가야만 새로운 절편 또는 선형적 과정을 시작할 수 있는 반면, 편집증적 망상의 경우 기호들은 모든 방향으로 전개되고 수정되는 그물망을 끊임없이 형성한다. 마찬가지로 코기토는 다시 시작되어야만 하는 선형적인 시간적 과정을 따른다. (...) 선형적인 운동이 있는 동안은 복수가 사용된다. 하지만 다른 운동이 다시 시작되기 전에 휴식이나 정지가 나타나 하나의 운동이 끝났음을 확정하자마자 <단수>로 복귀하게 된다. 근본적인 절편성. 다른 과정이 시작되기 전에, 그리고 다른 과정이 시작될 수 있으려면, 하나의 과정이 종결되어야만 한다(그리고 그것이 명시되어야만 한다).

inq. 막이 오른다. 막이 내린다. 절편성. 막과 주름.

p. 249
후-기표작용적 체제의 정념적 선은 주체화의 점에 기원을 두고 있다. (...) 이 점에서 출발해서 주체적 기호계에 특유한 특질들을 발견할 수 있기만 하면 충분하다. 이중적 외면, 배반, 유예된 실존 따위 말이다.

한 개인에게 강요된 잡다한 형식의 교육이나 “정상화”는 그 개인이 주체화의 점을 변화시키도록 만든다. 항상 더 높게, 항상 더 고귀하게, 가정된 이상에 항상 더 잘 순응하도록.

그 다음에는 주체화의 점으로부터 언표행위의 주체가 나온다. 이 주체는 주체화의 점을 통해 결정된 정신적 실체와 관련되어 있다. 그리고 언표행위의 주체로부터 이번엔 언표의 주체, 말하자면 지배적인 실재에 순응하는 언표들 안에 묶인 주체가 나온다. (방금 말한 정신적 실재는 단지 지배적 실재의 일부일 뿐이다. 비록 지배적 실재에 대립되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말이다).

중요한 것, 즉 후-기표작용적인 정년적 선을 주체화의 선 또는 예속의 선으로 만드는 것은 두 주체의 구성 또는 두 주체의 이중화이며, 한 주체가 다른 주체로, 즉 언표행위의 주체가 언표의 주체로 밀려나는 작용이다.(“언표 안에 언표행위의 과정을 찍기”) 의미생성은 언표행위를 실질적으로 획일화하지만, 주체성은 이제 그것을 개체화한다. 개인적 개체화이건 집단적 개체화이건 말이다.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실체는 주체가 되었다. 언표행위의 주체는 언표의 주체로 밀려난다. 언표의 주체가 자기 차례가 오면 다른 과정을 위해 언표행위의 주체를 공급하기는 하지만 말이다. 언표의 주체는 언표행위의 주체의 “응답자”가 되었다. 일종의 환원적 반향언어를 내놓으며, 일대일 대응 관계를 맺으면서. 이 관계 또는 이 밀려남은 정신적 실재가 지배적 실재로 밀려나는 작용이기도 하다. 내부로부터 기능하는 지배적 실재에 대한 호소는 언제나 존재한다. (구약, 종교개혁, 상업 및 자본주의)

권력의 초월적 중심조차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 오히려 “실재계”와 뒤섞여 있으며 정상화를 통해 작동하는 내재적 권력이 필요하다. 여기에는 이상한 발명이 존재하는 것이다. 마치 이중화된 주체가 어떤 형식의 관점에서는 언표들의 원인이라도 되는 것처럼. 그러나 사실 또 다른 형식의 관점에서 보자면 이중화된 주체는 이 언표들의 부분인데 말이다. 기표작용적 전제군주를 대신하는 주체-입법자의 역설이 이것이다. 네가 지배적인 실재의 언표들에 복종하면 할수록, 너는 언표행위의 주체로서 정신적 실재 속에서 더욱더 명령한다. 왜냐하면 결국 너는 너 자신에게만 복종하는 것이고, 네가 복종하는 것은 바로 너이기 때문이다! 네가 이성적인 이상 명령하는 것은 바로 너 자신일 뿐이다...... .

사람들은 예속의 새로운 형식을, 즉 자기 자신 또는 순수 “이성” 또는 코기토의 노예 되기를 발명했다. 순수 이성보다 더 정념적인 것이 있을까? 코기토보다 더 차갑고 극단적이고 타산적인 정념이 있을까?

inq. “정상화”와 비정상(혹은 정신병자), normal-abnormal
코기토의 노예 되기

p. 252
알튀세르는 사회적 개인들이 주체로 구성된다는 점을 잘 파악해냈다. 그는 그것을 불러 세우기라고 명명한다. (어이, 거기, 당신!) 그는 절대적 <주체>를 주체화의 점이라고 부른다.

벤베니스트, 코기토에 아주 가까운 기묘한 언어학적 관상학. <너>는 분명히 이야기가 전달되는 인물을 가리킬 수도 있지만, 나아가 각자가 주체로서 구성되는 기반인 주체화의 점이기도 하다. 언표행위의 주체로서의 <나>는 언표 안에서 자기 자신의 사용을 언표하고 반성하는 인물을 가리킨다.(“비지시적인 텅 빈 기호”)

하지만 언어학적 작용은 중요하지 않다. 왜냐하면 주체란 존재하지 않는다. 언표행위라는 집단적 배치물들만이 존재한다. 주체화는 여러 배치물 중의 하나일 뿐이며, 그렇기 때문에 언어의 내부적 조건이 아니라 표현의 형식화 또는 기호 체제이다. 또한 알튀세르가 말하듯이 이데올로기를 특정지었던 운동도 중요하지 않다. 기호 체제 또는 표현의 형식으로서의 주체화는 하나의 배치물과 결부되어있다. 즉 주체화는 어떤 권력의 조직화와 결부되어 있는데, 이것은 이미 경제 안에서 충만하게 기능하고 있지만 최종 심급에서 실재계로서 결정된 내용들 또는 내용들의 관계에 중첩되지는 않는다. 자본은 가장 뛰어난 주체화의 점이다.

p. 253
정신분석적 코기토. (...) 하지만 그가 다른 곳에서 말하거나 행하는 모든 것 속에서 그는 언표의 주체이며, 영원히 정신분석되고, 선형적 과정들을 옮겨 다닐 것이며, 정신분석가를 바꾸더라도 지배적 실재의 정상화 작용에 더욱더 굴복하게 될 것이다. 바로 이런 의미에서 정신분석은 자신의 혼합된 기호계 속에서 주체화의 선에 완전하게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p. 253
편집증적 체제의 두 축 ① 기호는 (기표를 통해) 다른 기호를 지시, ② 다른 한편으로는 기표는 기의를 지시

정념적 체제, 주체화의 선 역시도 두 축을, 통합축과 계열축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방금 보았듯이 첫 번째 축은 의식이다. 정념으로서의 의식은 정확히 말하면 두 주체의 이러한 이중화, 즉 언표행위의 주체와 언표의 주체로의 이중화이며, 전자가 후자로 밀려나는 작용이다. 하지만 주체화의 두 번째 형식은 정념으로서의 사랑, 정념-사랑, 다른 유형의 분신, 이중화, 밀려나기이다. 여기서도 여전히 가변적인 주체화의 점은 두 주체를 구분하는 데 기여한다.

코기토가 자아만을 위한 정념인 것과 마찬가지로, 정념적인 사랑은 둘인 코기토이다. 정념-사랑에 잠재적인 유일한 주체의 이중화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코기토에는 잠재적인 커플이 있다. (...) 주체화의 선은 <분신>에 의해 완전히 점유되어 있지만, 두 종류의 분신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 선은 두 가지 형상을 갖는다. 즉 의식의 통합체적 형상 또는 의식적 분신은 형식과 관련되어 있고(<자아>=<자아>), 커플의 계열체적 형상 또는 정념적 분신은 실체와 관련되어 있다.(<남자>=<여자>, 여기서 분신은 직접적으로 성의 차이이다).

inq. Jung, 자기통합 (페르소나-그림자, 아니마-아니무스, 마성인격, 자기통합)

p. 256
혼인은 커플의 발전이다. 관료주의가 코기토의 발전인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하나는 다른 하나 안에 있다. 사랑의 관료주의와 관료주의적 커플. 분신에 관해 너무 많은 것이 씌여졌다. 되는 대로, 형이상학적으로. 분신은 도처에, 모든 거울 속에 있게 되었다. 분신의 고유한 체제는 알 수 없게 되었다.

p. 256

다른 체제의 기표작용적 잉여와는 다른 잉여가, 의식과 사랑의 잉여가 존재한다.

기표작용적 체제에서 잉여는 기호들 또는 기호의 요소들(음소, 문자, 한 랑그에서 일군의 문자들)을 변용시키는 객관적 빈도라는 현상이다. 각 기호와 관계를 맺고 있는 기표의 최대 빈도가 있고 또 다른 기호와 관계를 맺고 있는 기호의 상대 빈도가 존재한다. 각 격우에 우리는 이 체제가 일종의 “벽”을 전개한다고 말할 수 있다. 기호들이 기표 및 다른 기호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여기에 기입되는 것이다.

반대로 후-기표작용적 체제에서 잉여는 주체적 공명이라는 현상으로 나타나며, 무엇보다 연동소, 즉 인칭 대명사와 고유명사를 변용시킨다. (...) 하지만 이번에는 의식이 기재되는 벽 대신 의식과 열정을 끌어당기는 검은 구멍이 있으며, 그 안에서 의식과 열정이 공명한다. 트리스탄은 이졸데를 부르고, 이졸데는 트리스탄을 부른다. 두 사람 모두는 물결에 이끌려 자기 의식의 검은 구멍, 죽음으로 나아간다.

언어학자들이 잉여의 두 형식인 빈도와 공명을 구분할 때, 그들은 종종 후자에 단지 파생적 지위만을 주곤 한다. 사실상 문제가 되는 것은 두 기호계이다. 그것들은 섞여 있지만 서로 구분되는 원리를 갖고 있다. (...) 기표작용적 체제와 주체적 체제, 그리고 그 각각의 잉여를 구분하는 가장 본질적인 것은 그것들이 수행하는 탈영토화의 운동이다. 기표작용하는 기호는 다른 기호들만을 가리키고 기호들의 집합은 기표 자체만을 가리키기 때문에, 그에 상응하는 기호계는 높은 수준의 탈영토화를 행한다. 하지만 그것은 여전히 빈도로서 표현되는 상대적 탈영토화이다. 이 체계 안에서 도주선은 부정적 기호를 부여받기 때문에 부정적인 것으로 머문다.

우리는 주체적 체제가 완전히 다르게 진행한다는 것을 보았다. 여기에서 기호는 다른 기호와의 의미 생성 관계를 깨트리고 긍정적 도주선 위로 질주하기 때문에, 기호는 의식과 정념의 검은 구멍 안에서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절대적 탈영토화에 도달하는 것이다. 코기토의 절대적 탈영토화.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주체적 잉여는 기표작용적 잉여 위에 접목되어 거기서 이차적인 잉여로서 파생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p. 257
사태는 우리가 말한 것보다 훨씬 더 꼬여 있다. 주체화는 도주선에 긍정적 기호를 강요하며, 탈영토화를 절대에까지 가져가며, 강렬함을 가장 높은 정도로까지 가져가고, 잉여를 재귀적 형식으로까지 가져간다 등. 하지만 주체화는 이전 체제로 되떨어지지 않으면서도 자신이 해방시킨 긍정성을 부인하거나 자신이 달성한 절대를 상대화하는 제 나름의 방식을 갖고 있다. 이 공명의 잉여 안에서 의식의 절대는 무력(無力)의 절대이며 정념의 강렬함은 공(空)의 열기이다. 이는 주체화가 본질적으로 유한한 선형적 과정을 구성하며, 그래서 다음 과정이 시작하기 전에 한 과정이 끝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코기토는 항상 다시 시작하며, 정념 또는 불평은 항상 되풀이된다. 모든 의식은 제 나름의 죽음을 추구하고, 모든 열정-사랑은 제 나름의 끝(fin)을 추구한다. 이것들은 검은 구멍에 끌려가며, 모든 검은 구멍들은 함께 공명한다. 이를 통해 주체화는 도주선에 끊임없이 그 선을 부인하는 절편성을 강요하며, 절대적 탈영토화에 끊임없이 그것을 가로막고 우회시키는 소멸의 점을 강요한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표현의 형식들 또는 기호 체제들은 여전히 지층이기 때문인 것이다(우리가 그것들을 그 자체로 고려해서, 내용의 형식들을 추상하더라도 말이다). 또한 주체화도 의미생성 못지않게 지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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