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9_발제] 제5고원(p.258-271)

작성자
objectapple
작성일
2018-12-28 11:15
조회
410
제 5고원. 기원전 587년 및 서기 70년 – 몇 가지 기호 체제에 대하여


p. 258, 배치물 뒤집기

인간을 구속하는 주된 지층들은 유기체, 의미생성과 해석, 주체화와 예속이다. 이 지층들이 모두 함께 우리를 고른판과 추상적인 기계로부터 분리시킨다.

사실 고른판과 추상적인 기계에는 더 이상 기호체제는 존재하지 않으며, 도주선이 자신의 고유한 잠재적 긍정성을 발휘하고 탈영토화가 자신의 절대적 역량을 발휘한다. 이제 이 점과 관련해서 중요한 것은 가장 적당한 배치물을 뒤집어주는 것이다. 지층들을 향해 있는 면으로부터 고른판 또는 기관없는 몸체를 향해있는 다른 면으로 말이다. 주체화는 욕망을 과잉과 이탈의 지점으로 데려가서, 욕망이 검은 구멍 안에서 소멸되거나 판을 바꿔야 하도록 만든다.

탈지층화하라, 새로운 기능 위에, 도표적인 기능 위에 자신을 개방시켜라. 그래서 의식이 스스로의 분신이 되지 않게 만들고, 열정이 다른 이에 대한 분신이 되지 않게 만들자. 의식을 삶의 실험으로 만들고, 열정을 연속된 강렬함의 장으로, 입자-기호들의 방출로 만들자. 의식과 사랑으로 기관없는 몸체를 만들자. 주체화를 소멸시키기 위해 사랑과 의식을 이용하자. (...) 동물-되기를 위해 나는 생각한다를 이용하고, 남자의 여자-되기를 위해 사랑을 이용하자. 의식과 정념을 탈주체화하자. (...) 말을 더듬는 자가 되어라, 모국어 속에서 외국인이 되어라.

inq. 판을 바꾸다, 판을 뒤집다, 대세가 기울었다

p. 259

세 가지 유형의 탈영토화
1. 상대적이고, 지층들에 고유하며, 의미생성과 더불어 정점에 이르는 탈영토화
2. 절대적이고, 아직 부정적이고 지층적이며, 주체화에서 나타나는 탈영토화(<이성>과 <정념>)
3. 고른판 또는 기관 없는 몸체 위에서의 절대적이고 긍정적인 탈영토화의 가능성

몇 가지 기호계
1. 전-기표작용적 기호계 : 여기서는 언어의 특권을 나타내는 “덧코드화”가 널리 시행됨, 여기서 언표행위는 집단적이고, 언표들 자체는 다의적이며, 표현의 실체는 다양함. 또한 여기서 상대적 탈 영토화는 국가 장치를 막아내는 절편적 계통들과 영토성들이 대면함으로써 결정됨.
2. 기표작용적 기호계 : 여기서 덧코드화는 기표와 기표를 방출하는 국가 장치에 의해 완벽하게 수행됨. 순환성의 체제 안에서 언표행위는 획일화되고, 표현의 실체는 통일화되고, 언표들은 통제됨. 여기서 상대적 탈영토화는 기호들 간의 영속적이고 잉여적인 지시에 의해 최고 지점에 이르게 됨.
3. 반-기표작용적 기호계 : 여기서 덧코드화는 표현의 형식 또는 언표행위의 형식으로서 <수>에 의해 확보되고 또 그것이 의존되는 <전쟁기계>에 의해 확보된다. 또한 탈영토화는 능동적인 파괴선 또는 소멸의 선을 따름.
4. 후-기표작용적 기호계 : 여기에서 덧코드화는 의식의 잉여에 의해 확보됨. 비록 여전히 부정적인 방식으로이기는 하지만, 권력을 내재적으로 조직화하고 탈영토화를 절대적인 것으로 끌어올리는 정념적 선 위에서 언표행위의 주체화가 산출됨.

p. 260
기호계들의 두 측면 – 혼합과 변형
1. 혼합
이 기호계들은 내용의 형식으로 만들어진 추상 작용이면서도 구체적이다. 하지만 그것은 이 기호계들이 혼합된 조합을 이루는 한에서만 그러하다. 모든 기호계는 혼합되어 있으며, 혼합된 채로만 기능한다. 또한 각각의 기호계는 하나 또는 여러 다른 기호계들의 파편들을 강제로 포획한다(코드의 잉여가치) (...) 일반 기호론은 존재하지 않는다.

2. 변형
하지만 보완적이면서도 아주 상이한 또 다른 측면이 있다. 추상적이거나 순수한 어떤 기호계를 다른 기호계로 변형시킬 가능성이 그것이다. 언어의 특수한 성격인 덧코드화에서 유래하는 번역 가능성에 힘입어서 말이다. 이번에 문제가 되는 것은 구체적인 혼합된 기호계들이 아니라, 한 추상적인 기호계가 다른 기호계로 변형된다는 점이다.
1) 전-기표작용적 체제 안에서 어떤 기호계를 생겨나게 하는 모든 변형을 유비적 변형이라고 부를 수 있다.
2) 기표작용적 체제 안에서는 상징적 변형,
3) 반-기표작용적 체제 안에서는 논쟁적 변형 또는 전략적 변형,
4) 후-기표작용적 체제 안에서는 의식적 변형 또는 모방적 변형이라고 각각 부를 수 있다.
5) 끝으로 도표적 변형이 있는데, 그것은 기호계들이나 기호 체제들을 절대적이고 긍정적인 탈영토화의 고른판 위에서 산산조각 내는 변형이다.

변형적 언표는 하나의 기호계가 다른 데서 온 언표들을 자기 자신을 위해 번영하는 방식을 표시해준다. 또한 그럼으로써 변형적 언표는 언표들의 방향을 바꾸고, 언표들의 변형 불가능한 잔여물들은 남겨두며, 역逆 변형에 능동적으로 저항한다. 더구나 변형들의 목록은 앞서 열거한 것들에 한정되지 않는다. 새로운 기호계가 창조되는 것은 항상 변형을 통해서이다. 번역은 창조적일 수 있다. 새로운 순수 기호 체제들은 변형과 번역을 통해 만들어진다. 거기서도 일반 기호론은 없다. 오히려 기호계 변환이 있을 따름이다.

p. 265-, 진정한 기호계적 변형
진정한 기호계적 번역의 중요성을 결정하는 것은 단순한 언어학적, 어휘적, 심지어 구문론적 변형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일 것이다. 미친-말하기(parler-fou)로는 충분하지 않다. 각 경우마다 우리는 우리가 오래된 기호계에 적응하고 있는지, 아니면 저 혼합된 기호계를 새롭게 변화시키고 있는지, 아니면 아직 알려지지 않은 체제를 창조하는 과정에 있는지를 평가해야만 한다.

그만 둬! 너 때문에 피곤해 죽겠다! 의미를 내보내거나 해석하지 말고 실험을 해! 너의 장소, 너의 영토성, 너의 탈영토화, 너의 체제, 너의 도주선을 찾으란 말이야! 이미 만들어진 너의 유년기와 서구의 기호론에서 찾지 말고 너 자신을 기호화하라고! “‘보는 일’에 도달하려면 우선 ‘세상을 멈추어야’ 한다고 돈 후안은 말했다. ‘세상을 멈추는 것’이라는 말은 어떤 자각 상태를 적절하게 표현한다. 그 상태 속에서는 일상적 삶의 현실이 변화된다. 일상적으로는 방해받지 않으면서 진행되는 해석의 흐름이 낯선 일련의 상황에 의해 멈추어지게 되는 것이다.” 요컨대 진정한 기호계적 변형은 모든 종류의 변수들에 도움을 청한다. 외적 변수들뿐 아니라 랑그 안에 함축된 변수들, 언표 내부의 변수들에도 말이다.

p. 267-,화행론의 두 개의 성분

1. 발생적 성분
첫 번째 것을 발생적 성분이라고 부를 수 있다. 왜냐하면 그것은 여러 추상적 체제들이 어떻게 구체적인 혼합된 기호계들을 형성하는지, 어떤 변이를 갖는지, 그 체제들이 어떻게 조합되는지, 그리고 어떤 체제가 지배적인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2. 변형적 성분
두 번째 것은 변형적 성분이다. 그것은 이 기호 체제들이 어떻게 서로 번역되는지, 그리고 특히 그것들이 새롭게 창조되는지를 보여준다.

발생적 화행론은 혼합된 기호계를 본뜨는 반면, 변형적 화행론은 변형의 지도를 만든다. 혼합된 기호계는 현실적 창조성을 필연적으로 함축하지 않고 오히려 진정한 변형을 낳지 못하는 조합의 가능성들에 만족한다. 이때 한 체제의 독창성을 설명해주고 또 그 체제가 특정 순간에 특정 영역에서 진입해 들어가는 혼합된 기호계들의 새로움을 설명해주는 것은 변형적 성분이다. 또한 이 두 번째 성분은 가장 심오하며, 첫 번째 성분의 요소들을 측정하는 유일한 수단이다.

어떤 순간에, 그리고 어떤 영역에서, 하나의 기호 체제가 자리잡았는가? 사람들 전체에 자리잡았는가? 이 사람들 중 소수분파에 자리잡았는가? 정신병원 안의 가장자리에 자리잡았는가?

p. 268
기호계, 다시 말해 기호 체제 또는 표현의 형식화란 무엇인가? 그것들은 언어 이상인 동시에 언어 이하이다. 언어는 자신의 “초선형성”이라는 조건을 통해 정의된다.

푸코가 잘 보여주었듯이, 기호 체제들은 때로는 다양한 랑그들을 지나가고 때로는 동일한 랑그 안에 분배되는, 그리고 구조와 혼동되지도 않고 특정한 질서의 통일성과 혼동되지도 않으며, 오히려 이것들을 가로지르면서 시간과 공간 안에 나타나게 하는 언어의 존재 함수일 뿐이다.

바로 이런 의미에서 기호 체제들은 언표행위라는 배치물들이며, 그 어떤 언어학적 범주도 그것들을 고려하기에 충분하지 않다. 하나의 명제 또는 심지어 하나의 단순한 단어를 “언표”로 만드는 자는 명시될 수 없는 암묵적 전제들을 지시하는 자이며, 이 전제들은 언표행위에 고유한 화행론적 변수들(비물체적 변형들)을 동원한다. 그러니 배치물이 기표에 의해 또는 주체에 의해 설명될 수 있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역으로 기표나 주체는 배치물 안에 있는 언표행위의 변수들에 속하는 것이다. 의미생성 또는 주체화가 어떤 배치물을 전체하는 것이지, 그 역은 아니다.

우리가 기호 체제들에 부여한 이름들, 즉 “전-기표작용적” 기호 체제, “기표작용적” 기호 체제, “반-기표작용적” 기호 체제, “후-기표작용적” 기호 체제 등은 이질적인 기능들이나 다양한 배치물들(절편화, 의미생성과 해석, 열거, 주체화)과 효과적으로 대응되지 않는다면 여전히 진화론적인 것으로 남게 될 것이다. 그래서 기호 체제들은 언표행위 자체 안에 있는 변수들, 그러나 랑그의 상수들 외부에 있으며 언어학적 범주들로 환원될 수 없는 변수들에 의해 정의된다.

p. 269-, 추상적인 기계
서로 전제되는 두 형식들, 즉 표현의 형식들 또는 기호 체제들(기호계적 체계들)과 내용의 형식들 또는 물체의 형식들(물리학적 체계들)을 동시에 설명하는 어떤 것에 이르러야만 한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추상적인 기계라고 부르는 것이다. 추상적인 기계는 배치물의 모든 탈영토화의 첨점들을 구성하고 결합한다.

각주 58) 우리와 푸코의 유일한 차이는 다음과 같은 점들이다. 1) 우리가 보기에 배치물들은 무엇보다도 권력의 배치물들이 아니라 욕망의 배치물들인 것 같다. 욕망은 항상 배치물을 형성하며, 권력은 그 배치물의 지층화된 차원이기 때문이다. 2) 도표나 추상적인 기계는 일차적인 도주선을 갖고 있지만 어떤 배치물 안에서 이 도주선들은 저항이나 반격의 현상들이 아니라 창조와 탈영토화의 첨점들이다.

우리는 이 기계가 너무 추상적이기는커녕 아직 충분히 추상적이지 않다고 반대한다. (...) 진정한 추상적인 기계는 하나의 동일한 고른판을 그리며, 그 고른판이 지층이나 재영토화들을 따라 내용들과 표현들을 형식화하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추상적인 기계는 그 자체로 탈지층화되어있고 탈영토화되어 있기 때문에 자기 자신 안에 (실체는 물론이고) 형식을 갖고 있지 않으며, 자기 안에서 내용과 표현을 구별하지 않는다.

추상적인 기계 자체는 물리적이거나 물체적이지도 않고 기호적이지도 않다. 그것은 도표적이다. (그것은 인공과 자연의 구분을 알지 못한다.) 추상적인 기계는 실체가 아니라 질료에 의해 작동하며, 형식이 아니라 기능에 의해 작동한다. 실체들과 형식들은 표현 “또는” 내용과 관련된다. 하지만 기능들은 아직 “기호계적으로” 형식화되어 있지 않으며, 질료들은 아직 “물리학적으로” 형식화되어 있지 않다. 추상적인 기계는 순수한 <질료>-<기능>, 즉 도표이며, 이 도표가 분배할 형식들과 실체들, 표현들과 내용들에 독립해 있다.

inq. “나 개인적으로는 이 ‘무의식’이란 ‘영혼’을 좀 더 그럴 듯하게 표현한 말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말입니다.” -데이비드 포스터 윌리스, <재밌다고들 하지만 나는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일> 중 ‘카프카의 웃김에 대한 몇 마디 말’ 中
* 추상적인 기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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