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제] 3/27 『소크라테스의 변론』, 전반부 보충 자료

작성자
bomi
작성일
2020-03-27 18:09
조회
485
삶과예술 세미나 ∥ 2020년 3월 27일 금요일 ∥ 발제자: 손보미

1. 아리스토파네스(기원전 446년 - 385년)

아테네의 대표적 희극작가다. 그리스의 희곡은 크게 비극과 희극 두 종류로 나뉜다. 비극은 주로 신화 이야기를 다루며 상류층의 몰락으로 끝난다. 반면에 희극은 동시대의 이야기를 주로 다루며 행복한 결말일 때가 많다. 희극은 풍자를 통해 당대의 권력자들을 비판하는데 주로 거만한 정치인, 전쟁광 장군들, 자만심 강한 지식인이 그 대상이다.
그리스 희곡 경연대회에서 1등을 하며 화려하게 데뷔한 아리스토파네스는 펠로폰네소스 전쟁 이후 아테네 군인을 조롱하는 희극을 쓰기도 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구름, 기사, 벌, 아카르나이 구역민들, 평화, 새, 뤼시스트라테, 테스모포리아 축제의 여인들, 개구리, 여인들의 민회, 부富의 신 등이 있다.

*뤼시스트라테
전쟁에 지친 아테네(의 스파르타) 여성들이 전쟁광인 군인(남편)들을 상대로섹스파업을 하여 도시의 평화를 이룬다는 내용의 작품이다.

*여인들의 민회
남성들 대신 직접 정치에 나서기로 한 프락사고라(공공집회에서 활동하는 여성)는 남자처럼 변장을 하고 민회에 참가해 아테네를 직접 다스리기로 결정한다. 그리고 전혀 새로운 법안들을 만든다. 이는 후에 플라톤의 <국가>에도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이는 작품이다.

*구름
기원전 423년경, 디오니소스축제 때 쓰였다. 소피스트들을 풍자한 내용으로 소크라테스가 등장한다.
- 줄거리: 시골 신사 스트레프시아데스 경마에 빠진 아들 때문에 엄청난 빚을 지게 되고 고민 끝에 소크라테스에게 아들을 보내기로 한다. 그는 아들이 소크라테스에게 재판장에서 상대방을 이길 수 있는 좋은 말 기술을 배워오길 바랐다. 물론 그 목적은 재판장에서 이겨 빚을 갚지 않아도 된다는 결과를 얻어내는 것이었다.
그의 아들 페이디피데스는 소크라테스의 제자로 들어가 사론을 정론으로 만드는, 따라서 그것이 옳든 그르든 무조건 재판장에서 상대를 이길 수 있는 기술을 배워 나오고 재판에서 이겨 모든 빚을 탕감받는다.
이후 스트레프시아데스는 기쁜 마음에 아들과 술을 마신다. 하지만 그만 술자리에서 아들에게 폭행을 당하고 만다. 그는 아들의 잘못을 벌하고 싶었지만, 아들이 익힌 궤변술(사론을 정론으로 만드는 기술)에 지게 된다. 화가난 스트레프시아데스는 소크라테스의 학원에 불을 지르며 극이 끝난다.
- 해석과 질의: 이 극의 내용을 보면 아리스토파네스는 소크라테스를 (매판 지식인으로 활동하는) 당시 흔한 소피스트 중의 한 명으로 여긴 것 같다. 소피스트들을 비판하고자 하는 아리스토파네스의 의도는 이해할 만하지만, 공격 타깃을 잘못 잡은 것이 아닌가? 그의 생각과 소크라테스의 생각은 충돌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공명해야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2. 진실 말하기: 모두 말하기: 솔직함: 파레시아

소크라테스는 재판장 변론에서 자신은 "진실을 말하는 자"라고 끊임없이 외친다.

<파레시아>
1982년 5월 18일 그르노블대학교에서 진행한 미셸 푸코의 강의
<출처>미셸 푸코,『담론과 진실』,신세광 전혜리 옮김, 동녘

저는 진실을 말할 의무라는 질문, 진실 말하기의 윤리적 토대에 관한 질문을 제기하려고 시도했습니다. 아니, 실은 자기 자신에 관한 진실 말하기와 관련된 질문을 만나게 됐습니다. (25)

'모두 말하기'의 역사, 자기 사유의 움직임을 모두 말할 의무 (28)
이 이론적 원리와 실천적 계율 그리고 기술적 절차의 총체를 통해 사람들은 '에피멜레이아 헤아우투', 즉 자기 돌봄을 확보하게 됩니다. (29)

에우리피데스와 플라톤의 저작에서 발견되는 파레시아의 용법들이 흥미롭습니다. (32)
에우리피테스의 <포이니케 여인들>을 보면, 발언할 권리는 그 도시의 시민이라는 사실과 결부되어 있습니다.
파레시아는 그 사람의 토대와 기원에 따른 권리일 뿐만 아니라, 잘못을 저지른 사람들이나 진실을 모르는 사람들, 또 어리석고 미친 정신을 가진 사람들에 맞서 이성이나 진실과 같은 어떤 것을 말할 수 있는 기능을 의미하며, 이 텍스트에 파레시아 관념이 출현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파레시아는 진실을 말합니다. 그러므로 파레시아는 미친 사람, 진실을 보유하지 못한 사람을 향해 진실을 말할 권리입니다. (35)

플라톤의 저작 <국가>에서 파레시아는 민주정 도시국가의 특징 중 하나로 나타납니다.
<법률>에서는 더 흥미롭습니다. 이 텍스트에서이 관건은 절제된 군대식의 군주제입니다. 플라톤은 키루스의 정치체제를 찬양하면서 병사들이 군의 지휘에 일정 부분 참여했었다 말합니다. 그들(병사)들은 사령관들과 토론할 수 있었으며, 그 덕분에 전투에서 용감무쌍할 수 있었고, 사령관들과 돈독한 관계를 맺을 수 있었습니다. (38) 또한 왕 자신이 자기 주변에서 자기에게 솔직하게 말해줄 능력을 가진자들에게 파레시아를 행할 수 있도록 허락했습니다. 왕은 그들에게 이러한 권리를 주었고, 그들의 권리는 왕에게 실질적 성과와 번영을 보장해주었습니다. (39)

폴라톤의 초기 텍스트(법률 8권)를 보면, 그는 정념의 제어와 저급한 정념의 추방으로 넘어갑니다. 그리고 일종의 '도덕의 스승'과 같은 사람의 가능성과 필요성을 환기합니다.
도덕의 스승은 파레시아를 통해 다른 모든 사람을 제압하는 사람, 무엇이 폴리테이아(정치체제)에 부합하고 무엇이 도시국가의 헌법에 부합하는지를 만인에게 지시하는 사람입니다. 유일한 이성을 듣는 유일한 자라는 것은 우리가 도시국가의 도덕적 파레시아스트라고 부를 수 있는 자를 특징짓습니다. (40)

<고르기아스>를 보면 소크라테스가 파레시아에 대해 흥미로운 방식으로 이야기합니다. ".... 나의 혼이 의견을 갖는 것들에 대해 자네가 나에게 동의해준다면, 바로 그것들이 결국 진실이라는 것을 알게 되기 때문이지. 올바르게 사는 혼과 그렇지 않은 혼을 충분히 시험하고자 하는 자는 자네가 가진 에피스테메(지식)와 에우노이아(호의)와 파레시아(솔직함), 이 세 가지를 모두 가져야 한다는 생각에서 하는 말이네." (41)

영혼들 간의 관계를 구축하고 그 관계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로서의 파레시아에 대한 고대 그리스적 사유 내에서의 최초의 정식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영혼이 자기 자신을 돌보고자 할 때, 자기 자신에게 마음을 쓰고자 할 때, 영혼은 다른 영혼을 필요로 하며, 그 또 다른 영혼은 파레시아를 갖춰야만 합니다.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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