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제] 5/8 플라톤의 대화편, 『알키비아데스 1』

작성자
bomi
작성일
2020-05-08 17:57
조회
341
삶과예술 세미나 ∥ 2020년 5월 8일 금요일 ∥
텍스트: 플라톤 『알키비아데스 1,2』, 김주일, 정준영 옮김, 이제이북스, 2014. "알키비아데스1"

1. 말없이 알키비아데스를 쫒아다니던 소크라테스가 이제 알키비아데스에게 말을 거는 (알키비아데스와의 토론을 시작하는) 이유

"알키비아데스 자네는 현재 지니고 있는 것들을 유지한 채 살고 싶은가, 아니면 그 이상을 얻고 싶지만 그럴 가망이 없으면 그 즉시로 죽고 싶은가?"라고 신께서 물어 오시면, 내가 보기에 자네는 죽음을 택할 것 같네. (...) 자네는 며칠 지나지 않아 자신이 아테네 민중 앞에 나서게 될 것으로 믿고 있네. 그리고 민중 앞에 나서자마자 페리클레스뿐만 아니라 예전의 어느 누구도 받아 보지 못한 영예를 자신이 받을 만하다는 것을 아테네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일 수 있을 것으로 자네는 믿고 있네. 그리고 이것을 드러내 보이고 나면, 이 나라에서 가장 큰 힘(권력)을 얻게 될 것이라고 믿고 있네. 그리하여 여기서 최대 권력자가 되면 그 밖의 긔스에서도 그렇게 될 수 있으며 또한 그리스뿐만 아니라 우리와 같은 대륙에 살고 있는 모든 이민족들 사이에서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자네는 믿고 있네. (41, 42)

2_1. 알키비아데스를 향한 소크라테스의 첫 질문

알키비아데스, 아테네 사람들이 무엇과 관련해서 숙의할 생각을 하고 있길래 그것에 관해 자네가 조언하러 나서는 것인가? 그것에 관해 그들보다 자네가 더 잘 알고 있기에 그러는 것인가? (44)

>> 이는 플라톤의 여러 대화편 속에서 소크라테스가 소피스트(수사학의 전문가)들에게 시종일관 던져온 질문이다.

2_2. 알키비아데스의 답변

아테네인들이 자신들의 어떤 일에 관해, 그 중에서도 전쟁이나 평화와 관련된 경우에 관해 살펴볼(숙의할) 때 입니다. 또는 그 밖의 나랏일과 관련될 경우입니다. (46,47)

3. '정의' (공동체를 위한 옳고 바른 도리)를 어떻게 알 수 있는가?

자네(알키비아데스)는 그것(평화 시와 전쟁 시에 더 나은 것, 즉 더 정의로운 것)을 알지 못한다는 것을 의식하지 못하는 것인가? (52)
정의로운 것들과 정의롭지 못한 것들에 관해서, 클레이니아스의 잘생긴 아들 알키비아데스는알지도 못하면서 안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자신이 전연 알지 못하는 것들에 관해 민회로 나가 아테네인들한테 조언하려고 한다는 것이지. (62)

4. 정의로운 것/ 그렇지 않은 것, 이로운 것/ 그렇지 않은 것 (해로운 것), 아름다운 것/ 그렇지 않은 것(추한 것)에 관한 논의 (63~)

자네(알키비아데스)가 정의로운 것들과 정의롭지 못한 것들, 아름다운 것들과 추한 것들, 나쁜 것들과 좋은 것들, 이로운 것들과 이롭지 않은 것들에 관해 대답을 할 때, ... 자네가 이것들에 관해 헤매고 있는 이유는 알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분명하지 않겠나? (73)

5. 알지도 못하면서 안다고 생각하는 무지 (75)

자네(알키비아데스)는 무지를, 그것도 가장 극단적인 무지를 끼고 살고 있는 셈이네. 그러니까 자네는 교육도 받기 전에 정치에 달려든 셈이지. 그런데 자네만 이런 꼴인 게 아니라, 나랏일을 행하는 이들 가운데 대다수 역시 그런 꼴이라네. (76)

6. 돌봄 epimeleia

그러면 자네는 자신에 관해 어떤 생각을 품고 있는가? 지금의 상태로 남아 있을 생각인가, 아니면 뭔가 돌볼* 생각인가? (78)

*돌보다 epimeleisthai, 돌봄 epimeleia
이 발은 '~에 관심을 쏟음'이란 뜻이다. 하지만 여기서 파생하여 '배려', '노력', '돌봄', '관심'의 뜻으로 사용되었다.

7_1. 알키비아데스의 질문

그렇다면 소크라테스 선생님, 어떤 돌봄을 해야 하나요? 설명해 줄 수 있으십니까?

7_2. 소크라테스의 답변

할 수 있지. 하지만 사실 그것은 어떤 방법으로 우리가 최대한 훌륭해질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공동의 숙의 사항일세. (88)
도대체 어떤 종류의 기술로 우리는 우리 자신을 돌볼까? (100)
도대체 우리 자신이 무엇인지를 모르면서 어떤 기술이 사람을 더 낫게 만드는지를 우리가 알 수 있긴 하겠는가?
그럼, 자 어떤 방법으로 자체 그 자체가 찾아질까? 그래야 우리 자신이 도대체 무엇인지를 우리가 밝힐 수 있을 테고, 그렇지 않고 여전히 이것에 대한 무지 속에 있다면 아무래도 그러긴 불가능 할 테니까 말일세 (101)

7_2_1. '혼'이 사람이다.

사람은 적어도 셋 중에 하나다. 혼, 신체, 그리고 이 둘이 합쳐진 전체 (104)
지금껏 우리는 자체 그 자체* 대신에 각각의 것 자체*가 무엇인지를 살펴보아 왔네. .. 아마 우리는 혼보다 더 우리 자신을 주도하는 것은 없다고 말할 것이네. (105)
자신을 알라고 명하는 자는 우리에게 혼을 알라고 시키는 걸세.
그러니 신체에 속하는 것들 중에 무엇인가를 아는 사람은 자신에 속하는 것들을 아는 사람이지 자신을 아는 사람은 아닐세 (106)

*'자체 그 자체'를 형상 이론과 관련지어 해석하느냐, 무관하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각각의 것 자체'의 해석이 달라진다. 그러나 해석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여기서 '각각의 것 자체'는 알키비아데스나 소크라테스와 같은 개별적인 사람의 혼인 것은 분명하다.

7_2_2. 자신을 아는 것은 '절제'다.

자신을 아는 것이 절제라면, 이들(체육 교사, 농부 등) 중 누구도 자신의 기술에 의해 절제 있는 것은 아닐 걸세.
신체를 보살피는 사람은 누구든 자신에 속하는 것들을 보살피는 것이지 자신을 보살피는 것은 아닐세.
돈을 보살피는 사람은 자신도, 자신에 속하는 것들도 보살피는 것이 아니고, 자신에 속하는 것들보다 훨씬 동떨어져 있는 것들을 보살피는 것일세. (107)

8_1. 알키비아데스의 마지막 질문

소크라테스 선생님. 어떤 방법으로 우리 자신을 돌볼 수 있을지를 풀어서 설명해 주십시오 (109)

8_2. 소크라테스의 답변

눈이 자신을 보려고 한다면, 눈을 들여다봐야 하고, 눈의 흘륭함이 나타나는 그 영역을 들여다봐야 하네.
그러니 혼도 자신을 알려면, 혼을 들여다봐야 하고, 무엇보다도 혼의 훌륭함, 즉 지혜가 나타나는 혼의 이 영역을 들여다봐야 하며, 또 이와 닮은 다른 것을 들여다봐야 하네 (111)
혼의 부분들 가운데 아는 것과 분별하는 것이 자리 잡고 있는 이것은 신적인 것일세... 그러니 혼의 부분인 이것이 신과 비슷하고, 어떤 사람이든 이것들 들여다봐서 신적인 것 전부, 즉 신과 분별을 알고 그렇게 해서 자기 자신도 가장 잘 알게 될 것이네
그러면 신을 들여다봄으로써 우리는 가장 아름다운 반사물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고, 인간적인 것들 중에서 혼의 훌륭함을 들여다봄으로써 우리는 우리 자신을 가장 잘 보고 가장 잘 알 수 있을 것이네 (112)

9 토론의 결론

<소크라테스>
자신의 것들을 모르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의 것들도 마찬가지로 모르리라고 보네. 다른 사람의 것들을 모른다면, 나라의 것들(나랏일)도 모를 걸세. 그와 같은 사람은 정치가가 되지 못할 걸세. 그는 자기가 무엇을 행하는지도 모를 걸세. (113)
어떤 이가 절제 있지도 않고 (자신을 모르고) 훌륭하지도 않다면, 그는 행복할 수 없네.
자네가 나랏일을 정의롭고 아름답게 행하려면, 시민들에게 훌륭함을 나눠 주어야 하네. (114)
사적으로 자신과 자신의 것들만 다스리고 돌보는 게 아니라 나라와 나라의 것들 까지 다스리고 돌보고자 하는 사람은 우선 훌륭함부터 갖추어야 하네. 그러니 자네가 자네 자신과 나라에 갖추어 주어야 할 것은 원하는 것이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유와 권력이 아니라 정의와 절제일세. 또한 신적이고 밝은 것을 들여다보면서 행동할 것일세. 그쪽을 들여다보면, 자네들 자신과 자네들의 훌륭한 것들을 파악하고 알 수 있을 것이네. (115)
자네들이 행복해지려고 한다면, 자신한테도 나라한테도 폭군의 권력이 아니라 훌륭함을 마련해 주어야 하네. 훌륭함을 갖기 전이라면 아이들만 아니라 어른이라도 더 나은 자에 의해 다스림을 받는 것이 다스리는 것보다 더 좋네. 그러니 나쁜 자(자신을 알지 못하는 자: 절제가 없는 자)는 노예 노릇을 하는 것이 적합하네. 나쁨은 노예에게 적합한 것이고 훌륭함은 자유인에게 적합한 것일세. (117)

<알키비아데스>
이제부터 저는 정의를 돌보기 시작할 것입니다.

11. 소크라테스의 마지막 말

나는 자네가 그 일을 계속했으면 하네. 하지만 자네의 자질이 못 미더워서가 아니라, 나라의 위세를 보니 나와 자네가 나라의 다스림을 받는 처지가 되지 않을까 우려되네.

>> 노예들의 나라: 구성원이 자신을 모르고 따라서 자신을 돌볼 수도 없는 공동체: 구성원이 서로를 모르는 나라: 구성원이 다스림을 받는 처지에 있는 나라
>> 자유인들의 나라: 구성원이 자신을 알고 따라서 자신을 돌보는 공동체: 구성원이 서로를 아는 나라: 구성원이 다스리는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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