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된 관객 3장 토론거리

작성자
etranger
작성일
2019-06-23 14:23
조회
584
[부연] 랑시에르는 오늘날 미술관이야말로 정보를 다루거나 공통 사무를 논하는 지배적 방식에 맞서, 정보 유통 방식과 정치적 논의 형태를 받아들이기에 알맞은 곳으로 보았다.(84) 그에게 미술관은 중립적 공간(89)이며, 예술의 장소를 벗어나 실재에 개입하려는 예술들 역시 미술관의 공간에 그 범례성을 현시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102) 한편 폴 비릴리오는 '미술관의 밤'이라는 에세이에서 나이트클럽과 경쟁하고 새로운 관객 포섭을 위해 무료 야간개장 실시한 미술관 문화를 비판한다. 상점과 주점에서 볼 수 있을 법한 광고가 내부를 점령하고, 어느 관객이 자신의 작품을 몰래 걸어놔도 며칠 동안 아무도 모르는 행태 또한 언급하면서 말이다. 그에게 미술관은 점점 스크린을 비롯한 특정 감관기관이 점령하고 있는 스펙터클의 공간이다. 이렇듯 미술관을 바라보는 비릴리오의 관점은 랑시에르와 많이 다른 듯하다.

[질문] 포르투갈 영화감독 코스타는 리스본 주변 이민자들을 다루며, 그들의 비참을 통상적인 도덕과 달리 자기 방식대로 '미화'한다. 예컨대 예술적 자원들을 돋보이게 할 기회라면 무엇이든 붙잡아 조명하는 식이다. 랑시에르는 앞서 자신이 비판했던, 실재 속으로 탈출하거나 경제. 국가적 논리를 설명하는 예술경향과 달리, 코스타의 방식은 비참과 주변부의 영토가 감각적 풍요로움의 잠재성을 되찾았다고 보았다. "청년들이 콜록거리며 괴로워하면서도 제 자신의 역사를 이야기하고 생각할 가능성, 자신의 삶을 살펴볼 가능성, 아무리 적더라도 그 삶을 다시 소유할 가능성을 뽑아"(112)내기 때문이다. 랑시에르가 옹호하는 관점에서 이루어지는 가난에 대한 '미화'는 어떻게 봐야 할까?

[질문] "피지배자들에게는 지배 메커니즘을 의식하는 것이 문제였던 적이 없다. 그들에게 문제는 지배와는 다른 것에 열중하는 신체를 스스로 만들어내는 것이었다."(88) 랑시에르는 신체가 노동에 종속되어 있지만, 시선은 자유로운 이상을 향해 있는 노동자를 언급하며, "이는 팔의 노동의 필연에 순종하는 자들과 시선의 자유를 소유한 자 사이의 나눔을 깨뜨리는 것이다."라고 보았다. 또한 상황에 대한 인식을 획득하는 것이 관건 아닌, 이 상황에 맞지 않는 '정념'을 획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지배 메커니즘에 대한 인식없이, 정념대로 그 종속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이 지점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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