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여로서의 생명』 | 멜린다 쿠퍼 지음 | 안성우 옮김 | 2016.11.30

카이로스
작성자
갈무리
작성일
2018-03-11 22:04
조회
1000


보도자료

『잉여로서의 생명』
Life As Surplus

신자유주의 시대의 생명기술과 자본주의

줄기세포 과학이 생산해 낸 배아체적 신체와
최근 시장 경제에서 증식 중인 고도로 금융화된 자본 축적 양식은 어떤 관계인가?
새로운 변화는 생물학적 생명의 상업화를 넘어 생명의 투기적 잉여가치로의 변형이다.

지은이 멜린다 쿠퍼 | 옮긴이 안성우 | 정가 20,000원 | 쪽수 352쪽
출판일 2016년 11월 30일 | 판형 신국판 변형 (139*208) 무선
도서 상태 초판 | 출판사 도서출판 갈무리 | 도서분류 카이로스총서 43
ISBN 978-89-6195-147-0 93500
보도자료 잉여로서의생명_보도자료.hwp 잉여로서의생명_보도자료.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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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와 생명공학 산업은 산업주의적 생산의 종말과 연관된
성장의 생태학적이고 경제학적인 한계를 미래의 투기적 재발명을 통해 극복하려는 야심을 공유하고 있다.
신자유주의는 어떻게 생명의 가격을 결정하려 시도하고 있는가?
우리는 어떻게 다가오는 잉여 생명에 대한 대대적인 자본주의화를 거부하면서
고갈, 멸종, 그리고 생존 가능성의 평가 절하에 맞설 수 있을 것인가?
“생명”의 권리, 사회 보장, 공중 보건, 즉 복지 국가에서 특히 중요한 권리들을 요구할 때
영구적인 전쟁을 정당화하는 함정에 빠지지 않을 수 있기는 한가?
생태학적 위기를 자본 시장에서 거래 가능한 재해 위험으로 전환하는 정치에 우리는 어떻게 대항하는가?

『잉여로서의 생명』 간략한 소개

『잉여로서의 생명』은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에 걸친 기간 동안 형성된 정치, 경제, 과학, 그리고 오늘날 미국의 문화적 가치들 간의 관계에 대한 예리하면서도 중요한 연구이다. 멜린다 쿠퍼는 정치적 힘이자 경제 정책으로서의 신자유주의의 부상을 논의하지 않고서는 생명기술의 역사를 이해할 수 없다는 점을 명징하게 보여 준다. 1970년대 재조합 DNA 기술의 발전에서부터 줄기세포 연구에 이르기까지, 쿠퍼는 자유시장 자본주의의 유토피아적 주장을, 점증하는 상업주의적 생명 과학 내부의 모순과 연결시켜 보여 준다.

생명공학 혁명은 경제적 생산을 유전적, 미생물적, 세포적 수준으로 이동시켰다. 생명이 가치 창조의 회로 내로 포섭되었다는 가정을 출발점으로 삼아 쿠퍼는 과학적,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 실천들의 관계를 그려 나간다. 레이건 시대의 과학 정책, 생명 과학의 군사화, HIV 정치학, 제약 제국주의, 신체조직 공학, 줄기세포 과학, 그리고 낙태반대 운동에 대한 예리한 분석을 통해 저자는 생명경제의 성장을 활성화시킨 투기적 충동을 밝히고 있다.

새로운 후기 산업 경제의 핵심에 바로 생물학적 생명의 잉여 가치로의 전환이 놓여 있다. 『잉여로서의 생명』은 당대 생명 과학의 전환적이고 치료적인 차원들과 더불어 창발하는 생명경제를 둘러싸고 구체화되고 있는 폭력, 의무, 부채의 굴레에 대한 분명한 평가를 제시한다.

『잉여로서의 생명』 상세한 소개

박근혜의 줄기세포 주사와 안전한 삶에 대한 우리의 요구

2016년 12월 현재, 온갖 비리와 부패, 범죄로 얼룩진 박근혜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는 수백만 시민의 전국적인 시위가 몇 주째 이어지고 있다. 박근혜 정권을 둘러싼 각종 의혹의 핵심에는 ‘의료 게이트’가 있다. 차병원 계열의 차움병원은 고위 정치인들에게 줄기세포 주사를 뇌물로 상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줄기세포 연구 관련 정부 특혜를 받는 대가로 대선후보 시절부터 어마어마한 고가의 불법 주사를 박근혜 등 “VIP”들에게 공짜로 제공했다는 것이다. 박근혜의 주사제와 약물 대리처방 의혹에서부터 청와대가 구입한, 용처를 알 수 없는 각종 약품들, 청와대 의무실을 두고 서울대병원에서 받은 의문의 진료 등 우리는 경악과 탄식 속에서 매일같이 새로운 보도를 접하고 있다.

조금만 시계를 되돌려 생각해 보면 박근혜 정권을 특징지었던 수많은 사안들이 ‘의료’를 둘러싸고 전개되었다. 2015년 11월 경찰의 물대포에 살해당한 백남기 농민은 고인이 되신 후에도 경찰의 무리한 부검 시도와 ‘병사’냐 ‘외인사’냐를 놓고 벌어진 (아직 끝나지 않은) 정치전을 겪은 후에야 장례를 치를 수 있었다. 정권 초반부터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의료 민영화 시도, 가습기 살균제 파동, 2015년 여름의 메르스 사태와 무능한 정부의 대응도 있다. 또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와 박근혜의 7시간을 둘러싼 논란에서도 ‘주사’나 ‘시술’과 관련한 의혹들이 지배적이다.

돌이켜보면 지난 수년간 한국 사회에서는, 안전한 삶을, 지식의 민주화를, 투명하고 상식적인 절차를, ‘이윤보다 생명’을 외치는 사람들과, ‘과학’이나 ‘전문성’을 운운하며 가만히 있으라고 말하는 ‘의료 전문가’ ‘생명공학 전문가’ ‘과학자’ ‘의사’ ‘교수’ ‘정치인’ ‘기업가’들과의 지난한 싸움이 있었다. 어쩌면 그 싸움의 어떤 전환점에서 우리는, 대통령이 국민 몰래 줄기세포 주사를 맞는 작금의 상황을 목격하게 된 것인지 모른다.

줄기세포 기술과 금융자본주의의 새로운 축적 양식

이 책은 어떤 연쇄 속에 있는 것으로 읽히는 이 모든 일들을 전 지구적인 정치경제 체제의 작동이라는 시야에서 이해할 수 있게 해 준다.

저자는 신자유주의의 부상과 “생명공학 혁명”을 동시 발생하는 현상으로 보아야만 현재 우리가 몸담고 있는 투기적 생명공학 체제의 특징을 제대로 읽어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신자유주의와 생명공학 산업은 미래의 투기적 재발명을 통해 산업주의 생산의 한계와 위기를 극복하려는 “야심을 공유하고 있다”고 책은 말한다.(31쪽) 한국을 비롯하여 싱가포르, 중국, 대만, 인도 등 아시아 국가들에서 생명공학 부문의 혁신이 본격화한 것은 21세기 초, 지난 10년간이다. 그 배경에는 1980년대 이래로 미국, 일본, 서유럽 등에서 포드주의 생산양식이 봉착한 여러 위기들을 타개하기 위하여 정책적으로 적극 추진된 상업적 생명과학의 출현이 있다.
그렇다면 오늘날 여러 나라들에서 각광 받고 있는 산업 및 과학 분야인 줄기세포 기술은 현대 정치경제사의 스펙트럼의 어디쯤에 위치 지을 수 있을까? 저자는 책의 5장 「재생의 노동 : 줄기세포와 자본의 배아체들」 줄기세포 기술과 관련한 생명공학의 역사를 서술하면서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먼저 흥미롭게도, 배아줄기세포주는 “유사-암세포”라고 부를 만한 특성을 띤다. “무한정 가능한 분열, ‘불멸성’, 분화, 전이의 가능성에서 보이는 독특한 가소성” 등이 그러한 특성들이다. 그래서 “줄기세포 과학은 생물학적 약속 그 자체를, 발생기의 변형 가능성의 상태로 생산하고자 한다.”(249쪽)

또한, 이 책은 줄기세포 과학 분야를 지배하는 상업 양식이 “고도로 금융화된, 축적의 약속 형태로의 통합”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줄기세포 기술 이전에 주목받았던 “재생산 보조기술 분야”와 비교하면 차이가 명확해진다. “재생산 보조기술을 둘러싼 법적 용어의 스펙트럼 한쪽 끝은 상속법 분야를 향하고, 다른 한쪽 끝은 산업화한 농축산업을 오랫동안 지배해 온 대량 상품화 방향을 향해 있다.”(250쪽) 반면, 줄기세포 과학은 약속에서 약속을 생산하는 투기적 축적의 논리와 밀접하다. 이러한 검토 끝에 저자는 줄기세포 과학의 원리와 현대 자본주의의 성격을 연결지으며 다음과 같이 결론을 내린다. “최근의 자본주의 축적 형태는 자기-재생적인 줄기세포 과학의 배아체를 통해, 금융 시장의 동학이 자신을 물질화하려는 시도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생명과학의 정치학의 파노라마 ― 각 장의 핵심 내용 소개

이 책의 첫 세 장은 분자생물학, 미생물학, 그리고 감염병 연구 분야를 다루고 있다.

1장 「한계 너머의 생명 : 생명경제의 발명」은 레이건 시대(1980년대)의 “생명공학 혁명”을 “신자유주의 혁명” 및 미국 경제를 탈산업주의의 선상에서 재조직하려는 시도라는, 더 넓은 맥락 아래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이 장에서는 성장, 위기, 그리고 한계에 대한 신자유주의 이론들과 새로운 생명과학 기술의 개발 와중에 전개된 투기적 성장 전략들의 교차를 탐색한다.

2장 「제약 제국에 관하여 : AIDS, 안보, 그리고 악령 쫓기 의식」에서는 인간 잉여, HIV/AIDS의 확산, 그리고 현대 제약 산업의 구조적 폭력에 초점을 맞추며, 특히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관점에서 채무 제국주의의 문제에 접근하고자 한다. 여기서 저자는 HIV/AIDS 문제의 전개는 최근 채무 제국주의의 생명정치적 형태의 징후라는 점을 주장한다.

3장 「선제적인 출현 : 테러와의 전쟁, 그 생물학적 전환」에서는 테러와의 전쟁의 “생물학적 전환”을 다룬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재임 동안 새로운 감염 질환에 대한 미국 공중 보건 정책은 소위 새로운 위협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정책 기조와 구분하기 어려워졌고, 생명과학 연구의 미래는 군사적 응용을 위해 재조정되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군사적 영역과 생명과학 연구로까지 확장되고 있는 금융 자본의 투기적 논리이다.

이 책의 후반부는 줄기세포 과학과 재생 의학의 과학과 정치학에 관한 연구로 방향을 돌린다.
4장 「뒤틀림 : 신체조직 공학과 위상학적 몸」은 신체조직 공학의 최근 실험들을 깊이 있게 분석하고, 장기 이식과 보철 같은 20세기 초반 신체 기술과 최근의 새로운 기술을 비교한다. 우선 “기초” 줄기세포 생물학과 관련된 이론적 발전보다는 기술이 발전을 이끄는 신체조직 공학 분야에 대한 논의에서 시작하는 이유는 신체 변환 실험들이 그 자체로 세포의 잠재성, 가소성, 그리고 변형 가능성이라는 새로운 개념들을 잘 보여 주기 때문이다.

5장 「재생의 노동 : 줄기세포와 자본의 배아체들」에서는 재생산 의학과 줄기세포 과학 사이의 상호작용에 주의를 기울인다. 5장은 이 두 분야에서 작동하고 있는 서로 다른 신체 생성의 개념과 기술들에 대한 윤곽을 그리고, 새로운 재생산 경제의 일부로서 이들이 함께 작용하는 방식에 관해서 서술한다. 저자는 당대 자본의 가장 극단적인 망상이 자기 재생적인, 줄기세포 과학의 배양체에서 드러나고 있으며, 이는 (재생) 정치경제학의 새로운 비판을 요청하고 있다고 본다.

6장 「거듭난 태아 : 신제국주의, 복음주의 우파, 그리고 생명의 문화」에서는 당대 신자유주의적 생명정치에서 가장 보수적이고 근본주의적인 충동으로 주의를 돌린다. 개인적인 거듭남, 신앙, 자본의 복음주의적 교리와 최근 낙태 반대-생명권 운동의 정치학은 어떻게 관련되어 있는가?그리고 신자유주의적이고 신근본주의적인 생명정치 간의 복잡한 발화들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가?

다시 한번, 이윤보다 생명을

오늘날 대부분의 한국 사람은 병원에서 태어나 병원에서 죽는다. 의료 권력의 작동에 경제 영역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는 상황에서 이미 우리는 생명을 이윤이자 잉여로 취급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최근 몇 년의 사건들은 소위 “전문가”라 불리는 사람들이 생명의 존엄과 대다수 사람들의 행복과 안전보다는 자기 자신의 부와 명성을 축적하는 데 유리한 방식으로 전문성을 발휘한다는 것을 명백히 보여 주었다. 이 책의 도움을 받아 박근혜의 줄기세포 주사룰 비롯한 최근의 사건들을 독해하면, 이번 사건은 박근혜의 무능과 탐욕보다 우리 시대에 관해 훨씬 많은 것을 알려준다는 사실을 이해하게 된다. 세월호, 메르스, 지진, 독성 화학물질, 광우병처럼 국가적 재난에 준하는 모든 사안들도 마찬가지이다. 왜 우리는 이런 모든 위험 속에서 기성 권력집단에 어떠한 효과적인 해법도 기대할 수 없는 것인지, 우리가 거리에서 “재벌들도 공범이다, 기업들도 공범이다”라고 외칠 때 그 기업들은 어떤 체제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하면서 착실히 배를 불려 왔는지, 사람들이 죽거나 다치는 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부를 축적하는 데 혈안이 되어 있는 자들은 누구인지를 이 책은 분명하게 보여 준다.

『잉여로서의 생명』의 모든 장이 지금 우리가 한국에서 처한 현실과 깊게 공명한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독자들은 국내에서 벌어진 여러 사건들을 쉽게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이윤보다 생명”이 여전히 유효한 구호라는 점은 사실이다. 그러나 생명이 우선하는 세계를 구체적으로 구상하기 위해서 오늘날 어떤 방식으로 생명이 이윤의 원천으로 사용되고 있는지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은 필수불가결하다. 생명 그 자체를 착취하는 자본주의의 현대적 작동방식을 직시하는 것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삶을 만들 전략과 전술의 구상에 도움을 줄 것이다. 저자가 서문의 마지막 문장에서 썼듯이, “미래는 결코 미리 예단할 수 없다.”

추천사

멜린다 쿠퍼의 역작 『잉여로서의 생명』은 생명공학 시대에 이루어지는 생명 착취의 정치경제학으로, 20세기 후반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에 따른 재/생산 양식들을 폭로한다. … 당대 생명정치적 상상들(imaginaries)에 대한 쿠퍼의 재기 넘치면서도 독창적인 묘사는 귀중한 [성과]이다.
― 『바이오소사이어티스』(Biosocieties)

주제의 시의성과 함께 개념적·정치적 중요성을 띤 책. 쿠퍼는 두 용어 ― 생명정치와 신자유주의 ― 를 놀랍고도 예외적인 방식으로 독해하며, 현대 미국 정치문화에 대한 통찰력 있는 설명을 제공한다.
― 카우시크 순데르 라잔, 『생명자본: 게놈 이후 생명의 구성』 저자

점차 상업화되고 있는 생명 과학의 기반이 되어 버린 투기적 충동에 대한 매혹적인 연구
― 『북 뉴스』 (Book News)

『잉여로서의 생명』은 흥미로운 책이며, 과학 실천의 근간 중 일부를 검토한다. … 잘, 그리고 충실히 쓴 책. 전문가는 물론 과학과 사회 분야 수업에 유용하다. 추천.
― 『초이스』(Choice)

책 속에서 : 『잉여로서의 생명』을 관통하는 키워드들

지적 재산권과 생물학적 미래의 사유화
지적 재산권에 기대어 투자가들은 치료적 성과를 보이지도, 아직 시장에서 성공하지도 못한 생물학적 창조물로부터도 이윤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실험실 기반의 생물학적 공정 및 존재를 “발명”이라 법적으로 재정의하고 재생산의, 자기-복제의, 그리고 재생의 과정을 그 “발명” 안에 포함한 덕분에, [지적] 재산 그 자체가 마치 생명 같은 특성을 얻은 듯했다. 이는 진정 생물학적 미래를 포섭해 사유화하기 위한 체제였다. (「한국어판 지은이 서문」7쪽)

신자유주의와 생명과학의 발흥
푸코를 따라, 복지 국가와 사회적 재생산을 위한 뉴딜 모델에서 이미 확립된 생명의 가치를 신자유주의가 재구성한다는 전제에서 출발하고자 한다. 신자유주의의 독특한 점은 생산과 재생산, 노동과 생명, 시장과 생체 조직의 영역 사이의 경계, 즉 복지 국가의 생명정치와 인권 담론을 구성하는 바로 그 경계선들을 지워 없애려는 신자유주의의 의도에서 찾을 수 있다.(「서문」 26쪽)

부채와 생명
부채 형태는 그저 약속이나 현실도피일 뿐 아니라 몹시 유물론적이기도 한데, 왜냐하면 부채 형태는 물질, 힘, 그리고 사물의 생산에서 자신의 약속을 물질화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결국, 그것이 하고자 하는 일은 현실로 돌아와 부채 형태의 축적된 약속 속에서 생명 그 자체의 재생산을 포섭하여, 부채의 갱신을 지구 위, 그리고 지구 밖 생명의 재생과 일치시키는 것이다. 부채 형태는 생물학적 자기 생산의 형태로 부채의 자기 가치 증식을 재생산해 내려는 꿈을 꾸고 있다.(「1장 한계 너머의 생명 : 생명경제의 발명」 67쪽)

신자유주의와 위험 정치
의외의 사태에 대한 대비의 부재는 통상 신자유주의적 위험 정치의 독특한 특성이다. 역설적이지만, 신자유주의는 생물학적 위협이 순전히 예측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면서도 또한 그 위협이 불가피하며 만연해 있다는 태도를 확고히 했다. 언제 어디서 일지 확신할 수 없지만, 그 사건은 반드시 일어날 것이었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대비되었다는 느낌을 받으라고 권고하지만, 신자유주의는 정작 가장 가벼운 충격조차도 근본적으로 대비하지 않은 채 내버려 두었다.(「3장 선제적인 출현 : 테러와의 전쟁, 그 생물학적 전환」 151~152쪽)

생명정치 시대의 영구적인 전쟁
선제적 전쟁의 확장과 함께 환경 및 생명정치의 영역이 여기에 포함되면서, 영구적인 전쟁은 마치 위기가 이끄는 영속화 이외에는 어떤 결말도 없는 생명의 진실이라도 된 양, 지구 위 생명의 진화와 융합된다. 딕 체니의 말을 빌리면, “그 끝은 없다. 적어도 우리 일생 동안에는.”(「3장 선제적인 출현 : 테러와의 전쟁, 그 생물학적 전환」 183쪽)

생명권 운동과 여성 신체
투기적 양식으로 작동하는 정치에 맞서, 근본주의는 불확실한 미래에,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자산 형태을 다시 강요하기 위해 투쟁하게 되었다. 생명권 운동이 명백히 밝힌 것처럼, 이 자산 형태는 서로 떼어놓을 수 없이 경제적이면서 성적이고, 생산적이면서 동시에 재생산적이다. 자산 형태는 궁극적으로 여성의 신체에 대한 요구이다.(「6장 거듭난 태아 : 신제국주의, 복음주의 우파, 그리고 생명의 문화」, 305쪽)

지은이 소개

지은이
멜린다 쿠퍼 (Melinda Cooper, 1971~ )
파리 8대학에서 들뢰즈와 가따리에 대한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고 현재 호주 시드니 대학 사회학 및 사회정책학과 부교수, 호주연구위원회(ARC) 미래연구원(Future Fellow)으로 활동 중이다. 첫 저서 『잉여로서의 생명』(갈무리, 2016)에서 미국 생명공학의 발전과 신자유주의의 발흥을 연결시키며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최근 캐서린 월비(Catherine Waldby)와 함께 『임상 노동 : 지구적 생명경제에서의 인간 연구 피험자와 신체조직 기증자』(Clinical Labour : Human Research Subjects and Tissue Donors in The Global Bioeconomy, Duke University Press, 2014)를 출간했다. 특히 중국과 인도의 사례를 중심으로 신자유주의적 생명경제에서 임상 시험에 참여하며 위험을 체화하는 노동의 변화를 연구하고 있다.

옮긴이
안성우 (Ahn Sungwoo, 1977~ )
서울대 생명과학부를 졸업하고 사회학과 대학원에서 과학기술사회학을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받은 후, 버지니아텍 과학기술학(STS) 프로그램에 진학했다. 현재 샌디에고에서 박사학위 논문을 집필 중이며, 샌디에고 주립대(SDSU)에서 강의를 하는 한편, 현지 생명공학 기업에서 실무를 통해 현장을 경험하고 있다. 인간 집단 간의 생물학적 차이를 연구하는 최근의 유전체학에 대한 과학학적 접근, 제약 산업에서의 지식과 약품 생산에 대한 사회학적 이해에 관심이 많다. 박사 학위 논문을 통해 최근의 맞춤 의학과 세분화된 환자 집단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 시험 등 의료 부문의 실천이 어떻게 기존 인종 및 민족 개념과 맞물려 발전하고 있는지를 아시아 및 한국의 맥락에서 밝히고 있다. 공역서로 『과학의 민중사』(사이언스 북스, 2014)가 있다.

목차

한국어판 지은이 서문 6

서문
정치경제와 생물학 : 계보들 19
생명정치 : 뉴딜에서 신자유주의까지 23

1장 한계 너머의 생명 : 생명경제의 발명
위기에 대응하기 : 폐기물의 재생 47
규칙과 규제 : 생명공학 혁명을 창조하다 55
세계 경제 : 부채의 창출, 한계, 그리고 지구 61
한계 너머의 생물학 : 생명을 비표준화하기 67
한계 너머의 성장 : 새로운 자유방임주의 86
한계 너머의 산업주의 : 생물적 환경정화, 에너지 미래, 그리고 생명경제 90

2장 제약 제국에 관하여 : AIDS, 안보, 그리고 악령 쫓기 의식
TRIPs와 새로운 제약 제국주의 106
삶과 죽음에 대한 셈 : 금융화, 부채, 그리고 신제국주의 110
전염의 군사화 : 전 지구적 안보 위협이 된 AIDS 119
음베키 : 공중 보건, 악령 쫓기 의식, 그리고 지구적 아파르트헤이트의 역설 127

3장 선제적인 출현 : 테러와의 전쟁, 그 생물학적 전환
전쟁 중인 세균 141
재출현한 창발성 146
생물권적 위험 : 창발적인 것에 맞서기 152
새로이 나타난 위협들 158
선제성 165
인도주의적 전쟁의 귀환 : 테러와의 전쟁과 재난 대응 172
창발의 경제학 178

간주 187

4장 뒤틀림 : 신체조직 공학과 위상학적 몸
장기의 기예 : 보철과 장기 이식 194
생기의 역학 : 장기 기술의 철학 195
생물기관 발생 : 형태발생의 조절 202
거리적·위상학적 변환에 관하여 209
장기 조립의 양식들 : 표준 생산에서 유연 생산으로 219
생기의 양식들 : 신체 시간의 재고 225

5장 재생의 노동 : 줄기세포와 자본의 배아체들
재생산 의학 : 농축산업의 인간화 236
재생산 및 재생 의학 : 생식을 재고하기 243
생식을 판매하기 : 가족 계약에서 배아 선물 시장까지 250
후기-노인학 253
생성의 재발명 258
상품화 또는 금융화? 263
전 지구적 난자 시장 266

6장 거듭난 태아 : 신제국주의, 복음주의 우파, 그리고 생명의 문화
경제와 믿음 280
다시 태어난 국가 : 미국, 복음주의, 그리고 생명의 문화 284
부채 제국주의 : 1971년 이후의 미국 288
신자유주의 : 믿음의 경제학 295
거듭난 태아 : 생명권과 거듭나기 운동 300

에필로그 310
감사의 글 313
옮긴이 후기 315
참고 문헌 321
인명 찾아보기 342
용어 찾아보기 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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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자본주의』(조정환 지음, 갈무리, 2011)
'인지자본주의'는 인지노동의 착취를 주요한 특징으로 삼는 자본주의이다. 우리는 이 개념을 통해서 현대자본주의를 다시 사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노동의 문제설정을 새로운 방식으로 제기할 수 있다. 이 개념을 통해서 우리는, 금융자본이 아니라 인지노동이 현대세계의 거대한 전환과 사회적 삶의 재구성을 가져오는 힘이라는 생각을 표현할 수 있고, 그 노동의 역사적 진화와 혁신의 과정을 중심적 문제로 부각시킬 수 있다.


『텔레코뮤니스트 선언』(드미트리 클라이너 지음, 권범철 옮김, 갈무리, 2014)
저자는 벤처 코뮤니즘의 개념을 발전시키면서, 자본주의 내로 문화를 포획하려 하는, 자유소프트웨어와 자유문화에 대한 기존의 자유주의적 관점과 카피라이트(copyright) 체제에 대해 비판한다. 클라이너는 카피파레프트(copyfarleft)를 제안하면서, 또래생산 라이선스의 유용한 모델을 제공한다.


『자본과 정동』(크리스티안 마라찌 지음, 서창현 옮김, 갈무리, 2014)
일본의 도요타 공장에서 가장 최근의 혁신에 이르기까지 이러한 새로운 노동형태 모델의 전개를 추적하는 마라찌의 비판은 정치경제학을 뛰어넘어 사회생활, 정치참여, 민주제도, 개인들간의 관계들, 그리고 자유민주주의에서 언어가 차지하는 역할 등과 관련된 논점들을 망라한다.


『베르그손, 생성으로 생명을 사유하기』(황수영 지음, 갈무리, 2014)
베르그손, 깡길렘, 시몽동, 들뢰즈라는 네 명의 철학자들을 생명과 생성이라는 키워드로 엮는 독창적인 관점을 보여 준다. “생명이란 무엇인가?”라는 보편적인 주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1부에서는 생명철학의 측면에서 베르그손의 진화론을 현대의 진화 이론들, 특히 신다윈주의 및 고생물학자 굴드의 이론과 비교하면서 베르그손의 진화 이해에서 아직도 생생하게 살아있는 통찰이 무엇인가를 찾아낸다. 2부와 3부는 베르그손 철학의 두 면모인 생명철학과 생성철학이 이후 어떻게 분기하여 후대의 철학자들에게 계승되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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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뤼노 라투르』 | 그레이엄 하먼 지음 | 김효진 옮김 | 202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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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현대 프랑스철학의 뿌리들』 | 황수영 지음 | 202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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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체들의 민주주의』 | 레비 R. 브라이언트 지음 | 김효진 옮김 | 202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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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법으로서의 경계』 | 산드로 메자드라·브렛 닐슨 지음 | 남청수 옮김 | 202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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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유토피아』 | 안진국 지음 | 2020.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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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제비츠와의 마주침』 | 김만수 지음 | 2020.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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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무기들』 | 조정환 지음 | 2020.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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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2
『좀비학』 | 김형식 지음 | 2020.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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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의 투쟁』 | 마리아로사 달라 코스따 지음 | 이영주·김현지 옮김 | 2020.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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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의 진부함』 | 이라영 지음 | 2020.08.28
갈무리 | 2020.08.27 | 추천 0 | 조회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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