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식인의 형이상학 9장 발제

작성자
vanillaice61
작성일
2020-02-03 23:16
조회
497
9장에서 까스뜨루는 샤머니즘에 대한 논의를 더 깊게 들어간다. 그는 샤머니즘에는 ‘수평적’ 샤머니즘과 ‘수직적’ 샤머니즘이 있다고 설명한다. 먼저 수직적 샤머니즘은 “노래를 가르치는 스승과 의례 전문가들”와 같은 ‘사제’의 모습을 띄며 “출생, 입문의식[성인식], 임명식, 장례식 같이 그룹 내부 관계를 재생산”하는 역할을 한다(192). 반면 수평적 샤머니즘은 “동물의 정신들”(191)과 대화하는 ‘예언자’들이다. 수직적 샤머니즘이 위계 질서를 공고히 하며 ‘평화적인 사회’와 합을 같이 한다면, 수평적 샤머니즘은 ‘호전적 사회’와 궤를 같이 한다(하지만 아마존 사회에는 두 가지 샤머니즘이 공존한다). 수평적 샤먼은 희생의 “집전자인 동시에 운송자”(190)로서 희생의 제물이 될 사절단이나 대표단을 보내는 대신 그 자신이 제물이 된다. 그 자신이 선조들의 “미래 음식”(190)으로 변형되는 것이다. ‘인간’에서 ‘음식’ 또는 ‘동물’로의 횡단. “이들은 사냥감이라는 버전으로 존재하는 동물 그 자체다”(194).
수평적 샤먼이 관점과 관점 사이을 횡단한다는 말은 흔히 우리 사회에서 이야기하는 ‘다양성 존중’과는 전혀 다른 맥락 안에서 작동하는 듯 하다.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서로가 가지는 신념이나 외모 또는 취향이 다 다르고 그 다름은 침해되지 않고 그대로 지켜져야 한다고 믿는다. 그런데 아마존 사회에서 수평적 샤먼은 “소통 불가능한 것들 사이를 횡단”하며 “전쟁의 연장”(188) 속으로 들어간다. “서로 다른 두 가지 종 각각은 자기 자신을 필연적으로 인간으로 보지만, 이와 동시에 한 종이 다른 종을 인간으로 볼 수는 없”(188)기 때문이다. 종과 종이 동시에 인간일 수 없고, 다른 종은 반드시 그에 잡아먹히는 동물이 된다. 까스뜨루는 이를 “관점적 투쟁”(188)으로 묘사한다. 샤먼은 관점과 관점 사이를 오가며 종과 종 사이의 수평적 화해를 꾀하기 보다는 횡단이라는 행위를 통해 종과 종의 변형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에서 죽는다는 것은 곧 동물로 변형된다는 것이다...살아 있는 자들이 죽여서 잡아먹을 수도 있는 동물의 신체 안으로 인간의 영혼이 들어간다고 이해하는 것도 논리적이다”(195). 이는 끊임없는 ‘영속적 비평형’으로 들어가는 행위로서, ‘나’와 ‘타자’는 끊임없이 서로를 침범하며 서로의 관점을 교란시킨다.

들뢰즈 ‘되기’ 개념
https://www.artnstudy.com/n_lecture/note/%EA%B0%9C%EB%85%90%EC%9C%BC%EB%A1%9C_%EB%A7%8C%EB%82%98%EB%8A%94_%EB%93%A4%EB%A2%B0%EC%A6%88_12.pdf
전체 0

전체 402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추천 조회
공지사항
[새책공지] 스피노자, 『에티카』 ― 3월 5일 시작!
영대 | 2024.02.15 | 추천 0 | 조회 748
영대 2024.02.15 0 748
공지사항
세미나 홍보 요청 양식
다중지성의정원 | 2022.01.11 | 추천 0 | 조회 2609
다중지성의정원 2022.01.11 0 2609
공지사항
다중지성 연구정원 세미나 회원님들께 요청드립니다.
다중지성의정원 | 2019.11.03 | 추천 0 | 조회 4513
다중지성의정원 2019.11.03 0 4513
공지사항
[꼭 읽어주세요!] 강의실/세미나실에서 식음료를 드시는 경우
ludante | 2019.02.10 | 추천 0 | 조회 5016
ludante 2019.02.10 0 5016
공지사항
세미나를 순연하실 경우 게시판에 공지를 올려주시길 부탁드립니다.
ludante | 2019.01.27 | 추천 0 | 조회 5108
ludante 2019.01.27 0 5108
공지사항
비밀글 인류학 세미나 참가자 명단 - 2019년 12월
다중지성의정원 | 2018.02.26 | 추천 0 | 조회 42
다중지성의정원 2018.02.26 0 42
356
다음 세미나(3/21) 공지입니다
영대 | 2023.03.16 | 추천 0 | 조회 235
영대 2023.03.16 0 235
355
다음 세미나(3/14) 공지입니다
영대 | 2023.03.09 | 추천 0 | 조회 255
영대 2023.03.09 0 255
354
다음 세미나(3/7) 공지입니다
영대 | 2023.03.02 | 추천 0 | 조회 304
영대 2023.03.02 0 304
353
다음 세미나(2/28) 공지입니다
영대 | 2023.02.25 | 추천 0 | 조회 259
영대 2023.02.25 0 259
352
다음 세미나(2/21) 공지입니다
영대 | 2023.02.18 | 추천 0 | 조회 252
영대 2023.02.18 0 252
351
다음 세미나(2/14) 공지입니다
영대 | 2023.02.08 | 추천 0 | 조회 247
영대 2023.02.08 0 247
350
<중세의 가을> 다음 세미나(1/31) 공지입니다 (24일은 설연휴로 쉽니다)
영대 | 2023.01.19 | 추천 0 | 조회 292
영대 2023.01.19 0 292
349
1월 17일 <중세의 가을> 첫 날 범위
영대 | 2023.01.09 | 추천 0 | 조회 264
영대 2023.01.09 0 264
348
[새책공지] 요한 하위징아, 『중세의 가을』 - 1월 17일 시작!
영대 | 2023.01.01 | 추천 1 | 조회 1143
영대 2023.01.01 1 1143
347
다음 세미나(12/20) 공지입니다
영대 | 2022.12.19 | 추천 0 | 조회 244
영대 2022.12.19 0 2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