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제] 9/8 항의의 접합 <스크린의 추방자들>

작성자
jini
작성일
2021-09-08 18:13
조회
333
항의의 접합(발화) 히토 슈타이얼 2002

발제 최혁진

1. 모든 접합은 목소리, 이미지, 색체, 정념, 혹은 신조 등 다양한 요소들이
시공간상에서 편집된 몽타주다. 항의의 접합은 두 단계를 갖는다.
첫 번째 단계에서 접합은 정치적 항의를 발성하고 언어로 표현하거나 시각화하는 등
항의의 언어를 발견하는 과정을 수반한다. 그러나 두 번째 단계에서
접합은 항의 운동의 내부적 조직이나 구조를 형성한다.

나는 소위 몽타주 이론 혹은 영화의 컷(편집)의 이론을 참조 하려한다.
이는 예술과 정치의 관계가 보통 정치 이론 영역에서 다뤄지기 때문이며,
또한 종종 예술이 정치이론의 장식처럼 등장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역으로 정치의 영역을 몽타주 이론에 연관시켜 생각하면 어떨까?
정치적 영역은 어떻게 편집되고, 이러한 형식의 접합에서
어떤 종류의 정치적 의미가 발생할 수 있을까?
(변혁의 정치성을 어떤 형식으로 풀어야 하는가?)

2. 이 문제를 두 편의 영화에서 발췌한 단편들을 바탕으로 논의해보고,
접합 형식에 기반을 둔 암시적인 혹은 노골적인 정치적 사고를 다뤄 보자.
그리고 정치적 의미 생산 방식, 미학적 형식, 정치적 요청의 연쇄와 몽타주를
창조하는 것에 대한 자기성찰적인 논의를 바탕으로 정치적 함의를 살펴보자.

2-1. <시애틀 투쟁>

1999년 시애틀에서 열린WTO회의를 둘러싸고 벌어진 항의 시위들의 열정적인 기록.
시위의 나날들과 사건들이 순서대로 편집되었음. 다양한 정치 집단, 특히 노조,
그리고 원주민 집단과 농민 조직에서 활동하는 다수의 화자들이 던지는
짧은 선언들이 숱하게 등장한다. 30분짜리 다섯 개 장으로 이루어 졌다.

관객을 방송국으로 이끌고 소개하는 시퀀스 (https://youtu.be/GYyCDE6dbDU?t=962)

독립 미디어 센터의 내부조직도 상업 방송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 팩스, 전화, 인터넷, 위성 등
홍보물을 내보내는 다양한 매체가 나열된다. 비디오 데스크, 제작 일정표 등을 통해
그림과 소리의 정보 조직화 작업이 어떻게 지휘되는 지를 볼 수 있다.
여기서 묘사되는 것은 기업 미디어가 유통시키는 정보와 거리를 둔 ‘대항정보’다.
여기에 개입되는 것은 미디어가 취하는 제작 양식의 충실한 재생산인 셈이다.

이 발화자들의 숏이 형식적으로 유사하기 때문에, 그들의 다양한 입장은 표준화되며
따라서 비슷해진다. 그 결과 미디어가 사용하는 것과 완전히 유사한 형식이 적용된
<시애틀 투쟁>은 가산된 목소리들의 모음이 되어 민중의 소리를 낳는다.
그리고 자신의 적수인 기업 미디어의 조직화 법칙을 무조건적으로 채택한 연쇄의 미적 형식일 뿐이다.

2-2. <여기와 저기>

고다르가 장-피에르 고랭(Jean-Pierre Gorin)과 함께 활동했던
지가 베르토프 집단(Dziga Vertov Group) 시기인 1970년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의
초청을 받아 제작한 16mm 선전영화를 4년 후 프랑스에서 미에빌과 함께
재검토하는 과정을 거쳐 완성되었다.

팔레스타인에 대한 프랑스의 연대가 특히 1970년대에 어떻게 변동을 겪어왔는지를
주제로 해방 일반의 태도, 연출, 역효과적인 관련에 대한 급진적 비판을 다룬다.
고다르와 미에빌은 정치적 접합의 수준, 달리 말하면 내부적 조직의
표현만이 아닌, 표현의 조직화에도 비판을 가한다.(117)
그들의 가정에 따르면, 대중문화의 원리에 따라 조직된 포드주의적
접합은 견본에 따라 재생산할 것이며 이는 타파되고 문제시되어야 한다.

예시 시퀀스 https://url.kr/s7nxdp

전투 사진을 든 행렬은 조립라인이나 카메라 기계장치의 논리를 따라,
기계를 통해 서로 연결된다. 그림과 소리 제작의 연쇄에 대한 이 장면의 성찰은
관객이 영화적 재현의 조건 일반에 대해 재고하도록 이끈다. (예시1)

나치 독일, 팔레스타인, 라틴아메리카, 베트남 및 여러 장소들의 그림과 소리가
거칠게 뒤섞이고, 우파와 좌파 모두에서 ‘민중’을 호명하는 가요 및 민요 여러 곡과 결합된다.
그로인해 어울리지 않는 연결이 일어나는 것을 보게 된다.
나치 수용소 사진과 칠레 민중가요 벤세레모스(Venceremos)의 연결,
히틀러의 육성과 베트남 미라이 학살 사진의 연결 등…
이 몽타주 고요한 강압 내부에 날카로운 불일치를 발생시킨다.
모든 정치적 척도의 영역 밖에서 맹목적으로 가산에 가산을
더하고 있는 공허하고 포용주의적인 ‘그리고’이다. (예시2)

그림과 소리를 사용한 이데올로기 접합에서 훨씬 더
급진적인 비판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따라서 기어코 모든 이를 하나의 망에 조직하는 것보다
가끔은 연쇄를 끊어내는 것이 낫지 않은가?

3. 달리 표현해보자면, 두 요소/이미지를 어떻게 몽타주해야
이 두 요소/이미지가 스스로를 넘어선
바깥의 그 무엇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인가?
돌맹이 두 개를 맞부딪혀 어둠 속 불꽃이 튀게 하듯이,
타협을 재현하는 무언가 대신 또 다른 질서의 무언가를
창출하는 몽타주는 무엇인가?
정치적인 것의 불꽃이라 부를 그 무엇은 과연 창조될 수 있을까?
가 진정한 접합의 문제다. (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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