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제 6고원 p297 ~308

작성자
floor
작성일
2019-01-04 22:02
조회
458
6.1947년11월 28일-기관없는 몸체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사제의 최근 모습은 <쾌락>, <죽음>, <현실>이라는 세 가지 모습을 가진 정신분석가로 나타나고 있다. 정신분석의 현대성은 욕망을 단지 생식에만 고착된 것으로 보진 않지만, 욕망에 세 가지, ①결핍, ② 쾌락, ③환상을 새겨 넣었다는 점에서 본질은 그대로인 듯 하다. 그 예로 마조히스트에 대한 정신분석가들의 해석을 살펴보자. 정신분석가들에 의하면, 그들(마조히스트)은 쾌락을 추구하며, 오직 <고통과 환상적인 굴욕>에 의해서만 그 쾌락에 도달한다. 그리고 그렇게 함으로서 깊은 불안에서 벗어난다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쾌락이란 과연 뭘까? (마조히스트처럼) 고통에 의해서만 다다를 수 있는 것인가? 우리의 욕망 안에는 그 속에 내재하는 기쁨이 존재하는 법인데 이 기쁨은 어떠한 결핍이나 불가능성을 내포하지 않으며 쾌락으로 측정되는 것도 아니다. 차라리 이 기쁨은 쾌락의 강렬함들을 분배하고, 불안이나 치욕, 죄책감으로 침해되는 것을 막아준다, 하지만 마조히스트는 하나의 기관 없는 몸체를 구성하여 욕망의 고른판을 뽑아내기 위한 수단으로 기쁨 대신 <고통>을 이용한다.

그러면 정신분석을 거치지 않은 마조히스트가 있다고 해보자 “주인은 말에게 다가갈 때는 언제나 채찍을 들고 가며, 그때마다 채찍질을 한다….” 이 마조히스트에게는 본질적인 동물-되기, 즉 힘의 문제가 존재한다. 마조히스트는 그것을 이런 식으로 나타낸다. “조련사의 공리는 본능적인 힘들을 파괴하고 이것을 전달된 힘들로 대체할 것.아다” P298~299. 말에게 일어나는 일이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법이다. 인간은 이처럼 본능적인 힘들에, 전달된 힘들을 강요한다. 이 <전달된 힘>들이 본능적인 힘들을 규제하고 선별하고 지배하며 덧코드화 한다. 두 계열, ① 말의 계열인, 말의 타고난 힘이며 인간에 의해 전달되는 힘과, ②마조히스트 계열인, 인간의 타고난 힘이며 말에 의해 전달되는 힘이 존재한다. 마조히스트는 자신의 말과 여주인을 이용해 기관없는 몸체 또는 고른판을 구성하면서 ① 욕망의 내재성을 그리고 ②그 장을 가득 채우는 전체적인 배치물을 구성해낸다.

궁정풍 연애와 기사도 연애의 가장 큰 차이는 기사들에게는 사랑에 부여된 가치는 항상 사랑의 외부에 있고, 궁정 체계 안에서는, 시험은 본질적으로 사랑의 내부에 있으며 전쟁의 가치는 감정적인 영웅주의에 자리를 내준다. 궁정풍 연애는 자아를 사랑하지 않는다. 강렬함들이 지나가서 더 이상 자아도 타자도 없게 되는 그런 기관 없는 몸체를 만든다. 여기서 내재성의 장은 자아의 내부에서도, 외부의 자아에서도 오지 않는다. 오히려 자아를 인식하지 않는 절대적인 바깥과 같은 것이 내재성의 장이다. <외적 쾌락을 포기하거나 여기서 멀어짐>은 욕망 자체로 충족되는 상태, 어떤 결핍도 없으며 자신의 내재성의 장을 스스로 만들어 내는 것이다. <궁정풍 연애의 환희>가 그러하다. 여기서는 모든 것이 허용된다. 중요한 것은 ① 쾌락이 욕망 자체의 흐름, 즉 <내재성>의 흐름이 되도록 하는데 있다. 그리고 ② 이 욕망의 흐름을 중단시키면 안되고 ③ 이것을 세 가지 망상(내적 결핍, 우월한 초월성, 허울뿐인 외부성) 에 기대게 만드는 척도의 흐름이 되어서도 안된다. 욕망이 쾌락을 규범으로 삼지 않는 까닭은 충족될 수 없는 결핍 때문이 아니라 욕망의 긍정성, 다시 말해 욕망이 자신의 진행과정에서 그리는 고른판 때문이다. P301

사람들은 흔히 욕망을 내적인 결핍으로 느끼거나, 일종의 외부화 가능한 잉여 가치를 생산하기 위해 쾌락을 지연시키지만 그보다는 기관없는 강렬한 몸체나 <도>, 내재성의 장을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곳에서의 욕망은 아무것도 결핍하고 있지 않으며, 어떠한 외적인 or 초월적인 기준과도 무관하다. 유교에서는 욕망 자체에 고유한 고른판을 그리는 탈지층적인 <도>의 측면에서 욕망을 이해했다.

내재성의 장이나 고른판의 구성은 아주 다양한 배치물들, 즉 도착적 예술적 과학적 신비적 정치적 배치물들을 통해 다양한 사회 구성체 안에 존재할 수 있다. 이 배치물들은 결코 같은 유형의 기관 없는 몸체가 아니다. 내재성의 장 또는 고른판은 한 조각 한 조각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조각들의 고른판은 모든 CsO들의 집합이고, 내재성의 순수한 다양체로서 일반화된 탈영토화의 운동 속에 있다. 우리가 다음의 세 가지들을 구분한다. ① 실체적 속성들처럼 서로 다른 CsO들. 예를 들어 마약을 복용한 차가운 CsO와 마조히스트의 고통의 CsO. ②각 유형의 CsO위에서 일어나는 것, 곧 양태들, 생산된 강렬함들, 지나가는 파동들과 진동들 ③ 모든 CsO 들의 잠재적 집합인 고른판

각각의 CsO위에서 생산된 강렬함들을 결합시키고 모든 강렬한 연석성들의 연속체를 만들어 낼 때에만 모든 CsO들은 한데 꿰메어지고 냉각, 결합된다. 각각의 CsO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배치물이 필요하고, 고른판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거대한 <추상적인 기계>가 필요하다. 각각의 CsO는 고원이라 불리우기도 한다. 하나의 고원은 한 조각의 내재성이다. 각각의 CsO는 고원들로 만들어져 있다. 각각의 CsO 자체는 고른판 위에서 다른 고원들과 소통하는 하나의 고원이다 CsO는 이행의 선분인 것이다. P303 CsO의 적은 기관들이 아닌 유기체가 적이다, 신학 체계는 바로 유기체 또는 유기체라 불리는 기관들의 조직화를 만들어내는 작업이다. 신은 CsO를 견딜 수 없으며 유기체 자체가 신의 심판이며 의사들은 이것(유기체)을 이용해 신의 권력을 훔치는 것이다.

우리는 끊임없이 지층화되어 있다. 주체는 유기체와 마찬가지로 지층에 속하고 지층에 의존한다. CsO는 소리친다. “그들이 나를 유기체로 만들어 버렸어. 부당하게도 나는 접혀지고 말았다. 내 몸을 도난 당했다!” 신의 심판은 CsO를 내재성에서 떼어내 그것을 <유기체, 기표작용, 주체>로 만든다. CsO는 성층작용의 표면과 고른판 사이에서 진동하는데 CsO는 이 성층 작용의 표면으로 물러가며 심판에 굴복하기도, 이 고른판 안에서 전개되어 실험을 향해 열리기도 한다. 그러나 지층 뒤에서 언제나 다른 지층이 있고 하나의 지층은 다른 지층 가운데 파묻히기 때문에 사람들은 극한으로서 CsO에 도달하지 못한다. 고른판과 성층작용 표면들 간의 전투가 영속적으로 존재한다.

우리는 죽음 충동과는 전혀 다른 자기 파괴를 발명해낸다. 유기체를 해체하는 것은 결코 자살이 아니다. 그것은 탈영토화를 향해 몸체를 여는 것이다. 이는 <의미생성과 주체화>라는 다른 지층을 해체하는 것만큼 어렵다. 세 영역(유기체, 의미생성, 주체화)에서 벗어나는 일들에 공통되는 기예 Art 는 신중함이다. 왜냐하면 유기체를 해체할 때 죽음 근처까지 갈 수 있고, 의미생성과 예속을 벗어 던질 때 허위나 환영, 환각등 심리적 죽음 근처까지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의식으로는 도달할 수 없는 신비한 곳인 다른 판이 존재하고 이는 불분명하고 형태를 갖지 않는 판이다. 이 판이 모험적인 감각들과 지각들을 끄집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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