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제] 2/01 『기술적 복제시대의 예술작품』

작성자
cloudstar
작성일
2019-02-01 13:29
조회
2171
제가 가진 두 가진 의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조르주 멜리에스의 작품은 벤야민에게 있어 영화가 아닐까?

벤야민은 영화에 관해 이야기 할 때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합니다.

“이와 같이 영화에 의한 리얼리티의 표현 쪽이 오늘날의 인간에게 [회화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중요한 것이 되어 있는 것은, 이 영화의 리얼리티 표현이 바로 현실과 기계장치 간의 극히 강력한 상호침투에 의거함으로써 기계장치조차 더 이상 제약이 되지 않는 그러한 현실 파악의 시점-오늘날의 인간은 예술작품에 대해 이러한 시점을 요구할 만한 정당한 권리를 갖고 있다-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p.73)


“즉 가상이 쇠퇴하고 아우라가 조락하는 것과 병행하여, 거대한 유희공간이 얻어진다는 점이 통찰된다. 가장 넓은 유희공간은 영화에서 열렸다. 영화에서는 가상의 계기는 완전히 배후로 밀려나고 유희의 계기가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 (p.133)


즉 이전의 주술적인 능력이라 할 수 있는 ‘제 1기술’에서, 기계에 의존하는 ‘제 2기술’로 변화하였고 리얼리티의 표현이 무엇보다 중요하기에 미메시스(모방)에서 가상은 사라지고 유희만이 남게 된 것이 영화의 특징입니다.

이는 최초의 영화를 제작한 뤼미에르 형제의 작품을 통해 볼 경우 맞는 설명입니다. 현실을 그대로 촬영하여 보여준 그들의 작품은 벤야민의 주장처럼 기계를 통해 ‘가상’은 사라지고 그들의 상황을 눈으로 보며 ‘유희’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동시대의 감독 조르주 멜리에스의 작품은 이것과는 다릅니다. SF영화의 선구자라 불리우는 그는, 여러 장의 이미지를 중첩시키는 등의 기술구현을 통해서 ‘가상’이라는 상황을 영화에서 만들어냈고, 그러한 그의 작품은 제 2기술의 산물이지만 마술과 같은 표현으로 오히려 주술적인 느낌까지 납니다. (아래는 조르주 멜리에스의 작품과 관련된 영상 링크입니다.)

조르주 멜리에스, 『The Four Troublesome Heads』
https://www.youtube.com/watch?v=IKQRV4XKZt4


그렇다면 벤야민에게 있어 동시대의 인물 조르주 멜리에스의 작품은 영화라 칭할 수 없는지, 만약 벤야민의 입장에서 조르주 멜리에스의 작품 또한 영화라 불린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지 의문이었습니다.




2. 마르셸 뒤샹의 앵프라맹스 개념처럼 완벽한 복제는 존재하지 않는데, 복제는 아우라를 파괴할 수 있을까?

벤야민은 다다이즘과 복제, 그리고 아우라의 파괴에 관한 관계에 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습니다.

"다다이즘은 오늘날 대중이 영화 속에서 구하고 있는 효과들을 회화(내지 문학)이라는 수단을 통해 만들어내려고 시도했던 것이다. -중략- 그들이 그러한 재료들로 이루어낸 바는, 작품이 산출하는 아우라를 가차 없이 파괴시키는 것이요, 바로 그 제작 수단을 통해 작품에 복제의 낙인을 찍는 일이었다." (p86-86)

다시 말해, 우스꽝스러운 재료들을 활용하여 기존의 작품을 복제함으로 이전의 아우라를 파괴시킨다는 것입니다.



마르셸 뒤샹, 『391 』

이는 최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전시하고 있는 마르셸 뒤샹의 작품 마르셸 뒤샹, 『391 』을 보더라도 다다이즘의 목적 자체가 복제를 통한 아우라의 붕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의 작품은 『모나리자』를 다양한 재료를 통해 복제함으로 기존의 작품이 갖고 있던 아우라를 파괴시켰습니다.



마르셸 뒤샹, 『샘』

하지만 동일한 작가의 작품 『샘』을 볼 경우 이 복제에 관한 개념에 약간의 의문을 갖게 됩니다. 뒤샹이 샘을 전시한 이유는 기술복제 시대 속에서, 어떠한 것도 예술이 될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작품을 전시할 때 '앵프라맹스'라는 개념을 만들어냈는데, 이는 완벽해 보이는 복제들에게 미세한 차이가 존재한다는 의미입니다. 다시 말해, 공장에서 기술적으로 완벽하게 복제된 소변기들 중에서도 약간의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을 그는 전시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각각의 복제품은 '아류'의 개념이 아닌 '유일무이'의 개념으로 오히려 개별적인 아우라들을 각각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지에 대한 의문이 들게 됩니다. 다시 말해, 『모나리자』라는 작품은 기존의 작품의 아우라를 보존함과 동시에 이에 대한 복제작인 『391 』은 아우라를 파괴하기 보다는 그것 자체의 새로운 아우라를 갖게 되는 것이 아닌지에 대한 의문입니다.

영화로 따질 경우,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배우가 실존할 수 있는지 의심됩니다. 기계장치 앞에서의 연기를 마친 배우는 기술적인 복제와 더불어, 상영관 그리고 Film의 상영횟수(Film의 특성상 상영횟수가 많아질수록 마모되기 마련)에 따른 다양한 조건으로 자기 자신을 연기했던 배우는 사라지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그 모방품만이 여러 곳에서 보여지고 있을 뿐이지 않을 것인가란 의문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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