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 및 후기] 4/22 월요일 2시 『이미지의 운명』 , 2장 65p-129p

작성자
etranger
작성일
2019-04-15 23:07
조회
837
다음 세미나는

4월 22일 월요일 2시 다지원 3층에서 열립니다.

범위는 『이미지의 운명』 2장 65p-129p 읽어오시면 되고,

각자 질문, 토론거리 준비해오도록 하겠습니다.

새로운 참가자분 언제나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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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시간 잘 마쳤습니다.

그간 읽어왔던 미디어 이론 관련 책들과 달리

철학적 사유들이 많아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마침 영화 관련 공부를 꾸준히 해오신 해진, 재진님이 계셔

디테일한 부분에서 여러 도움을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브레송의 영화는 플로베르에 의해 열린 소설적 전통의 연속선상에 기입되어 있다."(17p) 라는 맥락에서

랑시에르가 상세히 풀지는 않았지만,

이전에 주장했던 맥락들, 그리고 제가 알고 있던 것을 토대로

플로베르의 "열린 소설적 전통"이 어떤 것인지 유추할 수 있었습니다.

랑시에르는 플로베르의 '마담 보바리'를 19세기 유럽문학의 새로운 미학적 요소를 가진 작품으로 보았고,

위계 없는 일상의 전면적 묘사를 두고

근대 문학의 '민주주의 체제'이며 모든 것이 말할 자격이 생겼다고 분석했으니까요.

하지만 브레송에 대해서는 랑시에르가 앞부분에서 언급한 '당나귀 발타자르'를 조금 찾아본 것 빼고는

사실상 아는 것이 없어

브레송 영화의 어떤 맥락이 플로베르적 전통과 닿아있는지 그려지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재진님은 저랑 반대로 브레송적인 맥락은 아셨지만

플로베르적 전통에 대해 궁금함을 갖고 계셨더라구요.

그래서 서로가 알고 있던 부분을 나누며

퍼즐 맞추듯 읽어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게 '집단 지성'일까요^^?



또한 흥미로웠던 것은 랑시에르가 텔레비전과 상영관을 두고,

이미지들의 미학적 특성이 장치와 별개라는 것을 나름의 방식으로 논증하는 부분이었습니다.

텔레비전 그 자체의 본성이 상영관보다 열등한 것 아닌,

그것이 우리에게 불러일으키는 정서affects의 성질은 장치와 차이가 없다는 것이지요.

이 관점은 바르트가 스투디움과 푼크툼을 대립적으로 파악하며

사진기라는 기계적 감관에 갇힌 것을 비판하는 데서도 드러났습니다.

바르트는 사진의 푼크툼에 특권을 부여한 나머지

'순수한 사진'을 모든 예술에서 벗어난 채로 두기 위해,

현대의 어떤 사물을 예술이라고 느낄 수 있게 해주는 특징들을 지워버렸지요.

랑시에르는 스투디움과 푼크툼의 대립이 아닌,

예술의 이미지와 사회적 이미저리의 '교환', '사회적 절충'을 읽어내는 데로 나아갔습니다.

애초 그가 생각했던 이미지의 운명은

"예술의 조작, 이미저리의 유통 양식, 그리고 예술의 조작과 이미저리의 형태로 하여금 이것들의 감춰진 진리로 향하게 하는 비평적 담론 사이의 이 논리적이고 역설적인 뒤얽힘"(38p)이었던 것이죠.

랑시에르의 변증법적 측면은 바르트 비판 뿐만 아니라

'벌거벗은 이미지', '직시적 이미지', '변성적 이미지'라는 '이미지성'의 세 가지 형태를 나눌 때도 드러납니다.

앞으로 그가 이미지들의 뒤얽힘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기대되네요.



마지막으로 '해방된 예술'이 인상 깊었는데요.

랑시에르는 이를 두고 "이미지의 간극을 없애버리고 예술의 절차들을 현행적인 모든 삶의 형태들에 일체화시키고 예술을 더 이상 노동이나 정치와 분리시키지 않는 예술"(40p)이라 했습니다.

스탈린의 본격적 독재 이전의 소련에서 드러난 해방된[풀려난] 예술이 그 예기도 하죠.

베르가토프의 눈-기계 영화, 즉 키노 아이를 두고

재진님이 주관적이지만 '시각의 민주화'라 명명한 것도 흥미로웠습니다.

랑시에르가 플로베르의 '마담 보바리' 묘사를 두고 민주주의적 감각을 읽어낸 것과 맥락이 닿아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어요.

베르가토프의 어떤 지점이 그런 느낌을 주었는지 직접 보고 싶더라구요.

한편 당시 시대적 인식을 고려해

기계에 대한 베르가토프의 경도를 감안해서 봐야한다는 지적도 나왔지만요.

저는 소련에서 자신들의 독특한 해방 예술과 성과를 이루었지만,

많은 억압과 고통, 혹은 프로파간다로 이용되었던

베르가토프, 타르코프스키, 에이젠슈타인의 삶에서

월북 예술가 임화, 백석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이들 또한 사회주의 사회의 새로운 가능성을 기대했지만,

결과적으로 숙청당하거나 불운한 말년을 보내야했지요.

아무튼 랑시에르가 말한 해방적 예술 삶-되기를 두고

우리가 지금 어떻게 인식하고 받아들이고 실천할지에 대한 모색도 나누었습니다.

명확한 답은 나오지 않았지만,

이것은 랑시에르를 읽어나가고, 앞으로 공부하며 계속 물어가야하는 현행적 질문이 아닐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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