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과 사건』 | 브라이언 마수미 지음 | 정유경 옮김 | 2016.7.22

아우또노미아
작성자
갈무리
작성일
2018-03-11 21:47
조회
1085


보도자료

『가상과 사건』
Semblance and Event
Activist Philosophy and the Occurent Arts

활동주의 철학과 사건발생적 예술

무엇인가가 일어나고 있다.
그것까지는 우리가 이미 알고 있다.
무엇인가 벌어지고 있다.
할 수 있는 한 관찰자로서의 거리를 유지하려고 해도
우리는 그곳에, 즉 한가운데 있는 것이다.
그곳에서 사건이 벌어진다.
철학적 사유는 여기서, 그러니까 가운데에서 직접 시작되어야 한다.

지은이 브라이언 마수미 | 옮긴이 정유경 | 정가 20,000원 | 쪽수 352쪽
출판일 2016년 7월 22일 | 판형 신국판 변형 (139*208) 무선
도서 상태 초판 | 출판사 도서출판 갈무리 | 도서분류 아우또노미아 총서 53
ISBN 978-89-6195-140-1 94160
보도자료 가상과사건_보도자료.hwp 가상과사건_보도자료.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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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과 사건』은 『가상계』의 속편으로 읽힐 수 있다. 전자는 후자를 추동했던 중심적인 질문으로 되돌아간다. 우리는 경험의 강도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각각의 지나가는 경험을 물들이며 그 순간에 살아 있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독창적으로 표현하는 유일무이하고 환원 불가능한 성질을 우리는 어떻게 설명하는가? …… 미학적인 것은 경험의 특이한 성질들이 구성되고 표현되는 방식들을 고려하며, 정치적인 것은 어떻게 개인들이 그들이 함께 거주하는 세계를 집합적으로 귀하게 여기고 능동적으로 보살피는지(또는 그렇지 않은지)를 고려한다. 두 권의 책은 미학적인 것과 정치적인 것을 동시에 사유하고자 애쓴다. 이 기획은 작동 중인 사유와 느낌으로의 통합적인 미학적-정치적 접근이다.”
― 본문 중에서

『가상과 사건』 간략한 소개

“단순한 가상이 되지 않는 이상, 또한 예술 작품이기를 멈추지 않는 한 어떤 예술 작품도 완전히 생생하게 나타날 수 없다”
― 발터 벤야민

사건은 늘 지나간다. 어떤 사건을 경험한다는 것은 그 지나감을 경험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어떻게 현실적으로 현전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방금-존재했던 것과 곧-존재하려고-하는-것을 포괄하는 경험을 지각하는가? 『가상과 사건』에서 브라이언 마수미는 윌리엄 제임스, 알프레드 노스 화이트헤드, 질 들뢰즈 등의 저작에 의존하여 ‘가상’이라는 개념을 이 물음에 접근하는 한 가지 방법으로 전개한다.

그는 이것이 구체적인 것의 반대가 아니라 그것의 한 차원인 추상, 즉 ‘체험된 추상’의 문제라고 주장한다. 가상은 체험된 추상이다. 마수미는 가상의 범주를 이용해, 관계적이고 사건-지향적인 ― 인터랙티브 아트, 이페머럴 아트, 퍼포먼스 아트, 아트 인벤션 등으로 다양하게 불리는 ― 예술의 실천, 그가 집합적으로 ‘발생적 예술’이라 부르는 것을 탐구한다. 마수미는 원근법적 회화를 포함하여 관습적으로 대상-지향적이라 여겨지는 전통적인 예술 실천은 프레임을 동결하고, 또한 지각의 사건들을 조직화하며, 그것 나름으로 발생적 예술로 고려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각각의 예술 실천은 고유한 종류의, 체험된 추상의 관계적 사건들을 발명하여 가상의 서명적 종들을 산출한다. 마수미는 계속해서, 예술 작품의 관계적 관여는 예술 작품에 미적 차원만큼이나 필수적이고 직접적인 정치적 유의성(誘意性)을 부여한다고 말한다. 마수미는 어떤 창조적 활동에서도 미적인 것과 정치적인 것이 항상 밀접하게 엮이게 되는 방식을 가장 광범위한 수준에서 검토하기 위해 활동주의 예술의 실천들을 탐구한다.

핵심 개념들 : 가상, 사건, 활동주의 철학, 체험된 추상, 사건발생적 예술

가상(Semblance)
이 책에서 가상은 잠재적인 것이 현실적으로 나타나는 방식이다. 그것은 추상화를 체험한 잠재적인 것의 현존재이다. 여기서 사용된 바의 “가상”은 아도르노와 라캉이 이 용어를 쓸 때처럼 “환영”(illusion)이라는 의미를 품지 않는다.(36쪽)

“사건”(Event)과 “활동주의 철학”(activist philosophy)
활동주의 철학은 발생적인 것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비대상 철학(nonobject philosophy)이 된다. 들뢰즈는 “변화(alteration)의 사건”이 “한 사물의 본질 또는 실재와 마찬가지”라고 말함으로써 활동주의 철학의 주름으로 들어선다. 이것은 달리 말하면 사물의 발생의 새로움 외에 그 사물의 본질이나 실체는 없다는 것이다. “사실 나는 오랜 세월을 사건이라는 이 관념에 대해 글을 써 왔다. 알다시피 나는 사물들을 믿지 않는다.” 그는 과정으로서의 세계를 믿는다. 화이트헤드도 상당히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 “뚜렷한 대상이 반드시 있어야 사건이 성립하는 것이 아니다. 어디서든 언제든 무엇인가가 일어나고 있으며, 거기에 사건이 있다.” 자연 자체가, 과정의 세계가 “지나가는 사건들의 복합체이다.”(20~21쪽)

체험된 추상(lived abstraction)
추상은 …… 느낌, 즉 지나가면서 현재를 알리는 미래성의 느낌으로서 이해된다. 좀 더 정확히 그것은 순간의 핵심에서 관계성을 표현하는 그 느낌이다. 즉 순간의 기여적 요소들을 도래하게 될 것의 기능으로서 서로 관계 짓는 것이며, 현재의 순간이 그 자신의 직접 과거 그리고 넘어섬과 맺는 관계이다. 체험된 추상으로서 가상은 유아론적으로 사유에 빠진 주체의 반영이 아니다. 그것은 관계적으로 변화에 빠져 있는 세계의 반영이다.(9쪽)

사건발생적 예술(occurrent arts)
모든 예술은 사건발생적 예술입니다. …… 모든 예술이 사건발생적 예술인 것은 인공적이거나 “자연적인” 여하한 지각은 바로 경험적 사건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하나의 해프닝이라는 의미에서도, 또한 그것이 일어날 때 새로운 어떤 것이 발생한다는 의미에서도 그렇습니다. 자연에 예술성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예술에는 사건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전반에 걸친 창조성이 있습니다.(150쪽)

『가상과 사건』 상세한 소개

정동(情動, affect)의 이론가, 브라이언 마수미 사상의 정수를 만나다

최근 “정동”(affect) 개념이 인지자본주의 시대의 정치, 사회, 문화를 읽는 주요한 키워드로 주목받고 있다. 북미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정동 이론가들의 글을 엮은 『정동 이론』(갈무리)의 한국어판이 2015년 12월에 번역·출간되었고, 2016년 초에는 일본 와세다 대학 이토 마모루 교수의 『정동의 힘』(갈무리)의 한국어판이 번역·출간되었다. 계간지 『문화과학』은 2016년 여름호 특집 주제를 “정동과 이데올로기”로 정하고 “정동” 개념에 대한 다양한 반응들을 수록하면서 문화연구와 정동의 접목 가능성을 탐구하였다. (다음 기사는 최근 한국 사회에서 “정동” 이론이 주목받고 있는 현상을 자세히 분석하였다. 최익현, 「포스트잇 추모가 불러낸 ‘정동(情動)’」, 『한국일보』, 2016.07.06. http://goo.gl/FK8qTl).

『가상과 사건』의 저자 브라이언 마수미는 “정동”을 중심으로 한 철학적 경향에서 하나의 지배적인 방향성을 주도하는 인물이다. 우선 그는 『정동 이론』의 필자 중 한 명이다. 『정동 이론』의 2장에 마수미의 글 「정동적 사실의 미래적 탄생 : 위협의 정치적 존재론」이 실려 있다. 『정동 이론』의 서문에서 엮은이들은 브라이언 마수미의 1995년 논문 「정동의 자율성」(The Autonomy of Affect)이 “정동 이론에 대한 호기심을 다시 불붙인 분수령이 되는 사건”이라고 평하기도 한다.(『정동 이론』 22~23쪽 참조)

『정동의 힘』의 저자 이토 마모루는 브라이언 마수미의 이론을 자신의 저작 전체에서 주요하게 참조하고 있다. 이 점은 『정동의 힘』의 프롤로그에서 저자가 직접 밝히고 있다. “ ‘운동’·‘시간’·‘신체’ 그리고 ‘정동’이라는 문제계에 초점을 맞추어 커뮤니케이션과 미디어의 매개성을 고찰하는 이 책(『정동의 힘』)은, ‘문화연구 이후 미디어 이론’의 방법을 전망하고자 한다 .…… 이때 실마리가 된 동시에 직접적 참고가 된 것이 브라이언 마수미의 논의이다.”(『정동의 힘』 16~17쪽)

『가상과 사건』은 마수미의 2011년 저작이며, 마수미는 『가상과 사건』에서도 “정동” 개념을 자신의 논지를 펼치는 개념 도구로서 적극 활용한다. 한국의 독자들은 브라이언 마수미의 주저인 이 책을 통해서 많은 “정동” 이론가들에게 영감을 주었던 마수미 사유의 정수를 접할 수 있게 되었다.

“구체적인 것과 추상적인 것의 대립을 여전히 방어할 수 있을까?”

마수미는 『가상과 사건』을 전작인 『가상계』의 연장선상에서 구성했다. 『가상과 사건』은 추상적인 것과 구체적인 것의 관계에서 후자의 관점을 역전시킨다. 즉 전작 『가상계』에서는 “구체적인 것의 관점에서 추상적인 것에 접근”하였다면 『가상과 사건』은 ‘추상적인 것’에 준하여 ‘구체적인 것’을 사유한다.

20세기 이래로 통장 ‘이성’의 영역으로 환원되어 온 추상 개념은 “소외시키고 죽이는 것으로 여겨졌다.”(7쪽) 그러나 마수미는 구체적인 것에 채 담기지 않는 생명의 퍼텐셜(potential)을 긍정하는 방식으로, 추상 개념을 ‘구제’하고자 한다. 마수미가 말하는 “추상”이란 “체험된 추상”이다. 추상은 “더는 강도적으로 느껴짐에 반대되는 단순한 사유”가 아니다. “반대로 그것은 느낌, 즉 지나가면서 현재를 알리는 미래성의 느낌”, “순간의 핵심에서 관계성을 표현하는 그 느낌”이다. 그리고 “체험된 추상으로서 가상은 유아론적으로 사유에 빠진 주체의 반영이 아니다. 그것은 관계적으로 변화에 빠져 있는 세계의 반영이다.”(9쪽)

이를 위해 활동주의 철학과 사건발생적 예술이라는 두 개의 화두가 제시된다. 활동주의 철학은 주체-대상의 2항적 관계를 극복하고 형상의 역동성을 사유하고자 하며, ‘사건의 발생’이라는 관점에서 다양한 예술적 실천의 정치성을 말한다.(31쪽)

미학과 정치를 동시에 사유한다는 것

마수미에게 예술과 정치는 통합적이다. “예술이라는 분야는 창조적 구성을 독점하지 않는다. 그리고 정치라 불리는 영역은 실재적 존재의 변화를 독점하지 않는다. 예술에 정치적 측면이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로 정치에는 미적 측면이 있다.”(31쪽)

마수미는 ‘미학적인 것과 정치적인 것’을 하나의 접속된 개념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그는 ‘정치적 예술’을, 정치적 구호를 전달하는 도구로서의 예술과 명확히 구분하며, 심지어 이 두 성격이 하나의 예술작품에서 양립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여긴다. 마수미에 따르면 “명시적으로 정치적이 되고자 시도하는 예술적 실천들”은 종종 실패하는데, 그 이유는 “중요한 것은 역동적 형상임에도 그들이 정치적이라는 것을 정치적 내용을 갖는 것으로 이해하기 때문”이다.(101쪽)

이 책은 미학, 또는 예술론 일반과 존재론의 학제 연구로서, 회화와 건축, 무용, 음악, 나아가 미디어 아트 등 다양한 예술적 실천들의 구체적인 사례들이 대중, 또는 감상자와 조우하는 다양한 방식들을 제시하고 이에 대해 사유하고 있다. 학제 연구 또는 예술에서의 다양한 크로스오버의 시도가 부딪히게 되는 난관들 가운데 가장 근본적인 것은 역시 그 사상적 근간이 모호하고 유동적이라는 사실일 것이다. 이 책의 포괄적이고 대담한 논의가 이 분야에 대한 좀 더 활발한 연구와 실천에 작은 계기를 마련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가상과 사건』에서 마수미가 조우한 철학자들

질 들뢰즈
들뢰즈는 예술에 대한 저술에서 종종, 실재적으로 지각하기, 완전히 지각하기, 요컨대 예술적으로 지각하기 위해서 우리가 “사물들을 산산조각 내야” 한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그것들을 다시 열어젖혀야 합니다. 우리는 그것들의 가상을 가능한 한 강제적으로 드러내야 합니다.(96쪽)

발터 벤야민
벤야민의 가상 이론은 미학 이론의 역사에서 미와 가상, 미와 진리의 전통적 등식에 대해 매우 잘 깨닫고 있다. 그는 “미는 가상이라고 하는 유명한 교의”를 받아들인다. 심지어 그는 가상이 진리와 분리 불가능하다는 것조차 수용한다. 아름다운 사물은 “그것이 이런저런 의미에서 살아있다는 이유로 가상을” 갖기 때문이다.(294쪽)

알프레드 노스 화이트헤드
내가 이야기하고자 해 온 바의 지각은, 화이트헤드 철학에서 거론되는 것처럼, 그리고 체화된 인지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 언제나 비매개적이고 직접적입니다. 그것은 언제나 고유한 자기포괄적 사건, 자체의 발생을 수반하는 사건입니다.(149쪽)

윌리엄 제임스
느껴진 것은 모든 방향으로 차츰 흐려지는 퍼텐셜의 확장하는 사유-웅덩이에 둘러싸입니다. 그것은 생명의 웅덩이에 떨어진 한 방울이 파문을 일으키고, 그 파문이 주변으로 무한히 퍼져 나가는 것과 같습니다. 윌리엄 제임스는 그런 측면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는 경험이 “방울방울”(in “drops”) 도래한다고 말했죠.(95쪽)

질베르 시몽동
우리는 기술이라는 말을 질베르 시몽동에게서 영감을 얻은 의미로 씁니다. 그는, 출현하는 관계적 퍼텐셜과 생성이라는 유사한 용어들을 가지고 기술적 창안에 대해 설명하며, 그럴 때 기술적 대상과 예술을 서로에게 종속시키지 않은 채로 동일한 궤도 상에 위치시키는 방식을 취합니다.(99쪽)

파울 클레
파울 클레는 가상들을 구성하는 ― 나타나지 않는 경험의 차원들을 그런데도 어떤 표현적 행위의 역동적 통일성 안에 나타나게 하는 ― 과업이 미적 활동을 규정하는 것이라고 말한다.(51쪽)

미셸 푸코
상호작용성은 힘의 관점에서 중립적이지 않습니다. 푸코에 의하면 사실은 가장 부당한 권력의 체계들 가운데 참여를 명령적으로 강제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특히 그 명령이 자신을 “참으로” 혹은 “진정하게” 표현하라는 것일 경우에 그렇습니다.(89쪽)

칼 맑스
맑스의 “상품 물신주의”의 귀신같은 힘이란 소비 가공품들을 통해 체험된 생명의 가상 외에 달리 무엇이겠습니까? 거기에도 여전히 일종의 아우라가 있습니다. 그 일상적 삶의 가장 평범한 세부들에 이르는, 구매하는, 사인(私人)으로서의 개인에게 영향을 주는 일종의 인칭적 자본가적 명성-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평범한 삶의 아우라. 쿨함의 기예. 혹은 더욱 주류적인 방식으로, 라이프 스타일 마케팅.(105쪽)

추천사

『가상과 사건』은 가장 작은 것들에 대한, 그리고 가장 큰 것들에 대한 책이다. 브라이언 마수미는 질 들뢰즈가 미학의 “고통스러운 이중성”이라고 표현했던 것을 효과적으로 극복한다. 마수미는 행동과 응시를 결합하고, 일상에서 비범한 것을, 비범한 것에서 일상을 발견한다. 이것은 예술 속의 삶에 대한 책이자 삶 속의 예술에 대한 책이다. 이것은 21세기를 위한 정치적 미학이다.
― 스티븐 샤비로, 웨인 주립대 교수, Without Criteria: Kant, Whitehead, Deleuze, and Aesthetics 지은이

브라이언 마수미의 글쓰기 작업이, 예술에 연합된 철학적 개념들의 추상과 미적 경험의 활성화 사이에서 강도적 식별 불가능성을 산출해 낼 때, 그는 실로 ‘활동주의’ 철학을 실천하고 있다. 이 놀라운 책은 경험의 모험을 무용하게 만드는 치명적인 이접들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일소하는, 참여적 사고-느낌을 포함하고 있다.
― 이사벨 스텐거스, 과학 철학자, 브뤼셀 자유 대학, Thinking with Whitehead: A Free and Wild Creation of Concepts의 지은이

책 속에서 : 미학과 정치의 교차로에서

『가상과 사건』은 『가상계』의 속편으로 읽힐 수 있다. 전자는 후자를 추동했던 중심적인 질문으로 되돌아간다. 우리는 경험의 강도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각각의 지나가는 경험을 물들이며 그 순간에 살아 있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독창적으로 표현하는 유일무이하고 환원 불가능한 성질을 우리는 어떻게 설명하는가?
― 한국어판 지은이 서문, 6쪽

“주체”는 그에 대해 어떤 사건이 발생하는, 선존재하는 어떤 것이 아니다. 즉 주체는 사건의 자기발생하는 형식이다.
― 서론 : 활동주의 철학과 사건발생적 예술, 25쪽

어떤 효과를 느껴지게 하려는 단절-과-관계, 이것이 예술의 정의이다. 근본적 경험론의 잠재적 우호적 관계주의에 의해 증식된 프래그머티즘은 결국 도구주의나 어떤 속류 기능주의와 연합하는 것이 아니라 예술(살아 있는 예술, 삶의 예술들)과 연합한다. …… 진리는 “밖에” 있지 않다. 그것은 제작 과정에 있다.
― 1장 에테르와 당신의 분노, 72쪽

“무엇인가 벌어진다”는 것이야말로 실재의 정의 아닙니까? 질문은, 우리가 현실적으로 보지 않는 것들을 본다는 불편한 현실이 지각의 본성에 관해 정확히 무엇을 말하는가 하는 것입니다.
― 2장 벌어지는 것에 대한 사고-느낌, 77쪽

깜빡. 만들어진 것과 만들기 사이에서. 깜빡. 구상적 안정성을 보는 것과, 형상적이고 잠세적인 지각 불가능한 부유를 보는 것 사이에서. 깜빡. 눈은 깜빡이는 데 지친다. 그것은 “가교 수준”의 안정성에 정착한다. 눈은 습관적 간과의 기관이다. 형상은 시각에서 지각 불가능한 것에 대한 습관적 부주의이다.
― 3장 존재의 기술로서의 디아그람, 167~168쪽

정치성은 늘, 그 최첨단에서 정동적이다. 우익은 이를 근본적으로 이해해 왔으며, 그 강력하게 수행적인 정동적 정치성의 수행적 사고-느낌을 30년에 걸쳐 활용했다. 거기에는 과정적 노력을 보여 주는, 그리고 사변적 모멘텀을 잃은 기색이 없는 산출된 실용적 진리가 있다. “정치에 무관심한” 것은 보수적일지 몰라도, “보수” 우파는 철저하게 근본적일 수 있다.
― 4장 경험의 예술, 표현의 정치학, 292쪽

지은이·옮긴이 소개

지은이
브라이언 마수미 (Brian Massumi, 1956~ )
1987년에 프랑스 문학으로 예일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현재 몬트리올 대학 커뮤니케이션 학과에 재직 중이다. 코넬 대학, 유러피안 대학원, 캘리포니아 대학, 런던 대학 등에서도 강의했다. 감각론과 미학, 정치철학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학제 연구를 해 왔으며, 몬트리올에서 결성된 센스랩(Senselab)을 거점으로 하는 다양한 분야 저자들과의 공동 작업도 활발하다. Politics of Affect (Polity Press, 2015), Ontopower: War, Powers, and the State of Perception (Duke University Press, 2015), The Power at the End of the Economy (Duke University Press, 2014), What Animals Teach Us about Politics (Duke University Press, 2014), Semblance and Event (MIT Press, 2011); 『가상과 사건』(갈무리, 2016), Parables for the Virtual: Movement, Affect, Sensation (Duke University Press, 2002); 『가상계』(갈무리, 2011), A User’s Guide to Capitalism and Schizophrenia: Deviations from Deleuze and Guattari (MIT Press, 1992); 『천개의 고원 ― 사용자 가이드』(접힘펼침, 2005) 등의 단독 저서들과 다수의 공저가 있다. 프랑스 저서의 영역자로서도 활동했으며, Jacques Attali, Noise: The Political Economy of Music (University of Minnesota Press, 1985), Gilles Deleuze· Félix Guattari, A Thousand Plateaus (University of Minnesota Press, 1987) 등의 역서가 있다.

옮긴이
정유경 (Chung Yookyung, 1973~ )
성신여자대학교 미술사학과에서 서양미술사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가천대학교, 성신여자대학교 등에 출강했으며, 저서로 『문명이 낳은 철학 철학이 바꾼 역사 2』(길, 2015, 공저), 역서로 질 들뢰즈의 『경험주의와 주체성』(난장, 2012, 공역), 외젠 비올레르뒤크의 『건축강의』(아카넷, 2015), 브라이언 마수미의 『가상과 사건』(갈무리, 2016) 등이 있다.

목차

한국어판 지은이 서문 6

서문 : 활동주의 철학과 사건발생적 예술 12

1장 에테르와 당신의 분노 : 사변적 프래그머티즘을 향하여 58

2장 벌어지는 것에 대한 사고-느낌 : 근본적인 것을 경험론으로 되돌려 놓기 73

3장 존재의 기술로서의 디아그람 : 분할된 우주의 난자 157
I 158 l II 158 l III 159 l IV 161 l V 164 l VI 168 l VII 169 l VIII 175 l IX 178

4장 경험의 예술, 표현의 정치학 : 총 4악장 185
제1악장 : 폭풍우를 춤추기 186
제2악장 : 무한의 생명 220
제3악장 : 내용의 역설 243
제4악장 : 정치적인 것을 구성하기 262

후주 302
‘체험된 추상의 테크놀로지’ 시리즈 서문 327
감사의 말 329
참고 문헌 332
옮긴이 후기 339
인명 찾아보기 344
용어 찾아보기 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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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계』(브라이언 마수미 지음, 조성훈 옮김, 갈무리, 2011)
윌리엄 제임스의 급진적 경험주의와 앙리 베르그송의 지각에 관한 철학을 들뢰즈, 가타리, 그리고 푸코와 같은 전후 프랑스 철학의 여과를 통해 재개하고 평가하면서, 마수미는 운동, 정동, 그리고 감각의 문제와 변형의 문화논리를 연결시킨다. 운동과 정동 그리고 감각의 개념들이 기호와 의미작용 만큼이나 근본적인 것이라면, 새로운 이론적 문제설정이 출현한다. 또한 그 개념들과 아울러 과학과 문화이론의 새로운 잠재적 가능성이 열린다.


『정동 이론』(그레고리 J. 시그워스‧멜리사 그레그 지음, 최성희‧김지영‧박혜정 옮김, 갈무리, 2015)
정동 연구라는 이제 막 발아하는 분야를 정의하는 시도이자, 이 분야를 집대성하고 그 힘을 다지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저자들은 정동 이론의 주요 이론가들을 망라하고 있다. 정동이란 의식적인 앎의 아래와 곁에 있거나 그것과는 전반적으로 다른 내장[몸]의 힘으로서, 우리를 운동과 사유, 그리고 언제나 변하는 관계의 형태들로 인도한다. 이 책의 2장에는 『가상과 사건』의 저자 브라이언 마수미의 「정동적 사실의 미래적 탄생」이 수록돼 있다.


『예술인간의 탄생』(조정환 지음, 갈무리, 2015)
예술인간이라는 주체성의 형성을 중심으로 인지혁명의 계보학적 가능성을 더듬어 나가면서, 역량의 지도, 활력의 지도, 주체성의 지도를 그린다. 예술성이 협의의 예술사회는 물론이고 생산사회와 소비사회 모두를 횡단하면서, 예술의 일반화, ‘누구나’의 예술가화, 모든 것의 예술 작품화라고 부를 수 있는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예술의 범람에도 불구하고, 센세이셔널한 예술종말론들이 유행하고 있다. 어째서인가?


『나 자신이고자 하는 충동』(구라카즈 시게루 지음, 한태준 옮김 갈무리, 2015)
이 책은 생명[삶]을 중심에 놓고 노동·정치·예술을 통합적으로 사고했던 20세기 초 일본 예술가들의 생각과 작품을 해부한다. 이것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기 위해서이다. 우리 시대에 생명[삶]의 회복이 어떻게 가능한 것인가? 거기에서 예술의 역할은 무엇일 수 있는가? 다시 말해 20세기 초의 미적 아나키즘의 계보에 다가가는 것은 현재의 상황에서 하나의 원점을 검토하는 것이다.


『정동의 힘』(이토 마모루 지음, 김미정 옮김, 갈무리, 2016)
전자미디어가 창출하는 네트워크가 인간사회의 기본적 환경의 하나가 되면서 생기는 사회현상 및 인간의 지각이나 감각의 변용을 이론적으로 고찰하는 책이다. 포스트포디즘적 산업구조는 정보서비스 산업을 확대시켰고, 지식이나 커뮤니케이션, 감정 등을 자본축적의 자원으로 활용했으며, 한편 불안정한 노동자층을 글로벌하게 양산했다. 이 책에서 저자 이토 마모루는 브라이언 마수미의 “정동” 이론을 자신의 논지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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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무리 2020.06.26 0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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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난민화되는 삶』 | 김기남, 김현미, 미류, 송다금, 신지영, 심아정, 이다은, 이용석, 이지은, 전솔비, 쭈야, 추영롱, 도미야마 이치로 지음 | 심정명 옮김 | 2020.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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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데이』 | 피터 라인보우 지음 | 박지순 옮김 | 2020.05.01
갈무리 | 2020.04.24 | 추천 0 | 조회 14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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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5
『비유물론』 | 그레이엄 하먼 지음 | 김효진 옮김 | 2020.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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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판의 문법』 | 조정환 지음 | 2020.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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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3
『증언혐오』 | 조정환 지음 | 2020.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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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형예술의 역사적 문법』 | 알로이스 리글 지음 | 정유경 옮김 | 2020.01.20
갈무리 | 2020.01.23 | 추천 0 | 조회 14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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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스와 정의』 | 앨런 E. 뷰캐넌 지음 | 이종은·조현수 옮김 | 2019.12.30
갈무리 | 2019.12.30 | 추천 0 | 조회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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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란 무엇인가에 관한 15가지 질문』 | 김곡 지음 | 2019.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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