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3-439 발제

작성자
Nomad
작성일
2019-12-29 00:16
조회
313
5절
<명법들과 놀이>
1) 가설적인 것에서 필증적인 것을 향해 나아가는 운동 vs 문제제기적인 것에서 물음으로 나아가는 운동
- 문제제기적인 것과 가설적인 것 사이에는 본성상의 차이가 있다. 주제 정립적인 것과 명제 정립적인 것은 결코 혼동되지 말아야 한다.
- 필증적인 심급에 대해 말한다는 것과 물음의 심급에 대해 말한다는 것 사이에도 매우 커다란 차이가 있다. 왜냐하면 여기서 중요한 것은 두 가지 형식의 명법이고, 이 두 명법은 모든 측면에서 비교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물음들은 명법들이고, 혹은 차라리 문제들과 그 문제들이 유래하는 명법들 사이의 관계를 표현한다.
- 문제나 이념들은 모험의 명법에서 유래하거나 물음들로서 현시하는 사건들로부터 발현한다. 그렇기 때문에 문제들은 어떤 자유로운 결정 능력, 어떤 결단과 분리될 수 없다. 이 능력의 사용은 체들의 부가와 응축이라는 두 가지 근본적인 절차 안에서 최고 수준에 이른다.

2) 라이프니츠 방식의 놀이가 아닌 주사위 놀이
- 중요한 것은 주사위 놀이고, 열린 공간으로서의 하늘 전체이며, 유일한 규칙으로서의 던지기이다. 이 때 독특한 점들은 주사위 위에 있고, 물음들은 주사위들 자체이며, 명법은 던지기이다. 이념들은 던지기들의 결과로 따라나오는 문제제기적인 조합들이다.
- 주사위 놀이는 단번에 우연을 긍정한다. 우연을 어떤 긍정의 대상으로 만든다는 것, 이것이야말로 명법의 의미이고, 그 명법이 던지는 물음들의 의미이다. 이념들은 바로 여기서 유래한다. 이는 마치 독특성들이 매번 모든 우연들을 단번에 응축하는 그런 우발점에서 유래하는 것과 같다.
- 우연 속에 자의적인 것이 있다면, 그것은 단지 우연이 긍정되지 않고, 그것도 충분히 긍정되지 않기 때문이며, 단지 우연을 추방할 목적으로 있는 규칙들을 통해 그 우연을 어떤 공간과 수 안에서 할당하기 때문이다. 우연이 충분히 긍정된다면, 놀이 참여자는 결코 패할 수 없다. 왜냐하면 모든 조합, 그리고 그 조합을 산출하는 각각의 던지기는 우발점의 움직이는 장소와 명령에 정확하게 일치하는 본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3) 우리를 신들의 종족으로 만들어주는 창조, 던지기
- 문제들의 심장부에는 어떤 자유로운 결정 능력이 있지만 이런 것들은 우리의 능력이 아니다. 신들 자체도 아낭케, 다시 말해서 하늘-우연에 종속되어 있다. 명법이나 물음들은 '나'로부터 유래하는 것이 아니라 '존재'에서 온다. 모든 물음들은 존재론적이고, 문제들 안에서 '존재자'를 분배한다. 존재론, 그것은 주사위 놀이다.
- 만일 존재의 명법들이 '나'와 어떤 관계를 맺는다면, 그것은 균열된 나와 맺는 관계이고, 이 균열된 나의 틈바구니는 그 존재의 명법들을 통해 매번 시간의 순서에 따라 자리를 바꾸고 재구성된다. 따라서 명법들은 순수사유의 사유 대상들을 형성한다. 이것들은 사유의 미분들로서, 사유될 수 없는 동시에 사유되어야 하고, 또 오로지 초월적 실행의 관점에서만 사유될 수 있다.
- 물음의 형식을 띤 명법들은 나의 가장 큰 무능력을 의미하지만, 원천적이고 맹목적이며 무두적이고 실어증적인 바로 그 우발점을 또한 의미한다. 이 우발점이 지칭하는 것은 '사유가 무엇인지 사유할 수 없는 불가능 상태'이다. 문제로서의 작품 안에서 전개되는 이런 우발점에서 '무능'은 역량으로 전환된다. 명법들의 의식의 명제에 해당하는 코기토에 의존하기는커녕, 균열된 나에게 말을 걸고 있다. 이때 이 균열된 나는 사유의 무의식에 해당한다. 의식의 평범한 명제가 언표하는 것과는 거꾸로, 사유는 오로지 어떤 무의식을 출발점으로 할 때만 사유할 수 있고, 또 사유는 이 무의식을 초월적 실행 안에서 사유한다.

6절
<이념과 반복>
왜 우리는 기원에 대해 달리 말할 수 없는 것인가? 우리는 네 가지 심급을 구별했다. 명법적이고 존재론적인 물음들, 변증법적인 문제들이나 그로부터 비롯되는 주제[테마]들, 이 문제들이 자신의 조건들에 의거하여 ‘학적으로’ 표현되고 있는 상징적인 해결 가능성의 장들, 문제들이 현실적인 경우들 안에서 구현되는 가운데 이 장들 안에서 받아들이는 해들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그 기원에서 볼 때, 불같이 타오르는 이 명법들은 무엇인가? 세계가 시작되는 출발점들인 이 물음들은 또 무엇인가? 물음은 자신이 표현하는 명법과 마찬가지로 반복 이외의 다른 곳에 기원을 두고 있지 않는 것일까? 평범한 반복은 접속, 연속이고, 지속에서 늘어져 나온 시간의 길이, 곧 헐벗은 반복이다. 그런데 누가 이처럼 접속되고 이어지는 것일까? 그것은 어떤 독특성이다. 한 독특성이 다른 독특성의 근방에까지 접속되고 이어지는 것이다. 반면 반복의 비범한 역량을 정의하는 것은 독특성들 상호 간의 재취합과 응축이다. 독특성들은 같은 문제나 같은 이념 안에서는 물론, 한 문제에서 다른 문제로 이어지면서, 또는 한 이념에서 다른 이념으로 이어지면서 서로를 재취합하고 응축한다. 또 그런 가운데 반복의 비상한 역량을, 헐벗은 반복보다 훨씬 심층적인 옷 입은 반복을 정의한다. 반복, 그것은 독특성들을 던지는 것, 언제나 독특성들을 어떤 메아리, 공명 속으로 던지는 것이다. 반복은 차이나는 것의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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