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장 감성적인 것의 비대칭적 종합

1절
# 차이와 잡다(雜多)
차이는 잡다가 아니다. 잡다는 주어진 소여이다. 하지만 그 소여는 차이를 통해 비로소 주어진다. 차이는 그것을 통해 소여가 잡다로서 주어지는 그 무엇이다. 차이는 현상이 아니다. 하지만 차이는 현상의 본체[누메나]에 가장 가까이 있다.

세계는 언제나 어떤 ‘잔여’와 같고, 세계 안의 실재는 오로지 가분수나 심지어 무리수들을 통해서만 사유될 수 있다. ... 모든 잡다성, 모든 변화의 배후에는 그 충족이유로서 어떤 차이가 자리한다.

Inq. 소주는 한 병에 7잔. (세계는 신이 계산을 하는 동안 ‘이루어진다’) 새로운 한 병을 부르는 잔여 혹은 결핍, 나머지, 미완의 게슈탈트

# 차이와 강도
“강도의 차이”라는 표현은 동어반복이다. 강도는 감성적인 것의 이유에 해당하는 차이의 형식이다. 모든 강도는 변별적이며 차이 그 자체이다.

Inq. 더 짧다의 ‘더’, 참 선하다의 ‘참’에서 느껴지는 강도

모든 강도는 E-E’이고, 이때 E자체의 배후에는 e-e’가 있고, e의 배후에는 다시 ɛ-ɛ’가 있으며, 이런 과정은 계속 이어진다.

Inq. 한 걸음을 걷기 위한 반 걸음. 반걸음을 걷기 위한 반걸음. 그 반걸음을 걷기 위한 반 걸음....... 거진법?

즉 각각의 강도는 이미 어떤 짝짓기이고 (여기서 이 짝의 요소들 각각의 배후에는 다시 또 다른 질서의 요소들로 이루어진 짝이 있다.), 그래서 양의 고유한 질적 내용을 드러낸다.
주3. 특히 주지시켜야 할 점은 강도가 동질적인 두 항으로 구성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다질적인 항들로 이루어진 적어도 두 개 이상의 계열들로 구성된다는 점일 것이다.

우리는 무한히 이분화되고 무한에 이르기까지 공명하는 이런 차이의 상태를 불균등성이라 부른다. 다시 말해서 차이 혹은 강도(강도의 차이)는 현상의 충족이유이고 나타나는 것의 조건이다.

감성적인 것의 이유, 나타나는 것의 조건은 공간과 시간이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즉자적 비동등 그 자체이다. 강도의 차이 안에, 차이로서의 강도 안에 감싸여 있고 그 안에서 규정되는 불균등화가 감성적인 것의 이유이자 나타나는 것의 조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