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제] 6/2 『예술과 다중』 지오르지오에게 보내는 편지 <숭고에 대하여>

작성자
coy1123
작성일
2021-06-02 19:10
조회
304
1988년 12월 7일
지오르지오에게 보내는 편지 <숭고에 대하여>

p.72

포스트모던 = 시장

있는 그대로의 것, 퇴적적 숙명으로서의 모던과 추상적이며 강력한 한계인 포스트모던 (오늘날 유일하게 가능한 세계) → 공허한 세계의 강고한 현실성, 환영이면서도 현실적인 여러 가지 형식의 연속성

[반동자와 혁명가의 차이]
반동자 / 혁명가
세계의 거대한 존재론적 공허함 : 부인(인정하지 않음) / 긍정(인정함)
전념하는 것 : 수사학 / 존재론
공허에 대한 반응 : 침묵 / 괴로움
세계라는 무대 : 미학적 허식으로 환원함 / 실천적으로 파악함
⇒ 세계에 대한 비판을 실천할 수 있음
존재와 진실한 관계를 맺을 수 있음
비인간적인 세계 역시 우리들 자신이 만들어 낸 것

질문 또는 의견 : 세계라는 무대에 대한 혁명가의 태도를 보았을 때 세계는 존재에 대한 비판적 실천의 결과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리하여 세계의 의미 결여는 우리 자신의 의미 결여이고 세계의 공허함은 우리 자신의 공허함을 혁명가들은 알고 있음

[근대성과 상상력]

p.73
의미 결여와 공허함, 그것 이상의 한계는 무시무시한 불안과 맹렬한 공포를 결정함, 하지만 불안의 극한에 놓이고서야 비로소 한계는 넘어서야 할 장애물 혹은 편류로서 초극의 가능성으로 체험될 수 있음.

고뇌나 공포나 악몽이라고 하는 것을 과거의 것으로 만들고 기쁨의 감정이나 열려진 의미를 다시금 체험할 수 있는 것은 추상적 이성이 아닌 상상력임.

구체적이고 섬세한 종류의 이성으로서 근대성 : 공허와 공포를 횡단하고 또 시장 기능의 수학적인 무한 연쇄를 횡단하고 하나의 단절적 사건을 결정하고, 공허의 막대한 양으로 우리를 무력하게 함. 일상적이고 연속적인 사건들을 통해 우리는 무력해짐. 하지만 동시에 불쾌한 자각에 의해 우리 안에 상상력이라는 잠재력이 해방되기도 함.


[두 가지 종류의 숭고 (에드먼드 버크와 칸트)]

p.74
1) 자연적 숭고 : 자연의 장엄한 스펙터클에 의해 출현 ⇒ 감성적인 영혼을 놀라게 하는 것
2) 수학적 숭고 : 수학적인 무제한으로 무한의 스펙터클 ⇒ 이성적인 영혼을 놀라게 하는 지적인 쇼크
버크와 칸트에 의하면 영혼의 이러한 커다란 감정이 상상력의 해방을 준비하는 것이기도 함.

상상력이 해방될 수 있는 것은 숭고라는 감정의 실천적 본성을 상상력이 인정하는 한에서 임.
숭고의 감정이란, 상상력처럼 이성과 감성의 교차점, 순수이성과 실천이성 간의 교차점임


[시장과 그것의 포스트모던적 변형에서 오는 숭고]

p.76
구역질, 공허감, 떨림과 외경, 음산한 찬양과 초월을 향한 맹목적 의지 → 절대적 한계의 감각이 상상력을 긴급히 요청함 → 상품적 숭고라는 부정적 감정으로부터 우리를 구원해줄 수호신이 나타남.

숭고의 감각은 우리를 무능력으로부터 구해주는 것, 우리가 그 안에 몸을 담그고 있는 이 현실성이 비인간적인 것임에도 인간적인 것으로 인정함으로써 우리는 상상력을 가지고 존재자의 절대적 비결정성(??)을 걸러낼 수 있음.

숭고는 상상력에 의한 초월의 실천적 경험으로 우리를 열면서 절대적 부정성의 이론적 경험을 우리에게 부과하는 특별한 점이 있음.

숭고의 경험이란 이론적인 것으로부터 실천적인 것으로의 도약이고 부정의 진실임, 여기서 불안이 파괴됨으로써 상상력이 구축될 수 있음

시장, 그리고 혐오스러운 것에 대한 현기증 등은 숭고한 것으로 여겨짐 (이론적 실천을 넘어서고 실천에 착수하도록 해 준 절대적 한계의 양의성?)

[상상력과 실천]

p.77~78
실천 : 존재에 의거하고 존재를 변형시키는, 그리고 존재를 생산하고 존재를 재생산하는 실천.

상상력과 실천이라는 표현은 거의 동의어이고, 동일한 공간, 즉 행위의 공간, 특히 시적 행위의 공간을 포괄함.

레오파르디는 관능주의를 강조하고 그의 존재 구축에서 물질주의를 강조하는데 그에게는 그러한 창조만이 유일한 구원의 순간이었음.

포스트모던적인 빈곤함이나 혐오스러움에 대한 일상적인 이야기는, 그곳에서는 우주 계보학의 심연 속으로 끌려 들어가게 됨. 무의미와 반복은, 형성과정에 있는 세계의 액체 상태의 깊은 곳으로 던져지고 있음. 리바이언과 베헤모스 같은 여러 거대한 괴물이 시장의 무관심을 횡단함.

괴물들로부터 피하는 법 : 시장의 현실성과 그곳에 내재하는 비정상적인 경향을 그 극한으로까지 밀어붙임으로써 벗어날 수 있음 – 여기서 우리가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존재론적 숭고,

우리가 관심을 갖는 것은 괴물적 존재이며 상태와 흐름이고 창조 그 자체의 폭발과 같은 형상임. 저 깊은 자궁으로부터 출발하여 하나의 세계라는 형태를 갖기 위해 움직이는 존재, 우주의 요동. (세계, 존재, 우주)

[불안과 존재와 해방]

p.80
불안은 존재 가운데 하나의 금이 간 자리. 신체가 받는 여러 가지 상처를 절망 속에서 외침으로써 우리는 이 경험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음. 하지만 정말 탈출하는 걸까? ㅠㅠ

존재는 하나의 커다란 액체 상태의 덩어리라고 생각되어 왔지만 거대한 고체 상태의 덩어리로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존재란 하나의 거대한 대리석이고 그 표면을 달리는 정맥을 통해서 새겨진 형상이 어떻게 그곳에서 생겨날 수 있는가를 우리는 읽어내려고 함. 사막(존재)의 산등성이. 우리는 그러한 평야 위를 이동하면서 어떤 불가능한 단절을 찾으려고 함 - 대리석의 산, 이 모래의 평야는 아주 가금씩 의미의 섬광을 살짝만 보여주는 언어활동.

p.81
포스트모던인 비트겐슈타인과 하이데거
비트겐슈타인 : 예측불가능하고 도달불가능한 여러 가지 변화, 존재론적 불모의 지평.
하이데거 : 혐오스러움이 숭고를 금지할 수 없는 존재의 저 바다와 같은 모양새.

비트겐슈타인과 하이데거는 우리 감성의 기반이고 실존의 기반, 그리고 우리 시작(詩作)의 기반임.

p.82
불안과 상상력 사이의 유대라는 불가능한 통합 = 사건
이 사건은 어디에서 발견되며 이 사건의 잠재력은 어디에 있는가? 아픔을 동반하는 우리의 후퇴만이 이제는 그러한 것을 파악하기 위한 상황에 우리를 다시 한 번 처하게 해 줌, 잠재력에 대한 새로운 경험, 그것은 우리를 짓눌러 왔던 존재의 잠재력과 같은 정도로 강고하고 강력한 하나의 새로운 잠재력임.

*해방의 변증법
해방은 이제 더 이상 번개의 순간 일 수 없고, 의미의 봉기일 수 없음. 해방은 깊은 곳에서 존재론이 생산하는 저 잠재력을 가지게 되는 것으로 그것은 하나의 사건임. 이렇게 해서 우리는 다시금 새롭게 저 잠재력이 가득 찬 가장자리에 서 있게 됨. (숭고의 경험)

[숭고의 초극과 포스트모던으로부터의 탈출]

p.83
행동이 된 잠재력은 세계를 분별한다. 이 잠재력은 존재를 명명할 뿐 아니라 존재를 분할하기도 함. 존재의 명명과 분할 간의 이 차이 내에서 이론으로부터 실천으로 향하는 이행이 있음.

포스트모던의 지양 : 포스트모던이 스펙터클로서 존속하는 역능을 가지지 않을 때 (숭고의 경험에 의해 부과된 명료화가 실현됨에 따라), 포스트모던은 실천적으로 초극됨. 무분별한 영상과 소리로 이루어진 하나의 세계를 숭고에까지 밀어붙이고 상상력을 가지고 그것을 부수고 현실을 발견함. 현실이 다시 출현함.

윤리로의 이행, 따라서 이치에 맞는 하나의 세계를 구축하는 잠재력으로의 이행, 이것이 포스트모던으로부터의 탈출. 숭고를 초극한다는 것은 시장 기계로부터 탈출하는 것이고 그 무의미한 유통성을 절단하는 것이며 진실한 것의 물질성 위에 새롭게 발을 딛는 것. 그것은 하나의 새로운 진리임. 마찬가지로 하나의 새로운 세계, 해방된 추상화 가운데 있는 세계이기도 함.

[존재와 잠재력]

p.84
존재의 의미가 공허하다는 것은 거짓임, 잠재력이야 말로 존재의 개념임. 그것은 존재의 상상력. 왜냐하면 존재는 상상하고 창조하기 때문임. 한계 위에서 존재는 잠재력의 형태로 퍼져 있고, 존재를 고통스럽게 하는 것은 공허의 현기증이 아니라, 앞에 있는 것, 미래, 아직 존재하지 않은 것의 현기증임.

추상화는 상상력의 여러 가지 혁신적인 기도와 본질적인 형식을 묶는 저 무수한 선을 더듬어 감으로써 우리는 하나의 기계 앞에 서게 되는데 그 기계는 마치 하나의 데생이 어떤 형이상학적 공간 내에서 구체화되는 것처럼 여러 가지 긴장이나 낙하나 초극을 통해 잠재력으로 가득 찬 하나의 새로운 세계를 구축함. 추상화란 존재, 공허, 잠재력에 의해 언제나 되풀이되는 술래잡기의 우화임. 공허는 한계가 아닌 하나의 통로임.

[예술과 시장]

p.85
시장은 잠재력에 의해 지양되는 것이고 포스트모던은 윤리에 의해 초극되는 것임. 에술은 잠재력인 동시에 윤리. 예술이란 잠재력의 상형문자임. 이 상형문자적 존재는 예술을 악화시키기는커녕 오히려 예술의 존재론적 특이성을 최대한으로 고양시킴. 존재에 직접적으로 접근하는 한에서 예술이 상상력의 최상위의 행위라는 것이 사실이라면, 그것은 예술이 어디까지나 응축적이고 강력한 방법에 의해서, 즉 특이한 방법에 의해서만 그렇게 할 수 있기 때문임. 플라톤적 관념이 구축되고, 물질 안으로 그것의 확장을 통해 하나의 구체적 예를 현시하기 때문임.

p.86
예술은 윤리적 행위와 마찬가지로 절대적으로 특이한 것의 창조인 동시에 재생산이기도 함. 다중으로 규정 가능한 것임.

예술작품의 특이성은 절대적인 것을 재생산할 수 있는 가능성임 – 여러 특이한 개체나 특이한 경험으로부터 형성되는 다중에 의해 향유될 수 있는 가능성의 형태로 그 보편성을 현시함.

시장과 사유재산은 이 예술의 본질을 동요시킴. 사적 방법으로 예술을 재영유하고, 예술 작품을 가격으로 환원하는 것은 예술을 파괴하는 것임.

예술은, 철저하고 진정한 민주주의가 그런 것과 마찬가지로 형식적으로 열려있음. 예술 작품의 재생산 가능성은 통속적인 것 따위가 아니라 시장의 실존적 무가치의 압축된 총체와 단절하는 윤리적 경험을 구성하는 것. 예술은 가격으로 환원된 단일성에 여러 특이성으로 이루어진 다중을 대립시키기 때문에 반시장임.

[다중이 예술을 향유하기 위한 장]

p.87. 예술 행위(창조 행위 혹은 향유 행위)를 시장으로 환원하는 일상적 모욕을 피하는 건 가능함. 존재 형식이 공허로 흘러갈 수도 있다는 생각은 시장의 영원성임.

공허의 더편으로 향하고 공허를 횡단하고 잠재력의 구축 메커니즘 안으로 공허를 끌어들여야 함. 무로부터 생겨나는 뒤나미스(잠재력)를.

제안 1. 잠재력 구축의 매커니즘과 숭고에 대한 재정리.
질문 2. 여러 가지 특이성으로 이루어진 다중이 예술을 향유하기 위한 장은 어떻게 구축할 수 있을까요? 어떤 실천이 필요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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