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인간의 조건>, 32~34절(326~345쪽) 발제

작성자
overthe
작성일
2019-03-02 14:39
조회
629
20190302 정치철학 고전 세미나, 한나 아렌트, 『인간의 조건』, 326~345쪽, 발제자: 홍원기

제5장 활동

32. 행위의 과정적 성격
1. 행위가 도구화되고 정치가 다른 것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해도, 그것은 행위를 없애지도 못했고 행위가 중요한 인간경험의 하나가 되는 것을 막지도 못했으며 인간사의 영역에서 행위를 완전히 파괴하는 데도 성공하지 못함.

2. 불확실성 때문에 행위를 제거하고 인간사를 마치 생산의 산물이거나 산물이 될 수 있는 것처럼 취급함으로써 그 연약성으로부터 인간사를 구원하려는 시도 -> 행위를 할 수 있는 또 새롭고 즉흥적인 과정을 시작할 수 있는 인간의 능력이 자연을 대하는 태도로 전환하는 결과를 가져옴.
2.1 자연에 대한 인간의 영향: 실험으로 시작 -> 조건을 조작하고 자연과정을 인위적으로 만들기 시작 -> 인간의 개입이 없었다면 잠재된 채 결코 발생하지 않았을(326) 기초과정을 해방시키는 기술이 점치 확대 -> 자연을 ‘만드는’, ‘자연적’ 과정을 창조하는 기술이 됨.
2.1.1 자연과학은 오직 과정의 과학이 되었고, 마지막 단계에 이르면 돌이킬 수 없고 치료할 수 없는 ‘불가역’ 과정의 과학이 됨: 따라서 이 발전을 불러올 수 있는 실질적 인간능력은 행위하는 능력.
2.2 행위의 이런 측면은 근대가 인간능력을 엄청나게 확장하고 전례 없는 역사개념과 역사 의식을 갖게 하는 데 기여: 이 행위의 측면에서 그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과정이 시작되었기 때문에, 연약성보다는 불확실성이 인간사의 중요한 성격이 됨.
2.3 근대의 새로운 두 학문, 자연과학과 역사학의 중심 개념은 과정, 이 개념의 기초를 이루는 실제의 인간경험은 행위.(327)
2.4 연약성은 특정한 역사적 환경에서만 인간사의 주요 특징으로 나타남: 그리스인은 인간사를 자연적 사물과 비교‧평가함. 따라서 주관심사는 인간을 둘러싸고 있지만 죽을 운명의 인간이 소유하지 못하는 불멸성에 이르고 불멸성의 자격을 갖추는 것.
2.5 인간은 자기 손으로 생산한 것은 무엇이나 파괴할 능력이 있고, 심지어 인간이 만들지 않은 지구와 자연도 파괴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지만, 행위를 통해 시작된 모든 과정을 원상태로 복구하고 통제하는 능력을 가진 적도, 가질 수도 없을 것.

3. 생산과정의 힘: 최종생산품으로 전적으로 흡수‧고갈.
행위과정의 힘: 하나의 행위에서 고갈되지 않음. 오히려 행위의 결과가 배로 늘어날수록 그 힘은 더욱 증가.(328)
3.1 행위가 다른 모든 인위적 생산품보다 월등하게 지속력을 가진다는 사실은, 인간이 행위의 환원불가능성과 예측불가능성의 짐을 이겨낼 수 있다면 그에게 큰 자랑거리가 될 것. 그러나 인간은 그것이 불가능한 일임을 알고 있음.
3.1.1 따라서 그 본질이 자유인 행위능력에서 또 존재하기 위해 인간 이외의 누구에게도 어떤 것도 의존하지 않는 영역에서 인간은 가장 자유롭지 못함. 인간은 삶의 필연성에 예속된 노동이나 주어진 물질에 의존하는 제작에서 더 자유로운 것 같음.
3.2 인격으로서의 주권과 불가침성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329) 인간사의 모든 영역으로부터 거리를 두는 것인 듯함: 이 권고의 기본 잘못은 주권과 자유를 동일시한 점.
3.2.1 주권과 자유가 동일하다면 어떤 인간도 자유로울 수 없음. 완고한 자기 충족과 자기 지배의 이상인 주권은 다원성의 조건과 모순되기 때문.
3.2.2 비주권의 조건을 극복하고 인격의 불가침성을 확보하기 위해 전통이 제시하는 모든 권고는 결국 다원성의 내재적 ‘취약성’의 보상으로 귀결. 이 권고를 따라 다원성의 결과를 극복하는 데 성공한다면, 그 결과는 자신에 대한 주권적 지배라기보다 모든 타인에 대한 자의적 지배가 될 것.(331)

4. 인간의 자유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기에, 인간의 주권이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것과 행위자가 자기 행위의 주인으로 머물지 못한다는 이유로 인간의 행위능력을 부정하는 것은 모두 옳지 않음.
4.1 제기되는 질문: 자유와 비주권이 상호배타적이라는 우리의 생각이 현실에 의해 부정되지 않는지, 즉 행위능력이 비주권의 무능력을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동시에 제공하는 것은 아닌가?(331)

33. 환원불가능성과 용서하는 힘
1. 노동하는 동물로서의 인간을 구제하는 것: 자신이 세계를 인식하고 세계에 거주하는 존재라는 사실[작업] / 호모 파베르로서의 인간을 구제하는 것: 의미가 이 세계에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행위].

2. 이와 달리 행위에 의해 촉발된 과정의 환원불가능성과 예측불가능성은 다른 고차적인 능력으로 치료될 수 없음. 그것의 치료능력은 행위 자체가 가진 잠재력 중 하나.
2.1 자신이 무엇을 행했는지 알지 못하고 알 수(332) 있다 할지라도 행한 것을 되돌릴 수 없는, 무능력한 ‘환원불가능성’의 곤경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 ‘용서’하는 능력.
미래의 불확실성인 ‘예측불가능성’의 치유책: ‘약속을 하고 그 약속을 지키는’ 인간의 능력.
2.2 용서를 받아서 우리가 행한 일의 결과로부터 해방되지 못한다면, 행위능력은 결코 회복될 수 없는 유일한 행위로 끝나고, 우리는 영원히 그 결과의 희생자로 머물 것.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정체성을 유지할 수 없음.
2.3 이 두 능력은 타인의 현존과 행위를 의미하는 다원성에 의존.
어느 누구도 스스로를 용서할 수 없고, 혼자 한 약속에 구속되어 있다고 생각할 수 없기 때문.(333) 용서하고 약속하는 능력에서 추론되는 도덕률은 어느 누구도 혼자서 할 수 없는 경험, 전적으로 타인이 있어야만 할 수 있는 경험에 의존.

2. 행위과정에 들어 있는 거대한 힘과 복원력의 치료는 다원성의 조건에서만 가능. 이 능력을 인간사 이외의 영역에서 사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
2.1 근대의 자연과학과 기술은 자연과정에 작용함으로써 이미 행해진 것을 복구할 어떤 치료책도 발견할 수 없는 자연의 영역에까지 환원불가능한 인간의 예측불가능성을 옮겨놓고 있는 듯함.

3. 인간사의 영역에서 용서의 역할을 발견한 사람은 나사렛 예수.(334~336)

4. 용서는 극단적인 범죄나 의도적인 악에는 적용되지 않음.
4.1 인간은 매일 죄를 범할 수 있으며, 관계의 그물망에서 새로운 관계를 만들려고 하는 한, 항상(336) 죄를 짓게 마련. 따라서 죄는 항상 용서하여 잊는 것을 필요로 함. 인간은 행한 것으로부터 서로를 해방시켜줌으로써만 자유로운 주체로 남을 수 있음.

5. 용서는 보복의 반대.
5.1 보복은 죄에 대항하는 반동의 형식. 모든 사람은 과정에 묶이게 되고 모든 행위에 내제하는 연쇄적인 반동을 허용하게 되며, 그것은 무한한 과정이 됨.
5.2 용서는 단순한 반동이 아니라 반동을 유발하는 행위의 제한을 받지 않고 새롭게, 갑자기 일어남. 따라서 용서하는 자와 용서받는 자 모두를 그 행위의 결과에서 자유롭게 해줌.

6. 용서 외에 선택가능한 것은 처벌
6.1 처벌과 용서는, 간섭하지 않는다면 무한히 계속될 것을 끝내려고 시도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님.(337)
6.2 인간은 처벌할 수 없는 것을 용서할 수 없고, 용서받을 수 없는 것을 처벌할 수 없음: ‘근본악’.

7. 기독교에서 사랑만이 용서하는 힘을 가진다고 확신.(338)
7.1 그러나 사랑은 본질상 무세계적. 따라서 사랑은 정치와 무관할 뿐 아니라 반정치적이며, 아마 반정치적인 모든 인간의 힘 중에서 가장 강력할 것.

8. 인간사의 넓은 영역에서는 존경이 관계.(340) 이때 존견은 친밀성이 없고 가까움이 없는 일종의 ‘우정’.
8.1 존경은 우리가 감탄하는 자질이나 높이 평가하는 업적과 무관.
8.2 존경은 사람에게만 관련되는 것이기에, 존경은 충분히 사람을 위해서 그가 행한 것을 용서하도록 촉구할 수 있음.
8.3 행위와 말로 자신을 드러내는 바로 그 사람이 용서의 주체라는 사실은, 어느 누구도 자신을 용서할 수 없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

34. 예측불가능성과 약속의 힘
1. 약속의 능력에 내제하는 안정화의 힘은 전통이 늘 인식해왔음.
1.1 로마의 법적 체계 “계약은 지켜야 한다”.(340) 로마 이후의 다양한 계약이론은 약속의 힘이 수세기에 걸쳐 정치사상의 핵심을 차지했다는 사실을 증명.

2. 약속의 행위를 통해 적어도 부분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예측 불가능성의 이중의 본질.
① ‘인간 마음의 어두움’, 즉 오늘의 이 사람이 내일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불신. ② 모든 사람이 동일한 행위능력을 가지는 동등한 사람의 공동체 안에서는 행위결과의 예측불가능성에서 비롯됨.

3. 약속의 능력에는 인간사의 이 이중적 어둠을 극복하는 기능이 있음.
3.1 약속의 능력은 자기 지배와 그에 따른 타인 지배에 의존하는 지배형식의 유일한 대안.
3.2 약속의 능력은 정확히 비주권의 조건에서만 자유의 존재가 주어진다는 것과 일치. 계약과 약정에 의존하는 모든 정치체제의 위험이자 장점은 인간사의 예측불가능성과 인간의 신뢰불가능성을 그대로 내버려두고, 그것들을 단순히 매개체로 사용하여, 그 안에 예측가능성의 섬을 만들고 신뢰의 이정표를 세운다는 것.(341)
3.3 사람들이 함께 하도록 만드는 힘은, 사람들이 함께 모이는 현상 공간과 이런 공적 공간을 존재하게 만드는 권력과는 구별되는 상호약속 또는 계약의 힘.(342)

4. 도덕이 전통에 의해 공고해지고 동의에 근거해 타당성을 가지며 세월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관습과 행동기준 이상인 한, 도덕은―적어도 정치적으로는―기꺼이 용서하고 용서받으며 약속을 하고 지킴으로써 행위가 초래하는 수많은 위험을 이겨내는 ‘선의지’에 의존할 수밖에 없음.
4.1 이 도덕적 계명들은 행위와 말의 양식으로 타인과 함께 살고자 하는 의지에서 직접 발생.
4.2 행한 것을 원상회복하고 시작과정을 적어도 부분적으로 통제하는 능력이 우리에게 없다면, 우리는 자동적인 필연성의 희생자가 될 것.

5. 새로운 것을 해석하고 시작하는 능력, 즉 인간이 반드시 죽는다 할지라도 죽기 위해서 태어난(343) 것이 아니라 시작하기 위해서 태어났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는 행위의 내재적 능력이 없다면,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인간의 생애는 반드시 인간적인 모든 것을 황폐하게 만들고 파괴할 것.
5.1 인간사의 영역인 세계를 정상적이고 ‘자연적’인 황폐화로부터 구원하는 기적은 결국 다름 아닌 탄생성. 존재론적으로 이 탄생성에 인간의 행위능력이 뿌리박고 있음. 기적은 새로운 인간의 탄생과 새로운 시작, 즉 인간이 탄생함으로써 할 수 있는 행위. 이 능력을 완전히 경험하는 것만이 인간사에 희망과 믿음을 부여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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