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 드보르가 이야기하는 시간의 두 유형>
1) 순환하는 시간: 반복되는 시간
2) 불가역적 시간: 변화되는 시간 -역사-

<시간의 문제>
반복의 시간 속에서 변화를 만드는 시간은 어떻게 가능할까?

시간은 순환하고 또 흐른다. 인간은 순환하는 시간 속에서 같은 행위를 반복하고 흐르는 시간 속에서 불가역적인 변화를 겪는다. 무엇이 반복되고 있으며 어떤 마디들이 만들어지고 있는가. 이것들을 포착하는 것은 곧 인간이 자신의 본성을 스스로 전유하는 것과 같다. 인간은 곧 시간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경험을 지배하는 순환적 시간이 있다. 아침마다 되돌아오는 출근 시간, 규칙적으로 되돌아오는 월급 날. 디지털 유목민은 네트의 바다를 유영하지만 '마주치는 것은 동일한 조건들(T127)'이다. 매일 오전 10시면 어김없이 장이 열리고 오후 3시 반이면 닫힌다. '이 시간의 내부에 영원함이 있다. 영원함은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동일한 것의 회귀를 의미한다. 신화는 사회가 자신의 경계 내에서 이미 실제로 구현한 질서를 바탕으로 모든 우주적 질서를 보장하는 사유의 단일한 구축물이다.(T127)"

기술혁명의 시기. 순환적 영역을 해체하며 정치권력이 탄생한다. 권력은 더는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마디를 만들고 방향이 주어진 사건들을 만들기 시작한다. '불가역적 시간은 통치자의 시간(T131)'이다. 통치자는 권력을 계승하며 통치의 기억을 글(매체)로 세긴다. 애플 1, 2, 3, 리사/ 매킨토시 128k, 2, 포터블, 클래식, 파워북 100, 파워 매킨토시, 아이맥, 아이북, 아이팟, 맥미니, 맥북, 아이폰 3G, 4, 4S, 5, ... '문자(매체) 속의 언어는 사람들 사이의 매개 역할로부터 독립된 절대적인 현실에 도달한다. 그러나 ... 이러한 독립은 분리된 권력의 보편적 독립과 동일하다. 문자(매체)와 함께 하나의 의식이 출현한다. 이 의식은 더 이상 살아 있는 사람들 사이의 직접적인 관계 속에 기입 되지도, 전달되지도 않는다. 이 의식은 비인격적 기억, 이를테면 사회 통치기관의 기억이다. (T131)'

통치자들이 만들어내는 시간의 방향은 '각 특정 권력의 추락과 함께 와해될 수밖에 없(T132)'기 때문에 이 시간은 순환적 시간의 망각 속으로 다시 추락한다. 몰락한 제국들의 연대기는 겉모습으로만 자유로운 환상의 역사를 남긴다. 역사의 사적 소유권을 지닌 통치자들-주주들-은 '신화의 보호 아래 무엇보다도 먼저 환상의 방식으로 그것-역사, 흐르는 변화의 시간-을 소유한다. (T132)' 주주들의 소유권, 즉 '역사에 대한 이들의 실질적인 권력의 확장(T132)'은 그 신화를 대중들이 모두 허위적으로 소유하도록 만드는 데에 있다. 보편적 믿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