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제] 6/22 『생동하는 물질』 4장 금속의 생명

작성자
bomi
작성일
2021-06-22 17:47
조회
579
생명 세미나 ∥ 2021년 6월 22일 화요일 ∥ 손보미
텍스트: 『생동하는 물질』 제인 베넷 지음, 문성재 옮김, 현실문화 pp. 145~166


4장 금속의 생명

‘하나의 생명’이라는 개념을 통해 물질/생명 이원론을 공격한다.

오늘날 우리는 인간만이 아니라 모든 동물이 생물-사회적이며 의사소통을 하며, 심지어 생각하는 삶을 살아간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비유기적 신체 역시 생명을 가진다고 말 할 수 있을까? 과연 물질성 그 자체가 생기적이라 말할 수 있을까?

‘4장 금속의 생명’에서는 생명이라는 개념을 기존의 생리학적이고 유기적인 접근으로부터 떼어놓기 위해 생명의 특징이라는 것에 더욱 주의를 기울일 것이다.


<하나의 생명>

1) 들뢰즈의 「내재성: 하나의 생명」
- 하나의 생명은 인격적이지도 결정적이지도 않은 생기이다. 즉 ‘순수한 비-주체적인 흐름’ 이다.
- 하나의 생명은 이미 발생한 것인 주체성/객체성으로부터 자유로운 순수한 사건이기 때문에 사건이 일어나는 바로 그때에만 볼 수 있다.
- 하나의 생명은 순수한 권력이며 심지어 지복이라 할 수 있는 내재적인 생명이다.
- 하나의 생명은 특이성들(예컨대 아직 개인이 되지 않은 어린아이들)을 가로지르는 미규정적인 생명이다.

2) ‘하나의 생명’의 어두운 면
- 비-서사의 얼어붙어-버리는 특성을 지닌 언어, 즉 생명의 세계와 연결이 끊어졌을 때의 언어가 표현하는 ‘하나의 생명’
- 지복이라기보다는 공포로서 경험되고, 잠재적인 것의 충만함이라기보다는 철저히 의미 없는 공백으로도 경험되는 ‘하나의 생명’

3) 따라서 하나의 생명은
- 1)약동하는 활기 또는 2)파괴적이면서도 창조적인 힘-존재를 뜻한다.
- 어떠한 개인에게 고유한 생기가 아니라 현실적이진 않지만 실제로 존재하는 변화무쌍한 무리이다.


<아이스킬로스의 견고한 사슬의 중량>

1) 금속은 생명으로 충만하다.
- 들뢰즈 가타리는 온전히 신체적이거나 공간적이지 않은 활기를 강조했다. 이 활기(활동)는 진동, 소실, 미규정적이고 목적성이 없는 모호함 같은 용어들을 통해 상상해 볼 수 있다.
- 금속은 이 진동하는 활기를 가장 잘 드러내는 생기적 물질성의 전형이다.

2) 생동하는 생기성으로서의 신체
- 원시-신체들, 비-신체들이다.
- 이러한 신체들은 “어느 날, 어느 계절, 어느 해, 어느 삶 등의 개체화를 가졌으며, 형식을 부여받지 않은 입자들 사이의 빠름과 느림의 집합”이다.
- 이러한 신체는 공간에서 연장될 수 있는 사물이 아니라 강도들의 활동이라 할 수 있으며, ‘잠재적인’ 물질 또는 ‘물질 에너지’의 ‘순수한 생산성’이기도 하다.

3) 위상적 경향
- 형상 질료 모델에서의 형상, 질료와는 다른 ‘암묵적인 위상적 형상들’이 있다.
- 형상 질료 모델에서는 알지 못하는 ‘형성적’ 권력이다.
- 물질의 ‘변화 가능한 강도적인 정동’과 ‘발단적 특질’들이다.

4) 기묘한 생기적 유물론
- 공간 내에서 임의의 배열이 형성되는 시점 전후로 존속하는 생기의 발현과 강도의 독특한 ‘운동성’을 보고자 하는 것. (들뢰즈 가타리)
- 물질-에너지의 ‘지속적으로 창발하는’ 특질을 보고자 하는 것 (앨런 래섬, 데릭 매코맥)
- “발단과 경향성이 압박하는 무리”인 물질을 보고자 하는 것 (브라이언 마수미)

5) 시뮬라크르
- 미셸 푸코가 말하는 신체들의 ‘비실체적인 차원’이다.
- 두껍고 느린 대상들의 복합체(신체들의 ‘실체적인 차원’)로부터 지속적으로 떨어져나오는 원자들의 한 겹의 얇은 막.
- 깊이를 갖지 않는 표면만 있는 기이한 물질.
- 꽉 차 있지 않은 원형의 얇은 외피들, 인간의 지각을 자극하게 되는 유동적인 부유물들.
- 존재론적 상상의 영역

6) 생기적 유물론의 (일종의) 상대성 이론
- 우리가 일상에서 물질을 고정된(안정된) 사물들로 만나는 이유는 그것들의 되기becoming가 인간이 식별할 수 없는 수준과 속도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 지각하는 신체의 지속과 속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변화의 속도가 느린, 유동적이고 내적으로 이질적인 물질은 고정된 ‘대상’으로 나타난다.


<금속의 생명>

1) 금속의 결정체 구조
- 철의 결정들도 완전히 단일하거나 균일하지 않다.
- 철의 결정도 “외부와 차단되어 봉인된 실체” 같은 것이 아니다. 금속의 결정체 구조 또한 구멍들 또는 “결정 사이의 공간들”로 가득하다.

2) 금속의 생기
- 금속의 생기, (비인격적인, 하나의) 생명은 다결정 체계의 각 결정 사이의 가장자리에 있는 자유 원자들의 진동으로 여겨질 수 있다.
- 균열의 예시: 금속에서 균열들이 나아가는 선은 미리 결정된 것이 아니라 창발적 인과성이 표현되는 과정이고, 여기서 각 결정은 자신의 주변부에서 나타나는 특유의 움직임에 실시간으로 즉각적 반응을 보이고 그 결정의 반응에 대해 그 주변부 또한 반응하게 된다.

3) 물질의 노마디즘
- 균열이 퍼져나가는 과정의 동력을 표현한 들뢰즈 카타리의 용어.
- 금속은 일련의 자기-변형을 통해 스스로를 전도(안내)하는데, 이러한 자기-변형은 위치 이동의 순차적 움직임이 아니라 모호한 경계를 갖는 연속적인 변화의 요동으로 여겨질 수 있다.

4) 아이스킬로스가 절대적인 것, 변하지 않는 것으로 묘사한 프로메테우스의 사슬(금속의 물질성)은 때때로 옳지만, 금속의 생명을 다룬 이야기 중 오직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사람들의 생명>

1) 금속/인간의 활동이 아닌 금속-인간의 활동
- 금속의 활동은 언제나 금속을 가공하는 활동과 관련되어 있고, 언제나 수많은 신체와 함께 합금되며, 언제나 지질학, 생물학 그리고 종종 인간 행위성을 통해 다뤄진다.
- 인간 금속공들은 그들이 작업하는 생기적 물질성이 창발한 결과다. 금속이 할 수 있는 것을 아는 장인의 욕망이 금속이 무엇인지를 아는 과학자의 욕망보다 금속 안에 있는 하나의 생명을 식별하기 쉬우며, 결과적으로 금속과 더 생산적으로 협력할 수 있다.

2) 정동
- 지난 수십 년 동안, 많은 학문 분야에서 정동이 대중문화에 기여한 바를 탐구해왔는데, 여기서 정동이란 언어, 논증, 이성과 마찬가지로 분위기와 미적 감수성이 윤리와 정치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을 의미한다. → 인간의 정동
- 이 책에서 관심을 가지는 정동은 이성적인 분석이나 언어적 표상을 통해서 완전히 포착할 수 없고, 또 인간, 유기체 그리고 심지어 신체에만 특수한 것도 아닌 그러한 정동이다. → 기술, 바람, 채소, 무기물에 대한 정동
- 이 책의 기획은 일종의 지리-정동 혹은 물질적 생기를 이론화하는 것이고, 인간, 생물중심주의를 철저히 피할 수 있는 방법론을 따르는 이론을 고안하는 것이며, 물질에 대한 비논리적인 사랑을 품은 이론을 고안하는 것이다.

3) 중립적 섹슈얼리티
- 페르니올라가 말한 아름다움, 나이, 일반적인 형상과는 상관없는 섹슈얼리티.
- 중립적인 섹슈얼리티는 인간의 신체들을 죽은(?) 사물들, 대상들, 돌들, 약간의 물질들을 향해 끌어당긴다.
- 비-유기적인 것의 ‘성적 매력’이라는 표현은 물질에 내재하고 일렁거리며 잠재적으로 폭력적인 생기를 표현하는 하나의 방식이다.

4) 그 자체로 능동적인 원리인 물질성.
물질의 생기를 말하기 위해 생기론자들(베르그송)처럼 ‘생의 약동’ 또는 ‘생명력’과 같은 비물질 보충물을 말할 필요는 없다. 들뢰즈 가타리에게 물질정은 생기를 불어넣는 외부 장식을 필요로 하지 않는 그 자체로 ‘능동적인 원리’로 간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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