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제] 3/19 『스펙타클의 사회』 두 번째 시간_ 질문들

작성자
bomi
작성일
2021-03-19 19:15
조회
484
1. 기 드보르는 왜 스펙타클에 주목했는가?

<인용> 「비참한 대학 생활」 SI & 스트라스부르대학교 총학생회 지음, 민유기 옮김, 책세상
자본주의는 자신의 총체적인 지배의 시대에 ‘스펙터클’이라는 자신의 새로운 종교를 만들어냈다. ‘스펙터클’은 ‘이데올로기’를 지상에서 구현하는 것이다. 세상은 머리 위 하늘에서는 결코 잘 돌아가지 않는다. “그리고 ‘종교 비판’과 마찬가지로 스펙터클에 대한 비판은 오늘날 모든 비판의 첫째가는 조건이다.” (p.86)

2. 스펙타클은 누가 만드는가?

지식, 사회, 정치, 예술 분야의 다양한 전문가들.
전문가: 제도(체제)의 승인을 받은 각 분야의 생산자.

3. 20세기 중반(1950~60년대)과 지금(2021년)은 어떻게 다른가?

전문가와 대중. 스펙타클의 생산 관계에 있어서의 차이.
드보르가 활동하던 당시 대중은 거대한 스펙타클, 말 그대로 거대한 (예술적) 구경거리 앞에 놓인 구경꾼으로 위치 지어졌다. 지금은 어떤가? 오늘날의 대중은 단순한 구경꾼으로만 보이지는 않는다. 대중도 (예술을) 생산한다. 심지어 스펙타클(로서의 예술)을 생산한다?
많은 이들이 구경꾼으로 내몰렸던 시절, 다중의 적극적인 예술 생산이 운동의 지향점이 되었다. 거대한 구경거리로 생산된 예술, 지식, 정보가 우리를 구경꾼으로 만들고 우리의 삶을 분리하고 그 결과 우리가 삶의 모든 영역에서 소외되도록 하는 원인이므로 이에 맞서 각자가 단순한 구경꾼의 자리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을 풍요롭게 해줄 예술, 지식, 정보의 적극적 생산자로 나서는 것이 중요했다. ‘누구나 예술가다!’라는 68의 구호도 이러한 운동의 방향을 잘 드러내 준다.
그렇다면, (전문가라는 타이틀 없이도) 많은 이들이 예술, 지식, 정보의 생산자로 나서고 있는 지금. 과연 삶을 분리하는 구경거리가 아닌 삶을 충만하게 “재건”(1T)하는 진정한 예술, 지식, 정보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상황은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다. 많은 비전문가-다중이 스펙타클에 맞서는 생산이 아니라 오히려 스펙타클에 공모하고, 그것을 확대 재생산하는 일에 몰두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누구나 예술가다.’라는 구호가 ‘누구나 기업가다.’로 변질되는 과정과도 깊이 관련돼있다.

<인용> 『예술인간의 탄생』, 조정환 지음, 갈무리
‘누구나 예술가다’라는 아방가르드의 반재현주의적 명제가 어떻게 ‘누구나 기업가다’라는 명제로 전용되었을까? 우선 이 전환은 1960년대 말을 전후한 세계자본주의의 (축적의) 위기를 배경으로 이루어졌다. (p.57)
‘누구나 예술가다’라는 생각, 즉 예술인간의 이념은 생존을 넘어 삶을 회복하려는 이러한 전 사회적 움직임의 중요한 일부였다. 이것은 예술가와 비예술가를 위계적으로 구분하는, 사회적 삶으로부터 분리된 예술제도에 대한 저항이었을 뿐만 아니라 그 예술제도에서 생산된 작품이 상품형태 하에서만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예술체제에 대한 거부이기도 했다. 그 거부의 운동은, 누구나 삶 속에서 자신의 생각, 느낌을 예술적으로 표현할 수 있으며 또 자신의 삶을 예술적으로 배려하고 또 관리할 수 있다는 생각을 표현했다. 앞서 말한 바처럼, 1960년대 말의 위기 속에서 자본은 이러한 운동을 반대하거나 억압하기보다 그것을 새로운 통치성 구축의 동력으로 흡수하여 활용하는 전략을 택했다. 신자유주의라는 권력 테크놀로지와 경제인간이라는 주체성은 자본의 이러한 전략에 기초하여 형성된다. (...) (‘누구나 기업가다’라는 이념의) 경제인간은, 푸코가 밝힌 것처럼, 모든 사람이 각자의 주인으로서 자신의 살림, 즉 자신의 인적자본인 노동을 잘 구축하고 개량하고 증대하고 축적하고 관리할 능력을 가질 수 있다는 단언이자 또 그래야 한다는 명령이기도 하다. 이럴 때, 예술인간에 담겨 있는 자기배려의 지향은 경제인간에서 자기 인식으로 변용될 뿐만 아니라 냉혹한 경쟁 속에서의 철저한 자기이용(자기착취)과 자기포기의 지향으로 변질된다. (pp.59,60)

4. 기 드보르가 말하는 ‘분리’란 무엇인가?

맑스의 시작된 분리와 드보르의 완성된 분리 separation perfected
맑스는 지배적인 생산양식, 관계, 체계에 주목했다. 드보르는 여러 생산의 문제 중 기존 맑스주의 논의에서는 비교적 배제되었던 예술(지식, 정보)의 생산 문제에 주목한다.
맑스는 자본의 시초축적을 이야기하며 생산자와 생산수단이 분리되는 현상을 강조했다. 드보르는 자본주의의 기본 작동 원리인 분리가 스펙타클의 사회에 이르러 완성되었다고 말한다. 완성된 분리는 생산자와 생산수단의 분리를 넘어 삶의 전반적인 분리다. 따라서 “여기(스펙타클의 사회)에서 삶의 단일성을 재건하는 것은 요원해진다.”(2T)

<인용> 「비참한 대학 생활」 SI & 스트라스부르대학교 총학생회 지음, 민유기 옮김, 책세상
(상품 생산의 원칙에 맞서는) 보편화된 자주관리의 급진적으로 혁명적인 핵심은, 모든 이들이 삶 전체를 의식적으로 운영하는 것이다. 상업적 소외에 대한 자주관리는 단지 모든 사람들을 자기 생존 프로그램 기획자로 만드는 일인데, 이것은 난해한 문제이다. 따라서 노동자평의회의 과업은 (이미) 존재하는 세상에 대한 자주관리가 아니라 자신의 끊임없는 질적 변화이며, 이는 바로 인간의 자기 생산으로부터의 거대한 우회인 상품 체계의 구체적인 초월이다.
이 초월은 자연스럽게 ‘노동’의 제거와 이를 대체하는 새로운 유형의 자유로운 활동을 의미한다. 따라서 갈수록 물화되는 노동과 수동적으로 소비되는 여가 사이에 존재했던 현대사회의 근본적인 분리들 가운데 하나를 폐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 오늘날 목표로 삼아야 하는 것은 노동 그 자체이다. ‘유토피아’와는 거리가 먼 노동의 제거가 상품사회를 효과적으로 초월하기 위한, 또 각자의 일상생활에서 ‘노동시간’과 ‘여가’ 사이에 존재하는 분리를 폐지하기 위한 첫째 조건이다. (pp.8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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