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유기체지향 존재론』 | 아우드로네 주카우스카이테 지음 | 김효진 옮김 | 2026.08.18

카이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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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무리
Date
2026-08-21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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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유기체지향 존재론
인류세 너머의 생명

Organism-Oriented Ontology

아우드로네 주카우스카이테 지음
김효진 옮김


유기체와 생명의 개념을 현대 철학에 중추적인 것이자 인류세 너머의 미래 철학에 핵심적인 것으로서 재고찰하는 책! 저자 아우드로네 주카우스카이테는 유기체 개념을 자기생성 체계에 의거하여 논의하고 그 폐쇄성과 개방성 사이, 목적과 우연성 사이의 긴장을 검토한다.

이 책은 특별하다. 주카우스카이테는 시몽동, 뤼예, 깡길렘, 들뢰즈와 과타리, 말라부, 라투르, 해러웨이 등 다양한 현대 사상가의 사상적 자원을 정리함으로써 다중의 개체화 과정에 더 깊이 집중하는 유기체지향 존재론을 전개한다. ― 대니얼 W. 스미스


간략한 소개

『유기체지향 존재론』은 유기체 개념을 현대 철학에 중추적인 것이자 인류세 너머의 미래 철학에 핵심적인 것으로서 재고찰한다. 리투아니아 철학자 아우드로네 주카우스카이테는 유기체 개념을 자기생성 체계에 의거하여 논의하고 그 폐쇄성과 개방성 사이, 목적과 우연성 사이의 긴장을 검토한다. 종들 사이의 상호작용뿐만 아니라 살아있는 체계와 살아있지 않은 체계 사이의 상호작용도 검토한다. 자기조직화, 잠재성, 가소성 같은 특정한 생물학적 면모들이 생명정치적 권력에 대한 저항의 한 형태로 간주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현대 철학은 개체와 동일성에 집중하기보다는 오히려 과정, 다수성, 변화의 잠재력, 즉 살아있는 존재자들을 규정하는 면모들에 점점 더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주카우스카이테는, 시몽동, 뤼예, 들뢰즈와 과타리, 말라부, 스티글러, 라투르, 해러웨이 같은 몇몇 현대 사상가의 철학들을 논의함으로써, 이 모든 실마리가 유기체지향 존재론의 전조로 간주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살아있는 존재자들의 자기조직화 역량, 창의성, 우연성이 인류세 시대에 생명정치적 권력과 통제에 대한 대항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상세한 소개

인류세 조건을 넘어서 미래의 더 나은 형태의 생명/삶을 위하여

생태 위기, 경제 위기, 정치 위기라는 삼중 위기로 대표되는 오늘의 세계는 이른바 인류세의 파국적 국면으로 불린다. 이 국면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사태는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라는 구호가 표상하듯이 인간이든 비인간이든 대다수 형태의 생명/삶이 너무나 하찮게 여겨지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특히 인간이든 비인간이든 생명은 자주 계산 가능한 자원이나 관리 대상으로 취급된다.

보통 ‘인류세’라는 용어는 인간 활동이 초래한 기후변화와 생물 대멸종의 지질시대를 뜻한다. 그러나 주카우스카이테가 보기에 인류세는 기술적이고 공학적인 진보와 정량적 사유에 의해 규정되는 인식 및 가치 체계도 함축하는 개념이다. 화석 자본주의 체제 아래에서 인류세는 도구주의적 기획으로 나타난다. 이 기획은 생물이든 무생물이든 자연의 잠재력을, 무한정 활용 가능한 ‘자원’으로 환원한다. 인류세는 생명/삶을 통제하고 조절하며 착취하고 도구화하는 생명정치를 수반한다.

또 인류세는 순전히 기술적인 프로젝트이다. 인류세는 지구공학 같은 물리적이고 기술적인 수단의 도움으로 생태 위기가 해결될 수 있다는 믿음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구공학적 해결책은 인류세의 파국을 넘어서는 길이 되기 어렵다. 인류세의 파국은 인간이 자신과 다른 생명체들의 존재 조건을 훼손해 온 결과이다. 그런데 지구공학은 그 결과를 낳은 논리를 다시 반복한다. 생명을 수량화하고, 계산하고, 관리하려는 정량적 논리를 되풀이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인류세 조건을 극복하고 새로운 형태의 생명/삶을 고안하기 위해서는 질적 변환을 이루어낼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춘 새로운 사유 방식과 실천 양식을 정립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유기체지향 존재론’이라는 새로운 사유 방식

이러한 맥락에서 아우드로네 주카우스카이테는 ‘유기체지향 존재론’이라는 새로운 사유 방식을 제안한다. 이 사유의 출발점에는 두 가지 통찰이 있다. 하나는 “스스로 원인이자 결과”로서의 유기체가 자연목적을 갖추고 있다고 본 칸트의 주장이다. 다른 하나는 “생명권력에 저항하는 것은 생명 자체이다”라는 푸코와 들뢰즈의 통찰이다. 주카우스카이테에게서 유기체는 창조성, 우연성, 관계성, 변화를 위한 잠재력으로 특징지어진다. 실체들에 기반을 둔 존재론들과 대조적으로 유기체지향 존재론은 유기체를 발달하고 진화하는 존재자로, 여러 모양과 형태를 갖추는 존재자로 본다. 또한 변화를 위한 잠재력을 품은 존재자로 검토한다.

이 사유는 공생체와 통생명체, 혼종과 키메라를 존재론적 조건으로 개념화한다. 그럼으로써 우리가 어떤 형태들의 생명/삶이 살 만한 가치가 있는지 변별하고 분류하며 결정하는 생명정치적 권력에 저항할 수 있으리라는 전망을 제시한다. 유기체지향 존재론은 기술도 새롭게 이해한다. 기술은 외부에서 인간을 위협하는 적대적인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 내부의 기관들과 유기체들의 확장된 투사물들로서 이해된다. 이 책에서 저자는 과정성, 다수성, 잠재성이라는 세 가지 개념들을 우선시하는 유기체지향 존재론이 인류세 조건을 넘어서 미래의 더 나은 생명/삶을 위한 조건을 창조하는 데 도움이 되는 사유 방식이라고 주장한다.

주카우스카이테의 이 책은 대륙철학의 전통 안에서 유기체 개념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살피며, 유기적 사유가 어떤 방식으로 전개되어 왔는지에 대한 이론적 개요를 우리에게 제공한다. 특히 이 책은 현대 프랑스 생명 사상의 유산을 오늘의 문제와 연결하는 데 도움을 준다. 저자는 현재 프랑스 생명 사상의 유산이 우리가 유기적 체계를 사유하는 방식과 어떻게 교차하는지를 제시하면서, 현시대의 몇 가지 중대한 정치적 교착 국면, 예컨대 생명정치의 현황과 인류세 개념의 처리 방식과 관련된 교착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그것은 갱신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처럼 이 책은 지구가 점점 더 생명/삶에 부적합한 장소가 되어 가는 시대에, 더 바람직한 생명/삶의 미래를 사유할 실마리를 제공한다. 따라서 인류세 이후의 생명/삶을 고민하는 독자에게, 또 프랑스 생명철학의 간략한 변천사를 접하고자 하는 독자에게 이 책은 좋은 안내서가 될 것이다.

유기체지향 존재론의 개관

기계론은 유기체의 현상을 물리학의 법칙과 작용으로 환원한다. 반면 생기론은 그 현상을 어떤 초월적이고 불가사의한 생기력에 귀속시킨다. 기계론과 생기론의 대립을 극복하고자 현대 대륙철학의 여러 사상가는 생명/삶의 현상들을 물질의 상호작용 속에서 스스로 질서를 만들어내는 자기조직화의 관점에서 해석하고자 했다.

예컨대, 20세기 초에 제안된 ‘유기체론’은 생명/삶 현상이 유기체 조직의 층위들과 형태들을 살펴봄으로써 설명될 수 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전후에 전개된 ‘사이버네틱스’와 ‘체계 이론’은 유기체를 재귀적 인과성을 통해서 발달하고 변화할 수 있는 자기조직화 체계로서 검토했다. 시몽동과 스티글러 같은 사상가들은 인간 기관들과 그 기능들의 연장으로 이해되는 기술의 발전 과정을 개체발생의 일반 과정으로 서술하는 ‘일반 기관론’을 제시함으로써 생물학적 기관들과 개체들, 기술적 객체들과 사회적 조직들을 모두 유기체들로서 포괄했다. 들뢰즈와 과타리는 유기체를 하나의 회집체로 이해할 수 있도록 유기체 개념을 재구성했다. 이러한 관점은 공생, 공동생성, 통생명체 같은 개념들과도 이어진다. 러브록과 마굴리스의 ‘가이아 이론’도 이 흐름에 놓인다. 이들은 상호작용하는 유기적 체계들과 무기적 체계들의 회집체로서 지구가 하나의 거대한 유기체와도 같은 자기조직화 체계로 간주될 수 있다고 보았다. 도나 해러웨이는 생물학적 회집체로서 공생하는 혼종 유기체의 존재양식을 ‘공동생성’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했다. 유기체지향 존재론은, 자기조직화 체계로서의 유기체 개념을 실마리로 삼고서 현대 철학과 체계 이론에서 비롯된 다양한 가닥을 자기생성과 공동생성의 개념들 및 생명철학과 함께 하나로 엮어내는 이론이다.

유기체지향 존재론과 객체지향 존재론

유기체지향 존재론은 다양한 형태로 발달하고 진화하고 변화하는 유기체의 개념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과정성, 다수성/다양체, 그리고 잠재성(질적 변화를 위한 잠재력)을 우선시한다. 반면 객체지향 존재론은 모든 관계로부터 물러서 있고 명확한 경계를 갖춘 것으로서의 객체 개념에 기반을 두고 실체성, 개별성/단일체, 안정성(비관계성)을 우선시한다.

‘안정성’을 규범으로 삼는 객체지향 존재론에 따르면, 비관계적 실체가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행위와 과정보다 우위에 있다. 그리고 객체는 변화와 우연성을 압도하는 본질을 지니고 있다. 또 객체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기보다는 오히려 서로 분리되어 있으며, 다중적인 것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단독적인 것이다. 따라서 객체지향 존재론은 또 다른 판본의 실체 형이상학을 제시한다고 간주될 수 있다.

반면에, 변화의 여지를 품고 있는 ‘준안정성’을 규범으로 삼고 있는 유기체지향 존재론에 따르면, 행위와 과정이 실체와 본질에 우선한다. 유기체는 끊임없이 진화하고 변화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유기체는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경계를 갖추고 있기보다는 오히려 이런저런 발달 단계의 결과이다. 유기체는 어떤 순간에도 그 존재에 의해 규정되지 않고 오히려 끊임없이 유기체를 변화시키고 유기체에 의해 변화되는 환경과 맺어진 관계에 의해 규정되기 때문에 영원한 본질을 갖추고 있지 않다. 유기체는 결코 개별적인 것도 아니고 자기동일적인 것도 아니다. 유기체는 그밖의 유기체들과 끊임없이 뒤섞이고, 다수의 공생적 관계를 확립하며, 자신의 환경에 적극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유기체지향 존재론의 의의

유기체지향 존재론은 우리 시대의 이론이 여전히 유기체로부터 배울 것이 있다고 주장한다. 유기체지향 존재론은 인간 존재에 관한 우리의 이해를 변화시킨다. 우리가 다른 종들과 맺은 관계들뿐만 아니라 기술적 객체들과 맺은 관계도 재고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공한다. 인간을 다른 종들과 관계 맺는 존재로, 기술적 객체들과도 얽혀 있는 존재로 보기 때문이다. 나아가 유기체지향 존재론은 행성적 규모에서 이루어지는 유기적 체계들과 무기적 체계들 사이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설명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생물학적 회집체로서 공생하는 혼종 유기체의 공동생성적 존재양식도 설명할 수 있다.

유기체지향 존재론이 시사하는 바는, 과정과 발달과 잠재력에 초점을 맞출 뿐만 아니라 변화와 우연성에도 개방되어 있는 유기체 중심의 사유 모형이 우리로 하여금 생명/삶의 통제, 조절, 착취, 도구화를 일삼는 생명정치적 권력에 저항할 수 있게 하고 기후변화와 인공지능 같은 인류세 현상들을 더 잘 이해하고 극복할 수 있게 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유기체지향 존재론에 따르면, 창조성, 우연성, 가소성을 갖춘 유기체의 특질 덕분에 우리는 인류세의 파국적 국면을 벗어나서 더 바람직한 형태의 생명/삶의 미래, 인류세 너머의 생명/삶을 희망할 수 있게 된다.

책의 구성과 개요

현대 대륙철학, 특히 시몽동에서 뤼예, 들뢰즈와 과타리, 스티글러, 말라부에 이르기까지 프랑스 생명 사상의 역사를 개관하는 이 책은 서론, 일곱 개의 장, 그리고 결론으로 이루어져 있다.

「유기체지향 존재론을 향하여」라는 제목의 서론에서 주카우스카이테는, 이 책을 저술하게 된 동기와 지향점을 서술한다. 여기서 주카우스카이테는, 인간 및 비인간 생명체들의 존재 조건을 파괴하고 생명/삶의 해체를 가속화하는 인류세의 파국 국면에서 기술적 진보와 정량적 사유가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질적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현시대의 생태 위기와 정치 위기에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현실을 지적한다. 그리하여 이 책에서 저자는, 자기조직화와 자기생성의 역량을 갖춘 유기체에 기반을 둔 유기체지향 존재론이 생명정치적 권력에 저항하고 최근의 도전에 대처하면서 질적 변화를 모색하는 데 유용할 수 있는지를 묻고자 한다. 특히 이 책의 목적은 “질적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과정성, 다수성, 그리고 잠재성에 의거하여 유기적 가소성을 재고”하고 위해 유기체지향 존재론을 규정하는 것임을 밝힌다.

1장 「질베르 시몽동 : 존재론에서 개체발생으로」에서 저자는 시몽동에 관한 논의로 시작하면서 시몽동의 개체화 이론을 강조한다. 특히, 저자는 ‘변환’이라는 시몽동 특유의 개념, 즉 차이와 불균등성을 부정하거나 환원하지 않고 오히려 하나의 체계 또는 구조로 재구성함으로써 유지하는 절차로서의 변환 개념에 집중한다. 이 장에서는 시몽동의 개체화 이론이 생물학적 개체화의 독특한 궤적을 규정할 뿐만 아니라, 기술적 개체화 역시 생물학적 개체화에 깊이 뿌리박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논점이 제시된다.

2장 「레이몽 뤼예 : 유기적 의식」에서는 뤼예가 개진한 생명철학이 논의된다. 여기서 저자는 질료와 형상의 덫을 회피하는 것에 대한 시몽동의 관심과 전성설 및 목적인설의 교착 국면을 회피하려는 뤼예의 시도 사이의 유사성을 주장하는데, 시몽동과 마찬가지로 뤼예는 경계 지어진 개체들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오히려 과정들과 생성들에 관심을 기울인다. 이 장에서는 유기체를 동등잠재성과 자기살핌의 역량을 갖추고 있는 일차 의식으로 규정하는 뤼예의 정의가 고찰됨으로써 인간 의식이 어떤 생물학적 연속체의 한 국면이라는 논점이 제시된다.

3장 「질 들뢰즈와 펠릭스 과타리의 생명철학」에서는 유기체에 관한 들뢰즈와 과타리의 작업이 집중적으로 논의된다. 특히, 저자는 들뢰즈와 과타리가 뤼예와 시몽동에게서 관념들을 차용하여 변형시키는 구체적인 논점들을 짚어낸다. 이 장에서는 들뢰즈와 과타리가 유기체론에 적대적인 자세를 견지하면서 유기체를 공생과 비자연적 참여에 열려 있는 하나의 회집체로 구상할 것을 제안하는 동시에 공생을 공-작동과 다중 상호작용으로 규정되는 하나의 다양체로 해석한다는 논점이 제시된다.

4장 「카트린 말라부 : 이성의 가소성」에서는 생명의 주요 특질로서의 가소성이라는 개념에 대한 고찰이 이루어진다. 여기서 저자는 말라부의 작업을 생명 형태의 잠재성과 연관시키며, 신경적인 것과 심리적인 것의 관계를 강조한다. 말라부가 ‘대뇌적 무의식’이라고 일컫는 것은 뇌와 마음 사이의 간극, 사유의 생물학적 기원과 논리적 기원 사이의 간극을 개방한다는 논점이 제시된다. 이 장은 “생물학적 가소성 덕분에 우리는 생명[삶]과 주체성의 상이한 형태들을 구상할 있”게 되고, “규범성의 압력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는 도발적인 주장으로 마무리된다.

5장 「일반 기관론 : 유기체와 기계 사이」에서는 시몽동, 르루아-구랑, 깡길렘, 베르그손, 스티글러, 후이 등의 사상가들에 관한 논의를 통해서 유기적인 것으로서의 기술적 객체들에 관한 이론, 즉 일반 기관론이 검토된다. 여기서 저자는, 신체적 기술적 사회적 기관들의 절합을 포괄하는 스티글러의 일반 기관론 덕분에 생물학적 개체화, 기술적 개체화, 사회적 개체화를 집단적 개체발생의 상이한 단계들로서 비교할 수 있게 된다고 주장한다. 후이에 따르면 기술적 객체들은 재귀성과 우연성 같은 유기적 특성을 편입한다는 의미에서 유기적인 것이 된다는 점이 제시된다. 그러므로 일반 기관론은 생명체들을 특징짓는 유기적 특성들과 유기체 모형을 통해서 기술을 설명하는 이론으로 규정된다.

6장 「행성적 유기체」에서는 자기생성, 의식적 생명, 사이버네틱스 등에 관한 관념들이 제임스 러브록과 린 마굴리스의 가이아 이론, 즉 지구는 하나의 거대한 유기체 같은 자기조직화 체계라는 이론을 회복시키려는 스탱게르스와 라투르 같은 사상가들의 최근 시도들로 확장된다. 또한, 저자는 해러웨이의 공동생성 이론이 유기체들 사이의 상호작용을 규정함으로써 무언가 새로운 것이 창발하는 방식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예증한다.

7장 「혼종 유기체」에서는 6장의 논의를 이어받아서 어떤 특정한 종류의 생물학적 회집체로서의 공생이 논의되면서 타자들과의 공존 확립 및 유지와 관련된 면역 개념이 고찰된다. 여기서 저자는 면역이 “타자성을 편입하고 협상하는 하나의 가변적이고 열린 네트워크”라고 주장한다. 특히, 이 장에서는 ‘바이오아트’라는 예술적 실천이 면역을 인공적으로 유도하는 예방 접종의 실천들과 유사한 방식으로 작동한다는 것을 예시하는 사례들이 제시된다.

마지막으로, 「결론 : 유기체지향 존재론」이라는 장에서 저자는 앞서 논의된 유기체에 관한 다양한 이론에서 비롯되는 모든 실마리를 유기체지향 존재론이라는 개념으로 함께 엮어서 정리한다. 요컨대, 이 책은 창조성, 우연성, 질적 변화를 위한 잠재력에 기반을 둔 유기체지향 존재론이 인류세의 파국적 상황을 재규정할 뿐만 아니라 생명/삶에 대한 생명정치적 조작과 통제에 대한 저항도 가능하게 할 것이라는 희망으로 마무리된다.


지은이

아우드로네 주카우스카이테 Audronė Žukauskaitė, 1968~

리투아니아의 철학자로 현재 리투아니아 문화연구소에서 수석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1997년에 리투아니아 빌뉴스대학교에서 The Crisis of the Metaphysics of Subjectivity : M. Heidegger, E. Levinas, J. Derrida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주로 들뢰즈와 과타리의 철학, 생명정치와 생명철학, 그리고 포스트휴머니즘을 중심으로 현대철학을 연구하고 있다. 최근에 ‘면역과 감염 : 팬데믹 시대에 생명정치의 변환’과 ‘포스트휴머니즘 이론 : 대상들, 문제들, 그리고 방법론들’이라는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2011년과 2016년에는 각각 리투아니아어로 저서 Gilles’io Deleuze’o ir Felixo Guattari filosofija : daugialypumo logika와 Nuo biopolitikos iki biofilosofijos를 출판했으며, 2023년에는 에든버러대학교 출판사에서 『유기체지향 존재론』(갈무리, 2026)을 출판했다. 그 밖에 Interrogating Antigone in Postmodern Philosophy and Criticism, Deleuze and Beckett, Resisting Biopolitics : Philosophical, Political and Performative Strategies, Life in the Posthuman Condition : Critical Responses to the Anthropocene이라는 네 권의 책을 공동으로 편집하였다.


옮긴이

김효진 Kim Hyojin, 1962~

서울대학교에서 물리학을 공부하였으며 인류세 기후변화와 세계관의 변천사에 관심이 많다. 옮긴 책으로 『네트워크의 군주』, 『생명의 그물 속 자본주의』, 『객체들의 민주주의』, 『질 들뢰즈의 사변적 실재론』, 『#가속하라』, 『사물의 통치』, 『이 폭풍의 전개』 등이 있다.


추천사

이 저서는 특별한 책이다. 주카우스카이테는 다양한 현대 사상가 ― 시몽동, 뤼예, 깡길렘, 들뢰즈와 과타리, 말라부, 라투르, 해러웨이 ― 의 자원을 정리함으로써 신체에 집중할 뿐만 아니라 신체를 구성하는 다중의 개체화 과정에 더 깊이 집중하는 유기체지향 존재론을 전개한다. 주카우스카이테는 우리가 따라갈 수밖에 없는 미래의 철학으로 나아가는 길을 개척한다. ― 대니얼 W. 스미스(퍼듀대학교 교수)

이 책은 생명과 생물학에 관한 현대 철학의 독창적이고 획기적인 저서이다. 생명의 존재론의 한 가지 새로운 갈래를 유기체지향 존재론으로 규정함으로써 아우드로네 주카우스카이테는 생명정치가 어떤 형태를 취해야 하는지에 관한 고전적 문제에 대응하는 데 중요한 새로운 조치를 제시한다. ― 제임스 윌리엄스(디킨대학교 명예교수)


책 속에서

생명정치가 위계를 창조함으로써, 분열시키고 배제함으로써 작동한다면, 유기체지향 존재론은 포괄적이고 비위계적이다. 질적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과정성, 다수성, 그리고 잠재성에 의거하여 유기적 가소성을 재고하기 위해서는 유기체지향 존재론을 규정해야 하는데, 이것이 이 책의 목표이다. ― 서론, 59

철학은 규정되고 경계 지어진 실체적 개체들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오히려 이들 개체를 창조하는 개체화 과정들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시몽동은 주장한다. 그러므로 시몽동은 개체화에 관한 보편 이론을 창안하는데, 여기서 개체화는 어떤 퍼텐셜[잠재력] 또는 하중을 갖춘 전개체적 상태에 의해 개시된 다음에 결국 하나의 개체를 창조하는 일련의 차이생성으로 완결되는 과정으로 이해된다. ― 1장 질베르 시몽동 : 존재론에서 개체발생으로, 62

의식에 관한 뤼예의 이론은 인지와 뇌에 관한 통상적인 개념들을 의문시할 뿐만 아니라 주체성[주관성]의 개념도 재규정한다. 의식이 세계(또는 자기)를 하나의 외적 대상으로 지각할 수 있는 누군가의 역량으로 규정되지 않고 오히려 직접적인 자기살핌과 자기향유로 규정된다면, 주체성[주관성]이라는 개념은 극적으로 확장될 수 있을 것이다. ― 2장 레이몽 뤼예 : 유기적 의식, 141~142

유기체는 기관 없는 신체가 되는 경향이 있을 것이고 기관 없는 신체는 유기체가 되는 경향이 있을 것이다. 기관 없는 신체는 포획되어 어떤 조직화된 유기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3장 질 들뢰즈와 펠릭스 과타리의 생명철학, 169

말라부는 이성, 즉 초월론적인 것의 장이 사전에 형성되어 미리 주어진 것이 아니라 오히려 후성적 발달을 겪게 된다고 주장한다. 이성은 생명과 마찬가지 방식으로 진화하고 발달하며 변화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말라부는 우리로 하여금 초월론적 이성의 보편적이고 필연적인 본성을 의문시할 수 있게 하는 ‘이성의 후성’을 언급한다. ― 4장 카트린 말라부 : 이성의 가소성, 192

기술의 기원과 인간의 기원은 단일한 순간에서, 내부화의 순간과 동시적인 외부화의 순간에서 일치한다. 스티글러는 이 순간을 변환적 관계라는 시몽동의 개념과 비교한다. 변환은 어떤 특정한 영역에서 번식하는(분화하는) 활동일 뿐만 아니라 분화되는 것의 물질성이기도 하다. 마찬가지의 취지로, 스티글러에게 외부화는 환경과의 차이생성적 상호작용일 뿐만 아니라 이 상호작용의 결과이기도 하다. ― 5장 일반 기관론 : 유기체와 기계 사이, 252

가이아를 살아있는 것처럼 다루는 이론은 인류세에 관한 담론보다 우리의 기후 조건을 더 잘 반영하는 이론적 도구이다. 인류세(그리고 자본세 또는 대농장세)는 대체로 비가역적인 측정 가능한 정량적 효과들을 다룬다. 반면에, 가이아 이론은 살아있는 체계들과 살아있지 않은 체계들 사이의 정성적 연결 관계들을 성찰한다. ― 6장 행성적 유기체, 322

사이보그에서 공생적 생명체들에 이르기까지 이루어진 해러웨이의 담론적 개입 행위들은 하나의 자연적 전체로서의 유기체에 관한 신화를 해체했다. 오히려 해러웨이는 모든 살아있는 존재자가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배열되고 재배열될 수 있는 하나의 다양체, 하나의 회집체라는 것을 설득력 있게 예증한다. 이런 점에서 해러웨이는, 스스로 깨닫지 못한 채로, 유기체라는 관념을 탈구시키고 생성[되기]과 ‘비자연적 참여’에 개방시키려는 들뢰즈와 과타리의 시도를 한층 더 정교화한다. ― 7장 혼종 유기체, 325

철학하기의 유기적 조건은 인간 주체와 어떻게 관련되는가? 인간 개체의 문제적인 것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런데 인지의 개념을 재개념화하려는 시도들은 살아있는 존재자들의 연속체 속 인간의 지위를 변경할 수 있다. 인지는 인간에게 귀속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미생물들, 동물들, 기술적 체계들, 그리고 지구에도 귀속될 수 있다. ― 결론, 369


목차

한국어판 지은이 서문 6
감사의 글 17
서론 : 유기체지향 존재론을 향하여 20

1장 질베르 시몽동 : 존재론에서 개체발생으로 61
물리적 개체화 : 변환 64
생물학적 개체화 : 막 78
정신적 개체화 : 개체초월적인 것 90
결론 102

2장 레이몽 뤼예 : 유기적 의식 105
형태발생 : 전성설과 목적인설 사이 108
동등잠재성 120
형태의 유형들, 의식의 유형들 127
자기 없는 자기살핌 134
결론 145
3장 질 들뢰즈와 펠릭스 과타리의 생명철학 147
차이생성으로서의 개체화 149
유기체의 해체 164
뇌 : 심적인 것과 대뇌적인 것 사이 179
결론 187

4장 카트린 말라부 : 이성의 가소성 191
가소성과 잠재성 193
다마지오 : 신경적인 것에서 심적인 것으로 203
말라부 : 신경적인 것과 심적인 것 사이 209
후성과 이성 220
결론 232

5장 일반 기관론 : 유기체와 기계 사이 235
기술적 객체들에 관한 시몽동의 견해 239
스티글러의 일반 기관론 250
후이의 코스모테크닉스 263
결론 275

6장 행성적 유기체 279
가이아 가설 281
가이아와 자기생성 이론 289
가이아와 행위자-네트워크 이론 299
가이아와 공동생성 이론 310
결론 320

7장 혼종 유기체 323
‘함께-제작하기’로서의 공동생성 325
면역과 감염 336
혼종과 키메라 350
결론 362

결론 : 유기체지향 존재론 364
참고문헌 376
인명 찾아보기 390
용어 찾아보기 394


책 정보

2026.8.18 출간 | 사륙판 130x188mm, 무선제본 | 카이로스총서 125, Mens
정가 27,000원 | 쪽수 400쪽 | 무게 422g | ISBN 9788961954297 93100
도서분류 현대철학, 생명정치, 포스트휴머니즘, 인류세, 존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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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신간> 『유기체지향 존재론』 | 아우드로네 주카우스카이테 지음 | 김효진 옮김 | 2026.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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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성, 인종, 그리고 계급』 | 셀마 제임스 지음 | 서창현 옮김 | 2026.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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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목매달린 자들의 런던』 | 피터 라인보우 지음 | 권범철 옮김 | 2026.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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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적 다중의 웅성거림』 | 파스칼 길렌 지음 | 서창현 옮김 | 2026.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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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함의 정신사, 숭고함의 서사들』 | 전성욱 지음 | 2026.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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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국의 악당』 | 마커스 레디커 지음 | 박지순 옮김 | 2026.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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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인간 권력』 | 닉 다이어-위데포드·아틀레 미콜라 쇼센, 제임스 스타인호프 지음 | 안호성 옮김 | 2026.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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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7
『급진적 환대』 | 리처드 카니·멜리사 피츠패트릭 지음 | 강지하·김동규 옮김 | 2026.01.22
갈무리 | 2026.01.26 | Votes 0 | Views 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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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란트 단체초상화』 | 알로이스 리글 지음 | 정유경 옮김 | 2025.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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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무리 2025.12.29 0 200
325
『궐위』 | 윤인로 지음 | 2025.12.14
갈무리 | 2025.12.12 | Votes 0 | Views 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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