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5 발제] 차이와 반복 386쪽(6줄)~397쪽(11줄)

작성자
youn
작성일
2019-12-15 02:16
조회
88
다지원 들뢰즈와의 마주침 발제/ 2019년 12월 15일/ 발제자: YOUN
텍스트: 차이와 반복/질 들뢰즈/김상환 옮김/민음사 386쪽(6줄)~397쪽(11줄)

3절

미분법과 무한소의 무용성

미분법의 해석을 둘러싼 물음은 아마 이런 형식을 통해 정식화될 수 있을 것이다. 무한소들은 실제적인가 아니면 허구적인가? 하지만 애초부터 또 다른 문제가 끼어들고 있었다. 즉 미분법의 운명은 과연 무한소에 묶여 있는 것일까? 그것이 아니라면 미분법은 유한한 재현의 관점에 준하여 어떤 엄격한 신분 규정을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386쪽)

미분법을 발생론적이거나 동역학적 관점에서 해석하려는 포부들은 모조리 사라지고, 그 대신 구조주의가 태어났다. 종종 미분법의 ‘형이상학’이 언급되지만, 이때 중요한 것은 정확히 무한한 재현과 유한한 재현 사이에서 성립하는 이런 양자택일적 선택지이다. (387쪽)

카르노는 유명한 저작 ‘미분법의 형이상학에 대한 반성’에서 엄밀한 답변을 제시한바 있는데, 그것은 단지 유한한 해석의 관점에서 나온 답변에 불과하다. 이 답변에 따르면 미분방정식들은 문제의 조건들을 표현하는 단순한 “보조 방정식들”이고, 모색되고 있는 방정식은 그 문제에 대한 대답이다. 하지만 이 보조 방정식들 사이에서 오차들은 엄격하게 상쇄되고, 이 상쇄로 인해 미분적 차이들은 결과안에 존속할 수 없게 된다. 왜냐하면 이 결과는 오로지 고정되어 있거나 유한한 양들 사이에서만 성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렇게 말하는 카르노는 형이상학에 대해 자신의 이론적인 틀을 넘어서는 어떤 길을 열어놓고 있다. 특히 그가 “문제”라는 개념과 “문제의 조건들”이라는 개념을 무척 중시할 때 그러하다. (387쪽)

여기서 무엇보다 규칙적인 점과 독특한 점들이 지닌 역할을 생각해보면 좋을 것이다. (387쪽~388쪽)

이 점들의 실존이나 할당과 관련된 어떤 완결된 규정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이 규정은 전적으로 다른 심급에 의존한다. 다시 말해서 그 미분방정식 자체에 의해 정의되는 벡터들의 장에 의존하는 것이다. (388쪽)

게다가 독특한 점들의 종별화를 통해 이미 문제가 필연적으로 해에 내재한다는 점이 드러나고 있다. 문제는 자기 자신의 존재와 할당을 가리고 있는 해 안에 참여한다. 이런 사실을 통해 증언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문제의 초월성, 그리고 문제가 해들 자체의 조직화에서 떠맡는 지도적 역할이다. 요컨대 한 문제의 완결된 규정은 규정적인 점들의 실존, 수, 할당 등과 서로 구별되지 않는다. 바로 이 점들이 정확히 완결된 규정의 조건들을 제공하는 것이다.(하나의 독특한 점은 두 조건 방정식을 낳는다.) (388쪽~389쪽)

중요한 것은 문제제기적인 것의 객관적이고도 이념적인 본성을 제대로 파악하는 데 있다. 바로 그 본성을 잘못 이해하기 때문에 그 조건 방정식들이, 유용하되 여전히 오차로 남는 것들로 환원되거나 근거를 지니되 여전히 허구에 불과한 것들로 환원되는 것이며, 결국은 불완전한 지식, 근사적이거나 잘못된 지식의 주관적 계기로 환원되고 마는 것이다. 문제와 그 문제의 조건들은 총체를 이룬다. 우리는 그것을 “문제틀”이라 부른다. 만일 미분적 차이들이 결과 안에서 사라진다면, 이는 문제의 심급과 해의 심급 사이에 본성상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 소멸은 해들에 의해 문제가 필연적으로 은폐되는 운동 속에서 일어난다. (389쪽)

따라서 첫 번째 물음, 곧 무한소가 실제적인가 허구적인가라는 양자택일적 물음은 효력을 상실한다. 미분적인 것은 실재적이지도 허구적이지도 않다. 그것은 문제제기적인 것 그 자체의 본성을 표현하며, 문제틀의 주관적 자율성은 물론이고 그것의 객관적 견고성을 표현한다.
아마 또 다른 물음, 곧 무한한 재현이냐 유한한 재현이냐 하는 양자택일적 물음도 깨져버릴 것이다. (390쪽)

차이의 재현 배후에는 원리에 해당하는 개념의 동일성이 자리하고 있다. 게다가 재현들은 의식의 명제들로 간주될 수 있다. 이 명제들은 일반적 관점에서 취한 개념과 관련해서 해의 경우들을 지칭한다. 하지만 문제틀이나 문제제기의 요소는 명제 외적인 특성을 지니고, 그런 한에서 그 요소는 재현으로 귀착되지 않는다. 그것은 특수한 것도 아니고 일반적인 것도 아니며, 유한한 것도 아니고 무한한 것도 아니다. 문제틀의 요소는 다만 보편적인 이념의 대상일 뿐이다. 이런 미분적 요소는 결코 재현에 의해 매개되거나 개념의 동일성에 종속되는 일이 없는 본연의 차이가 벌이는 유희이다. 유한과 무한 사이의 이율배반은 칸트에게서 성립한다.
(390쪽)

또 칸트에 따르면 이 이율배반은 두 단계로 해소된다. 먼저 여전히 재현안에서 유한과 무한으로 다같이 환원될수 없는 어떤 요소(배진 regression)를 발견할 때, 다른 한편 이 요소에 재현과는 본성상 구별되는 어떤 다른 요소(본체)에 대한 순수 사유를 결합할 때 그 이율배반이 해소된다. 하지만 이 순수사유는 미규정 상태로 남아 있고, 말하자면 미분적인 것으로 규정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 그런 한에서 이율배반들의 내용과 세부 사항을 구성하는 의식의 명제들은 실질적으로 극복되지 않고, 하물며 재현 자체는 더욱 극복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이와는 다른 방식이긴 하지만 현대 수학도 역시 우리를 이율배반 속에 가두어놓고 있다.
(390쪽~391쪽)

언제나 우리의 손아귀를 빠져나가고 있는 것, 그것은 명제 외적이거나 재현이하의 요소이다. 다시 말해서 이념 안에서 미분적인 것에 의해 표현되고 문제라는 정확한 양식으로 표현되는 재현 이하의 요소가 빠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제 말해야 하는 것은 미분법의 형이상학이 아니라 미분법의 변증법이다. 변증법이라는 말을 통해 우리가 이해하는 것은 대립하는 재현들사이에서 성립하는 이러저러한 순환---이 대립하는 재현들을 어떤 개념의 동일성 안에서 일치시키는 순환--이 아니다. 그것은 다만 문제의 요소를 의미할 뿐이고, 이때 이 요소는 해들에 관련된 그야말로 고유한 의미의 수학적 요소와는 구별되어야 한다. 로트망의 일반적 테제들에 따르면, 문제는 세가지 측면을 지닌다. 먼저 문제와 해들 사이에는 본성상의 차이가 있다. 다른 한편 해들에 대해 문제는 초월적이고, 그런 자격에서 문제는 자신의 고유한 규정적 조건들에서 출발하여 해들을 분만한다. 마지막으로 문제는 해들 안에 내재하고, 해들은 그런 문제를 은폐한다. 이때 문제 그 자체는 스스로 더 많이 규정되어 있을수록 그만큼 더 잘 해결된다. 따라서 문제제기적(변증법적) 이념을 구성하는 이상적 연관들은 여기서, 수학적 이론들에 의해 구성되고 문제의 해들로 제시된 실제적 결합관계들 안에서 구현된다. (391쪽)

문제들은 언제나 변증법적이다. 이것 말고는 변증법이 지니는 다른 의미는 없고, 문제들 역시 그 이외의 다른 의미를 지니지 않는다. 수학에 속하는 것(물리학적이나 생물학적인 것, 또는 심리적이거나 사회학적인 것 등등)은 모두 해들이다. 그러나 여기서 두가지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먼저 해들의 본성 배후에는 문제들이 있지만, 이 문제들은 변증법 자체 안에서 어떤 서로 구별되는 질서나 수준을 이루고 있다. 다른 한편 문제들은 해들에 대해 초월적인 동시에 그에 못지 않게 본질적으로 내재적이고, 그렇게 때문에 그 자체가 스스로 그 해들---문제들을 통해 변증법적 순서에 따라 분만되는 해들----의 영역 안에서 자기 자신을 기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직선과 원이 각기 자와 컴퍼스로 중복되는 것처럼, 각각의 변증법적 문제는 어떤 상징적인 장과 더불어 중복되고, 그 장속에서 자기 자신을 표현한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모든 문제가 본성상 변증법적이고 또 변증법적인 문제 이외의 그 어떤 다른 문제는 없음에도 불구하고 수학적인 문제, 물리학적인 문제, 생물학적인 문제, 심리적인 문제, 사회학적인 문제들이 있다고 말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수학이 포괄하는 것은 단지 문제들에 대한 해들만이 아니다. 수학은 또한 문제들의 표현을 담고 있는 것이며, 이 문제들은 자신들 스스로 정의하고 있는 해결 가능성의 장과 상관적 관계에 놓여 있고, 자신의 변증법적 순서 자체를 통해 그 해결 가능성의 장을 정의한다. 그렇기 때문에 미분법은 전적으로 수학에 속하는 것이고, 이는 미분법의 의미가 수학을 초과하는 어떤 변증론의 계시 안에서 발견되는 순간에조차 마찬가지다. (392쪽~393쪽)

미분적인 것과 문제제기적인 것

사실 여기서 기억해야 하는 것은 문제 이론이 빠져드는 순환이다. 즉 문제는 ‘참된’ 한에서 해결될 수 있지만, 우리는 언제나 문제의 참됨을 그것의 해결 가능성을 통해 정의하려는 경향이 있다. 해결 가능성이라는 외생적 기준을 문제(이념)의 내부적 특성 안에서 근거 짓는 대신 그 이념 내적 특성을 단순한 외부적 기준에 의존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만일 이와 같은 순환이 깨졌다면, 이는 무엇보다 수학자 아벨의 공로이다. 그가 공들여 완성한 방법에 따르면,해결 가능성은 문제의 형식에서 비롯되어야 한다. (393쪽)

아벨은 새로운 ‘순수이성비판’의 길을 열어놓은 것이고, 정확히 칸트의 외생주의를 극복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갈루아의 작업들에서도 이와 같은 판단을 끌어낼 수 있다. 즉 기초가 되는 어떤 ‘체’(R)로부터 출발하여 체들(R',R'',R'''.....)을 연속적으로 부가하면 가능한 대입과 치환들이 점진적으로 제한되고, 이로써 한 방정식의 근들이 점점 더 정확하게 식별될 수 있다. 따라서 ‘부분 분해식들[저차 방정식들]’로 이르는 어떤 연속적 환원이나 ‘군들’을 끼워넣을 가능성이 생기는데, 이런 환원과 끼워넣기에 힘입어 해는 문제의 조건들 자체로부터 따라나오게 된다. (393쪽~394쪽)

사실 조르주 베리스트가 언급하고 있는 것처럼, 방정식의 군은 주어진 특정한 순간에 근들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을 특징짓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의 객관성을 특징짓는다. 뒤집어서 말하면 이런 무지는 더 이상 어떤 부정적인 사태, 불충분한 사태가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대상 안의 어떤 근본적인 차원과 이어지는 어떤 규칙, 어떤 배움이다. 새로운 메논. 왜냐하면 교육학적 관계 전체가 변형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변형은 다른 것들의 변형, 곧 인식과 충족이유의 변형과 함께 이루어진다. (394쪽~395쪽)

아벨과 갈루아, 이들과 더불어 문제 이론은 수학의 차원에서 그야말로 변증법적인 자신의 고유한 요구들을 모두 충족하기에 이르고, 또 그 이론을 옥죄던 순환이 비로소 깨지게 된 것이다. (395쪽)

문제 이론: 변증법과 과학

중요한 것은 이 역사의 각 국면에서 변증법적 문제들이 성립하는 방식, 또 그 문제들이 수학적으로 표현되고 그와 동시에 해결 가능성의 장들이 발생하는 방식 등을 아는 데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수학의 생성 과정에서는 어떤 동질성은 물론이고 연속성을 이루는 어떤 목적론이 엿보인다. (395쪽)

미분법은 그런 다른 수준(서열)에 속하는 미분들을 인정한다. 하지만 미분의 개념과 수준의 개념이 무엇보다 변증법과 합치한다면, 이는 전적으로 다른 방식을 통해서이다. 변증법적이고 문제제기적인 이념은 미분적 요소들 간의 연관들로 이루어진 어떤 체계, 발생적 요소들 간의 미분비들로부터 성립하는 체계이다. 이념들이 본성상 다른 수준들을 갖는다면, 이 수준들은 서로가 서로를 가정하고, 고려되고 있는 비율적 관계나 요소들의 이상적인 본성(이념의 이념)을 따른다. (395쪽~396쪽)

가장 정확한 의미에서 미분법은 하나의 수학적 도구이자 수단일 뿐이다. 이 수단은 자신이 구현하는 변증법적 이념들의 수준들에 비추어 보았을 때는 심지어 자신의 영역에서조차 필연적으로 가장 완성도 높은 문제들의 표현 형식이나 해들의 구성 형식을 대표하는 것이 아니다.
(396쪽)

보다 일반적인 관점에서 말하자면, 다른 영역들에 대해 수학, 특히 미분법이나 군 이론을 응용할 수 있다는 주장에는 무리가 없다고 결론지어야 한다. 하지만 왜 그런가? 이는 오히려 이미 산출된 각각의 장에는 변증법적 이념들의 이러저러한 수준이나 국면이 구현되어 있고, 그래서 그 각각의 장은 자기 자신의 고유한 미분법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념들은 언제나 어떤 양화 가능성, 질화 가능성, 잠재력의 요소를 갖는다. 이념들은 언제나 규정 가능성, 상호적 규정, 완결된 규정의 절차들을 지닌다. 이념들은 언제나 특이점과 평범한 점들을 분배하고 있고, 충족이유의 종합적 점진과 진행을 형성하는 어떤 부가체들을 지니고 있다. 여기에는 어떠한 은유도 없다. 있다면 단지 이념과 동체를 이루는 은유, 곧 변증법적 운송이나 ‘운반 diaphora'의 은유뿐이다. 이념들의 모험은 바로 이 운반에 있다. 다른 영역들에 응용되는 것은 결코 수학이 아니라 변증법이다. 변증법은 자신의 문제들에 대해 직접적인 미분법을 수립한다.
(396쪽~397쪽)

만일 이념이 사유의 미분이라면, 각각의 이념에 상응하는 어떤 미분법이 있는 것이며, 이때 그 이념은 사유한다는 것의 의미를 표현하는 알파벳에 해당한다. (397쪽)

미분법은 오히려 순수사유의 대수학, 문제들 자체의 고등 반어법이다.----그것은 “선악을 넘어서” 있는 유일한 계산법이다. 아직 더 기술할 것이 남아 있다면, 그것은 이념들이 지닌 바로 이런 모험에 가득찬 특성 전체이다. (39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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